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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SCD XA-9000ES SACD플레이어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4. 5. 1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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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한주(raker5235@hanafos.com) 2004-05-17 03:23:47

소니는 20여 년의 터울을 두고 CD포맷에 이어 SACD 포맷을 제창한 주인공이면서 동시에 SACD재생제품에서도 부품이나 완제품으로도 세계 오디오계에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다. 1999년 세계 첫 SACD플레이어 제품을 SCD-1이라는 우수한 성능의 물량투입형 하이엔드 제품으로 내 놓아 전세계 오디오파일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데 성공했다.

2001년에는 멀티채널 재생능력을 갖춘 XA777ES을 발표하여 전작 못지 않게 오디오 관련자들의 관심을 집중시킬 수 있었다. ITU-R의 권장 멀티채널 스피커 세팅을 충족하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일이므로 SACD플레이어에서 청취자와 리어스피커 사이의 거리를 짧게 줄여 보정해 주는 기능이 있다면 좁은 공간에서도 멀티채널을 즐길 수 있다. XA777ES에서는 각 채널별로 아날로그 출력의 음량조절 기능, 베이스 매니지먼트를 지원했다. 그런데 시간의 지연 기능은 구현 시키지 못해서 어딘가 서두르다 보니 미완성의 상태로 출시되었다는 인상을 남겼다.

또 다시 2년이 경과한 2003년 후반에는 XA9000ES플레이어를 등장시켜서 전작에서 구현시키지 못한 숙제인 타임 딜레이 기능을 추가(DSP를 사용하여 아날로그 출력에서만 타임 딜레이 구현)하여 현실적인 공간에서 멀티채널을 구사할 수 있게 하는데 비로소 성공했다. 그리고 iLINK 디지털 출력단을 최초로 채용하여 멀티채널 DSD시그널을 하나의 IEEE1394 디지털 케이블을 통해서 외부의 제품으로 전송할 수 있는 길을 텄다.

현재로서는 iLINK가 호환되는 제품이 소니 TA-DA9000ES AV리시버와 소니 TA-DR1라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밖에 없으나 향후 출시될 소니 제품에 확대적용될 것이 예상된다.

스펙

  • 주파수 반응: 2Hz ~ 100kHz (SACD), 2Hz ~ 20kHz (CD)
  • Total Harmonic Distortion: <0.0012% (SACD), <0.0017% (CD)
  • 다이나믹 레인지 (가청주파수대역): >108dB (SACD), >100dB (CD)
  • 아날로그 출력(RCA) : 스테레오, 멀티채널(6)
  • 디지털 오디오 출력 : 광학 & 동축 (CD only), i.Link (SACD & CD)
  • 외형 치수 (WxHxD) : 430×127× 387mm
  • 무게: 16.2kg
  • 가격 : 일본 35만엔, 미국 $2,999

    만듦새

    수출형 모델은 국가에 따라 다르지만 은색,샴페인 골드와 검정색의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데 일본 내수품은 은색으로 되어있다.

    새로운 소니의 디자인은 감각적인 스타일이 돋보인다. 경사진 면을 두어서 단조로운 박스형상에서 벗어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제품의 높이가 높더라도 뚱뚱하거나 둔탁하지 않게 보이도록 교묘하게 처리했다. 버튼을 경사진 면에 배치시켜서 조작을 돕고 있으며 자주 사용하는 필수 버튼은 트레이 오른쪽에 가지런히 배열해 놓아서 조작성을 높였다. 어떤 면에서 보면 상부에 버튼이 배치되었던 소니SCD-1을 조작하는 기분을 느끼도록 창의적으로 디자인을 계승시켰다고 할 수 있겠다. 로터리 놉을 사용하여 트랙을 찾을 수 있게 한다든지 메뉴 중 아이템간 이동을 하도록 한 것은 소니의 여러 제품에서 제공하고 있는 편리한 인터페이스다. 본체나 리모컨에서나 버튼 배치의 직관성은 같은 일본에서 나온 마란츠보다 더 훌륭하다. 소니의 디자인은 트레이와 버튼 사이에는 조작시에 시각을 교란시킬만한 어떤 디자인이나 부품이 끼어들어있지 않다. 크렐은 인체공학적인 사용자인터페이스 부문에서 앞의 두 업체와 비교가 되지 못할 정도인데 부디 차기작에서 많이 고쳐지기를 바란다.

    트레이는 ES시리즈의 하급기에 해당하는 XA3000ES보다 더 묵직하게 고급스럽게 열리고 닫힌다. 그리고 CD가 놓여지는 곳을 더 깊게 파놓았기 때문에 트레이의 여닫이 과정에서 CD가 손상을 입지 않을까 하는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

    그러나 리모컨은 보급형SACD플레이어가 되었건 플래그쉽 SACD플레이어가 되었건 간에 동일한 것을 사용하기 때문에 XA9000ES사용자에게는 약간 서운한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다.

    전원부에는, 누설 자속과 진동이 적은 것으로 알려진 R코어 트랜스를 사용했는데 오디오 회로계 전용으로 하나, 디지털 제어계 전용으로 하나를 사용해서 아날로그 회로에 디지털 노이즈가 간섭이 일어나는 것을 방지시키고자 했다.

    SACD재생에는 DSD필터가 사용된다. CD재생용 디지털 필터는 스탠다드와 커스텀 두 종류를 지원한다. 스탠다드 필터는 평탄한 주파수 특성과 가파른 컷오프 기울기로 맞춰져 있다. 알리아싱이 적은 반면에 타임 디스퍼션이 존재한다.
    한편 커스텀 필터는 14kHz부터 롤오프가 시작하며 컷오프는 완만한 기울기로 맞춰져 있다. 알리아싱이 존재하는 반면 타임 디스퍼션이 적다. CD 재생을 위한 디지털 필터는 리모컨에서는 변경이 불가능하며 본체의 메뉴설정을 통해서만 바꿀 수 있다.

    D/A컨버터는 XA777ES에서 사용되었던 것과 마찬가지로 1비트와 멀티비트 전환을 하나의 칩에서 둘 다 지원하는 「멀티 레벨D/A변환 장치」(구체적으로는 몇 개의 1비트 D/A컨버터를 병렬로 구성하여 멀티비트도 변환시킬수 있게 한 방식, 제로 크로스 디스토션으로부터 영향을 받지 않으며 또한 지터의 영향을 적게 받게 된다는 설명이다)를 사용하여 SACD와 CD를 동일 칩에서 처리하게 된다.

    그대신 CD는 8배 오버 샘플링 필터를 거치고 업샘플링하여 2.8224MHz, 1비트로 변환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dCS Purcell과 dCS Elgar Plus에서도 CD의 44.1kHz/16bit신호를 2.8224MHz DSD신호로 업샘플링해서 D/A컨버트시키고 있다.) 멀티채널 재생시에는 채널당 2개의 DAC이 사용되며 2채널 재생시에는 채널당 6개의 DAC이 동원되어 노이즈를 줄이게 된다.

    들어보기-워밍업

    번인이 모두 끝나는 데는 400여 시간은 족히 걸린다. 번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영국 그라모폰 2004년도 2월호 리뷰에 실렸던 것처럼 하급기인 XA3000ES와 그다지 많은 격차가 나지 않는 것처럼 들린다. 300여 시간이 경과하고 나면 소리가 조금씩 틔여지기 시작한다. 번인이 다 끝나고 나면 XA3000ES와 비교할 수 없으리만큼 탁월한 소리가 재생된다.

    그리고 CD재생에 있어서는 디폴트로 지정된 스탠다드 디지털 필터에서는 만족스럽지 못했다. 커스텀 디지털 필터를 적용시켜야 비로소 만족스런 소리가 난다. 커스텀 필터에 대한 기술적인 코멘트가 스테레오파일 죤 애트킨스 리뷰에 실려있어 인용한다. “The trade offered by this filter is better behavior in the time domain, and there is some evidence that the ear is more tolerant of small amounts of aliasing than it is of the time dispersion typical of very steep filters” 부연설명하자면 스탠다드 필터의 가파른 디지털 필터가 유발하는 타임 디스퍼션이 좀 더 귀에 부대낀다는 얘기다. 디지털 필터를 선택해서 들을 수 있는 에어나 오디오넷 같은 제품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참고하실 만한 대목이라고 생각한다.

    들어보기

    필자가 오디오 제품에서 중시하는 것은 착색하지 않은 보편적이고 정직한 음색을 표현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음이 좀 더 익사이팅하게(만) 들리는가 에어리하게(만) 들리는가 화려하게(만) 들린다거나 예쁘게(만) 들린다거나 하는 것은 그 다음의 문제거나 그다지 관심을 가지지 않을 부분일수도 있다. 이 점에서 보면 XA9000ES는 거의 꼭대급에 해당하는 점수를 얻었다. 가격은 조금 저렴하지만 직접적인 경쟁 제품으로 볼 수 있는 마란츠SACD플레이어 SA14 ver.2의 경우는 고역에 자신의 소리를 강요하는 점이 없다고 볼 수 없다. 가격차이도 크고 CD만 재생되므로 직접적인 경쟁제품이라고 볼 수 없는 메리디언 G-08의 경우에도 평탄하지 않은 주파수 재생 특성이 감지되어 미간을 찌푸렸던 적이 있었기에 (필자의 기준이 너무 타이트하다고 불평하실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dCS 엘가 DAC를 연상케 하는 XA9000ES의 평탄한 특성에 높은 점수를 주었다.

    음색은 성악이건 어떤 악기가 되었건 과장되지 않았고 미심쩍은 부분이 없다. 그렇다고 무미건조하고 모범생의 답답한 느낌을 준다는 것은 아니다. 아마도 그와는 정반대로 빠르고 악기의 배음이 제대로 나와서 편안하고 자연스런 소리라는 것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과도응답이 좋은 제품은 악기의 고유의 색채를 뭉개지 않고 제대로 표현할 수 있다. 오디오 재생 체인에서의 입구부분에서 이런 기초적인 정보가 생략되거나 왜곡되지 않았을 때 음악이 생동감이 살아날 수 있다.

    소니 XA9000ES는 디테일 재생이 탁월하다. 미세한 신호를 잘 포착하는 신통한 능력을 갖춘 메리디안 588이 곧바로 연상된다. 음반속에서 그동안 발견해보지 못했던 복잡 미묘한 음악적인 뉘앙스를 찾아 들으며 즐길 수 있게 된다. 소니는 하급기인 XA3000ES에서도 상당한 수준의 디테일 재생을 실현하고 있으며 상급기인 XA9000ES에서는 그를 더 압도하는 디테일 재생능력을 보유하고 있다.

    음악 전체의 규모를 담는 스케일 면에서 XA9000ES는 메리디언 588이나 에어CX-7, 마란츠 SA14ver.2(, 소니 XA3000ES)를 훌쩍 넘는 수준을 보여준다. 크렐SACD 스탠다드나 퍼페츄얼 테크놀로지의 풀세트, 오디오넷 ART V2, dCS 엘가 DAC처럼 무제한급의 재생 규모를 보여주는 것에 비하면 소니의 사운드 스테이지는 약간 작게 축소된 듯이 느껴지는 편이다. 그렇지만 다이나믹 콘트라스트나 디테일에서 소니에 비해 약세인 퍼페츄얼 테크놀로지의 풀세트나 오디오넷 ART V2보다는 오히려 소니쪽이 대편성 곡에서도 입체적인 조망이 되기 때문에 음악을 듣는데 지루하지 않다.

    마무리

    수준급의 오디오를 통해서 재생되는 음악은 단순히 이전보다 소리가 더 생생하고 입체적으로 들린다는 수준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다. 음악 연주자들의 의도가 충분히 재생되는 것과 그렇지 못하게 재생되는 것의 차이는 어마어마하다. 악기의 음색에 있어서도 마찬가지로 악기 고유의 색채가 연주자가 호흡을 타고 실리는 것을 확인해볼 수 있는 것과 그렇지 못해서 무덤덤히 넘어가는 차이는 크다. 음악을 듣는 순간 순간마다 더 피부에 와닫게 해주는 오디오가 있다면 음악의 감동을 더 진하게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SACD는 분명히 좋은 포맷이고 제대로 재생되면 방금전에 얘기했던 것처럼 좀 더 살아 숨쉬는 듯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하지만 유감스럽게도 저렴한 SACD 재생장치에서는 오디오파일이 공감할만큼 SACD포맷의 장점을 충분히 다 보여줄만큼의 능력 발휘는 하지 못한다. 가령 소니 DVP-999ES DVD플레이어나 소니 XA3000ES SACD플레이어가 그 가격대에서 다른 업체에서 쫓아오지 못할만큼 뛰어난 SACD재생 능력을 가지고 있긴 하지만 레퍼런스급 CD 재생장치보다 더 흡족한 결과를 가져온다고 할 수 없는 때가 많다. 그렇지만 소니SACD의 제일 맏형인 XA9000ES가 등장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압도적인 SACD의 우위를 확인할 수 있다. XA9000ES는 소니의 제일 비싼 SACD플레이어지만 구미의 하이엔드 제품에 비하면 싸다.

    이렇게 확고한 포지션을 가질 수 있는 제품이 국내에 정식으로 수입되지 않았다는 것은 믿을수 없는 일이다. 단지 정식수입되지 않았다는 그 이유 때문에 모든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추천하지는 못하겠다. 그렇지만 이런저런 제품을 두루 써봤지만 웬만해서는 성에 차지 않은 까다로운 귀를 가진 분에게는 정식수입품이 아니라는 리스크를 감수하고서라도 구입해 볼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시청기기

  • 소스기기: 소니 XA3000ES, Arcam DiVA CD93, 퍼페츄얼테크놀로지 P-1A(96kHz 업샘플링, resolution enhanced : bypass)+P-3A+모노리딕 파워플랜트P3
  • 앰프: 마크레빈슨383L
  • 스피커: 레벨 퍼포머 M-20
  • 스피커케이블: 알파코어 괴르츠 MI2
  • 인터커넥터: 반덴헐 MC D501, 리버맨 바이칼
  • 디지털케이블: 모가미 NEGLEX 2549, 오디오플러스 Polyvis-2
  • 파워케이블: 오디언스 PowerChord
  • 기타 액세서리: Black Diamond Racing Cone type #3, Black Diamond Racing The Shelf, RPG Korea 어퓨저, 스카이비바 텍스보드 흡음재, 테크나소닉 C-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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