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병율(bysoh@hifinet.co.kr) 2002-08-01 17:05:22
차세대 디지털 오디오 포맷의 등장으로 일부에서는 CD의 운명에 대해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지만, 이미 출시된 수 많은 CD와 현재에도 계속적으로 출시되는 많은 레코딩이 CD로 나오고 있고, 성능이 향상된 CDP가 새롭게 계속 출시되는 상황을 고려해본다면 CD라는 오디오 포맷이 쉽게 사라질 운명은 아닌 듯 싶다. CD가 처음 나올 당시만 해도 아날로그 레코드와 비교하여 음질적으로 뛰어난 성능을 보이지 못하여 많은 애호가들에게 그리 큰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현재에는 일부 아날로그 애호가를 제외한 대부분이 CD를 통해 음악을 즐긴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로 일반화된 매체가 되었다. 이 때문에 하이엔드 오디오 회사에서는 앞 다투어 고급형의 CDP를 출시하면서부터 CDP의 가격이 몇 백만원 하는 것은 보통이 되었고, 분리형의 경우에는 천만원 훌쩍 뛰어 넘어 몇 천만원 하는 것도 여러 종이 나오는 상황이 되니 이미 애호가들 사이에서 100만원 미만의 CDP는 보급형 혹은 입문기 취급을 받는 정도가 되었다. 하지만 빠르게 발전하는 디지털 기술과 오디오 기술은 고급형 뿐만 아니라 저가형에 이르기 까지 전체적으로 성능이 향상되고 있다. 실제로 몇 년 전에 출시된 고급형 모델과 최근에 출시된 보급형 혹은 중급형 CDP를 비교하여 보면 출시될 당시에 많은 평론가와 애호가로부터 최고의 소리라고 평가를 받았지만 몇 년이 지난 현재에는 중 보급형의 CDP와 비교되거나 경우에 따라서는 더 낮은 평가를 받기도 한다. 최근의 경향을 보면 몇 백만원을 호가하는 기종보다는 1-2백만원대의 중급형 기종들이 애호가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고 판매되고 있다는 사실은 차세대 디지털 오디오 포맷의 등장으로 CD에 대한 불안한 운명에 대한 심리보다는 오히려 디지털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CDP의 성능이 향상되고 가격은 점점 저렴해지고 있는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DAC : 24 bit multi level delta sigma DAC
Laser Pick-up : 3 beam
Laser Wavelength : 780 nm
Dynamic range : 106 dB
신호대 잡음비 : >100 dB
Harmonic distortion (0 dB, 1 kHz) : <0.005 %
반응 주파수(±0.5 dB) : 5 Hz - 20 kHz
출력 레벨(0dB) : 2.3 Vms
출력 임피던스 : 120 W
외관크기 : 430 x 290 x 84 (W x D x H)
무게 : 4.6 kg (포장시 6.1 kg )
가격 : 800,000 원
문의처 : 환 뮤직 AV (02-3465-1064)
아캄(Arcam)은 이미 국내 애호가들에게는 널리 알려진 오디오 회사로 FMJ, DIVA시리즈를 출시하여 많은 인기를 얻었고, 국내에서도 상당히 많은 사용자들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알파 9 CDP와 FMJ CD23은 dCS사에서 개발한 Ring DAC을 사용하여 뛰어난 음질과 성능으로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많은 호평으로 인기를 얻은바 있다. 현재 아캄은 FMJ, DIVA의 두 라인업 나누어 여러 종류의 기종을 출시하고 있는데, DIVA는 Digitally integrated Video and Audio의 약자로 아캄의 중급형과 보급형 모델을 출시하는 그레이드이다. DIVA 라인업으로 출시된 CDP는 CD92, CD72, CD62 3종류가 나와있고, 출시 된지 2년이 지난 올 상반기에 마이너 체인지 되어 CD92T, CD72T, CD62T로 모델명 마지막에 T가 붙어있다. T는 text라는 의미로 text를 지원하는 CD를 넣을 경우 곡 제목이 디스플레이 창에 나오는 기능을 말한다. 그리고 일부 단종된 부품을 새로운 부품으로 교체된 것 외에는 큰 변화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Diva 라인업의 3종의 CDP는 전면에 모델명 표시 외에는 동일한 외관과 리모콘이 제공하고 있고, 내장된 D/A 컨버터 회로와 아날로그 회로만 다를 뿐이다.
CD72T는 Diva CDP라인업의 중간급 모델로 동사의 Alpha 7SE의 후속모델로 출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면패널은 무 광택으로 처리된 은회색의 금속재질이고, 왼쪽에 디스크 트레이가 위치한 디자인으로 상급 라인업인 FMJ CD23T과도 상당히 유사한 모습을 하고 있다. 디스플레이는 초록색으로 시인성이 뛰어나지만 다른 회사제품의 기기들과는 조금은 동 떨진 느낌을 준다. 뒷면 패널에는 오디오 출력 1계통과 디지털 동축과 Tos-link광 출력이 단자가 하나씩 있고 동사의 리모트 입력단자와 전원 입력단이 배치되어 있다. 상급기인 CD92T의 경우 FMJ CD23T와 동일한 Ring DAC을 사용하고 있고 HDCD를 지원하고 있는데 반해 CD 72T는 버브라운(Burr Brown)의 24 bit multi level delta sigma DAC를 사용하고 있고 HDCD 디코딩 기능은 제외되었다. CD 트랜스포트 메커니즘은 소니 것을 사용하고 있는데, 표면이 손상된 CD나 CDR에 대한 인식율은 매우 좋았고(CD-RW의 인식여부는 확인하지 못했음), 동작시 소음이 거의 들리지 않았다. 제공되는 리모콘은 DIVA시리즈의 유니버설 리모콘으로 앰프, DVDP에도 동일하게 제공되고 있다. 리모콘의 동작은 빠르고 인식이 잘되기는 하지만 같은 회사의 앰프나 DVDP를 사용하는 유저라면 리모콘이 중복되는 단점이 있고, 시디피 리모콘으로는 필요 없는 기능 키가 여러 개 있고, 상대적으로 큰 외형은 사용상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진다. 필자 개인적으로 FMJ CD23처럼 컴팩트한 CDP전용 리모콘을 제공하는 것이 더 낫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CD 72T에서 새롭게 추가된 기능은 text의 지원으로 시디의 정보를 디스플레이에 표시하는 것이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CD에는 text를 지원하는 것이 없는데, 마침 Hybrid SACD를 넣으니 곡 시작할 때 마다 곡 명이 표시되는 것을 확인 할 수가 있었다.
CD 72T의 성능을 테스트 하기 위해 첫번째로 잉글리쉬 콘서트와 트레버 피녹이 연주하는 바흐의 부란덴부르크 협주곡(Archiv 423492-2)을 들어보았다. 우선 악기간의 소리가 잘 구분이 될 정도로 해상력이 뛰어난 재생을 보이고 있고, 피녹의 쳄발로 소리는 깔끔한 재생으로 깨끗한 음상을 느끼게 해준다. 전체적으로 포워드한 느낌은 없지만 뒤로 물러나는 듯한 편안한 스테이징을 보여주지는 않는다. 좌우 폭은 그리 넓지 않은 느낌이고, 현악기의 질감은 풍부하고 포근한 느낌보다는 다소 가늘고 거친감이 느껴지는데, 상급기나 하이엔드 급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하고 자연스러운 질감과는 비교되는 것으로 아쉬움이 남는다.
다음으로 파비오 비욘디가 연주하는 보케리니 현악 3중주(OPUS111 OPS 41-9105)를 들어보면 역시 앞서 지적한 바와 마찬가지로 현악기 특히 바이얼린 소리의 질감이 다소 거칠게 느껴지지만, 이러한 느낌은 보급형에서 흔히 나타나는 자극적이고 거칠게 느껴지는 질감이라기 보다는 예전에 시청하였던 동급의 다른 CDP에서 느꼈던 것과 비슷한 느낌으로 그리 우려할 정도는 아니기 때문에 음반 전체를 감상하는데 있어 자극적이고 피곤한 재생음 때문에 중간에 그만 듣는 일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대역 밸런스가 잘 잡혀 있어 악기간의 분리도는 뛰어난 편이고, 앞서 넓지 않게 느껴졌던 좌우 폭은 오히려 실내악에서는 적당한 느낌을 주고 있다.
유로파 갈란테와 파비오 비욘디가 연주하는 비발디의 조화의 영감(Vergin 7243 5 45424 2 8)은 기존의 다른 연주자의 연주와 비교하여 상당히 빠른 템포가 진행되고 있어 일부의 시스템의 경우 연주가 전체적으로 소란스러운 느낌을 주는 경우가 있지만, CD 72T에서는 빠른 템포의 곡에서도 소란스럽거나 악기의 연주음이 뭉치는 듯한 재생은 거의 느낄 수 없었다. 몇 년전만 하더라도 이 정도의 해상력과 빠른 템포의 연주를 편안하게 듣는 다는 것은 몇 백만원을 호가하는 고급형에서만 느낄 수 있었는데, 24비트의 해상력을 선전하는 문구가 단지 숫자놀음 만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을 들게 한다.
대편성의 재생능력을 알아보기 위해 카를로스 클라이버와 빈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하는 베토벤 교향곡 7번(Deutsche Grammophon 447 400-2) 4악장과 마칼과 뉴저지 심포니 오케스트라가 연주하는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Delos DE3229), 헤르베헤가 연주하는 모짜르트 레퀴엠(Harmonia Mundi France HMC 901620)을 들어보았다. 뛰어난 해상력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어느 정도 기대를 하고 시청에 임했지만, 결론부터 말하면 기대했던 만큼 뛰어난 재생을 보여주지는 못하였다. 빠르게 진행되는 베토벤 7번 교향곡의 4악장의 재생에 있어서 탄력있는 팀파니의 재생음과 무리없이 진행되는 빠른 연주의 재생은 인상적이었지만, 베를리오즈 환상교향곡에서의 깊고 넓게 재생되어야 할 스테이징감이나 모짜르트 레퀴엠의 합창과 관현악의 연주를 완벽하게 소화해내기에는 다소 역부족이라는 느낌을 받게 해주고 있다.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뒤로 물러나는 듯한 느낌이 없고 형성되는 좌우 폭이 넓지 못한 다소 평면적인 스테이징은 대편성의 연주에서 많은 아쉬운 감을 주고 있다.
스테파노 그론도나가 연주하는 토레스의 기타(Divox CDX-29701)와 에밀 길레스가 연주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Deutsche Grammophon 453 221-2)를 들어보면 CD 72T의 장점을 확연히 느낄 수가 있었다. 그론도나의 기타 독주나 길레스의 피아노 독주를 들어보면 앞서 CD 72T에서 현악기의 거친 듯한 질감에 대한 불만은 많이 사라지게 된다. 연주되는 기타와 피아노의 재생음은 탄력있고 청명한 느낌으로 시청하면서 시원하고 후련한 느낌까지 들게 해주었다.
다음으로 국내에 많은 팬을 가지고 있고 최근 국내에 내한공연을 하고 돌아간 다이아나 크롤의 When I look in your eyes(Verve DZ 2607)을 들어 보어보면, 우선 베이스의 울림이나 드럼의 연주음이 탄력이 느껴지는 팽팽한 소리를 들려주고 있고, 크롤의 피아노 연주 역시 시원한 느낌을 주고 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리스닝 룸을 채워주는 듯한 느낌보다는 양감이 부족한 다소 허전한 느낌의 재생을 보이고 있고, 허스키하고 경우에 따라 중성스러운 느낌의 주는 크롤의 목소리가 조금은 가늘게 느껴지는 점이 아쉽다. 그러나 아나 카람의 Blue bossa(Chesky JD 219)와 매리 블랙의 Moon River(Dara CD 027)을 들어보면 노래하는 가수의 노랫소리는 자연스럽고 깔끔한 재생으로 한결 듣기 좋은 재생을 보여주고 있다. 이 때문에 사용자의 즐기는 음악 취향에 따라 평가가 다르게 나타날 것으로 생각된다.
아캄 CD 72T를 시청하는 동안 가장 놀라웠던 사실은 CDP의 성능이 최근 들어 상당히 진전되어 있다는 것이다. 필자 역시 이전까지만 해도 100만원 미만의 중저가형 CDP들 대부분이 음질에 대해서 그리 좋은 인상을 보여주었던 기종이 거의 없었기 때문에 그저 입문용 혹은 보급형 모델로만 생각하고 관심 밖의 대상이었다. 하지만 아캄 CD 72T를 시청하면서 이러한 중저가형 CDP에 대한 필자의 고정관념을 상당부분 없애주는 계기가 되었다. 물론 CD 72T의 성능은 가격대를 뛰어 넘어 2-3배 비싼 가격의 상급기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성능을 보여주지는 않지만(상급기의 경우에도 전체적으로 그 만큼 성능이 올라갔으니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 것이다), 분명한 사실은 아캄 CD 72T는 기본기가 충실하면서 또한 뚜렷한 자기의 색을 지니고 있는 매력적인 CDP라는 점이다. 100만원 미만의 중저가형 CDP를 고려하고 있는 입문자는 물론이고, 하이엔드 사용자의 경우에도 듣는 음악적 취향에 따라서 서브 시스템으로 선택하여도 제 역할을 충분히 해낼 것으로 생각된다. 최근 AV 시스템으로 구성한 애호가들이 유니버설 플레이어의 CDP성능에 실망하여 마땅한 CDP를 찾는 경우를 자주 보게 되는데, 이러한 애호가들에게도 아캄 CD 72T는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시청에 사용된 기기>
1. 프리앰프 / DAC
Integra Research RDC-7
2. 파워앰프
(1) Forte audio model 7 mono block
(3) Prime Audio prolog M power Amp.
3. 인티앰프
Creek CAS 5050
4. 스피커
(1) Dynaudio Contour 1.8 MkII
(2) Dynaudio Audience 40
(3) Infinity Reference 2000.4
5. DVDP
Sony DVP-NS900V, Pioneer DV-S6D
6. CDP
Anam ACD-80, Sony CDP-550
7. CD transport
Pioneer CLD-HF9G
8. Acessory
세신 멀티탭 2406
220V(오디오 전용), 100V AVR(일본 내수용기기 전용)
Belden, Canare, Kepco Digital coaxial Cable
wire world interconnecter, speaker cable
Diffractal
※ 기기대여는 서초동 국제 전자 센터 4층에 위치한 “환 뮤직 AV(대표: 김동환님, 전화 02-3465-1064~5)"에서 도움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