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sted by 문한주
Sunny Audio Cable이란 브랜드는 아주 낯설게 느껴지겠지만 미국에서는 점차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브랜드다. 지난 CES에서 Sunny Audio Cable 시연장에서는 다른 업체의 시연장에서는 보기 힘든 장면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시연곡이 끝나면 사람들이 박수를 치며 열광하고 그 다음 곡을 듣기 위해서 계속 앉아있었다는 것. 그리고 시연장 밖에서는 사람들이 시연장에 들어가기 위해 기다렸다고 한다. 반면에 다른 시연장에서는 그런 참석자들의 열기를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한다.
Sunny Audio Cable과의 첫만남 수입원인 GLV는 Sunny Audio Cable 제품의 반응을 보기 위해 관계자들을 초빙해서 전원 케이블을 제외한 모든 케이블을 Sunny Audio Cable로 연결해서 시연을 했다.
GLV 3층 레퍼런스 시연룸에 있는 데모 제품들은 각각은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오디오 명기라고 할만한 것들이긴 했지만 시연회 이전에 방문했을 때는 필자에게 특별히 흥미를 끌지는 못했었다. 힘이 과한 듯 몰아대고 뻐근하다고 해야 할까… 답답하기도 하고 해서 오케스트러 곡에서 풀 스케일의 소리를 내면 편하지 않았었다. GLV가 동종의 다른 업체에 비하면 케이블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아무래도 마지막 마무리로 케이블에 좀 더 신경을 써야 될 것 같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Sunny Audio Cable 디지털 케이블, 인터커넥트,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하고 나서는 전체적인 밸런스가 훌륭하게 들어맞았고 어색함을 느낄 수 없게 되어 오디오를 통해서도 풀 스케일의 오케스트러 곡을 어색하지 않고 완전하리만큼 실연에 가깝게 재생해 낼 수 있다는 것을 경험했다.
곡을 들으면 들을수록 전율이 돌았다. 대편성 오케스트러 곡에서 오디오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을 처음으로 체험하게 되었다. 그 다음엔 불현듯 GLV의 시청 시설과 데모 제품들을 가지고 싶다는 욕망이 마음 깊은 곳에서부터 강하게 치솟게 되었다.
제품 소개 Sunny Audio Cable은 엔트리급인 600시리즈 (Least expensive reference cables), 중상급 에 해당하는 1000 시리즈 (Best-value reference cables), 최상급 Supreme시리즈 (Best reference cables in the world) 등의 제품군을 가지고 있다.
이번에 소개할 제품은 엔트리급 600시리즈에 포함된 S600X 인터커넥트다.
XLR단자는 리히텐슈타인에서 제조한 은도금 뉴트릭단자인데 케이블의 굵기는 XLR단자의 굵기보다 조금 더 굵다. 케이블은 뻣뻣하지 않지만 굵기가 있는 만큼 구부러지는데 어느 정도의 공간이 필요하다. 제품 뒤쪽에 적어도 10~15cm정도의 공간을 확보해야 한다.
Sunny Audio Cable은 스피커 케이블이 되었건 디지털케이블이 되었건 간에 생김새가 거의 비슷하게 생겼다. 외피는 흰색이고 외피 밖으로 얇은 전선이 나선형으로 감겨져 있다. 나선형으로 감긴 선은 단자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연결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중간에 끊겨져 있다. 얇은 전선이 매달려 있는 쪽을 source에 연결하고 연결되지 않은 쪽은 load에 해당하는 장치에 연결시킨다. Sunny Audio Cable외피에 화살표 표시가 적혀져 있지는 않지만 방향은 이렇게 분간하면 된다고 한다. XLR 인터커넥트는 어차피 단자로 방향이 구별되어 있으므로 연결하는 방향에 신경 쓰시지 않아도 되겠다.
가격: 140만원/1미터 페어
제품문의: GLV (02-424-0333)
들어보기 집에서 다른 인터커넥트들과 비교 청취해 보면 S600X는 모든 면에서 큰 단점이 없고 밸런스가 대단히 훌륭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비교해 들어본 다른 케이블들은 하나가 좋으면 대신 다른 부분은 어색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가령 대역 밸런스가 좋지만, 메마른 듯이 들려서 악기의 다채로운 음색을 내주지 못하고 음악을 지루하게 들리게 하는 제품이 있었다. 음색 재현은 훌륭해서 음악을 지루하게 들리게 하는 일은 없지만, 저역이 살짝 부풀고 고역은 약간 부스트되어 상대적으로 중역이 빈 것처럼 들리고 사운드 스테이지가 좀 더 스피커 뒤쪽으로 펼쳐지게 하는 제품도 있었다. 과도응답이 뛰어나서 생동감 있고 시원시원하게 들리지만 어쩐지 테스트 받는 것 같은 불편한 느낌을 받게 한다거나 특정 대역이 뭉치게 들려서 어쿠스틱 악기가 어쩐지 안드로이드처럼 느껴지는 이질감을 느끼게 해주는 제품도 있었다.
물론 비교한 제품들은 상대적으로 가격대가 낮은 편이어서 S600X와 직접적인 비교를 하는 것이 공정하지 않을 수도 있겠으나 비교제품의 가격대를 올려 보아도 이만큼 전반적으로 충실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제품을 떠올려보기 힘들다.
음악의 당당한 규모를 제대로 내줄 수 있는 점은 인터커넥트 역사와 가격대를 불문하고 톱 클래스에 속한다고 봐야겠다. 다른 제품들과 차별되는 점이라면 대역을 조작하지 않았는데도 저역의 에너지가 충실하게 전달된다는 것. 규모감을 키우기 위해서 저역을 부풀리거나 고역을 꺼트리거나 한 경우에는 그 대역만 흐려지게 하는 게 아니라 나머지 대역도 잘 들리지 않게 망치게 마련인데 이 제품은 인위적으로 대역을 건드린 것이 아니어서 전 대역이 선명하고 자연스럽게 들린다. 이런 성질은 전체 시스템의 기본 자질이 높을수록 더 진가가 발휘되도록 한다. 필자가 사용해오던 제품은 대역 밸런스 면에서 아쉬움을 줬기에 이 제품의 여러 가지 특성 중에서 대역 밸런스가 좋은 점이 좀 더 매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리고 S600X는 음색 훼손이 적은 케이블이다. 음색의 화사함을 인공적으로 덧붙이는 종류가 아니고 원래 들어 있는 신호를 최소의 변경으로 가감 없이 전송한다. 그래서 소스쪽의 재생 품질이 높으면 높을수록 진가가 발휘되는 제품이다. 소스기기에서 악기의 음색과 질감을 잘 표현하면 할수록 그대로 전달이 된다. 필자가 사용해 오던 제품이 음색 표현이 좋았기 때문에 다른 제품들을 비교했을 때 대개는 음색 면에서 아쉽게 느껴지곤 했는데 S600X에서는 아쉬운 점을 느끼지 못했다.
처음에 들을 때는 비교한 다른 제품에 비해서 고역이 약간 느긋하거나 어두운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을 가졌는데 시일이 경과되면서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되지 않는 것을 느끼게 되었다. 번인이 되면서 해소된 것도 있겠고 청취를 오래하다 보니 다른 제품들이 좀 오버한 듯한 부분이 없지 않았다는 것을 확인하게 된 것도 있다.
어째 성능이 좋기는 하지만 웬지 우주항공국 스타일이나 실험실 스타일처럼 지나치게 깔끔하다는 인상을 주는 인터커넥트도 있기 마련인데 이 제품에서는 그런 불편한 기분을 느끼게 한 적이 없다.
과장 없고 강조 없고 가식이 없으며 음악을 섬세하고 완전하게 표현하고 자유롭게 하는 Sunny Audio Cable은 자연스러운 음악을 추구하는 고급스런 취향의 사용자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제품이다. 필자는 제품을 들어본 이상 도저히 이것 없이는 안될 것 같아 이 제품을 구입하게 되었다. 구입한 지 100일이 넘었는데 지금까지도 그 선택에 후회한 적이 없고 변함 없이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 다만 필자의 게으름으로 인해 좋은 제품을 빨리 소개하지 않은 것에 대해 여러분에게 송구스러울 뿐이다.
시청기기 소스기기: dCS P8i SACDP
앰프: 크렐 FPB-300 파워앰프
스피커: 레벨 퍼포머 M-20, 야마하 Soavo2, 카프리치오 콘티뉴오 Admonitor+Submonitor, GamuT Phi5
스피커케이블: 실텍 MXT 뉴욕, 알파코어 괴르츠 MI-2
인터커넥트: 디스커버리 에센스 (XLR), 오디오퀘스트 아나콘다 (XLR), Stereovox Calibri-X (XLR)
기타 액세서리:
- Apogee Big Ben (word clock 발생기)
- Stereovox HDXV digital cable (word clock 신호 전송용)
- Black Diamond Racing The Shelf
- RPG Korea 어퓨저
- Skyviva 텍스보드 흡음재
- AudioPrism Quiet Line
- Cardas RCA caps
- Teknasonic C-10
- Vibrapod type 1,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