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한주(raker@hifinet.co.kr) 2002-11-05 02:07:35
리버맨 케이블은 하이엔드급 오디오 케이블을 전문적으로 취급하고 있는 국내의 전문 케이블 회사로서 첫 시작은 스피커 스탠드를 내놓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처녀작임에도 불구하고 변두리 제품으로 치부되던 스피커 스탠드의 중요성을 국내 오디오 동호인들에게 강하게 부각시키는 기대 이상의 고무적인 성과를 얻었다. 그 다음에는 파워 케이블로 또 한번 단품으로서의 중요성을 인식시키는 데 많은 기여를 했을 뿐만 아니라, 자작 수준에 머물렀던 국내의 케이블 제작상황에서도 고급 케이블의 상품화가 가능하다는 것을 처음으로 입증시킴으로써 그 이후로 좀 손재주 있다 하는 사람들이 닥치는 대로 케이블 제품화에 뛰어들도록 시장을 구축한 바 있었는데, 한마디로 국내 오디오 업계에 보기 드문 풍운아였다.
그 후 리버맨 케이블에서는 몇 개의 제품을 더 내놓았는데 초창기의 제품들은 리버맨 오디오의 대표이사인 박상화 사장이 오디오계에 몸담기 전에 잔뼈가 굵었던 사진의 세계를 연상케 했다. 리버맨 사무실을 방문하면 벽에 걸려 있는 자신의 작품사진처럼 적극적인 테크닉을 첨가하여 특정 특성에 경이로운 하이라이트를 주는 식이였다.
그런 결과로 다수의 보편적인 사용자를 잃고 소수의 열렬한 팬만을 확보하는 결과를 얻게 되었는데 그 후로는 제품개발에서 주관적인 선호를 자제하고 여러 계층에서 보다 보편적으로 선호하는 케이블들의 특성을 파악하고 제품에 반영하는 것으로 정책을 전면적으로 일신함으로써 가라지 메이커가 가지기 쉬운 폐쇄성과 한계성을 훌훌 벗어버리고 보편성을 가지는 전문업체로의 변신에 성공하게 된다.
리버맨 케이블의 라인업은 중가형으로 바로크 시리즈와 고가형으로 고딕 시리즈가 있으며 어느 메이커나 그렇듯이 고가형은 타협을 적게한 그 회사의 간판제품이 되겠다. 고딕 인터커넥터는 뉴트릭 단자를 채용한 RCA형과 밸런스드 단자를 채용한 XLR형이 있으며 리뷰에 는 RCA형이 사용되었다.
고딕 인터커넥터는 처음 들어본 것은 아니며 필자의 <너바나 S-X 인터커넥터> 리뷰에 실린바와 같이 실텍 SQ-88B G3 (250만원), NBS Monitor 2 (350만원)와 함께 들어본 적이 있었는데 전혀 꿀릴 것이 없는 당당한 소리를 내줘서 좋은 인상을 받은바 있었다.
제품의 컨셉은 예쁜 소리를 추구한다거나 해상도나 대역폭을 희생하면서 달콤하고 부드럽게 들린다거나 하는 것과는 완전히 동떨어져 있으며 케이블이 달리지 않은 것 같은 무존재를 추구하고 있다.
들어보기
시청은 생활 잡음이 끼어들지 않는 새벽 5시~ 6시 경에 이루어졌으며, 케언 포그 2.0 CD플레이어의 출력레벨 조절 기능을 이용해서 파워앰프에 직결하는 것으로 시스템을 구성했다. CD플레이어-파워앰프 직결 시스템에서는 인터커넥터의 중요성이 극명하게 드러난다. 프리앰프가 자식이 잘났건 못났건 아버지 앞에서 적당히 가려주는 어머니 같은 존재역할을 해왔다면 직결시스템은 자식과 아버지간의 직접적인 대면처럼 애매한 점이 없는 것과 비슷하다. 잘된 점들도 잘 나타나고 혹시라도 잘못된 점이라도 있으면 여지없이 드러난다. 필자가 보유하고 있었던 케이블 중 트랜스패런트 뮤직 링크, 킴버 PBJ, NBS 드래곤 플라이는 화이트 노이즈 레벨이 높아지는 현상을 보여준다. 밖에 장대비가 내리는 것 같이 상당히 큰 레벨의 노이즈가 발생되었는데, 반면에 동축선 구조를 사용하여 쉴드가 완벽한 동광사 판매용과 래디오 색 판매용 인터커넥터에서는 노이즈가 눈에 띄게 감소되었다. 그리고 고딕과 실버드라곤SE에서도 노이즈가 적게 발생한다. (34dB수준)
이런 특성으로 보아 고딕 인터커넥터는 턴테이블이나 승압트랜스 등에 연결하는 아날로그 소스 용도로 사용해도 좋을 만큼 기본 성능이 뛰어나다고 예상된다.
고딕의 최대 장점으로 꼽을 수 있는 점은 컴프레션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보다 대여섯배 이상 훨씬 고가의 제품에서도 컴프레션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음악을 듣다가 컴프레션이 있는 부분이 있어봤자 얼마나 되겠냐고 가볍게 무시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컴프레션이 있는 케이블이라면 소리를 모니터적으로 재생시킬 수 있는 능력이 저하되고 실제로 음악이 연주되는 현장에 와있다는 느낌도 덜 사실적이며 결국 오디오를 위한 오디오적인 소리의 느낌이 묻어나는 수준을 넘을 수 없기 때문이다.
정경화의 [콘 아모레] 앨범에서는 힘이 실린 보우잉과 더불어 바이얼린과 피아노의 여운도 잘 살며 허옇게 번들댄다거나 피곤하게 들리지 않게 들린다.
게르기예프가 지휘하는 비창 교향곡 3악장을 들어보면, 그 전에 없었던 에너지와 활력은 아니지만 에너지가 실리고 음악에 활력이 붙은 듯이 들린다. 소리가 이전보다 둔중하지 않고 유창하고 거침없이 이탈이 잘된다
마무리
고딕 인터커넥터는 노도스트 SPM만큼의 독특한 특성에 미치지는 않지만 그에 버금가는 수준의 특성을 닮았다고 볼 수 있다. 소리낼때는 거침없으나 조용한 부분에서는 매우 정숙할 줄도 안다. 그리고 XLO 1.1 시그니춰에서 느껴지는 어딘가 빈듯한 느낌이 들지 않다는 점은 높이 사고 싶다. 또한 저가형 NBS 케이블에서 들을 수 있는 작위적인 느낌이 들지 않는 정직한 점도 칭찬 받아 마땅하다.
케이블의 컨셉상 앞단의 제품 소리를 충실하게 모니터 할 수 있는 하이엔드급 케이블이므로서, 케이블을 가지고 전체 소리의 맛을 최종적으로 조절해 보려하는 시도에는 적절하지 않은 존재가 될 수도 있어 보인다. 그래서 이 제품을 사용해서 괜찮게 느껴지려면 사용하는 컴포넌트들의 수준이 왠만큼의 수준은 만족시킨 이후여야 된다는 단점 아닌 단점도 있다. 그리고 항상 정직한 소리를 하는 사람을 볼 때처럼 가끔은 너무 정직한 게 싫게 받아들여질 수도 있다. 기분에 맞는 소리를 잘 하는 사람은 얼마나 예쁘게 보이는가? 맑은 물에는 고기가 살지 않는다고 하는데 이런 점이 고딕 인터커넥터의 장점이자 또한 단점으로 작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물론 필자의 기준으로 보면 매우 흡족함을 주고 있으며 모범적인 케이블의 한 전형이 아닌가 싶다. 적절한 가격에서 뛰어난 성능을 가진 인터커넥터를 구하기 원한다면 고딕 인터커넥터를 한번 들어볼 것을 권해보고 싶다.
사용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