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노도스트 SPM 레퍼런스 인터

hifinet 2002. 4. 18. 03:17

문한주(raker@hifinet.co.kr)

노도스트라 하면 얇고 납작한 케이블들이 금방 연상되는 회사이다. 이런 특이한 구조의 케이블들이 나오게 된 것은 이 회사가 우주,군사용 분야에 케이블을 납품하게 된 것이 주원인 것 같다.
어쨌든 이 회사의 인터커넥터들은 가늘고 투명한 소리는 발군이었지만 저역은 어디 갔는지 찾아보기 힘든 모델을 계속 내어 놓았다. 필자의 경우는 노도스트의 중간급에 속하는 블루 헤븐을 그리고 그 밑의 급으로 하나 더 들어본 정도이지만 제품의 외관이 얄팍해서 소리도 얄팍해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저역 부족이 느껴졌다. 노도스트의 모든 인터커넥터를 청취해 봤다는 최윤욱님에 의하면 노도스트 SPM 레퍼런스 (이하 SPM이라고 칭함)를 제외한 모든 노도스트의 인터커넥터에서 공통적으로 이와 같은 저역의 문제가 있다고 한다.

SPM은 기존 노도스트 인터커넥터들의 단점이었던 저역의 부실함이 모두 사라진 제품이다. 이 SPM을 기존의 노도스트 인터커넥터의 연장선쯤으로 생각해 봐서 얕잡아 봤다가는 큰 코 다친다. 고역에서 저역에 이르기까지 밸런스가 무너지지 않고 있을 것 다 내주고 애매하게 넘어가는 일도 전혀 없다. 대편성까지도 적합한 전천후 인터커넥터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케이블의 재질이나 기술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99.999999%의 고순동에 은을 extrude하여 뒤덮었다. 절연피복으로 사용한 테플론 역시 extrude하여 뒤덮었는데 자사의 기술백서에서 소개한 측정결과에 의하자면 테플론이 심선을 완벽하게 보호하고 있어서 제품 안정성이 높다고 여겨진다. 단자는 Moonglo라는 자사의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 리뷰에 사용된 제품은 RCA단자로 처리된 제품이고 판매가격은 1100불이다! 이런 안정성과 가격에 걸맞게 라이프타임 개런티를 하고 있다.

필자는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에 인터커넥터는 CD플레이어와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사이에 물려 청취했으며, 이런 연결의 경우 프리 앰프와 파워 앰프사이에 인터커넥터를 물리는 것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큰 전기신호가 흐르는 경우가 된다. 이를 뒤집어서 생각해보면 소신호가 흐르는 프리앰프와 파워앰프 사이에 연결했을 때 필자가 발견했던 인터커넥터의 영향을 더 뚜렷하게 느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해 볼 수 있다. (혹은 이런 희망사항과는 반대로 큰 전기신호에서는 발견 못했던 다른 문제가 두드러질지도 모르겠다.)

여러 케이블과 비교를 하면서 SPM 제품의 특성을 파악했는데 필자의 CD플레이어인 알캄 FMJ23CD는 아날로그 아웃풋이 두 벌이 달려있어서 인터커넥터를 끼우고 빼고 하는 수고를 하지 않고도 두 벌의 서로 다른 인터커넥터를 동시에 연결하여 앰프의 셀렉터로 바꿔가며 비교해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케이블의 비교는 매우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었다. 비교결과는 수 주일동안 계속하여 청취한 것으로 단기간에 들었을 때 생길수 있는 착오는 많이 줄어들었을 것으로 예상해 본다.

XLO1.1시그니처 (이하 XLO로 칭함)와 SPM간의 전체적인 차이점은 SPM은 XLO의 장점을 모두 가지고 있으면서도 XLO보다 더 풍부하게 들린다. (중저역이 상대적으로 XLO보다 많다).

미쯔꼬 우찌다의 피아노와 잔데를링의 지휘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4번을 암스텔담 콘서트헤보에서 라이브레코딩(필립스 446 082-2)한 것을 들으면 SPM은 홀에 있는듯한 느낌이 더 잘 전달된다. 여러 날에 걸쳐 여러 차례 들은 결과 SPM은 마이크로 해상도와 다이나믹스의 표현이 매우 훌륭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XLO역시 주 악기와 주변 악기간의 발란스가 훌륭하게 잘 잡혀있음을 발견할 수 있었지만 제대로 감상하려면 약간의 집중력과 상상력을 필요로 한다.

혹시 스테판 코바세비치의 피아노와 자발리쉬의 지휘로 브람스 피아노협주곡 2번(EMI CDC 7 54578 2)을 들을 수 있다면, 3악장, 특히 첼로 독주가 나오는 부분에 유념해서 들어보기 바란다. 오케스트라 사이에 놓여진 첼로란 악기의 존재가 어떻게 표현되는지... 각각의 케이블마다 조금씩 틀리게 표현한다. 어느 케이블은 첼로의 외곽이 번들대는 광채를 내면서 실제의 크기보다 좀 더 과장되어 나오기도 하고 이것이 심한 케이블인 경우 악기 혼자서 전체 음상을 다 집어먹기도 한다. XLO는 이런 잘못을 노골적으로 내어주는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아무래도 첼로악기의 에지가 조금 느껴진다. 그에 비해서 SPM은 악기의 에지가 덜 느껴진다. 필자가 느끼기에는 SPM에서 악기의 크기가 가장 적절한 크기로 잘 나타내주었다고 느꼈다.

헤르베헤가 지휘하는 바하의 부활절 오라토리오(하모니아문디 HMC 901513)의 2번 트랙을 듣다 보면 목관악기가 등장하는 부분이 있는데 목관악기의 울림이 딱 맞아 떨어져서 청취의 집중력을 높여준다. 그래서 필자의 주관적인 느낌으로는 음악의 페이스와 필자의 호흡이 일치되면서 주관적으로 느껴지는 시간이 매우 느리게 진행되는 듯 했고 음악의 단물을 모두 빨아먹은것 같은 색다른 경험을 했다.
XLO는 틀린 것도 없고 담담하게 잘 연주되고 있지만 적어도 필자의 시스템에서는 딱 맞아떨어지는 소리를 내주지는 못했다.

이네사 갈란테의 데뷰(캠피온 RRCD 1335)를 틀어 1번 트랙 카스타 디바와 8번 트랙 아베마리아에서도 역시 클라이맥스 부분에서 이네사 갈란테가 내주는 마력적인 프레이즈...! 를 저절로 집중해서 들을 수 있었고 이 점이 SPM의 강점이라고 봐야 할 것 같다. 역시 XLO는 담담하게 표현할 뿐이었다.

SPM은 다이내믹스와 해상도가 좋아 교향곡에서도 균형 있는 소리를 맛볼 수 있게 한다. 하이팅크가 지휘한 쇼스타코비치의 교향곡 11번(런던 444 430-2)은 패시지의 복잡함과 타악기의 연타로 인해 시스템의 재생능력을 확인해 보기에 적합한 곡인데, SPM으로는 평소에 듣던 음량보다 낮은 상태에서도 전체의 조망이 잘 느껴지게 된다는 점이 특이했다. 필자가 사용하고 있는 트랜스패런트 뮤직링크를 사용했을 때에는 소리를 과도하게 높여 들어야 들을만한 소리가 내줄 수 있었고 당연히 식구들과 아래층 사람으로부터 안좋은 소리를 듣게 마련이었다.

누가그러는지 모르겠는데 시스템의 완성도가 높아지면 대음량으로 듣게 된다는 소리를 한다. 그러나 필자는 이와는 다른 의견을 갖게 되었다. 그러니까 음이 정상적이지 않을 때 더 크게라도 들어서 보상하려고 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비유하자면 AFKN방송을 음성재생특성이 불량한 TV에서 들을 때는 음량을 바짝 높여서 신경써서 들어야 할 것이고 음성재생특성이 양호한 TV나 AV시스템에서는 음량을 그렇게 높이지 않더라도 들릴 것은 다 들리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SPM을 통과해 재현되는 바이얼린 곡은 곱게 연마된 듯한 소리라기 보다는 소리결이 있는 그대로 정밀하게 묘사해 주는 편이다. 그렇지만 거칠게 느껴진다거나 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런 점에서는 호오가 갈릴지 모르겠지만 필자의 느낌으로는 없는 소리를 만들어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

다이아나 크롤의 When I Look in Your Eyes (Verve DZ2607)를 들어보면 그녀의 읊조리는 허스키한 음성이 음영을 드리우며 충분히 호소력 있게 전달된다. IXOS케이블의 경우는 음성의 주변에 음영이 있는 대신에 선명하게 윤곽이 그려지며 사람의 음성이라면 상당히 이상할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맺음말

사실 1100불이나 하는 인터커넥터라면 아무나 구입할 수 있는 액수의 제품은 아니라고 봐야겠다. 그렇다고 이렇게 비싼 인터커넥터가 없는 소리를 만들어준다거나 망가진 소리를 고쳐주는 것이냐 하면 그런 것도 아니다. 단지 전기신호가 잘 흐르게 하는 전기줄에 불과하며 아날로그 신호인 이상 더 좋아질 수 없다. 오히려 더 나빠지기 십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PM이 내어주는 균형잡히고 투명하고 그러면서도 요란하지 않은 특성은 필자의 인터커넥터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리하게 해줬다. 필자는 수년 전에 고만고만한 여러 케이블을 Y커넥터를 이용해서 비교해 본 적이 있었는데 그 당시에는 음악적으로 중요한 차이점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인터커넥터는 시스템에 큰 영향을 주는 인자가 아니라고 생각해 왔었다.

필자는 3000불짜리 앰프를 사용하고 있다. 1100불을 인터커넥터에 투자하지 않고 앰프에 재투입해 현재보다 더 좋은 앰프를 구입한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인터커넥터를 손보지 않으면 이만한 완성도의 소리를 얻을 수 없는 것은 확실하다. 혹자는 이런 인터커넥터를 사용하는 것이 업자의 봉이 되는 것이 아니냐는 반응을 보일텐데 필자 역시 그런 소리를 듣기 싫으나 미래오디오의 복음인 디지털 기술이 이런 입장에 선 사람을 구원해주기에는 아직 너무도 요원하다.

SPM은 좋은 인터커넥터를 원하는 이에게 권하고픈 제품이긴 하지만 가격때문에 아무에게나 마구 권할 수 없다는 것이 문제다. 필자의 의견으로는 골드문트나 스펙트랄 같은 조합을 사용하시는 분들이 한번 시도하면 좋을 것 같다. 앰프의 투명성을 해치지 않고 고스란히 제 소리를 다 내어주면서도 요란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더운 피가 느껴지게끔 덥혀 줄 수 있을 것 같다.

노도스트 제품 구입 문의처 : 디오텍 (344-911-5381)

시청기기

  • CD Player : Arcam FMJ 23CD
  • Amplifier : Goldmund SRI integrated, Audionet SAM ver2.0 integrated
  • Loudspeaker : Celestion SL600si
  • Interconnect : Transparent Musik Link
    XLO 1.1 Signature
    IXOS Silver Series
  • Speaker cable : Kimber 4TC + 8TC bi-wire
  • Accessory : 금강 diamond blue 전원케이블, Black Diamond Racing Cone - Type3, 삼일 마천석 스탠드, RPG 어퓨저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