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 론
Ted Denney의 Synergistic Research는 아직 국내에서는 생소한 이름이지만 또 잡지 광고와 호의적인 소개등으로 급속히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는 주목받는 신생 케이블 메이커이다. Synergistic Research에서는 자신들의 케이블 라인업을 소개한 The Explorer"s Guide라는 책자를 고객의 요청에 따라 보내주는데 고객은 이 책자를 참조하고 또 딜러에게 자신의 시스템 구성을 알려주어 적절한 케이블 매칭을 상담받을 수 있다. 이러한 판매 방식은 모든 시스템에 최적인 케이블은 없으며 가격이 케이블의 성능을 보장할 수는 없다는 Ted Denney의 신념에 따른 것이다.
Resolution Reference MKII
시너지스틱 리서치의 제품은 차례로 Alpha - Phase One - Phase Two 그리고 Reference 시리즈의 모델로 구성되어 있다. Phase One 시리즈부터는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것으로 소개되어 있다. 그리고 최근에는 최상급 모델인 Signature 시리즈가 추가되었다. 이번에 시청한 Resolution Reference 케이블은 두 번째 고급 모델이 되며 역시 디테일과 음색의 정확성 그리고 생생한 존재감을 목표로 만들었다고 밝히고 있다. Reference 시리즈의 타겟 시스템은 총액 기준 $10,000 이상이며 Jeff Rowland, Mark Levinson, Convergent Audio Technology, Krell, Audio Research, Jadis, Vacuum Tube Logic등의 컴포넌트를 그 예로 들고 있다.
너무 굵어서 인터커넥트 케이블로는 위압적일 정도의 느낌을 받는데 거의 손가락 굵기 정도의 선 두개를 약간의 각도를 주어 꼬고 또 푸른색의 폴리에틸렌으로 덮어서 마무리하여 놓았다. 이 케이블은 굵은 만큼 또 딱딱하여 구부리기 어렵게 되어 있던 데다가 길이까지 짧아서 연결하기는 꽤 어려웠는데 이렇게 딱딱하게 만든 것은 불필요한 진동을 억제하기 위해 폴리머 코어 주위를 면사로 감싸고 있기 때문있기 때문이다.
Tedd Denney는 케이블 선재에 대해서 순은이나 순동을 사용하는 것보다 합금 성분이 최선의 물리적 음악적 결과를 가져다 준다고 주장하며 Reference 시리즈의 경우에는 Type 2 Copper Matrix라는 합금 재질을 사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 소재도 그냥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레퍼런스 시스템과 스택스 헤드폰을 사용한 면밀한 시청 테스트에 의하여 검사 대상 선재의 4%만을 채택하고 있다.
그동안 필자는 상당히 많은 케이블들을 시청하여 왔으나 900달러나 되는 고가의 케이블은 처음 연결해보는 것 같다. 웬만한 인티 앰프보다도 더 비싼 이 케이블이 컴포넌트와 컴포넌트의 단순한 연결이 아니라 시너지 효과를 나타내어 줄 수 있을 것일까?
시청평
The Feast of San Rocco Venice 1608 (SONY CLASSICAL S2K66254)
Musica Fiata Koln, Roland Wilson(cond)
처음 이 케이블을 연결했을 때의 느낌은 가늘게만 느껴지던 고악기 소리가 약간 무디고 두텁게 울린다는 것이었다. 음상도 스피커 앞으로 나온 것처럼 들린다. 고역이 상당히 차분해지고 상대적으로 중역과 저역이 약간 부풀정도로 많아졌다. Resolution Reference라는 이름에서 높은 해상도를 기대했으나 실제로는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좀더 충분한 길들이기 시간이 필요할 것 같아서 며칠 동안 계속 음악을 들어보고 기존에 사용하던 XLO 2.1 인터커넥트 케이블과 계속 비교시청해 보았다.
길들이기가 충분히 된 후의 소리는 부풀었다고 느꼈던 중저역의 소리가 정돈되고 또 앞으로 나왔던 중역의 음상들이 뒤로 물러나는 차이가 있었다. 그러나 기본적인 성격은 그대로였는데 풍부하고 느긋하며 얌전한 음색과 밸런스라고 말하면 딱 맞을 것 같다. 자극성이 전혀 없는 매끄럽고 부드러운 소리로 때로는 공격적인 소리로 들려도 좋을 것 같은 트럼펫과 바이올린 같은 고역 악기의 소리가 억제되어 다른 소리에 비해 묻히는 느낌마저 든다.
중역에서는 이 케이블의 장점이 돋보였다. 대개의 경우 혼성 합창에서 테너나 베이스 파트의 목소리가 묻혀버리는 느낌을 줄 때가 많은데 부드러운 고역 탓인지는 몰라도 대단히 상세하고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약간 여위고 때로는 빈약하다고 생각될만한 XLO 2.1 케이블이 들려주는 중역보다 훨씬 풍부하고 에너지감 있는 소리였다. 중역이 충실한 경우 음상이 다소 앞으로 나오는 경향이 있는데 그러면서도 고역의 부드러움은 중역에 그대로 이어졌으며 상당히 큰 음량에서도 음상의 정위감은 그대로 유지되었다.
Tchikovsky/ Manfred Symphony (DG 439891-2)
Russian National Orchestra, Mikhail Pletnev(cond)
저역으로 기운 밸런스 탓에 무게 있고 안정감 있는 관현악을 들을 수 있었다. 첼로와 더블베이스의 소리가 풍부하고 대단히 상세하게 들려서 웅웅 거리는 것처럼 들리기 쉬운 저역 악기의 멜로디가 귀에 선명하게 들어오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저역 악기의 합주시에는 스피커 캐비넷을 꽉 메우면서 방안을 울림으로 메우는 것처럼 느껴졌다.
반면에 고역 악기의 음상은 너무 매끄럽게 다듬어진 듯 윤곽이 다소 불분명했고 음장과 입체적으로 구별되지는 못했다. 투명도라든지 해상도는 XLO 2.1이나 Kimber KCAG보다는 한 수 아래라고 판단되었다.
차분하고 편안한 소리여서 인지는 몰라도 음량을 크게 올렸을 때 청감상 느껴지는 음량의 변화나 강약의 대조는 생각보다는 못했다. 그러나 아까 이야기한 것처럼 대 음량시 긴장되거나 찌그러지는 일은 없었고 음악적으로 무난한 수준은 유지하고 있었다.
음장의 크기는 매우 넓은 편이었다. 특히 좌우로 넓게 후련할 정도로 벌어지는데 그 속에 음상의 파노라마가 넓어진 음장 속에 정위한다.
Keith Jarret / Still Live (ECM1360/61 78118-21360-2)
Gary Peacock(Bass), Jack DeJohenette(Drums)
키스재릿이 웅얼거리는 소리나 박수 소리를 들어보면 좀 무디고 먹먹하여 무대 위에서 듣는 듯한 생생함은 이 케이블의 가격에 어울리는 수준은 아닌 것 같다. 또 스틱이 심벌즈에 부딪힐 때 여음의 울림도 생생하다고 말할 정도는 못된다. 그러나 더블베이스의 양감이 풍부하여 악기의 크기를 소리로써 납득할만큼 보여준 적은 이번이 처음이었던 것 같다. 빠르고 타이트한 재생음은 아니었지만 듣고 있으면 편안하고 즐거워지는 그런 느낌을 주었다. 피아노 소리는 오른손의 맑음과 또렷함이 아쉬웠지만 왼손 건반 소리는 타건의 힘과 음정의 명료함이 두드러졌다.
결 론: 케이블의 가격이 성능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저역의 무게감이 뛰어나며 중역의 디테일은 최상의 수준. 음색이나 음장감 다이내믹스등에서는 무난하지만 고역에서 지나치게 얌전한 느낌이 있고 또 이 케이블의 가격에 상응하는 투명도와 분해능을 갖추지 못했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 필자의 XLO 2.1 인터커넥트 케이블과 비교하면 분명히 일장일단이 있다. 그러나 본인의 시스템이 어둡고 부드러운 소리 위주이기 때문에 이 케이블을 연결하는 것은 득보다 실이 많았던 경우 같다. 만일 시스템이 지나치게 밝고 고음이 자극적이거나 풍부하고 편안한 소리를 원하는 분이라면 한 번 사용해볼만한 가치는 있다고 생각한다. 유사한 가격과 대역 밸런스를 지닌 케이블로는 Audioquest의 Diamond X3가 떠오르는데 다소 단단한 음색을 들려주는 경향이기는 하지만 무엇보다도 국내에서 구하기 쉽다는 점에서 이를 더 추천하고 싶다.
시청 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