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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silver MiniMite 모노블럭 파워앰프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7. 21.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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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uicksilver MiniMite 모노블럭 파워앰프

Posted by hifinet on 05/04 at 02:34 PM


김태윤(hathos@hitel.net) 2003-05-04 09:43:00

오디오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후부터 줄곧 음질 외에 외형 디자인이 얼마나 매력적인가를 선택 기준의 하나로 생각해왔다. 빈티지 쿼드II 모노블럭 앰프의 조형미는 필자의 탁월하지 못한 미적 감각으로 보더라도 최고다. 깨끗하게 관리된 쿼드II 세트 한 조 정도는 그냥 컬렉션 차원에서라도 들여놓고 싶다. 좁은 공간에 빼곡이 심어놓은 트랜스며 진공관이 마치 잘 설계된 도시의 한 귀퉁이를 보는 듯 하다.

창사이래 적절한 가격대의 모노블럭 파워앰프를 계속 발표해온 퀵실버의 MiniMite는 쿼드II같은 미니 모노블럭 파워앰프다. 1999년 출시된 이후 스테레오파일 클래스B에 등재된 적이 있고 1000불 이하의 진공관 모노블럭 파워라는 희귀성 때문에 죽 관심을 가지고 있던 기종이다. 쿼드II만큼의 조형미를 보여주지는 못하지만 앙증맞고 깜찍한 샤시는 미적 취향이 필자와 비슷한 분이라면 소유욕을 불러일으킬 만큼 귀엽다.

제작사가 밝히는 사양은 다음과 같다.
- Power Output 25 watts into 2, 4 or 8 ohms
- Power Bandwidth 13 Hz to 50 KHz
- Peak Power 50 watts
- Input Sensitivity 1 volt
- Input Impedance 100 Kohms
- Tube Complement two EL34s, one 12AX7
- Chassis Carbide black
- Dimensions 5 1/2"H, 11"D, 8"W
- Weight 20 lbs. each

설계 상의 특이점은 아무런 조정없이 출력관 EL34, KT90, KT88, KT77, KT66, 6550, 6L6를 교체하며 출력관에 따른 음질 차이를 즐길 수 있다는 점이다. EL34가 기본으로 제공된다고 하는데 이번에 청취한 MiniMite는 KT88이 장착되어 있다.

MiniMite에 물린 프리앰프는 동사의 제짝 Line Stage 프리앰프와 Allinc의 패시프 프리였다. 고장 때문인지 Line Stage 프리앰프의 볼륨이 10시 방향이후부터 잡음을 내기 때문에 대편성을 듣거나 녹음레벨이 높은 소스를 들을 때는 Allnic 패시브 프리를 물려 들었다. 소스기기는 BDR 콘3번으로 받친 스텔로200(SE) 시디피이고 케이블류는 김치호 작 실버스타4BU 인터커넥터, Blue Bird 스피커 케이블, 마르셀 칸틸레나 파워케이블, 리버맨 바로크2 파워케이블이다. 스피커는 Silverline audio의 Sonatina이고 리버맨 오디오펜스로 받쳐두었다. 청취 공간은 RPG 어퓨져, 스카이비바 흡음재 등으로 약간의 튜닝을 한 대략 2.5 X 3.5 미터의 자그마한 방이다. 비교를 위해 아남 샤콘215c, 신세시스 시무스 인티앰프와 번갈아 청취했다.

외관은 앞에서 기술한 것처럼 깔끔하고 귀엽다. 까맣게 분체도장한 샤시 위에 대형 커패시터와 트랜스, 출력관과 초단관이 적당한 위치에 정렬하고 있다. 사용자 측면에서 볼 때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는데 파워 inlet의 반대편에 스피커케이블 터미널, 프리인풋 단자가 위치한다. 아래 그림을 참조하기 바란다.

최단거리 신호경로를 위해 그런 배치를 했다고 제작사 측에서 강변하다면 할 말 없지만 실제 설치를 해보면 대단히 불편하다. 공간도 많이 차지하기 때문에 미니 모노블럭의 메릿이 거의 없게 된다. 샤시 받침도 조그만 플라스틱인데 진동 차단 측면에선 기대할 것 없어 보이고 강도도 약하다. 전원 스위치는 정말 싸구려인데다가 스피커케이블 터미널은 요즘 앰프에서는 보기 힘들고 빈티지 앰프에서나 찾을 수 있는 나사조임식이다. 전체적으로 보면 자작티를 크게 벗어나지 못한 만듦새다. 1000불 이내로 모노블럭 파워앰프를 구성하다보면 그렇게 될 수밖에 없겠지만 조금은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퀵실버 MiniMite의 가장 큰 특징는 무대를 크게 그려낸다는 것이다. 전반적인 무대는 스피커 선상에서 약간 물러난 곳에 형성되고 의도적으로 녹음된 일부 음반을 제외하고는 절대로 스피커 앞으로 튀어나오는 법이 없다. 샤콘이나 시무스에 비해 음장의 규모가 크고 음상도 큼직큼직하여 무대를 빈틈없이 꽉 채운다. 마치 오디오리서치 주니어 같다. 이러한 풍성한 느낌은 조금 긴장감을 떨어뜨리기도 하지만 스피커 좌우, 뒤쪽으로 사정없이 펼쳐지는 음장은 샤콘으로 들으면서 힘들게 잡아놓은 스피커 위치를 다시 변경시키게끔 만들 정도이다. 제작사가 공개하는 재생 주파수 대역은 광대역이고 그에 걸맞게 특정 대역에서 부족한 점은 보이지 않는다. Sonatina 스피커의 소프트돔 트위터가 조금 부드럽고 요즘 유행하는 고성능 하드돔 트위터에 비해 약간 어두운 편임을 감안하면 이 앰프의 고역 특성도 나무랄 데 없다. 시무스에 비해 각 악기들 사이의 공간과 그 공간을 채우는 앰비언스를 세밀하게 표현하지 못한다는 점은 좀 아쉽다. 사실 시무스가 그런 면에서는 고가의 앰프들에도 견줄 수 있을 만큼 출중하기 때문에 그리 큰 단점이라고 지적하기도 뭣하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매칭하는 프리에 따라 쉽게 변할 수 있다고 본다. 동사의 Line Stage에 매칭시킨 경우 악기의 질감 표현이 자연스러웠던 반면 Allnic의 패시브 프리를 물리니 약간 거칠고 해상력이 두드러지는 특성을 보였다. 마치 과도한 광원 아래에서 찍은 사진같다고나 할까? (이거 문한주님이 비슷한 표현을 썼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무단복제합니다 ^^;)

체스키 귀그림 시디에서 사라K의 보컬은 자연스럽고 따뜻하게 들리며 색소폰의 울림에 다른 녹음 공간의 정보를 잘 알게 해준다. Jacintha의 Somewhere over the rainbow (Groove note, hybrid SACD)를 들어보면 심벌셋의 미묘한 떨림과 섬세한 브러슁이 보컬과 어울려 SACD라는 차세대 포맷이 욕심나게 한다(시디피를 소니의 XA777ES 정도로 교체해 보고 싶어질 정도이다). Jennifer Warnes의 Way down deep을 들으면 이 앰프의 진가가 드러난다. 저역의 양감과 단단함을 모두 충족시키기는 꽤 어려운데 이 조그만 모노블럭 앰프는 Sonatina 스피커의 6인치 우퍼 두 개를 자유자재로 통제한다. 퀵실버 홈페이지의 광고글을 보면 스테레오파일의 샘 텔릭이 리뷰하기를 ....whose only limitation is a modest amount of power… 어쩌구 했다는데 Sonatina 스피커가 워낙 구동이 쉬운 스피커이기 때문만은 아니고 KT88을 채용했을 경우 실제 저역 제동력이 탁월한 것으로 판단된다. 채널 당 50와트라는 시무스도 이 정도로 훌륭하게 Way down deep을 들려주지는 못한다. (이처럼 과도한 에너지가 몰리는 소스에서 Line Stage 프리의 볼륨이 이상을 보였고 결국 Allic 패시브 프리를 빌려 간신히 해결했다.)

게르기에프, 빈필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5번(Philips)을 들어보면 오케스프라의 총주에서도 무대가 흔들린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는다. 샤콘으로는 꽤 힘겹게 넘어가던 부분이었는데 이 앰프는 이런 면에서 확실히 강점을 보인다. HDCD 샘플러 Vol. 2의 7번 트랙 Moten swing (Reference recordings)을 들어보면 고역의 트랜지언트 특성도 양호하다. 순간적인 어택이 강하고 다이내믹스도 만족스럽지만 소란스럽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 패시브 프리를 물려서 그런 것 같은데 확인하지는 못했다. 약음과 강음의 대비가 지나치게 강조되면 귀가 쉽게 피로해지게 마련인데 필자처럼 하루에 한두 시간 남짓 이 음반 저 음반 고루 듣는 사람에게는 별 문제가 아닐 것이라는 생각도 해본다.

Ruggiero Ricci의 The Legacy of Cremona (Dynamics)를 들어보면 여러 종류의 바이올린의 미묘한 음색 차이를 잘 드러내지는 못한다. 시무스의 탁월한 음색 표현에 비해 많이 밀리는 부분이고 요즘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기기 선택 기준에 비춰볼 때 꽤 실망스럽다. 사실 요즘 생산되는 앰프들은 어느 정도의 가격대가 되면 절대적인 성능 차이는 미미하다고 본다. 다만 연주자나 가수가 의도하는 만큼의 음색 변화를 얼마나 왜곡없이 잘 표현하는가, 음원의 위치와는 별개로 녹음된 공간의 실제 크기를 얼마나 잘 잡아내는가 따위의 정밀한 기준을 들이대면 어느 정도 차이가 보이곤 한다. 미하일 플레트네프가 연주하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카네기홀 실황 앨범(DG)을 들으면 왼손의 타건도 양호하고 울림도 풍부하다. 그러나 카네기홀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기엔 조금 역부족인 것도 사실이다. 스튜디오 녹음과 실황 녹음의 차이겠지만 말이다. 사실 그런 면에서 이 음반을 만족스럽게 재생해주는 기기를 아직 접해보지 못했지만 어느 정도의 기대치는 가지고 있었고 시무스나 샤콘으로 들을 경우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기에 조금 평가를 유보해 두기로 한다.

종합적으로 볼 때 퀵실버 MiniMite는 한정된 예산 내에서 잘 만든 앰프이다. 사용자 편의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듯한 입출력 단자의 배치를 빼고는 그다지 흠잡기가 어렵다. 외관 디자인도 필자의 기준으로는 꽤 만족스럽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빈티지 앰프처럼 생긴 현대적 앰프라고나 할까?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던 몇 가지 아쉬움 때문에 누구에게나 추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한 모자람을 느끼게 된 이유는 제가 사용하는 주변 기기, 특히 스피커의 특성 상 조금 어려운 매칭이었고 비교 대상으로 삼았던 시무스가 스피커와 더 잘 어울렸기 때문이기도 하다. 나중에 따로 글을 쓸 기회가 있겠지만 Silverline audio의 Sonatina 스피커는 매우 구동이 쉽고 아무 앰프나 물려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재생음을 들려준다. 리뷰용 기기로 그다지 적합한 스피커는 아니다. 필자는 35만원 정도에 중고 구입한 샤콘을 물리고도 음악감상하는데 전혀 어려움을 느끼지 못했다. 샤콘이 나쁜 앰프라는 얘기는 아니고 스피커가 forgiving하고 tube-friendly한 특성이 강하다는 말이다. MiniMite가 불리했던 또 다른 이유는 매칭시킨 프리가 주로 패시브였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 귀여운 모노블럭 앰프를 위해 한가지 변명을 덧붙이자면 조금 효율이 낮은 북셀프형 스피커에 제대로 된 액티브 프리를 물렸다면 시무스보다도 좋은 재생음을 들려줄 것이라는 생각을 청취기간 내내 했다는 것이다. 전에 잠깐 들어본 KT88 버젼의 오로라 불칸 인티앰프나 오디오리서치의 중급 파워앰프들을 생각해보면 1000불 미만의 이 미니 모노블럭 파워는 가격이나 음질 면에서 꽤 경쟁력이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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