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우진(acherna@hifinet.co.kr) 2002-06-24 11:42:18
쿼드를 대표하는 존재는 물론 정전형 스피커의 효시라고 할만한 63 ESL 스피커지만 노련한 오디오 애호가들에게는 쿼드22/쿼드II 앰프 역시 쿼드를 대표할만한 제품으로 손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앰프는 5-60년대에 걸쳐 영국 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된 제품 중 하나로 사실은 63 ESL 스피커보다 많은 판매 실적을 보였다고 한다. 베스트 셀링 제품이었던 쿼드II 앰프가 사라진 연유는 아마도 다른 진공관 앰프와 마찬가지로 70년대 들어서 우후죽순 격으로 쏟아져 나온 솔리드 스테이트 앰프에 밀려난 때문일 것이다. 물론 쿼드에서도 여러 종류의 솔리드 스테이트 제품을 내 놓았으며 그 중에서도 405와 606 파워앰프는 오랫동안 많은 사랑을 받았다.
80년대 들어서 오디오 리서치를 필두로 한 진공관 앰프의 붐이 다시 일었지만 이들은 큰 출력을 내장하는 등 과거의 진공관 앰프와는 다른 환경에서 작동되도록 설계된 별개의 존재들이었다. 실제로 오리지널 쿼드II 앰프의 출력관인 KT66은 15와트 출력에 불과하므로 현대적인 스피커를 울리기에는 상당히 부족감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진공관 앰프의 붐은 결국 자연스럽게 과거 진공관 전성 시대의 명기로 불리던 제품들에 대한 열기로 이어지며 경년 변화로 전기적 수명이 다된 과거의 기기를 다시 제작해보려는 시도도 등장한다. 이런 시도는 매킨토시와 마란츠를 되살려 놓았고 21세기에 와서는 쿼드에 이르렀다. 이렇게 부활한 시스템이 바로 이번에 소개하는 QC-24 프리와 쿼드 II-40 모노 밸브 파워앰프이다.
쿼드의 복각 프로젝트는 단순한 과거 제품의 재생산이 아니라 63 스피커의 궁극적인 개량 모델인 989 스피커와의 완벽한 동작이 가능한 제품을 만드는데 목표를 두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오리지널기에 대한 과감한 개선으로 구현되었다. 쿼드에서는 원래의 출력관 대신 KT88을 채택했으며 그에 맞추기 위해 5U4G 정류관을 사용한 강력한 전원부와 좀 더 커진 섀시를 제작했다. 과거의 가치를 소중하게 여기는 분들에게 이런 작업은 이단적인 시도로 비추어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쿼드에 따르면 복각 제품의 제작 정밀도나 제품의 안정성은 오리지널 제품과는 비할 수 없을 만큼 향상되었다고 하니 꼭 그렇게 눈을 찡그리고 쳐다볼 일은 아닐 것이다. 게다가 완전한 수작업으로 제작되는 이 제품의 생산량은 1주일에 단지 10대로 제한되어 있다는 점도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앰프의 외관은 영국 제품다운 실용적이면서도 견고한 인상을 주며 매킨토시의 화려함이나 마란츠의 우아함과는 다른 소박한 분위기가 느껴졌다.
시청은 수입원의 시청실에서 이루어졌으며 시청 기기로는 소스에 마이크로 메가의 듀오 CD 플레이어, 타노이의TD12 스피커와 ESL63 pro 스피커를 사용했다. 비교 시청을 위해서는 골드문트의 SR 프리와 SRM 파워앰프 시스템이 준비되었다. 먼저 TD12 스피커를 사용해서 들었을 때의 첫 인상은 기대했던 것보다 구동력의 수준이 상당히 높다는 것이었다. 벵게로프가 연주하는 멘델스존 바이올린 협주곡에서는 오케스트라의 스케일과 위압감이 잘 살아났으며 에릭 빕의 “저스트 라이크 러브’에서는 기타의 날카로운 어택을 선이 굵은 표현으로 그려 주었다. 물론 대역 폭이나 S/N 비 측면에서 보았을 때 쿼드 앰프는 현대적인 하이파이 앰프는 절대로 아니다. 고역의 윗 부분이 잘려 나간 듯한 협대역의 느낌은 바이올린 같은 현의 음색이 답답하게 왜곡되는 결과를 보여주었으며 고역대에 두드러진 배경 잡음은 근접 시청시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 우려되기도 했다. 과거의 기기에 근접한 이런 부정적인 특성 때문에 역시 과거의 전통에 기반을 두고 있지만 수퍼 트위터를 투입하여 광대역을 지향한 타노이 TD12 스피커의 디자인 컨셉과는 다소 어긋나는 느낌이 들었으며 외양에서 대조적인 두 시스템의 모습은 더더욱 그런 생각을 강화시켜주었다.
비교를 위해 골드문트의 SR프리와 SRM파워앰프 시스템으로 타노이 TD12 스피커를 울려보았더니 월등히 커진 음장의 규모와 투명도가 확연히 구분될 정도였다. 막힘 없이 깨끗하게 치솟는 고역, 포커싱이 잘 맞는 예리한 이미징과 빠른 저역의 응답은 과연 수 십년간의 오디오 기술의 발전이 헛되지 않았음을 실감하게 했다.(참고로 현재 골드문트의 SRM 파워앰프는 업버전되어 SRM2로 개선되었으며 한층 더 큰 출력과 높은 수준의 음질을 들려주고 있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음악들을 들어보지는 못했지만 하이파이 혹는 하이엔드적인 관점을 고수한다면 쿼드의 새로운 시스템은 수십년만에 이루어진 부활의 정당성을 찾기 어려울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다른 복각 제품과 비교하더라도, 예를 들어 매킨토시 MC275나 마란츠 모델 7과 9의 조합은 이보다는 좀 더 넓은 사용자들에게 받아들여질만한 성능을 갖고 있다. 그렇지만 이런 상황은 같은 회사 제품인 ESL 63pro를 연결하면서 일변한다. 직접 앰프를 연결하기 전에는 소출력의 진공관 앰프로 정전형 스피커가 구동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의문을 가졌지만 그런 걱정을 기우로 돌릴만큼 특색 있고 정감있는 소리를 얻었던 것이다. 특히 여성 보컬에서의 따스함과 매끄러움은 특기할만한 것으로 쿼드 시스템이 왜 그토록 오랫동안 사랑 받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좋은 기회였던 것 같다. 예를 들어 조수미의 “새야 새야” 음반에서는 콘덴서 스피커다운 중역대의 평탄한 밸런스 덕분에 매스킹 없이 정확한 억양과 입 놀림이 구사되었으며 스피커의 존재감이 없는 자연스럽고 나긋한 음색을 들을 수 있었다. 음장은 다소 뒤로 물러선 듯 했지만 그 역시 음악적인 효과에 긍정적으로 기여하는 요소로 작용했다. 타노이 TD12 스피커에 비해서는 저역의 익스텐션과 파워에 아쉬움이 있었지만 왜곡없이 자연스러운 보컬의 재현은 그런 단점을 충분히 보상할 만하다는 느낌을 주었다.
그렇지만 리뷰를 마무리하는 시점에서 오해가 없도록 다시 한 번 앞에 했던 이야기를 반복해야 할 것 같다. 이 앰프는 현대적인 개념의 하이엔드 지향 앰프와는 상당히 거리가 있는 제품임에 분명하다. 짐작하시겠지만 쿼드 ESL 63 pro스피커와의 매칭에서 얻어진 결과는 esl 스피커의 특성을 상당 부분 반영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번에 리뷰한 쿼드 앰프는 이제는 진부하기까지 한 도식적인 하드웨어 리뷰의 결론과 달리 하이파이 애호가들이 반드시 구입 목록이나 시청 목록에 올려야할 제품은 결코 아니다. 물론 과거 사운드를 체험해 본다는 의미에서 한 번 쯤 들어볼만한 제품일 수는 있다. 또 하이파이넷의 리뷰들과는 다소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는 분들에게는 고풍스런 디자인과 음색을 즐긴다는 의미에서 가치있는 제품일 수 있다. 당시의 기술과 소재를 최선을 다해 활용함으로써 베스트 셀링 제품의 자리에 올랐던 기기를 현대적인 기기와 비교하는 것은 사실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생각된다. 그보다는 오디오 기술의 발전과 현재의 위치를 확인하고 오리지널 제품의 구성과 사운드를 얼마나 충실하게 복원해 냈는가에 대한 정보와 새로운 쿼드의 ESL-989 스피커와 함께 오랜 전통의 쿼드 사운드가 완성되었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것으로 족하다.
QUAD II-forty mono valve power amplifier
Power Output 40wRMS
THD @ 700Hz 0.3% @ 40w, 0.03% @ 1w
Residual hum and noise Better than -80dB
Frequency response 10Hz - 30 KHz (+0dB/-0.5dB)
Damping factor 20 @ 700 Hz (referred to 8 ohm)
Power consumption 180w maximum
Loudspeaker taps 4 ohm and 8 ohm
Valves 2 x 6SH7 Input
2 x KT88 Output
1 x 5U4G Rectifier
Sensitivity 1V RMS
Product features: Hardwired construction, valve H.T. rectification, choke H.T. smoothing, automatically biased output valves, custom output transformer, high quality componentry and gold plated terminals.
The QUAD II-forty power amplifiers and preamplifier are only available as a package consisting of one preamplifier and two monobloc power amplifiers.
QC-twentyfour valve preamplifier
Valve complement 1x 6111 twin triode
THD @ 1V RMS <0.2%, 0.02% @ 1w >
Frequency response 5Hz - 50 KHz (+0dB/-0.5dB)
Hum and noise Better than -80dB
Line stage gain 15dB
Recommended minimum load 50k ohms
Inputs 5 x Line level
2 x Buffered tape loops
Please note - Phono input is line level until optional phono stage is added.
Product features: Relay signal switching, military quality valves, fast recovery power supply rectification, non-microprocessor controlled front panel, high quality componentry, optional phono stage, gold plated terminals.
Production is limited to 10 systems per week worldwide, such is the time these fine units take to build. A waiting list system is, therefore, in operation. Order now to avoid disappoint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