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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페이즈 C-2800 프리앰프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7. 21.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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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큐페이즈 C-2800 프리앰프

Posted by hifinet on 05/22 at 02:26 PM

최윤욱(mc7270@hitel.net) 2004-05-22 16:30:40

시 작 하 기
일본은 독일과 함께 공산품의 품질이 좋기로 소문난 나라다. 기계나 공구에 있어서 독일제를 최고로 치지만 그 다음으로는 일제를 꼽는데 별로 주저하지 않는다. 일본인들의 심하다 싶을 정도의 결벽증이 상품의 마감과 품질로 연결되기 때문일 것이다. 공산품의 품질이 좋기로 소문난 독일과 일본 모두 공교롭게도 2차 대전을 일으킨 전력이 있는 패권 지향국가 였다는 점이다. 현재도 일본은 센카쿠 제도 문제나 독도 문제에서 보듯이 패권을 지향하고 있다. 일본과 독일은 자동차, 기계설비 등에서 인접국은 물론 미국에서 까지 위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러함에도 유독 오디오에 있어서 만큼은 일본이나 독일 모두 2차대전 승리국인 미국이나 영국에 비해서 열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일본은 우리와 지리적으로 상당히 가까워서 일제 오디오가 상당히 강세를 보일수 있는 상황인데도 시장의 반응은 신통치 않은 편이다. 오디오 매니아들의 선입관인지 아니면 일본산 오디오의 음질이 한국인의 취향에 안 맞아서 인지는 알수 없으나 시장에서 외면 받고 있는 것만은 부인 할수 없는 사실이다.  일본산 오디오의 전체적인 외면 속에서 그나마 소수이긴 하지만 열렬한 매니아 층을 확보하고 있는 브랜드가 아큐페이즈다. 소니의 경우 소스기기에 국한되어 있고 데논은 저가 모델 빼고는 시장에서의 반응이 신통치 않은데 유독 아큐페이즈는 소스기기부터 프리 파워까지 매니아 층을 형성 하고 있다. 일본 특유의 아낌없는 물량투입과 정교한 만듦새를 기본으로 음질도 어느정도 설득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몸 말
c-2800을 처음 받아서 들어보니 무게가 장난이 아니었다. 실제 앰프만의 무게가 20킬로그램이 넘었다. 일단 무게에서부터 만만치 않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 프리앰프가 얼마 짜린지 어느 레벨의 제품인지에 대한 사전 정보 전혀 없이 시청을 시작했다. 여지껏 가격을 모르는 제품은 소리를 듣기 전까지 가격을 확인하지 않는 버릇이 있어 왔기에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었다. 우선 필자의 소닉 프론티어 라인3 와의 비교시청으로 시작을 했다. 보다 공정한 비교를 위해서 파워코드는 시너지스틱 리서치 마스타 커플러 레퍼런스 하나를 가지고 옮겨 가면서 시청을 했다.


Accuphase C-2800 Pre-amplifier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지만 아큐페이즈 제품들은 밸런스의 경우 3번이 콜드가 아니고 2번이 콜드로 되어 있다. 위상을 바꾸어 주는 스위치가 있기는 하지만 필자 같이 소스와 파워 중간에 들어가는 경우 위상을 바꾸어 줄 필요 없이 그대로 사용하면 된다. 시청은 밸런스로만 시청을 했는대 뒷면에 밸런자 암단자의 경우 접속시 촉감이나 안정감이 상당히 좋았다. 앞 뒷면의 단자나 노브 등의 촉감은 상당히 고급스럽고 조작감도 상당히 좋았다. 여기서 C-2800의 아주 다양한 기능을 다 설명할려면 상당히 많은 지면을 할애 해야 할 정도로 기능이 다양하다. 쉽게 말하자면 아나로그 프리가 갖추어야 할 거의 모든 기능을 다 갖추고 있다. 카피 기능에 심지어 라우드니스 기능도 갖추고 있다. 포노의 경우는 옵션이기는 하지만 선택할 경우 인풋이 MM가 MC 두개고 각각 게인을 조절할수 있고 MC의 경우는 로딩 임피던스를 선택할 수도 있다. 진정한 의미의 풀 펑션 프리앰프인 셈이다. 다만 개인에 따라서 기호가 다르겠지만 2~300만원 짜리 AV 리시버 같은 전면 디자인은 솔직히 필자가 좋아하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AAVA의 원리

C-2800 프리는 타 제품과 특이하게 다른 점이 있는데 볼륨이 일반적인 저항을 이용해서 게인을 조절하는 방식이 아니라는 점이다. AAVA(Accuphase Analog Vari-Gain Amplifier)라고 부르는 이 방식은 쉽게 설명하면 패시브 소자인 저항을 사용하지 않고 각기 게인이 다른 16개의 게인 스테이지 회로(커런트 회로)를 조합해서 소스기기에 들어온 신호의 게인을 조절하는 것이다. 16단계의 어테뉴에이터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고 디지털 개념으로 16개의 각기 다른 게인 값을 갖는 스테이지 회로를 온 시키커나 오프 시키는 것을 조합해서 게인을 조절한다. 결국 이론적으로는 최대 2의 16승(16비트,65536) 만큼의 단계로 게인을 조절할 수 있는 셈이다. 이런 방식의 게인 조절용 전류회로를 이용한 볼륨은 기존의 저항을 이용한 볼륨보다 여러 면에서 유리한 점이 있다. 우선 볼륨 위치가 바뀌어도 볼륨 아웃단의 임피던스가 일정하게 된다. 일반적인 가변 저항을 사용한 볼륨은 로 레벨에서 대역이 흐트러지고 소리가 현재하게 왜곡이 되는 현상이 생기고 낮은 볼륨에서 저항치가 불연속적이어서 소리가 어느정도 이상의 볼륨부터 갑자기 커지는 단점이 있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 중에는 볼륨의 아웃쪽 임피던스가 볼륨 위치에 따라서 현저하게 변해 버리기 때문이다. 가변저항이 아닌 전류 증폭 회로를 사용해서 게인을 조정할 경우 로 레벨에서 대역 밸런스의 흐트러짐이 적고 낮은 볼륨 레벨에서 소리가 갑자기 커지는 불연속적인 변화도 없게 된다. 실제 시청시에 이런 장점을 상당부분 확인 할수 있었다. 로 레벨에서도 무대가 좁아지거나 특정 대역이 쪼그라드는 현상이 거의 없었다. 

후면 우측에 조그만 토글 스위치가 있는데 이것이 게인 조절 스위치다. 12,18,24dB로 설정을 선택할수 있는데 다양한 파워앰프와의 매칭을 염두에 둔듯 하다. 특히 패스 알레프 시리즈 같이 게인이 낮은 파워와의 매칭시에는 18,24dB의 게인 선택이 상당히 좋은 결과를 가져올수 있다. 역시 다양한 기능을 갖추었다는 것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다. 필자가 시청하기에는 제일 낮은 게인인 12dB가 제일 좋았다. 18, 24dB는 필자의 시스템에선 다소 음상이 앞으로 나오면서 약간 부담스러운 느낌이 들었다. 다른 시스템에선 다른 결과가 나올수 있으니 사용자가 시청하고 선택하면 될것 같다.

첫날은 CDP를 사용해서 시청을 했다. 처음 전원을 넣자마자 제니퍼 원스의 헌터 앨범 중 “웨이 다운 딮"을 들어보니 저역의 양이 넘치면서 음상도 커지고 고역도 뻗치면서 전체적으로 소란 스럽고 산만한 음을 들려 주었다. 이건 정상적인 소리가 아니라는 생각에 한곡 다 끝날 즈음에 위상을 바꾸고 같은 곡을 다시 들어보니 소리가 제자리를 찾은 느낌이다. 위상 때문인가 싶어 다시 위상을 처음 들었던 상태로 하고 들으니 처음의 불안정한 소리는 나오질 않았다. 결국 위상 때문이 아니고 전기 넣은지 10분 정도 지나면서 제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었다. 역시 절대 위상은 귀로는 감지가 힘든 것 같다.

라인3와 비교 시청을 하면서 두 세곡도 듣기 전에 라인 3 보다 확실하게 한 체급 높은 등급의 프리라는 것을 느낄수 있었다. 저역의 깊이가 더 깊게 내려가고 양도 더 많다. 더 깊고 양도 많으면서 풀어지지도 않는다. 필자의 저역 갈증을 단번에 해소시켜 준 셈이다. 고역도 더 높게 뻗으면서 해상력이 한 수위다. 라인3가 초고역을 롤오프 시키면서 까만 배경속에 살짝 가려지게 고역을 처리하는대 반해 아큐페이즈는 롤오프 시키지 않고 분명하게 쭈욱 뻗게 만든다. 고역에서 반짝거림을 확실하게 느낄수 있었다. 무대도 좌우 폭과 앞 뒤 깊이 모두 더 넓고 깊다. 음상을 표현 함에도 라인 3보다 더 컴팩트하고 분명한 이미징을 형성했다. 제니퍼 원스와 같이 중앙에 위치 하면서 뒤편에서 코러스를 하는 남자 보컬의 위치가 보다 더 분명하게 제니퍼 원스 바로 뒤에 위치한다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다. 음상의 위치도 라인3가 스피커 연결선에서 약간 뒤로 물러선 위치에 자리 잡는데 반해 아큐페이즈는 이보다 약간 앞에 위치했다. 결과적으로 음상의 위치는 표준적인 스피커 연결선을 중심으로 형성 했다. 다만 높은 고역에서 다소 해상력을 강조한 듯하게 음상이 과하게 도드라지게 하는 것도 느낄수 있었다. 그러나 최근의 하이엔드에서 추구하는 3차원 이미지를 아주 훌륭하게 재현해주는 프리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었다. 한 체급 위의 프리가 아니고서는 도달 할수 없는 영역을 동시에 3~4가지 이상 보여주었다. 매머드급 프리라는 것을 확신 할수 있었다. 

첫 날 2시간 정도의 시청으로는 이 프리의 단점을 정확하게 확인하기가 힘들었다. 음악을 시청할 때 뭔가 약간 아쉬운 느낌이 들기는 하지만 그것이 무엇인지 느끼지 못하게 할 만큼 깊고 넓은 무대와 넓은 대역, 뛰어난 다이나믹스를 보여 주었다. 둘째날은 아날로그 시스템으로만 시청을 하기로 마음먹고 엘피를 걸었다.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들어보면 목소리의 톤이 아주 약간 올라가면서 여운이 라인3에 비해 약간 적었다. 라인3가 거의 전 항목에서 참패를 면치 못했으나 딱 하나 우세한 부분이라면 중역대의 여운이 자연스러우면서 약간 더 나왔다. 아마도 라인 3가 진공관 프리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 아닌가 한다.

피아노 음을 확인하기 위해서 미켈란젤리 연주의 베토벤 피협 5번(줄리니,빈필/DG)을 들어 보았다. 총주시의 악기 정돈 능력은 역시 아큐페이즈가 매머드급 프리 답게 엉키지 않게 잘 풀어내 주었다. 무대도 더 크면서도 흔들림 없는 안정감을 느끼게 해주었다. 피아노 음은 아큐페이즈가 핵이 약간 더 작고 단단한 듯한 표면을 느끼게 해주었다. 다만 라인3 보다 더 단단한 표면을 갖긴 했지만 표면의 매끄러움은 라인3가 더 좋았다. 그러나 이 문제는 핵 표면의 단담함에서 아큐페이즈가 앞서는 것을 감안하면 길들이기가 진행되면서 좋아질 수 있는 부분이라고 생각 되어진다. 결국 피아노 음에서도 아큐페이즈가 한판승을 거둔 셈이다.

마 치 면 서
아큐페이즈 C-2800 은 나중에 알고 보니 아큐페이즈의 제품군 중 탑 모델이라고 한다. 가격도 매머드 급 프리에 버금가는 수준이었다. 음질은 현대 하이파이가 지향해야할 거의 모든 항목에서 만족할만 하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했다. 빵빵하면서 풀어지지 않는 저역부터 거침없이 뻗는 초고역까지 아주 넓은 대역을 재생해주었다. 무대도 아주 넓고 깊으면서 이미징도 정확하고 안정적이었다. 굳이 흠을 잡자면 중역이 살짝 야윈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나 진공관 프리와 비교했을 때에나 그렇게 느껴질수 있다. 라인3 보다는 좀더 적극적이고 남성적인 느낌을 주었다. TR 계열 프리로서는 볼더의 이천만원 넘는 프리에 비교했을 때에만 높은 고역에서의 자연스러움과 중역대의 안정감이 조금 아쉽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설득력 있는 소리있는 소리를 들려 주었다. 추천하기에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지만 이 가격대의 제품에 관심을 가진 애호가라면 한번 일청을 해보라고 권하고 싶다. 기존의 아큐페이즈 소리보다는 확실히 업그레이드된 음이다. 

사용 기기

  • 아날로그 : VPI 에리어스+ 그라함 2.0 , 고에츠 우루쉬
  • 포노앰프 :  Aesthetics Io
  • C D P : 메리디안 508.24
  • 프리앰프 : 소닉프론티어 라인3
  • 파워앰프 : 크렐 FPB300
  • 스 피 커 : 틸 CS 6
  • 케 이 블 : XLO 3.1,XLO Limited Edition(XLR), 디스커버리 에센스(XLR), 너바나 S-L(더블런)
  • 파 워 선 : 은초롱(포노), SR Master Coupler Ref(프리), 랜선 자작(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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