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인터뷰] 오디오퀘스트 윌리엄 E 로우

hifinet 2014. 4. 10. 13:23

빌 로우 사장은 오디오퀘스트의 창립자 겸 사장입니다. 오디오퀘스트는 오래 전부터 케이블 분야에서 손꼽는 메이저 브랜드죠. 

개인적으로도 20여년 전에 오디오퀘스트의 에머랄드 인터커넥트를 먼저 구입하고 좋은 인상을 받아서 나중에 고급 모델인 다이아몬드 인터커넥트를 구입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빌 로우 사장은 직접 고안한 케이블을 통해 오디오 케이블 업계에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했습니다. 지난 수 십년 동안 업계에 대단히 큰 영향을 준 인물이고, 또 사업적으로도 크게 성공하였습니다. 최근에는 드래곤 플라이라는 USB 연결 방식의 DAC겸 헤드폰 앰프를 출시해서 큰 호응을 받았고, 앞으로 헤드폰 분야로도 진출하겠다고 합니다.

 

빌 로우 사장과의 인터뷰는 로이코 회의실에서 진행되었는데요. 본인이 인터뷰에 전과 비슷비슷한 내용을 질문 받기를 꺼려해서 미리 다른 곳(브라질)에서 서면으로 진행했던 A4용지 두 장 정도의 인터뷰 자료를 인터뷰 직전에 먼저 건네주었습니다. 좀 더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은데, 인터뷰어들이 이를 살펴보지 않고 너무나 판에 박은 질문을 해서 그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도 기존 인터뷰 자료에 가장 기본적이고 재미있는 내용들이 나와 있으니 그 내용을 뼈대로 하면서 직접 들었던 내용들을 살을 붙여서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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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퀘스트 CEO/Designer

윌리엄 E. 로우

 

# 개인 소개를 부탁합니다. 

저는 보스턴 출신입니다. 어머니는 미국 분이고 아버지는 비엔나 출생의 이민자였습니다.


# 언제부터 오디오를 접했는지요.

어려서부터 음악을 좋아해서 열 살 때에는 라디오를 들으면서 숙제를 하곤 했습니다. 서랍에다 라디오를 넣고 서랍 문을 10cm 정도 열어놓았더니 소리가 풍성해져서 더 음악이 잘 들렸고 좋아하는 음악이 라디오에서 흘러나올 때에는 공부에 집중하기 힘들었습니다. 


# 어려서부터 소리 차이에 민감하였군요. 그렇다면 라디오로는 만족하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몇 년 지나서 어릴 때 쓰던 오디오를 13달러에 팔고 일주일에 50센트씩 받았던 용돈을 모아서 25달러에 새로운 오디오를 샀습니다. 새로운 오디오 시스템은 턴테이블과 앰프, 스피커로 나누어져 있어서 하나씩 업그레이드가 가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그래서 메일 오더 카탈로그에서 1달러 짜리 스피커를 일곱 개나 주문해서 방에다 매달아 두었습니다. 그 때엔 그게 음악에 빠지기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일의 전부였죠.

 

# 결국 오디오파일들처럼 업그레이드 코스에 접어들게 되는 건가요.

네. 얼마 지나서는 다른 친구들에게 그 당시 유행하던 오디오 키트인 Heathkits와 Dynakits를 조립해 주었습니다. 앰프나 프리앰프를 만들어주면 5달러에서 10달러 정도를 벌 수 있었습니다. 그 돈으로 LP를 모으고, 카트리지를 Garrard Lab80에서 Empire 888PE로 바꾸기도 했습니다, 


# 그렇다면 오디오 업계에 발을 들이게 된 것은 언제인가요. 

Reed 칼리지를 다니면서는 듀얼1219 턴테이블과 포노 앰프, Heathkit 스테레오 라디오를 구입했습니다. 1972년인 2학년 때 본격적으로 오디오 판매업에 뛰어듭니다. 이 해에는 스티브 잡스가 입학했던 때이기도 하지만, 물론 서로 알지는 못했습니다. 

저는 고객들에게 제품을 추천하고 웨스트 코스트 지역의 동네 오디오 샵에서 제시하는 것보다 더 저렴한 가격으로 이스트코스트 지역의 할인 상점을 통해 제품을 구해주었습니다. 고객들이 행복해 한 것은 당연한 일이었습니다. 


# 오디오 딜러로 경력을 시작했군요.

퍼시픽 노스웨스트 지역(와싱턴, 오레곤주) 최초의 야마하 딜러가 되었고, 대부분의 영국 오디오 브랜드를 취급했습니다. 1975년도에는 미국 최대의 린 손덱 딜러가 되었지요. 


# 그 후에도 계속 성공적이었나요

오래전부터 노스 캘리포니아 지역에서 살고 싶던 욕망이 있었기 때문에 샵을 직원에게 넘기고  팰러앨토로 옮겨서 Koss의 정전형 스피커, 셀레스쳔의 스피커, Audionics의 일렉트로닉스와  Decca 카트리지를 팔았는데, 잘 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잘 팔렸던 것은 Decca의 카본 브러쉬 뿐이었습니다. 그래서 산타 모니카로 옮겨 갔는데 상황은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그 때의 경험으로 물건을 잘 팔려면 그 제품을 자신이 좋아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 케이블 사업을 시작하신 상황이 궁금합니다.

1976년도에 Polk 스피커에서 일본제 스피커 케이블(그들은 Cobra 케이블이라고 불렀습니다)을 들여왔고 그해 6월 시카고에서 열린 CES에 전시했는데, 그 때부터 케이블 사업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1978년도에 다시 오디오 샵을 하면서 고급 케이블을 팔고 싶었습니다. 당시에 노던 캘리포니아에선 내 친구인 Noel Lee(몬스터 케이블의 창립자)가 두꺼운 전선을 팔고 있었습니다만, 나는 좀 더 낫고 특별한 선을 원했습니다. 그래서 435 가닥의 리츠 컨덕터를 트위스티드 페어로 한 선을 주문했습니다. 흰색 나일론 외피에 볼품이 없었습니다만, 그 당시 나와있던 몇 안되는 케이블 제품에서는 최고였습니다. 몇 년동안 이 케이블을 고객들이나 작은 딜러들에게 팔았고, 고객 중에는 CES 참관 후에 항상 우리 샵을 들리던 일본 내 디스트리뷰터도 있었습니다. 계속 해서 디자인을 변경하고 제품을 개선했습니다. 그 결과 1980년도에는 캘리포니아에 42개의 딜러를 갖게 되었고, 1981년 1월에 처음 CES에도 나갔습니다. 그 후 몇 달 안에 35개 주와 유럽, 아시아에 제품을 판매하게 되었습니다. 이 때 오디오퀘스트가 본격적으로 시장에 뛰어들게 된 것이지요. 


# 제품 이름을 직접 지으신다고 들었는데요. 

제품 이름에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에너지와 파워를 부여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저희 제품의 특성과 연결되기 때문에 강이나 다리 이름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 포장 박스도 디자인이 독특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제 개인적인 경험 때문입니다. 처음에는 케이블이 보이도록 박스를 디자인했는데, 상점에 가보니 점원이 고객에게 그냥 물건을 살펴보고 알아서 고르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고객이 물어봐서 설명을 들을 수 있도록 내용물이 보이지 않게 했습니다. 


# 오디오 시스템에서 케이블의 중요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계신지요

저는 케이블을 만들고 파는 사람이지만 케이블이 없어지는 것을 목표로 제품을 개발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어떤 특정한 이론을 먼저 내세우는 것보다는 실제 청감 테스트에서의 결과를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서 우리 케이블에는 방향이 표시되는데 그 방향도 청감 테스트로 결정합니다. 어떤 훈련이 필요한 것도 아니고, 누구라도 직접 들어보면 차이를 실감할 수 있습니다.  


# 제품 라인업이 굉장히 다양한 편입니다만..적용된 기술을 간단히 구분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제 명함에 보시면 네 개의 아이콘이 있는데 반 시계 방향으로 제품이 발전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기본적인 제품은 솔리드 코어로 시작하고 그 다음에는 발전된 지오메트리, 선재의 재질 PSC와 PSS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DBS 기술을 제공합니다. 


# 다른 케이블 메이커에서는 스킨 이펙트를 고려해서 여러 가닥을 꼬아 놓은 선을 사용합니다만.. 오디오퀘스트에서는 그에 대해서 조금 다른 견해를 가진 듯 합니다.

90년대 후반부터 저희는 신호가 매끈한 표면을 지나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만일 여러 가닥의 선을 사용할 경우에는 그렇지 못하므로 피하고 있습니다. 그 후에는 저희 케이블의 음질이 비약적으로 개선되었습니다. 

스킨 이펙트에 대해서는 다소 오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오디오 분야에서 스킨 이펙트 때문에 생기는 문제라면 발생하는 고음역 대에서의 디테일 손실 문제인데요. 이 문제는 여러 가닥의 선을 모아서는 해결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주 특별한 방법이 필요하다는 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드래곤 플라이처럼 앞으로도 계속 새로운 영역의 제품에도 도전하실 것인지 궁금합니다. 

이미 알려진 것처럼 허밍버드라는 이름의 포터블 기기에 사용할 수 있는 새로운 DAC를 개발하고 있고요. 

10월에는 새로운 헤드폰을 출시할 예정입니다. 아마 뮌헨 쇼에서 시제품을 공개할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웨스턴에서 근무했던 엔지니어와 협력해서 2년의 개발 과정을 거쳐 만들어진 제품입니다. 개발 과정에서 4가지 특허를 받기도 했는데요. 기존 제품과 음질면에서 확연히 다른 제품을 출시할 것입니다. (몬스터 케이블의 닥터 드레 헤드폰과 비교해달라고 하자 대답 대신 미소를 지었다) 물론 음질 뿐 아니라 디자인이나 사용감에서도 기대해도 좋습니다. 파워컨디셔너도 2년의 프로젝트로 시작했는데요. Gulf Power 출신의 엔지니어가 개발하고 있습니다. 이전에 있던 회사보다 전기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합니다.  


# 오디오 입문자들에게 오디오퀘스트 케이블 라인 중에서 추천한다면 어떤 제품일까요

저는 꼭 비싼 제품을 구입해야 된다고 권하지 않습니다. 게다가 우리 제품은 어떤 것이든 가격 대에 걸맞는 성능을 내주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에 가격에 관계 없이 구입하면 만족을 얻으실 것이라고 자부합니다. 예를 들어 Forest 같은 제품도 아주 좋은 성능을 갖고 있습니다. 물론 고객이 차이를 알고 더 비싼 제품을 원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딜러들에게 무조건 더 나은 화질과 음질을 보장한다고 주장하지 않도록 합니다. 대신에 보통의 번들 케이블과 고급 케이블의 차이를 고객 분이 직접 느껴보시도록 권합니다. 예를 들면 Apple TV에  보통의 파워코드와 랜선, HDMI를 연결한 것과 우리의 엔트리 레벨 제품, 그리고 다이아몬드급의 케이블을 연결해서 고객들이 선택할 수 있도록 합니다. 고객 분들은 Apple TV처럼 아주 저렴한 제품에서도 케이블을 바꿈으로써 더 나은 소리를 들을 수 있다는 사실에 놀라게 됩니다. 


# 오디오퀘스트의 오너로서 일에 만족하시는지요

가장 좋은 생계를 위한 일이 아니라 자기가 원하는 것을 한다는 점입니다. 영화제나 극장을 다니면서 매년 250편의 영화를 보고, 50회 이상 오페라나 콘서트 연극을 관람합니다. 매년 북미와 유럽에서 수 천 킬로미터를 다니기 때문에 TV를 보거나 차를 몰고 다닐 시간이 없습니다. 여행을 하면서 세상을 넓은 시각으로 배울 수 있어서 좋습니다. 저는 운이 매우 좋은 사람인 셈입니다. 


# 한국에도 여러번 오셨는데, 특별히 좋았던 곳이나 음식에 대해서 말씀해주십시오

여러 번 오기는 했지만, 아직까지 서울 외에 다른 곳을 방문해보지는 못했습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에서 지내고 있지만, 봄 날씨는 어디나 비슷한 것 같구요. 개인적으로 육류는 거의 먹지 않지만, 오리나 닭요리만 먹는데 한국에서 먹었던 삼계탕은 맛있었습니다.  

 

# 만나 뵈어서 매우 좋았습니다. 인터뷰에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