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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대담 : 플라즈마 vs LCD TV (2)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7. 8. 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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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의 약점 - 시야각과 응답 속도  

최원태 : 이 시점에서 한 번 LCD와 PDP에 대해 최근의 추세와 앞으로 개선되어야 할 점들에 대해 논의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LCD TV의 단점부터 살펴 볼까요.

이종식 : 역시 시야각하고 응답 속도 느린게 대표적이지 않습니까? 시야각은 TV를 가만히 앉아서 시청할 때에는 문제가 안되죠. 정면에서 볼 때는 큰 문제가 아닌데 거실을 왔다 갔다 하면서 보면 밝아졌다가 어두워졌다가(웃음) 하니까 짜증이 나는거구요.

최원태 : LCD가 시야각이 좁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실 큰 문제는 아닙니다. 왔다갔다 하면서 보는 경우가 많지도 않고 또 그런 상황은 대개 다른 일을 하면서 보는 것이기 때문에 화질을 따질 형편은 아니지요. 예전에는 두, 세명이 나란히 앉아서 본다고 할 때 가운데 앉은 사람과 좌우측 앉은 사람이 보는 영상이 서로 많이 달랐어요. 하지만 요즘은 시야각이 많이 개선된 편이어서 그렇게 큰 차이는 안 납니다.

이종식 : 삼성 보르도 Full HD처럼 스크린 전면에 블랙 필터를 달고 나오면서 다시 나빠졌죠. 그리고 평상 시에는 문제가 없지만, 구정이다 추석이다 해서 사람이 한 열 댓 명 모여서 밥을 먹고 할 때 옆 자리 앉은 사람이 보면 완전히 다른 영상이 되는데요. 이럴 때 빼놓고는 시야각은 큰 문제는 아니고 단지 잠깐잠깐 거슬릴 뿐이겠죠.

최원태 : 물론 혼자서 볼 경우에도 뒤로 또는 옆으로 비스듬히 누워서 볼 경우가 있지요. 이럴 때 큰 도움을 주는 것이 오토 월 마운트 장치입니다. 리모컨으로 즉석에서 TV의 각도를 상하좌우로 조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으로 화면 사이즈가 커지면 커질 수록 시야각 문제는 많이 개선된다는 점도 알아 두어야 합니다. 화면이 커지면 중앙 부분도 커지기 때문에 두, 세 사람이 같이 봐도 모두 중앙을 향할 수 있게 되지요.

이종식 : 지금 현재로 봐서도 시야각은 실제로 지금 감상하는데 큰 문제가 안되지요.

최원태 : 예. 시야각 문제는 더 이상 구매를 결정하는 심각한 요소는 아닙니다. 사실 LCD TV에서 지적할 수 있는 가장 큰 문제점은 "반응속도"이지요. 움직임이 지속적으로 일어나는 영상에서는 느린 반응 속도 때문에 윤곽선이 흐트러져 버리는 현상입니다. 많은 분들이 제조사에서 제공하는 패널 반응 속도를 참조로 하시는데, 사실 4ms이니 8ms이니 하는 그 수치는 실제로는 별 의미가 없습니다. 패널의 종류에 따라 평가 방식도 다르고 또 길게 설명하자면 좀 복잡해지는데, 블랙 투 화이트, 그레이 투 그레이 식의 측정 결과는 컬러와는 또 별개의 문제 거든요.

이종식 : 그레이 투 그레이로 보통 측정 하는데 사실 각 컬러마다 반응 속도가 다 다르지요..

최원태 : 따라서 그런 수치는 실험실 수치라고 봐야 합니다. 실제 성능과 무관합니다.

이종식 : 과거에 응답이 느릴 때는 움직이는 장면에서 대패로 밀은 것처럼 디테일이 확 죽는 현상이 있었는데, 요즘은 많이 개선되었어요. 그런데 여기서 4ms 등등 나간다고 해서 더 나아질 것 같지도 않고요. 6ms에서 4ms로 간다고 해도 마찬가지고요.

최원태 : LCD 패널의 반응 속도는 당분간 획기적으로 개선될 것이라 보여지지 않고요, 미세한 개선 정도로는 근본적인 윤곽선 문제를 해결하기 힘듭니다. 오히려 이 문제는 패널의 반응 속도 보다는 프레임 레이트(Frame Rate) 즉 수평 주파수를 120Hz로 높이는 방식으로 해결하도록 접근해야 합니다. 120Hz 지원 여부는 앞으로 LCD의 화질을 한 단계 높여 줄 수 있는가 없는가 하는 아주 중요한 요소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종식 : 120Hz가 왜 좋은가 하면 일반 60Hz를 더블을 해도 120Hz가 되고, 24프레임을 5배해도 120Hz이므로 둘 다 커버가 가능하죠. 24와 30프레임의 최소 공배수가 되면서 모션 블러와 3-2풀다운의 저더도 같이 잡을 수 있다는 거죠. 하지만 120Hz는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저더를 잡으려고 하면 인버스 텔레시네를 해서 24프레임으로 만든다음에 다시 5를 곱해야 하므로, 60Hz에서 바로 120Hz로 가는 건 필름 소스에선 커다란 의미는 없지요. 일반 HD 방송에서의 필름 소스인 영화를 60i로 방연할 때 그대로 2배 튕겨서 120Hz로 가지 말고 다시 인버스 텔레시네를 해서 24 프레임으로 돌린 후에 5배해서 120Hz로 가야 된다는 거죠.
일본에서는 풀 HD 120Hz 제품이 나왔는데, 한국에선 시제품은 나왔지만 아직 시판은 안되고 있습니다.
1366x768 해상도까지는 처리 능력이 되는데, 풀 HD는 문제가 복잡한 모양입니다.

최원태 : 독자들을 위해 120Hz가 왜 중요한지 조금 더 부연 설명을 해보지요. 근본적으로 24Hz를 기본으로 하는 필름 소스를 60Hz 방식의 영상 기기에서 보게 되면 약간씩은 다 저더(Judder)가 있습니다. 물체가 상하로 또는 좌우로 때로는 대각선 방향으로 줌 인 줌 아웃 할 때 등등에서 살짝 툭툭 끊어지듯 진행이 되는 것인데, 이건 CRT이든 PDP이든 LCD이든 모든 영상 기기에서 다 있습니다. 9인치 CRT 프로젝터에서도 저더는 있습니다. 그런데 CRT는 반응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저더가 없는 트루 레이트(True Rate) 방식과 A/B로 맞비교를 해 보면 트루 레이트가 자연스럽다는 것을 알 수 있지만, 그냥 각각 따로 보면 대개 잘 구별이 안 갈만큼 저더가 심각한 문제가 아닙니다.

이종식 : 트루 레이트란 아까 제가 말씀 드린 24Hz 또는 24Hz의 배수(倍數)가 되는 48Hz, 72Hz, 96Hz, 120Hz 등을 일컫는 말이지요.

최원태 : 예, 그렇지요. CRT의 경우는 트루 레이트가 아니라도 저더가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지만 반응속도가 느린 PDP와 LCD는 이게 문제가 됩니다. 특히 LCD에서 큰 문제가 됩니다. 원체 반응이 느리니까 유난히 저더가 눈에 두드러져 보이는거예요. 그래서 영화를 볼 때 윤곽선의 흐트러짐이 더 심각해져 보입니다.
이걸 해결하는 근본적인 방법은 패널의 반응속도를 CRT 만큼 높이던지 아니면 아예 저더가 생기는 근본 원인을 제거하던지 하는 것이지요. 그런데 패널의 반응속도를 높이는 것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결국 저더의 근본 원인을 제거하면 되는데, 저더는 24프레임의 영화 소스를 30프레임으로 바꾸면서 생기기 때문에 따지고 보면 오리지널 그대로 24Hz로 받으면 저더 문제는 해결이 됩니다.
이게 예전에는 쉬운 일이 아니었는데 이제는 쉬워졌습니다. 요즘 등장하는 블루레이와 HD-DVD는 영화를 1080p/24Hz로 그대로 담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LCD TV가 이 신호를 원본 그대로 받아서 48Hz, 72Hz, 120Hz 등의 24의 배수로 내보내주면 저더 문제는 아주 깨끗히 해결이 됩니다. 저더 캔슬러(Judder Canceler) 같은 복잡한 알고리즘을 쓸 필요 조차 없어집니다. 들어 온 신호를 변환하는 과정 없이 그냥 2배, 3배로 주파수만 튕겨서 내보내면 되니까요. 이게 제일 좋은 시나리오입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중에는 60Hz짜리 필름소스도 많습니다. 과거에 이미 60Hz로 변환된 영화들의 경우지요. 물론 방송국이 이들의 원본 마스터를 받아 다시 텔레시네를 해 주면 좋겠지만 그건 당장 될 일이 아니고, 부득이 이들 소스는 60Hz를 24Hz로 다시 바꾸는 인버스 텔레시네(Inverse-Telecine) 작업에 들어가야지요. 그런데 이게 꽤 어려운 프로세싱 과정이어서 인버스 텔레시네를 한다고 해서 오리지널한 텔레시네 화면과 똑 같다는 보장이 없습니다. 게다가 곱하기 5를 해서 120Hz를 만드는 과정 자체도 그렇게 간단한 것 만은 아닙니다.
따라서 두 가지로 요약을 할 수 있습니다. LCD TV에서 120Hz 주파수 지원은 필연적으로 꼭 있어야 할 필수 과정이다. 더불어 똑 같은 120Hz 출력도 프로세싱 능력에 따라 영상의 품질이 다르게 나타난다. 이렇게 두 가지 결론이 나옵니다.
그런데 아쉽게도 아직까지 120Hz를 지원하는 LCD 제품이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얼마 전에 샤프에서 지원하는 모델을 내 놓았었지요. 국내 제품도 개발 과정인 제품은 해외 전시회 등에서 더러 보았습니다만 아직 론칭된 제품은 없지요. 실제로 육안으로 보면 120Hz 제품과 그렇지 않은 제품은 화질의 차이가 상당히 컸습니다. 모션 블러 문제도 많이 개선이 되고요.

이종식 : 좋고 나쁘고 그 차이는 컸습니다. 제 생각으로는 120Hz에서 저더와 모션 블러가 생겼을 때, 120Hz에서 프로세싱을 제대로 했을 때 저더가 없어지는 건 LCD 뿐 아니라 다른 방식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모션 블러쪽이 LCD에 더 관련되었다고 생각하는 건, 화면이 떨리고 흐려지는게 LCD에서 더 잘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LED 광원으로 삼성에서 5900만원짜리 70인치 LCD TV가 나왔는데, 그것은 쏴주는 속도는 120Hz와 같지만 영상은 60프레임만 보여주고, 그 중간에 블랙 화면을 하나씩 넣었죠. 덕분에 모션 블러는 줄었지만 화면 밝기가 떨어지고 필름 소스의 저더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120프레임을 모두 보여주면 60Hz에 비해 밝기가 올라가는 것 같습니다.
따라서 문제는 제대로 세팅을 안하면 영화가 필름 라이크한 맛이 없고 자칫하면 TV 드라마같은 영상이 되버리는 현상이 있더군요.
개발 과정에 있는 LCD TV로 '아이스에이지2'라든지, '첫 키스만 50번째' 블루레이를 봤는데, 이건 영화가 아니라 드라마가 되버리는 거예요.
화면 조정을 다시 하면 괜찮아 질지 모르겠지만 오히려 그런 화면을 보통 사람은 더 좋아할 수도 있겠습니다.
매니아나 필름 라이크한 걸 따지는 사람은 좀 아니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요.
해상도에는 순간 해상도가 있고 시간 해상도가 있는데, 720에 60p가 해상도가 많으냐 1080에 60i가 해상도가 많으냐 따질 때 한 프레임만 따지면 1920x1080  해상도가 많아 보이지만, 1초 동안 보여주는 정보량으로 따지면 720p가 더 많다고 할 수 있지요. (1920x1080x30 vs. 1280x720x60)
그런 식으로 따지면 좀 복잡해지겠지만 120Hz는 결국 24 프레임의 정보만 가지고 5번 반복하는 것이니까 실제 시간 해상도가 늘어난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죠.

최원태 : 해상도의 개념을 전체 프레임 안에 있는 정보가 많으냐, 단순히 그 순간 순간 전해지는 정보로 보느냐로 따지는 셈인데 이종식님이 말씀하신 시간 해상도의 개념을 적용해서 1080i보다 720p가 더 해상도가 높다고 주장한 대표적인 예가 공중파 방송들이 시도하려고 하는 MMS 방송입니다. (웃음) 그런데 그건 옳지 않고요. 해상도를 가늠하는 정보량은 당연히 프레임 단위로 따져야 합니다. 인간의 뇌는 주어진 영상 정보를 조합해서 하나의 화면을 구성하니까요.

이종식 : 그렇게 해서 보면 더블이 된 거죠. 예전 480p의 프로그레시브로 변환할 때에도 더블이었구요. 해상도도 더 늘어난 느낌이 들어요.

최원태 : 프로그레시브가 되면 그림이 안정되어 보이죠. 확실히 그렇습니다. 그렇게 보면 중간에 블랙 화면을 넣는 것보다는 같은 화면을 두 번 넣는 것이 이점도 있지요.

이종식 : 그런데 중간에 블랙을 넣는 것을 반대하는 건 이렇게 하면 120Hz와 60Hz를 이야기 할 때 처럼 저더가 안 없어져요. 결국은 60Hz가 되니까요. 모션 블러는 줄어들겠지만요.

최원태 : 그렇기 때문에 가장 좋은 솔루션은 역시 블루레이, HD-DVD 등의 24프레임 소스를 직접 접할 때 120Hz의 위력이 배가됩니다.

이종식 : 그런 점에선 PDP가 유리하지요. 72Hz가 되니까요.

최원태 : LCD는 72Hz가 근본적으로 안되지요. 지원되는 주파수가 아니거든요. 48Hz는 됩니다만 실제로 48Hz는 LCD로 보면 많이 부자연스럽습니다. 그래서 120Hz가 정답이 됩니다.


LCD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신기술 - 로컬 디밍

사용자 삽입 이미지

70인치 LED 로컬디밍 방식의 LCD TV


이종식 : LCD가 패널 자체의 한계로 인해서 명암비와 블랙이 안 내려간다거나 하는 것들을 하나 하나 극복해가는 기술이 몇 가지 있지요. 블랙이 안내려가는 건 로컬 디밍으로 때우거나 다이내믹 콘트라스트를 쓰죠. 전체 화면의 APL를 가지고 뒤에 백라이트를 조절해서 어두워졌다, 밝아졌다 하도록 하면서요. 1만대 1이라고 해도 실제 패널의 명암비는 최대로 쳐도 1500:1이나 2000:1 밖에 안되는데요.
사실 보통 사용자들은 이러한 다이나믹 컨트라스트 기능을 좋아할 수도 있지만서두요.

최원태 : 절대 거기에 속아서는 안되지요(웃음)

이종식 : 사실 백라이트를 바둑판처럼 많은 부분으로 나누어 로컬 디밍을 하게 되면 조금 더 효과는 있을 거예요.

최원태 : 한 마디로 LCD가 PDP를 닮아 가는건데요.

이종식 : 사실 오죽 안 되면 이렇게 하겠느냐는 거죠.

최원태 : 화면의 여러부분을 나누어 각각을 따로 백라이트를 비추는 방식은, 사실 조금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요.

이종식 : 삼성에서 70인치 제품으로 로컬 디밍이 있는 LCD TV가 나온 것이 5900만원이고 소니에서 나온건 로컬 디밍을 쓰지 않은 게 3만 5천불이거든요.
이 차이가 로컬 디밍이 있는 냐 아니면 이전처럼 그냥 하나의 백라이트로 전체 다이나믹 컨트라스트를 조절하는 일반 다이나믹 디밍의 차이지요.

최원태 : 로컬 디밍은 우리가 복잡하게 그 기술에 대해 이야기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아요. 로컬 디밍이 장단점이 각기 있습니다. 화면을 여러개로 나누어 각기 백라이트를 두어 만든다면 나누어진 각 부분 간에 위화감이 생기기 쉽습니다. 전체적인 조화가 또 다른 과제가 되는데 자칫 그림이 어색해지기도 쉽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또 다른 여러가지 알고리즘을 사용하겠습니다만 아무튼 아직은 특정회사가 시범적으로 시도하는 기술 초기 단계이니까 그 결과를 보고 나중에 논해도 될 것 같아요.
아무튼 중요한 것은 제조사들이 LCD의 단점을 해소하기 위해서 많은 기술적인 노력들을 하고 있다는 거죠. 과거에는 으레 세계 시장은 일본이 탑이요, 우리, 미국, 유럽 회사들이 그 아래 품질로 올망졸망 했었지요. 하지만 최근에는 그렇지 않아요. 삼성, LG 제품의 품질이 높아지면서 일본 제품과 한치 양보도 없는 치열한 탑 수준의 품질 경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일부 측면은 국내 제품이 일본 제품을 앞서는 측면도 있고요.
잠깐 LCD 제조사들 이야기를 해 볼까요. 삼성, LG, 소니, 샤프 등이 대표 주자인데요. 패널 특성이라든가 클래러티(Clarity), 반응속도, 컨트라스트 등등에서는 일단 샤프 패널이 주목을 끕니다. 120Hz 제품 개발도 앞섰고요. 그러나 색온도나 계조별 유니포미티, 색 정확도 등에서는 별로 튜닝을 신경 쓰지 않았다는 느낌을 줍니다. 요즘 샤프 DLP 프로젝터들은 CMS(Color Management System) 조정 기능을 이용해 색을 정확히 맞출 수도 있고요, 균일성도 좋고 전반적으로 표준영상에 근접하는 추세인데 LCD TV와는 개발부서끼리 사이가 안 좋은가봐요.(웃음)

이종식 : 이건 농담인데요. 저는 소니가 삼성이 아니라 샤프에서 패널을 받아 LCD TV를 만들면 좋겠어요.

최원태 : 그럼 이상적일 수도 있겠네요?(웃음) 소니도 일장일단이 있습니다만 일단 그림의 완성도는 가장 높은 점수를 줄 만 합니다. 샤프는 DLP 프로젝터의 영상 조정 엔진을 LCD TV에 탑재하면 될텐데... 아직은 사용자에 대한 마인드가 좀 부족해요. 그런 면에서는 오히려 삼성이 가장 앞선 편입니다. LG도 요즘 비슷한 움직임이고.

이종식 : JVC는 엘지-필립스 패널을 쓰지요? LG도 요즘 화질에 신경을 쓰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요.

최원태 : 아무튼 샤프 제품은 좀 아깝습니다. 패널 특성은 좋은데... 영화 많이 보시는 분들은 색온도가 많이 틀어졌다는 점, 색 정확도가 다소 떨어지지만 조정하는 방법이 제시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하셔야 할 겁니다.

이종식 : 그리고 패널은 좋은데, 프로세싱이 안 좋아서 링잉이 많이 보입니다.

최원태 : 역시 프로세싱 문제이지요. 전에 독일의 IFA 2006 쇼에 갔을 때 샤프의 메가 콘스라스트(Mega Contrast) 제품인 Aquos 1080p 모델을 보면서 정말 감탄했던 기억이 납니다. 불을 껐을 때 더 깊은 블랙이 나오는 LCD는 처음 봤습니다. 정말 패널 개발에서는 샤프는 LCD의 종주로 손색이 없습니다. 문제는 영상 튜닝에 신경을 많이 안 쓴다는 것인데, 오히려 영상 튜닝 쪽은 삼성이 더 괄목할 만한 성과를 보여줍니다.

이종식 : 삼성 같은 경우엔 오리지널 보르도가 나왔을 때, 디자인 좋고 마케팅 잘해서 많이 팔렸지만 '화질은 영 아니다, LCD TV가 이정도 밖에 안되는 구나' 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최근에 나온 보르도 플러스와 과거의 보르도와는 완전히 다른 TV가 되었죠. 지금이라면 사실 소니나 샤프나 삼성이나 다들 경쟁이 됩니다. 과거엔 게임이 안되는 화질이었는데, 지금 나와 있는 것 중에서 보르도 플러스와 소니는 매치가 되거든요. 물론 소니가 아직은 조금 더 좋지만 삼성이 일방적으로 밀리는 화면이 아닙니다.

최원태 : 적어도 색 정확도에서만큼은 안 밀리죠.

이종식 : 저는 밀린다고 생각하는데, 특히 피부색에서는요. 그러나 좌표 상으론 안 밀립니다. 삼성 보르도 플러스의 경우 피부색을 예로 들면 9000K, 10000K로 보면 얼굴이 안 빨개지지만 6500K에선 이상해집니다. 제가 반박한 하이비의 야마모토 고지씨의 이야기가 어느 정도 이해가 되기도 합니다만...(웃음)

최원태 : 삼성 보르도 풀 HD 모델에서는 그런 문제를 못 느꼈습니다. 제가 생각할 때 소니 제품과의 가장 큰 차이는 영상의 투명도더라고요. 소니가 화면이 조금 더 깨끗하고, 더 투명한 영상을 보여준다고 할까요.

이종식 : 소니의 V 시리즈를 테스트했을 때만해도 노이즈가 많았습니다. 그래서 노이즈 필터를 온하면 (low/mid/high로 조정이 가능한데) 미드 정도로 세팅해도 노이즈 뿐 아니라 디테일까지 잡아버리거든요. 그래서 일부에서 추측하기로는 그 노이즈를 일부러 안 잡은 것 아니냐고 하기도 했지요. 그런데 X2000에서는 노이즈 필터가 개선되었는지 노이즈 제거 회로를 꺼도 깨끗합니다.

최원태 : 흔히 더 비비드(vivid)하다고 표현하는 그런 것이지요.

이종식 : 비비드(vivid)는 소니의 영상 모드 이름입니다. 결코 사용하면 안되는... 화질을 망치는 모드.(웃음)

최원태 : 아, 그런가요? 흔히 우리가 "밝기만 하고 영상 정보는 다 날아가 버린다"고 해서 "밝날라 모드"라고 비아냥 되는 그 영상 모드를 소니에서는 하필이면 "비비드 모드"라고 부르는군요. 좋은 용어 망쳤군요.(웃음)

이종식 : 아무튼 업체들 이름 짓는데는 재주들이 있어요.

최원태 : 색 정확도는 소니, 삼성 모두 좋습니다. 오리지널 패널 컬러 개멋을 모두 튜닝을 했는데 삼성 보르도 풀 HD 쪽이 조금 더 정확한 편입니다. 블랙도 더 내려가고요. 그러나 움직임에서의 잔상은 소니 쪽에 조금 더 점수를 줄만하고, 전체적으로 소니가 조금 더 완성도 있는 화면인건 분명하지만, 일반인들이 보면 구분 잘 못할 정도입니다. 아, 물론 지금까지 이야기는 삼성과 소니 모두 영화 모드를 비교했을 때 이야기예요.

이종식 : 소니 브라비아 X2000이 나왔을 때에는 삼성의 모젤이 비교가 안되었어요. 하지만 새로 나온 보르도 Full HD와는 면밀히 비교하면서 따져야 할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최원태 : 보르도의 대성공이 지금의 삼성의 원동력이 되었지요. 그런데 더 의미를 두어야 할 점은 삼성이 보르도의 대성공으로 1위 업체로 올라선 것에 만족해서 머물러 있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삼성, LG 제품 등이 일본을 제외한 다른 나라 제품들보다는 화질이 월등 우수하지만, 일본 제품들과 비교하면 뒤지는 점이 많았습니다. 보르도가 대박이 난 것은 화질이 소니, 샤프보다 좋아서가 아니었지요. 디자인, 유통, 가격 경쟁력, 기능 등에서 소니를 앞질러 1위에 올라섰으니 이제 남은 것은 "영상 품질"에서 앞서야 진짜 1위이다... 이런 마인드로 임해야 한다고 봤는데 실제로 삼성의 움직임을 보면 그렇게 해왔습니다. 대박이 났던 보르도와 그 다음에 나온 모젤이, 화질이 다르고, 그 다음에 나온 보르도 플러스가 다르고 다시 보르도 풀 HD가 다릅니다. 해상도 이야기가 아니고요. 화질 튜닝 기술이 좋아졌다는 겁니다. 감마, 블랙, 색 정확도 등을 향상 시키기 위해 계속 시도를 하고 있습니다.
최근 보르도 풀 HD 광고를 보면 "블랙의 중요성"을 물량으로 광고하고 있습니다. 격세지감이 있습니다. 10년전만 해도 영상제품을 말할 때는 밝은 것만 이야기 했는데, 이젠 어두운 것을 이야기한다는 거죠.
이렇게 나간다면 삼성의 앞날을 밝아 보입니다. 영화 모드만 놓고 보면 삼성과 소니가 곧 대등하거나 역전도 될 겁니다. 문제는 일반 모드에요. 일반적인 모드에선 밝기와 블랙의 적절함, 색상의 정확도 등을 너무 강조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렇다하더라도 표준 영상에서 너무 많이 벗어나면 안 되지요. 아까 우리가 장난 삼아 "밝날라 모드"라는 말을 한다고 했습니다만, 똑 같은 밝날라 모드인데도 소니가 삼성보다 좀 더 낫고, 삼성이 엘지보다 조금 더 낫습니다. 한편 패널 특성이 뛰어나지만 샤프는 밝날라 모드가 아주 기대에 많이 못 미치고요.

이종식 : 사람도 계속 보다 보면 적응하게 되어 있습니다. 제 경우는 뉴스를 보나 프로그램을 보나, 그냥 다 6500K의 '영화 모드'입니다. 사람들이 다른 '선명한 모드' 등으로 시청하다가 '영화 모드'로 바꾸면 답답하고 영상이 죽어버리는 느낌이 들겠지만, 또 저처럼 '영화 모드'만 찐득하게 보다보면 '선명한' 같은 '밝날라' 모드로 바꾸면 참기 힘들어집니다.
제발 6500K 모드로 한 몇 주일 보고 난 뒤에 그래도 '선명한' 모드가 좋은지 판단해줬으면 좋겠는데 잠깐 바꿔 보고서는 영상에 매가리가 없다고 바로 '선명한'으로 돌아가니까 문제지요.
밝날라 모드라고 색상이 안 맞는다는 건 아닙니다. 문제는 계조하고 링잉이예요. 왜 그렇게 윤곽선에 한이 맺히는지, 얼마전에 본 청소년 축구 위성 중계만 해도 그렇습니다. PD가 판단하기에 해상도가 떨어지는 구나, 보는 사람들이 짜증나겠구나.. 이런 판단인지 윤곽을 왕창 높인겁니다. 머리카락 같은 부분에 머리에 숱이 적으면 머리가 하얗게 보일 정도입니다. LCD는 윤곽 과다에서 더 두드러집니다. 그건 삼성 제품이 소니의 선명한 모드보다 더 빨리 무너집니다.
물론 LG에선 더 심하고요. LG 패널을 사용하는 JVC의 X시리즈를 못 봐서 확실하지는 않습니다만, LG 같은 경우 아까도 이야기했듯이 패널의 색 좌표는 다 비슷하게 나올 것 같습니다. 같은 패널을 쓴 소니와 삼성의 색좌표가 비슷하게 나오는 것처럼요. 그런데 JVC는 몰라도 LG는 색좌표가 상당히 틀어져 있습니다. PDP를 이야기할 때 이야기하겠지만, PDP라는 방식이 우리가 보기에는 필름 라이크하고 좋아보지만 프로용 모니터 같은 정확도는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 본다면 프로용은 오히려 LCD를 써야지, PDP는 안되죠. 반면에 엘지의 LCD  패널은 색좌표가 상당히 안 맞기 때문에 프로용으로 쓰는데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삼성 패널 받아다 만들어도 소니는 잘 맞췄고, 에이조 같은 경우는 제대로 된 모니터가 나오기도 합니다만 LG는 패널 색영역이 너무 틀어졌습니다. 
그린쪽이야 넓으니까 좁히면 되겠지만 레드도 틀어진데다가 블루는 모자란 것이 문제지요.

최원태 : 패널의 기본 네이티브 컬러를 그냥 내버려 두고 에뮬레이션을 안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죠?

이종식 : 네. 에뮬레이션으로 좁혀서 맞춰야 되는데 영역 자체에 문제가 있어 보입니다. 삼성 보르도 처음 나왔을 때와 비교하면 그 때의 엘지는 더 안좋았지만, 지금의 엘지가 오리지널 보르도보다는 좋은 화질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삼성은 1년 사이에 괄목상대, 환골탈태할 정도로 좋아졌는데 엘지는 거기서 뭐가 바뀌었는가 잘 모르겠습니다. 튜너 두개 달고 나온 3세대 타임머신이 좋은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화질적으로 엘지가 전보다 좋아졌다고 느끼는 것은 스케일링이나 디인터레이싱 정도입니다. 윤곽선이 깨진다거나, 지글거리는 것은 개선되었지만 색감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요. 엡손 데모 같은 영상을 돌려 보면, 색감 자체가 소니나 삼성과 완전히 다른 색깔이 나와요. 바닷가에서 서핑같은 야외 장면에선 완전히 다른 색감입니다. LG 광고에는 '감성 색감'이라고 하지만 제가 보기에는 감성도 지나치면 미친겁니다. 엡손 데모의 실내 장면은 오히려 제대로 된 색감과 비슷하게 나옵니다. 여자가 화장하고 이런 것은 괜찮고요. 어쨌든 엘지는 일반인들에겐 그 심하게 알록달록한 색깔이 어필할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삼성도 예전엔 그랬죠. 그러다가 매출에서 세계에서 일등을 해봤기 때문인지 그 일등을 유지하기 위해 어영부영 남들을 베끼는 것만으로는 안되겠다고 느꼈겠죠. 그래서인지 나름대로 화질에 대한 마인드를 가꾸고, 비판도 받아들이고 스스로 바뀔려고 노력을 하는데, 엘지는 지금까지 나온 제품에서는 아직 그 노력이 별로 보이지 않았습니다.

최원태 : 삼성의 변화가 결국은 엘지의 변화를 많이 유도하는 것 같아요. 최근에 엘지도 보면, 삼성이 변화하는 것 이상으로 제품의 영상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시도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편의성 측면에만 치우친 느낌이 있었는데, 최근에는 영상 품질에 대한 관심이 커졌습니다.

이종식 : 그리고 삼성 같은 경우 디자인도 튀는 디자인인데요. 엘지 디자인은 평이하죠.

최원태 : 디자인이 차지하는 역할은 굉장히 크죠. 디자인 때문에 종종 다른 요소들이 희생되고는 하는데, 삼성 보르도의 경우는 스피커가 그 대표적인 희생양이지요. 디자인 때문에 히든 스피커 타입이 되었는데 정말 소리는 형편 없습니다. 스피커 외양만 히든한 것이 아니라, 고역, 저역도 모두 숨어버렸습니다.(웃음)

사용자 삽입 이미지

LG 32LB3D LCD TV

이종식 : 매니아용 제품이 아니고 매스마켓 제품이기 때문이라고 하겠는데 사실 대중들을 그런 건 별로 신경 안 쓰죠. 인테리어에 잘 어울리고 삐까번쩍하면 그만이니까요. 매니아 입장에서는 히든 스피커뿐 아니라 글로시한 베젤도 나쁘지만 그런 점에선 삼성이 일반 대중 상대로 한 마케팅에서는 상당히 잘한 거라고 보거든요. 그런 것들 때문에 판매된 게 얼마나 큰데요.(웃음)

최원태 : 대중성을 생각한다면 제가 개발자라도 해도 스피커 보다는 디자인을 택할 겁니다. 하지만 그래도 소리가 참 너무 빈약해요. 다른 방법은 없었는지...

이종식 : 요번에 깐느 풀 HD는 소리가 참 좋더라구요.

최원태 : 깐느는 보르도와는 소리가 천지 차이입니다. 디자인도 다르고, 우퍼도 좋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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