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전업계의 양대산맥이라면 역시 소니와 파나소닉일 것입니다. 한국에는 파나소닉의 PDP가 수입이 되지 않지만, PDP업계 세계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파나소닉의 영향력은 상당하다고 하겠습니다. 2007 CES에서도 파나소닉은 동영상 재생에는 PDP가 우월하다며 PDP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보였습니다.(파나소닉도 LCD TV가 나오기는 합니다...)
파나소닉은 캄캄한 터널을 만들어서 그안에 제품을 전시했는데요. 화질을 어필하기에는 가장 좋은 환경이었습니다. 물론 취재를 위해 사진을 찍어야 하는 사람에겐 최악이었지만요. 그리고 공간 특성상 여러사람이 관람할 수 없다는 점도 단점이었습니다. 하지만 일단 그안에서 보여준 파나소닉 PDP의 화질은 매우 뛰어났습니다.
42인치 PDP에도 풀HD 모델을 선보였습니다. 이번 CES에서 유일했던 제품.
어두워서 잘 안보이지만,왼쪽이 PDP 오른쪽이 스튜디오용 모니터의 영상입니다. 어느쪽을 기준으로 맞추었는지는 모르겠지만(파나소닉이 꼼수를 썼을 수도 있겠지요...) 두 영상이 상당히 비슷했고, 둘다 훌륭했습니다.
전시 공간 특성상 상당히 화질 비교가 잘되었고, 성능을 과시하려는 의지도 어느정도 성공적이었던 듯 합니다. 그러나 파나소닉 제품들은 디자인면에서는 다소 실망이었습니다. 상당한 변화를 보인 경쟁사들에 비하면 정체되어 있는 느낌입니다. 화질도 중요하지만, 소비자들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트렌드를 앞서가지는 못해도 트렌드에 쳐지지 않고 따라가기만 해도 되는데, 파나소닉은 스피드가 떨어지는 것인지, 아니면 어떤 고집이 있는 것인지는 몰라도 과거의 제품 디자인에서 큰 변화는 없었습니다.
파나소닉 역시 프레임 삽입으로 초당 120프레임을 만들어 모션블러를 없애는 기술을 선보였습니다.
파나소닉은 PDP를 주력으로 선보인 거의 유일한 브랜드였습니다. 파이오니어, 히타치도 PDP를 내세우긴 했지만 파나소닉에 비하면 규모가 워낙 작아서 영향력은 작았구요. 저 역시 아직은 LCD에 비해 PDP를 선호하는 입장이고, 파나소닉의 화질에는 언제나 감탄하고 있긴 합니다만, 성능이나 취향이 아닌 비즈니스로 보자면 약간 걱정이 됩니다.
이미 LCD가 40인치급에서는 PDP를 앞질렀고, 나머지 50인치 이상 대형 사이즈는 시장 규모도 아직 적고, 샤프처럼 8세대 공정이 본격 도입되면 50인치급에서도 LCD의 가격이 상당히 내려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시장은 화질보다는 가격에 의해 움직이는게 현실이니까요. 이런 상황에서 파나소닉의 PDP 올인 전략이 과연 얼마나 성공을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미국시장에서 파이오니어는 오랫동안 엘리트 시리즈로 고급 브랜드의 위상을 다져놓았습니다. 엘디시절의 파이오니어의 엘디플레이어와 CRT리어프로젝션TV의 명성은 대단했지요. 이번 CES에서도 파이오니어는 규모는 작지만, 매니아 지향의 전시라는 분위기였습니다.
특히 24프레임 출력과 재생을 강조하면서 영화 제작자의 의도를 그대로 구현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내세웠는데요. 원래 파이오니어는 일찌감치 PDP에 72프레임 재생을 도입한 바 있는데 이번에 블루레이 플레이어에서 필름 소스를 24프레임 출력하고 PDP에서는 이것을 72프레임으로 재생하는 시스템을 선보였습니다. 이렇게 하면 필름의 24프레임을 60프레임으로 재생하면서 생기는 저더를 원천적으로 방지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보통 이런 장점은 웬만한 매니아가 아니면 다소 어필하기 힘든 것인데, 파이오니어가 지향하는 시장이 어디인지 짐작케 합니다.
24프레임으로 촬영된 소스를 재생까지 그대로 밀고 간다는 파이오니어
파이오니어 풀HD PDP와 24프레임 출력 블루레이 플레이어 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