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데논 AV 앰프 AVC-A1XV

hifinet 2006. 7. 18. 07:39

데논 AV 앰프 AVC-A1XV

Posted by 이종식 on 05/27 at 09:54 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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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며

농담으로 방석하나 놓고 의자로 쓰면 제격이라고 할 정도의 말까지 나돌던 거대한 몸체의 괴물 앰프 A1XV가 국내에도 출시되었다.

A1SE를 출시하면서 AV 앰프계의 센세이션을 불러 왔던 데논이 세월이 지남에 따라 다른 브랜드들의 추격을 허용했다고 느꼈는지 후속으로 A1SR 정도의 급수가 아닌 그야말로 쾅하고 ‘스테이트먼트’로 내 놓은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다른 브랜드와의 비교를 불허하기 위해 무식할 정도로 과도하게 만들었다는 느낌마저 풍기니 말이다.

특성이나 스펙은 프리뷰에서 이미 다뤘으므로 이것을 참조하기 바라며 여기서는 간략하게 주목할 점을 소개하겠다.

우선 앰프의 170W 채널당 출력은 전작과 동일하지만 채널의 수가 7개에서 10개로 늘어 났으므로 스피커를 여러 개 연결 후 그 중 하나를 선택 하거나 병렬로 구동하지 않고도 진짜로 10.1 채널이 가능하다.

대체 왜 채널이 10개나 필요하냐고 반문한다면 그냥 5.1채널로 구성하고 전 채널 당 앰프를 2개씩 할당해 바이앰핑을 할 수도 있거나, 아니면 몇 채널만 바이앰핑, 나머지는 싱글 앰핑을 하는 등 스피커의 개수와 구동 방법에 있어서 그 경우의 수는 대단히 다양하게 나오므로, 가격 요건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앰프가 남아돌아 나쁠 것은 없다고 하겠다.

패널 전면에 늘어 선 로고들을 보면 THX Ultra2를 비롯해서 돌비 프로로직 IIx, DTS 24/96, DTS Neo 6, DTS-ES, 돌비 서라운드 헤드폰, 그리고 HDCD까지 현존하는 모든 가정용 포맷에 대응한다.

게다가 비디오 부문은 전작 A1SR에 비해 엄청나게 보강되어 컴포넌트 단자만 해도 6개의 입력과 3개의 출력(그 중 1개는 Zone 2)를 가지며 입출력 중 각 1개씩은 금도금 BNC 단자이다. 당연히 S-Video 단자나 컴포짓 단자도 구비하고 있고 이런 단자를 통한 신호도 컴포넌트로 트랜스코딩되는 것은 물론 컴포넌트 신호도 S-Video나 컴포짓으로 변환된다.
이러한 업/다운 컨버팅과 Y/C 분리뿐 아니라 파루쟈 DCDi 디인터레이서를 사용한 프로그레시브 변환, 그리고 720p, 1080i 등 해상도로의 업스케일링 기능까지 지원한다.
더욱 큰 보너스는 3개의 HDMI 입력과 1개의 DVI 입력, 그리고 DVI, HDMI 각 1개의 출력을 가진 DVI/HDMI 스위쳐까지 겸한다는 점이다.

비디오 기능과 퍼포먼스

스위칭과 트랜스코딩

S-Video나 컴포짓 입출력 단자의 수는 보급형 AV리시버로도 별로 부족함이 없는 것이 현실이겠지만 보통 2-3개의 입력에 하나 정도의 출력만을 제공하는 컴포넌트 입출력으로는 부족함을 느낀 사용자들이 많았다.
현재 국내 업체에서 출시한 단품 6:2 컴포넌트 스위처/셀렉터도 20만원 정도를 투자해야 구입할 수 있는데 비해 야마하 Z9에 이어 데논 A1XV도 이를 능가하는 컴포넌트 스위칭 기능을 달고 나왔다.

국내에서 발매된 컴포넌트 스위쳐는 잡지 리뷰 때문에 테스트를 했었는데 까다롭게 따지지 않고 쓴다면 제 값을 한다고 할 수 있지만 엑스트론이나 바코 등의 제품과 비교하면 화질 손상이 거슬리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대표적으로 밝기의 감소와 노이즈의 증가가 문제인데 당시에 비교했던 데논 A1SR이나 소니 9000ES에 비해서도 차이가 나는 성능이었다.

밝기는 필자의 프로젝터와 스크린에서 스위쳐를 쓰지 않고 직결했을 때에 비해 1fL 이상 차이가 났으며 해상도 패턴을 통했을 때도 20-25 라인 정도의 해상도 저하, 그리고 노이즈의 증가가 감지되었다. 데논과 소니의 리시버도 직결에 비해 열화는 있었지만 육안으로 바로 느낄 정도는 아니었다.

반면에 소니는 국내 출시 모델의 입출력 단자 수가 일본 내수용에 비해 반으로 줄어서 출시된 것에 대한 불만 말고도 야마하 Z9보다 약간 밀리는 스위칭 능력이었다.
물론 테스트 패턴과 측정을 통하지 않으면 잘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미미한 차이이므로 A1SR과 9000ES, 아먀하 Z9의 비교에서는 별 차이가 없는 수준이었다고 기억한다.

여기에 이번 A1XV는 1080p 신호의 스위칭이 가능한 100MHz 대역폭의 컴포넌트 스위칭은 물론이고 TBC(Time Base Correcter)를 채택, Y/C 분리를 통한 트랜스코딩, 그리고 i/p 변환과 720p, 1080i로 업스케일링 기능도 보유한 하나의 비디오 프로세서라고 하겠다.
(입력 6개, 출력 3개의 컴포넌트 입출력에 일본 내수용은 D단자가 포함되지만 국내 수입분에는 모두 RCAx3(혹은 BNCx3)의 컴포넌트로 교체되었고 3개의 컴포넌트 출력 중 멀티존용 단자는 트랜스코딩이나 업스케일링이 적용되지 않는다.)

트랜스코딩은 컴포짓이나 S-Video 신호를 컴포넌트로 변환하는 업컨버전뿐 아니라 컴포넌트 신호를 컴포짓이나 S-Video로 출력하는 다운 컨버전도 수행하는 쌍방향이다.

트랜스코딩 능력 테스트는 파이오니어 CLD95의 LD 플레이어와 소니 EV-S5000 Hi8 VCR, 미쯔비시 U82 S-VHS VCR에서 직접 프로젝터에 연결한 것과 A1XV에서 컴포넌트로 변환한 후 출력한 것을 비교했는데, 삼성 800BK 프로젝터와 소니 36XBR400 브라운관 TV에서 본 결과 큰 차이는 없었다.
즉 S-Video나 컴포짓 신호를 컴포넌트로 변환해서 출력하는 것만으로는 필자의 경우 화질 향상 효과가 별로 없었다고 하겠다.
오히려 열화되지 않는 것이 고무적이었는데, LD나 VCR을 A1XV에 연결한 후 S-Video나 컴포짓 선을 따로 디스플레이에 연결할 필요 없이 그냥 컴포넌트선으로만 출력해도 무방하다는 점은 상당히 배선을 간편하게 할 수 있다.

그밖에 다른 경우를 예상할 수 있는 것은, 만약 디스플레이에 내장된 콤필터나 YC 분리 능력이 떨어진다면 A1XV의 트랜스코딩을 통하는 것이 더 좋은 결과를 볼 수 있다고도 하겠다.

그리고 소니 9000ES와 바로 맞짱 띄워보면 트랜스코딩도 스위칭 능력과 더불어 미세한 차이지만 A1XV가 앞선다.

i/p 변환과 업스케일링

이 기능은 A1XV와 비교중인 소니 9000ES에서는 지원하지 않는 기능이므로 맞비교가 불가능했고 몇 달 전 잡지 리뷰 때 테스트했던 야마하 Z9과의 기억에 의한 비교만이 가능했다.

사실 업스케일 기능은 DVDP 등에서도 지원하는 기기가 급격히 늘고 있고 대단히 눈길을 끄는 부문이지만 현재 매칭되는 디스플레이 기기에 내장된 프로세서들도 상당한 수준이 대부분이므로 마케팅적인 측면이 강하고 필자로선 그다지 기대하지 않은 편이기도 했다.

A1XV의 경우 컴포짓, S-Video, 그리고 컴포넌트로 입력된 신호를 480i, 480p, 1080i, 그리고 720p로 출력할 수 있다.
만약 연결하는 디스플레이의 네이티브 해상도가 이들 중 하나가 아니라면 면밀하게 비교한 후에 출력 포맷을 정해야 할 것이다.
PDP를 예로 들어 자체 해상도가 1024x768이나, 1366x768 등이라면 A1XV에서 스케일링해서 내 보낸 신호를 자체 해상도로 다시 스케일링하는 더블 스케일링이 발생하기 때문에 오히려 화질 악화의 소지가 크기 때문이다.

자체 해상도가 720p인 삼성 800BK에 연결한 결과로 보더라도 DVD의 경우 그냥 800BK에 직접 연결한 것이 약간 더 선명하다.
대신 LD나, Hi8, S-VHS, VHS 테입들을 시청할 경우 선명도는 비슷하지만 블랙이 좀 더 깊어지면서도 화면의 지글거림이 줄어드는 깨끗한 영상이다.
야마하 Z9과 비교하면 역시 A1XV쪽이 좀 더 긍정적인 능력을 보인다고 하겠다.
특히 CRT 브라운관인 소니 36XBR400에 1080i로 연결하면 A1XV에서 처리하는 것이 필자의 소니 TV에 내장된 몇 년 전 세대의 DRC 프로세싱보다 안정적이었으며 선명도에서는 몰라도 프로그레시브 변환과 노이즈 억제에서 효과를 보였다.

이 기능에 대한 평가를 축약하지면, DVD에서는 큰 효과가 없고 그보다 화질이 떨어지는 LD나 테이프를 시청할 때에는 고가의 전용 프로세서에는 비길 수는 없어도 어느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하겠다.
단지 요즘 디스플레이 기기에 내장된 처리 능력도 장족의 발전을 하였으므로 어느 쪽이 더 좋은지는 꼭 비교한 후 결정해야 한다.

DVI/HDMI 스위칭

사실 최근에는 컴포넌트 입출력 단자 수 보다도 DVI/HDMI 스위칭 기능이 더욱 관심을 끄는 것 같다.
야마하 Z9에는 디지털 영상 스위칭 기능이 없고, 소니 9000ES는 내수용에 있는 DVI 스위칭 기능을 국내 출시 모델에서는 누락시켜 더욱 실망스러웠는데 데논은 HDMI 3개, DVI 1개의 입력에 DVI, HDMI 각각 1개씩의 출력을 가지고 있다.
DVI입력을 HDMI로 출력하거나 그 반대로도 되므로 4개의 입력을 가진 스위쳐지만 4:2 스위칭이 아닌 것은 출력에서 DVI나 HDMI 중 하나만 지정해서 출력이 가능하므로 HDMI와 DVI 출력을 따로 가지고 있지만 4:1 스위처로 봐야 할 것이다.
즉 HDMI와 DVI 출력을 동시에 사용해서 2개의 디스플레이에 연결할 수는 없다.

어쨌든 HD 셋톱박스, DVDP, 그리고 PC까지 DVI나 HDMI로 연결하려면 2:1 스위처로는 무리이고 4:1 스위처를 사용해야 하는데 이런 국내 제품을 구입하려면 20만원 이상이 든다고 봐야 한다.
이것도 역시 많이 사용하는 국내에서 출시한 제품과 비교하면 A1XV에 내장된 것에 좀 더 점수를 줄 수 있다.
국내 제품의 경우 초기에 문제가 좀 있었으며, 호환성 외에도 장시간 사용해서 열이 받으면 제대로 작동되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
이것은 엑스트론 같은 회사의 제품도 마찬가지였으며 국내 제품도 근래에는 꽤 안정적으로 되었으므로 별 문제는 없지만 데논의 경우는 HDMI라는 이점이 있다.

따라서 SACD나 DVD-Audio를 듣지 않는 경우 소스 기기에서 HDMI로 출력하면 사운드트랙이나 CD 사운드를 위해 동축이나 광 같은 디지털 음성 연결을 따로 하지 않아도 되고 영상도 디지털 RGB만을 지원하는 DVI와는 달리 디지털 컴포넌트 전송도 가능하다.

호환성은 아주 많은 기기를 테스트해봐야 알 수 있는 문제지만 A1XV의 경우 상당히 안정적으로 동작했고 필자가 테스트한 기간 중에는 문제점을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고 데논 앰프는 사용하면 온도가 상당히 올라가는 편임에도 장시간 사용에 문제가 없었다.

사운드 부문

연결

디지털 연결은 일단 기존의 동축과 광 단자를 주로 테스트했으며 이 경우 HDCD도 디코딩할 수 있는 것은 상당한 보너스이다.
HDMI로 연결한 경우도 들어 봤지만 필자는 DVDP의 경우 동축을 선호한다는 결론을 내렸고 데논 링크와 IEEE1394(iLink)는 추후 DVD-A1XV DVDP 리뷰에서 다루겠다.

아날로그 프리앰프 기능은 메리디언 508.24 CDP와 럭스먼 튜너를 사용했다.
그리고 포노 입력은 MC형을 지원하지 않으므로 MM형 카트리지인 클리어오디오 오럼 베타를 장착한 데논 DP-61F턴테이블을 포노단에 연결했으며 MC형 카트리지를 사용하는 클리어오디오 턴테이블 대신 데논 61F를 럭스먼 포노 앰프와도 연결 후 MM/0dB 증폭으로 비교하였다.

전체적인 인상

그 동안 AV 리시버를 평가하는 레퍼런스로 데논의 A1 시리즈를 사용하면서 야마하, 소니 등의 플래그쉽 모델들과 꾸준히 비교해 왔는데 A1SR까지는 영화 재생에 있어서 야마하 Z9과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고 음악은 소니 9000ES와 취향 문제로 갈릴 수 있다고 본다.

음악적 섬세함과 디테일한 묘사에서 소니가 A1SR보다는 약간 우위에 있지만 선이 굵고 강한 펀치력이 데논의 매력이었다.

여기에 A1XV로 바뀌면서 이번 리뷰 중에는 데논을 내몰고 필자가 새로 들여 놓은 소니와 집중적으로 비교 시청한 결과 섬세함에 있어서도 A1SR보다 비약적으로 좋아지면서 9000ES에 밀리지 않는다.

여기에 약간 부연 설명이 필요한데 전용 CDP, DVDP/유니버설 플레이어에서 아날로그 스테레오나 멀티채널로 연결한 경우는 퓨어 다이렉트 모드를 사용하지 않더라도 A1XV가 소니 9000ES보다 확실히 좋다.

음악

분명한 윤곽 표현이나 저역의 펀치력은 물론 섬세함에서도 앞서며 고역도 부드럽다.

대신 소스기기의 디지털 출력으로 연결해서 앰프에 내장된 DAC를 사용하면 소니가 섬세하면서도 음장이 뒤쪽으로 깊게 펼쳐진다.
(이 문장에서 소니에 내장된 DAC란 표현에 대한 오류를 코멘트에 지적 받았는데 그 지적이 맞습니다. 통상적인 개념으로 무심결에 사용했습니다.
아시다시피 소니 9000ES는 디지털 앰프를 사용하기 때문에 아날로그 신호도 디지털로 바꿔 버리는 점은 설명해 놓고도 실수했습니다. 명확히 하자면 D/A가 아니라 D/D 컨버전이 되겠죠. 어쨌든 PCM으로 입력된 신호든 아니면 설사 DSD 신호라도 자체 디코딩과 프로세싱은 들어가고 이 과정을 잘못 표현했습니다.)

필자는 데논의 AL24 처리에 의한 업샘플링 효과에 대해서는 확신이 서질 않는데 dCS나 에소테릭 등 하이엔드 제품에서도 업샘플링은 다양한 실험을 통해 정확하게 적용하지 않으면 역효과가 나는 경우를 많이 접했기 때문이다.

모든 아날로그 연결은 데논이 앞서지만 고급 CD 전용기를 소유하지 못하고 DVDP 등을 트랜스포트만으로 사용한다면 소니의 디지털 연결이 약간 우위에 있다고 보인다.
즉 수준급 아날로그 출력의 소스기기를 가졌다면 A1XV가 유리하다고 생각된다.

테스트에는 다이애나 크롤과 이글스, 코플랜드와 레스피기의 관현악, 셰필드 랩의 드럼 및 필드 음악을 사용했는데 섬세함에서도 소니를 능가할 지경이며 깊고 단단한 저역은 비교되는 소니가 힘없고 풀어진 듯한 인상을 줄 정도이다.

LP를 들어봐도 내장된 포노단은 선전했으며 MM형 증폭만 놓고 볼 때 외장 포노 앰프에 비해 사운드 스테이지가 약간 좁고 중역이 약간 막힌 듯한 느낌말고는 고역과 저역 모두 수준급이었고 SN비나 정숙성도 납득할 정도이다.

HDCD로 인코딩된 코플랜드나 레스피기의 경우는 디지털 연결로 A1XV에서 HDCD 디코딩한 것과 메리디언에서 일반 CD로 처리한 후 아날로그로 출력한 것에 호 불호가 갈릴 수 있다.
HDCD를 적용한 쪽의 음량이 약간 높고 다이나믹하며 디테일한 듯 들리지만 거칠게 느껴질 때도 있으므로(특히 관악기가) 그냥 아날로그 CD 연결이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느낌도 든다.

소니 9000ES의 경우는 아날로그 입력도 모두 디지털 신호로 변환해서 처리하므로 프리앰프로서는 떨어진다는 선입감을 가지기 쉬운데, 그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앞서 말한대로 분명히 아날로그 소스는 데논이 꽤 앞선다.
이는 앰프의 차이일 수도 있는데 S-master 방식의 디지털 앰프를 사용하는 소니는 데논과 앰프 부분이 분명히 다르므로 선입감에 따른 플라시보 효과도 무시할 수는 없겠다.
어쨌든 일체형으로 나온 제품이므로 디지털 프로세서, 프리앰프, 앰프 부분을 따로 평할 필요 없이 하나로 따져서 필자의 소견을 말한다면 청감상 소니 9000ES쪽은 좋게 말하면 나긋나긋한 느낌도 들 수 있는 반면에 나쁘게 말하면 매가리 없게 들릴 수도 있다.
즉, 다른 기능은 몰라도 소리만큼은 소니 9000ES가 더 좋다고 판단해 데논을 내치고 소니를 들였건만 이번 A1XV는 소리에서 다시 필자의 한표를 확실히 얻었다.

영화 사운드 트랙-서라운드

필자는 A1SE를 사용하던 중 막 출시된 A1SR을 리뷰하면서 기대 이상의 음질 차이에 놀랐었는데 그 이상의 차이가 A1SR과 이번 A1XV 사이에서도 나타난다고 하겠다.

디지털 처리용 프로세서가 완전히 바뀌어 메인 존에는 3개의 고성능 32비트 플로팅 포인트 DSP가 사용되며 A1SR까지 사용되었던 SHARC 칩은 멀티존(Multi Zone)용으로만 1개가 별도로 사용될 뿐이다.

또한 8개의 24bit/192kHz DAC가 디지털로 처리된 신호를 아날로그로 변환해서 앰프로 출력하게 된다.

어쨌거나 단순히 처리 속도가 빨라진 새로운 프로세서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전체적으로 음의 완성도가 상당히 향상되었다.

따라서 음악 재생만 따진다 해도 강력한 라이벌 소니 9000ES를 능가할 지경이 되었는데 영화 사운드트랙에서는 THX 처리와 돌비 프로로직 IIx의 상당한 어드밴티지를 빼고서라도 디테일, 펀치력, 다이나믹함에서 우위를 지킨다.

<연인>에서 장쯔이의 북춤 장면에서 과장하면 콩알의 수를 셀 수 있을만큼 명료하며 <영웅>에서 견자단과 이연걸의 대결 장면은 금음(琴音)과 어우러진 서라운드 채널의 낙숫물 소리가 팽팽한 긴장감과 고적함을 제대로 표현하고 있다. 물론 무기들이 부딪치는 금속음도 섬뜩할 정도로 리얼하다.

그리고 돌비 프롤로직 II와 IIx는 단순히 채널 수만 5.1과 7.1로 늘어 난 것이 아니라 채널의 분리도도 뛰어난 듯, 리얼리티와 다이나믹스도 차이를 보인다.

영화 타이틀 재생만 가지고 본다면 야마하 Z9과 데논, 소니 모두 어느 수준 이상이지만 굳이 미세한 차이마저 따져 본다면 그중 소니가 미세하게 쳐진 듯하며 데논의 파워풀한 사운드가 필자에겐 가장 끌린다고 하겠다.

편의성

소니의 불편한 리모컨과 복잡한 세팅은 데논이나 야마하에 비해 아킬레스건이었고 데논에서 소니로 바꾼 후 필자가 가진 가장 큰 불만이었다.
A1XV에서는 다시 맞이한 친숙한 메뉴가 반가웠으나 데논 A1 시리즈의 RC8000 리모컨 대신 이번 A1XV에는 3805와 동일한 EL 리모컨이 들어 있는 점은 아쉬웠다.
버튼이 아닌 터치형 스크린이지만 너무 다닥다닥 붙어 있어 한 손으로 잡은 상태에서 주로 사용하는 엄지 손가락으로는 잘못 누르기 십상이다.
이 점은 새 리모컨이 나빠서라기 보다도 A1 시리즈의 RC8000에 4년 동안 너무도 익숙해진 때문인지도 모르겠는데 금방 적응이 되질 않았고 테스트 내내 불만이 남았다.
단품으로 구입해도 50만원 가까이 줘야 하는 RC8000을 빼고 단가를 절감한 것은 이해가 가지만 A1XV가 데논의 탑모델임을 감안하면 기존 A1 시리즈에서 오히려 한발 물러 난 것은 쪼잔해 보이기도 한다.

온스크린 메뉴는 데논의 기존 화면에서 기능이 늘어난 것을 제외하고는 별 차이가 없으며 적어도 그 메뉴에 오랫 동안 친숙해진 필자에게는 아직도 헷갈리는 소니 9000ES보다 편하다.

자동 세팅용 마이크가 3805처럼 옵션이 아니라 끼워 주는데 필자는 음압 측정계를 사용하는 수동을 선호하므로 별 관심이 없었다.
그러나 여러 청취 위치를 보정하고 청취 환경의 주파수 특성을 파악해 세팅하는 룸 이퀄라이제이션(Room Equalization) 기능은 잘만 사용하면 대단히 유용한 기능일 수 있어 시도해 보았는데 생각보다 그 단계와 과정이 길었다. 그리고 그 결과를 비교해도 필자는 여전히 음압계와 줄자로 직접 측정해서 수동으로 하는 세팅을 선호한다.

그리고 A1SE, A1SR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앰프에서 열이 꽤 나는 편이다.
사방이 뚤린 필자의 랙에 한단을 제거해서 수납해서 위쪽으로 20cm 정도의 공간이 남았으나 그 윗단에 놓인 랙의 받침판은 물론 기기까지 뜨뜻해질 정도이다.
따라서 가뜩이나 커다란 덩치에 통풍까지 상당히 신경 써야 할 것이다.

결론

결론을 말하기에 앞서 이 제품의 헤아리기 힘들 정도로 많은 기능과 특성, 그리고 성능을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테스트 기간이 부족했음을 밝혀 둔다.

게다가 짧은 기간 동안 간략히 살펴 본 인상마저 줄여서 요약을 했으므로 자칫 주마간산격의 리뷰가 되어 버린 감이 있지만 사소한 것을 놓친 경우는 있을지라도 전체적인 평가를 내리는데는 별 부족함이 없을 것도 같다.

한마디로 A1XV는 일체형 AV 앰프의 정점이다.

일체형으로서 이 이상은 필요도 없어 보이며 사실 A1XV에 지나침은 있을지언정 모자람은 없다고 하겠다.

사운드 처리 능력이나 음질 및 비디오 부문의 스위칭, 업스케일링 등등 성능 여부는 차치하고라도 그 지원하는 기능만으로도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분리형 기기들이 따라오기 힘들 정도이다. 즉 음질은 마크 레빈슨이나, 쎄타, 크렐, 렉시콘 등 하이엔드 기기에 분명히 손색이 있지만 A1XV는 훨씬 저렴한 가격이면서도 지원하는 기능은 하이엔드 기종 모두를 능가하는 종합 선물 세트 같은 제품이라 하겠다.

앞서 말했듯이 비디오 스위칭/프로세싱과 DVI/HDMI 기능만 봐도 경쟁기보다 100만원 정도 더 받는 것은 이해가 가며 앰프도 보통 7채널보다 3 채널을 더했으므로 모든 기능과 성능을 종합해서 이 제품의 가격은 심하다고 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러나 그 가격이면 분리형이 가시권에 들어 오고 무리한다면 하이엔드도 눈에 보인다는 것이 A1XV의 불리한 점이다.

그리고 어쩔 수 없이 되묻게 되는 것은 도대체 왜 이것을 꼭 한 덩어리로 만들어야 했는지가 궁금하다는 것이다.

단가가 조금 올라가더라도 앰프 부분이라도 따로 분리했었으면 하는 아쉬움마저 드니 말이다.

2004년 라스베가스 CES에서 데논은 비디오 프로세서 부분과 AV 프리앰프/콘트롤러, 그리고 멀티채널 파워 앰프를 세개로 분리한 시제품을 전시했었으나 여전히 소식이 없다.

몇 년전 A1SE가 출시되었을 때 그 덩치를 보고 데논에서 분리형은 언제 나오냐고 질문이 빗발칠 때도 데논은 곧 나올 것이라는 지켜지지 않는 약속뿐이었는데 이제 그 A1SE마저 미니 컴포처럼 느껴지는 A1XV를 보고선 과연 어디까지 가야 만족할지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