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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쿄 DV-SP1000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4. 9. 24.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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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우진(acherna@hanmail.net) 2004-09-24 14:55:43

서론
온쿄의 플래그십 DVD 플레이어로는 수 년 전에 발매된 DV-S939(http://hifinet.co.kr/hard/content.php?id=137) 플레이어가 많은 인기를 모은 적이 있다. 국내에 정식 수입된 고급 DVD 플레이어를 입수하기 힘든 시점에 최고 제품으로 꼽히던 도시바 DS-9200 DVD 플레이어를 베이스로 정교한 화질과 우수한 음질을 자랑하던 제품이었다.

이후 온쿄는 비교적 저렴한 유니버설 플레이어인 DV-SP800 모델을 내놓았을 뿐 타 업체에 비해 오랜 시간 침묵했다. 이 분야에서 온쿄의 명성이 서서히 잊혀져 갈 무렵, 드디어 DV-S939의 뒤를 잇는 명실상부한 플래그십 모델로 유니버설 플레이어로서 DV-SP1000을 내놓게 되었다. 근래 DVD 플레이어 들이 고 성능, 저가격을 지향하는데 비해 DV-SP1000은 높아진 성능과 사양에 걸맞게 가격도 결코 만만하지 않다. 온쿄에서는 이 제품이 현재 나와 있는 DVD 플레이어 중에 가장 선진적인 제품이라고 자부하고 있다.

제품 소개



* 소비 전력 : 48W
* 치수 : 435W × 123H × 374Dmm
* 중량 : 12.1kg
* 영상 출력 : 컴포넌트 1(480i 출력) / HD 컴포넌트 1(480p 출력) / S Video 2 / 콤포지트 2 / HDMI 1
* 음성 출력 : 디지털 단자 7 (동축 2, 광 2, i.LINK 2, HDMI 1)
* 재생 가능 디스크 : DVD 비디오, DVD 오디오, 비디오 CD,SACD,음악용 CD, 및 음악 CD포맷, 비디오 CD포맷, JPEG 및 MP3 의 데이터가 기록된 CD-R/CD-RW디스크
* 문의처 : 로이코(02-335-0006)

외관은 전면이 둥글게 휘어져 있으며, 마무리에도 빈 틈이 없어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오픈 버튼을 눌렀을 때 매끄럽게 빠져나오는 트레이는 탄성을 자아내게 할 정도다. 이와 동일한 메커니즘과 섀시를 사용한 인테그라 리서치 RDV-1.1도 발매될 예정이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은 국내 수입 제품은 일본 제품 특유의 금장인데, 미국에서는 이보다 멋져 보이는 실버와 블랙 마감도 판매되고 있다. 개인적으로 색상에 대해서는 역시 티타늄 컬러인 인테그라에 더 끌린다.

전면 패널을 보면 비디오 서킷 오프, 비디오 인풋 등의 스위치가 눈에 띈다. 비디오 서킷 오프를 작동시키면, 음악 CD나 SACD 등을 재생할 때 소리가 보다 차분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비디오 인풋 스위치는 후면의 S 및 컴포지트 비디오 입력 단자로 전환하고 출력할 수 있는 단자다. 내부의 스케일러를 사용하면 720p나 1080i로 출력하는 것도 가능하다. 다만, 복사 방지 등의 문제 때문인지 디지털 HDMI 출력만 가능하며, 컴포넌트 출력으로는 480p만 출력된다. 뒤에 HD 비디오 아웃으로 표시된 BNC 단자는 사실은 480p 출력 단자다. HD라는 의미에 혼동하면 안된다. 한편 후면 단자에서는 디지털 오디오 출력(옵티컬, 동축, i.Link 포함) 모든 비디오, 오디오 출력이 2계통씩 마련되어 2개 이상의 완전히 다른 시스템을 연결할 수 있다. RCA 단자로 된 컴포넌트 출력을 통해서는 480i 신호만 출력된다.

그 동안 DVD 플레이어서는 프로그레시브 스캔, SACD와 DVD-A 지원 여부, 비디오 DAC의 스펙 등이 얼리어댑터들의 주요 관심사였다. 최근에는 디지털 디스플레이 사용자가 늘면서, DVI 디지털 비디오 출력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온쿄 DV-SP1000은 DVI보다 한 단계 더 진보된 HDMI 출력을 탑재하고 있다. 단, 여기에 탑재된 HDMI 출력은 음성 신호 대신에 영상 신호 출력만 가능하다는 점에 유의할 필요는 있다. 또 SACD와 DVD-A의 디지털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i.Link 오디오 출력과 HDMI 비디오 출력을 지원하며, 고성능의 O-Plus FlexScale(TM) video scaler를 탑재 DVD 영상을 720p 또는 1080i로 업 스케일링할 수 있다(HDMI 출력시).

PAL 디스크를 재생해보면 576p로 프로그레시브 출력이 가능하다. 다만, PAL의 NTSC 변환 출력은 지원하지 않았다. 이정도 DVD 플레이어를 사용할 만한 분들이라면 당연히 프로젝터 사용자라고 생각하기에 별 문제는 아닐까 싶다.

내부에 사용된 부품에 대해서는 직접 케이스를 열어보지 않았으며, 온쿄의 홈페이지를 참고해 말씀드린다. 우선 최고급 모델답게 현존 최고 스펙의 214MHz/14비트 비디오 DAC를 탑재했다. 디인터레이싱에는 실리콘 이미지의 칩을 사용해서 기존 제품에 비해 확실한 성능 향상을 이룩했다고 한다. HDMI 출력에는 이스라엘 OPLUS 사의 스케일러를 사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이렇게 보면 독자 규격의 디인터레이서를 사용하는 파이오니아, 파루자를 사용하는 데논 등 현재까지 등장한 어떤 제품과도 달라서 이전처럼 타 업체의 제품을 모디파이한 것이 아닌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오디오 DAC로는 영국 제 오디오 CD 플레이어에서 흔히 사용하는 192 kHz/24-bit Wolfson VQA™ DACs에다 온쿄 특유의 VLSC (Vector Linear Shaping Circuitry)를 조합했다. 게다가 유니버설 플레이어로 SACD와 DVD-A를 모두 재생할 수 있다. DVD 플레이어로서는 드물게 THX 울트라 인증 제품이다. 마지막으로 리모컨은 금속 재질로 만들어졌으며, 크고 묵직한 형태다. 익숙하지 않은 상태에서는 조작이 다소 불편하겠지만, 만듦새 만큽은 고급 제품다운 느낌을 준다. 메뉴 조작에는 조이 스틱을 활용하게 된다. 

테스트
테스트에는 SP-500AK DLP 프로젝터와 스튜어트 HD130, 소니 KV-DW36K9H 직시형 TV를 활용했다. 필자의 경우에는 HDMI-DVI 변환 어댑터를 구하지 못해서 컴포넌트 출력 부분만 테스트했다.

결론부터 말하면 테스트 패턴 상에서 크로마 버그가 나타나긴 해도, 전체적인 화면의 만족감에서는 이제껏 나온 DVD 플레이어 중에서 1급에 해당하는 제품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해상도 면에서 대단히 뛰어나서 화면이 대단히 선명하면서도, 지글거리는 노이즈가 적어서 깨끗하게 보인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색의 순도가 월등히 높고 깨끗하다는 점을 칭찬하고 싶다.

이전 일본 DVD 플레이어를 대표하는 데논과 비교하면, DV-SP1000은 시각적인 느낌으로는 화면이 조금 덜 맑지만, 더 선명하고 색감이 깊게 느껴진다. DVD-A1이나 DVD-3800이 마치 투명한 느낌의 수채화라면, DV-SP1000은 유화처럼 보다 깊이가 있고 윤기 있는 화면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예리한 윤곽선과 디테일 재생에서 기대 수준을 넘어선다. 그래서 특히 영화 소스 감상에서의 만족감은 DV-SP1000 쪽이 보다 높은 것이 사실이다. 이전 DV-S939에서도 색감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던 기억인데, DV-SP1000은 그보다 더욱 향상된 것 같다.

디인터레이싱 성능을 체크하기 위해 스타트랙 인서렉션의 초반 도입부 부분을 살펴봤다. 만일 이전의 파이오니어 플레이어에서는, 바람에 흔들리는 것처럼 출렁거리던 사각형 지붕의 모서리가 조금씩 멈추는 정도일 뿐, 무난한 재생 능력을 나타냈다. 풀섶이나 작물의 윤곽선도 카메라의 이동에서 흐트러지지 않고 이미지를 잘 유지하는 편이었다. 이 정도 성능이면 디인터레이싱에 대해서는 흠잡을 수가 없는 편이다. 물론 비디오 에센셜의 성조기에선 약간의 계단이 보이지만, 이를 완벽히 처리하는 파루자 디인터레이서의 경우에는 화면을 소프트하게 만드는 경향이 있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보다 선명한 실리콘 이미지 쪽의 화면이 좋다고 생각한다.

디지털 비디오 에센셜의 샘플 이미지에서는 산이나 헬리콥터의 주위 등에서 링잉이 나타나지 않았다. 또 스윕 패턴은 끝까지 완벽하게 풀어내서 선명하게 보여주는 것을 확인했다. 아래 사진에서처럼 테스트 패턴에서는 크로마 버그가 나타나기는 하지만, 이전에 크로마 버그 체크 용도로 사용하던 토이 스토리에서는 메뉴 화면이나 우디가 마이크를 들고 있는 장면들이 모두 깨끗하게 표현된다. 만일 크로마 버그가 나타난다면, “무사"라든지, “영웅” 같은 아주 일부 타이틀에서가 될 것이다. 따라서 아주 크로마버그에 민감한 분들, 아니면 역사 무협 대극을 좋아하는 분이 아니라면 크로마 버그가 없는 제품과 마찬가지라고 볼 수도 있다.



HDMI 출력
다른 일본 제 플레이어들과 마찬가지로 DV-SP1000 역시 디지털 출력이 PC 레벨로 고정되어 있다. 이것이 어떤 문제가 있는 지에 대해서는 하이파이넷에서도 여러 차례 설명된 바 있다. 흥미롭게도 일본의 전문지나 업체에서는 비디오 레벨보다는 PC 레벨의 화질이 보다 깊은 블랙으로 만족감이 높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는 계조의 자연스러운 연결이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점을 간과한 것이다. 다른 필자 분들도 여러 차례 지적하고 있지만, 현 시점에서는 디지털 출력 연결 방식이 항상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DV-SP1000은 순수하게 성능 만 놓고 보면 컴포넌트 출력만으로도 선택할 만한 가치가 있지만, 제품의 가격을 고려해 볼 때 DVI의 출력 레벨 부분은 나중에라도 업그레이드가 되기를 희망해 본다.

오디오 부분
오디오 부분의 평가에는 클라세 SSP-60과 CAV-180, 틸 CS2.4, MCS1, B&W DS7을 사용했고, 주로 소니 XA-3000ES SACD 플레이어와 비교했다. CD나 SACD 재생에서나 울림이 조금 억제된 그래서 담백하다고 표현하는 온쿄 특유의 음색은 조금 엷어진 느낌은 있어도 그대로 남아 있다. 그래서 아카르도가 연주하는 바이올린 소나타에서는 소니 쪽이 고음의 뻗침이 조금 더 나와준다.

그래도 이전의 유니버설 플레이어와 비교하면 전용기와 큰 차이를 보여주는 것은 아니다. 사실 대개의 유니버설 플레이어들이 오디오 전용기와 달리 깨끗한 음장을 그려주지 못하고, 음색이 순수하지 못한 부분이 있는데, DV-SP1000은 그런 염려를 상당 부분 덜어준다. 자크 루시에 트리오의 음반에서는 악기 사이의 빈 공간, 퍼커션의 산뜻하고 날렵한 트랜지언트, 피아노의 리드미컬한 느낌이 아주 잘 살아났다. 이런 점에서는 소니를 포함해서 일본제 유니버설 플레이어들이 아직 이르지 못한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비디오 오프 스위치를 켜면 조금 더 소리가 차분하고 매끄러워진다.

결과적으로 DV-SP1000은 오디오 재생에서 100만원대의 전용 SACD와 비교할 만큼의 성능을 보여준 셈이다. XA-3000ES가 SACD 재생에서 2~300만원 대 CD 플레이어와 비교할 음질을 들려준다는 점을 생각하면, DV-SP1000의 만족도는 상당히 높다. 게다가 영화 감상에서의 트랜스포트적인 성능까지 감안하면, 상당한 메리트가 있는 편이다. 실제로 같은 동축 연결로 테스트해봐도 DVD 플레이어 사이의 음질 차이는 상당한 차이를 나타낸다. 온쿄 DV-SP1000 정도로도 충분히 만족할 수 있지만, 미국 아포지 사의 클럭을 탑재한 인테그라 리서치 RDV-1.1에서라면 더욱 향상된 음질을 기대할 수 있다. 시 제품을 잠깐 들어볼 기회가 있었는데, 섬세하고 투명한 음색으로 DV-SP1000에서 약간 부족한 부분을 충분히 채워준다는 느낌을 받았다. 또 하나, 하이브리드 SACD 재생에서 CD 트랙과 SACD 트랙을 전환하면 스스로 정지했다가 트랙을 이동하므로 매우 편리했다. 이와 달리 소니 SACD 플레이어에서는 일단 정지한 후에 트랙 이동 스위치를 눌러야 한다.

결론
차세대 비디오 포맷이 가시화되는 현 시점에서 고급 DVD 플레이어를 구매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게다가 앞으로 등장할 타 브랜드 신제품들에 대한 기대가 조금 마음에 걸릴 것이다. DV-SP1000에는 디지털 출력 레벨이라든지 크로마 버그 등 몇 가지 부분에서 단점도 없지 않다. 그러나 고급스러운 만듦새와 조작감, 컴포넌트 출력의 화질, 현재 나와 있는 제품 중 가장 다양한 출력 단자, 마지막으로 SACD 재생에서의 우수한 음질 등을 저버리기도 쉽지 않을 듯 하다. 타 업체의 제품들이 과연 이런 분야에서까지 좋은 성능을 보여줄 지는 예측하기 힘들다. 그래서 예산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 가장 매력적인 일급의 DVD 플레이어라는 데 한 표를 던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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