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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문한주 on 02/05 at 07:48 PM
Electrical
Input impedance : > 110 kOhm
Output impedance : 60 Ohm
S/N ratio / Ref 1V : > 95 dB A-weighted
Min Vin for 0 dB out : 0.25 Vrms
Max Vin for 0 dB out : 25 Vrms
Dynamic range : 100 dB +12 dB output
Bandwidth : 10 Hz – 100 kHz + 0 / - 1 dB
Distortion : < 0.01 % 1 V out, no load at 1 kHz
< 0.03 % 1 V out, 600 Ohm load
Physical
Vacuum tubes : 12AX7 / ECC83, 12AT7 / ECC81, 5,000-hour usage timer
Power consumption : 12 V 900 mA
Dimensions : 310 mm x 254 mm x 76 mm
Weight : 3.20 kg
PL-L은 프로 녹음장비로 유명한 스위스의 나그라사가 일반인을 위한 하이파이 제품으로 내놓은 진공관 프리앰프다. PL-L에서 L은 Line단만을 지원하는 프리앰프라는 것을 표시하고 있으며 포노스테이지를 내장한 동사의 PL-P 모델과 구분된다.
만듦새
나그라 제품은 스위스제 명품제품들에서 발견할 수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완벽을 추구하는 제품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고도로 기능적이면서도 어느 한곳도 허술함이 느껴지지 않는 깔끔한 만듦새, 컴팩트한 외관, 최고 수준에 도달한 음질이 그 완벽함이라는 이미지를 형성하고 있다. 몸체 좌측부에 입력단을 배치하고 곧바로 셀렉터를 두고 볼륨 조절 노브, 그 다음에 밸런스 조절 노브를, 몸체 우측부에 출련단자를 배치한 것은 제품 내부에서 신호가 거치는 경로 순서와도 일치되도록 구성되어 있다.
사용된 진공관은 12AX7/ECC83 두 개와, 12AT7/ECC81 한 개 이며 진공관의 수명을 체크할 수 있는 타이머 진공관이 보조하고 있다. 이 타이머 진공관은 신호경로와는 격리되었으며 1에서 5까지의 눈금이 적혀져 있다. 5에 도달하면 진공관 수명인 5000시간 도달한 것이므로 제품의 진공관 한벌을 모두 바꾸면 된다. 다만 진공관의 수명을 제품의 겉면에서 확인할 수는 없으며 제품에 동봉된 스크류를 이용하여 제품의 윗 뚜껑을 열어봐야 확인이 가능하다.
입력단은 1벌의 XLR 싱글엔디드 입력, 3벌의 RCA 싱글엔디드 입력단자를 가지고 있으며 테이프 인/아웃 단자는 지원하고 있지 않다. 출력단은 둘 벌의 싱글엔디드 RCA단자와 싱글엔디드 XLR단자를 갖추고 있다. 옵션으로 트랜스포머 커플드 밸런스드 XLR지원으로 변경시킬 수 있다. 싱글엔디드 XLR 입력이라는 부분이 생소하게 들릴 것 같은데 제품의 XLR 단자를 통해서 입력이 되더라도 신호를 처리하는 회로에는 싱글엔디드로만 처리하여 출력도 싱글엔디드로 된다는 것이다. 동사의 동사의 이전 출시 제품인 PL-P에서는 아예 밸런스드 단자를 지원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다.
PL-L에서는 XLR 입력단자를 지원하고 있지만 실제로 여기에 연결해서 사용해 보면 포화된 듯한 갑갑함이 느껴진다. 대단한 피아노 곡도 아니고 바하의 평균률 재생에서 그렇게 들린다고 보면 전기적으로 미스매칭이 된 경우인 것 같다. RCA단자를 이용하면 전혀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므로 청취에는 주로 RCA싱글엔디드 접속을 이용하였다.
프리앰프는 미약한 전기신호를 다루고 있기 때문에 전원노이즈로 인해서 신호 처리와 전송에 큰 영향을 받기 쉽다. 그래서 나그라에서는 전원부는 몸통에서 분리시키도록 결정했으며 이런 구성으로 인해서 음악 재생에 있어서 고급오디오기기들의 수준을 구분짓게 하는 배경처리부문에서 아주 조용하고 깨끗하게 들리는 효과를 성취할 수 있었다. 전원부는 뜨뜻할 정도로 발열하고 있으므로 어떤 물건으로 덮여지지 않도록 주의할 필요가 있다.
리모컨은 너무 가볍지도 너무 무겁지도 않은 편이었으며 버튼은 배열은 납득이 가게 구성되어 있다. 리모컨이 동작될 때마다 본체의 수신 LED가 깜빡이며 켜지도록 처리한 것은 본받을만한 사용자 인터페이스다. 입력셀렉트를 본체에서 수동으로 지정한 경우에는 (A,B,C에 두었을 때) 리모컨 조작으로 입력셀렉트하는 기능이 무시된다. 따라서 리모컨으로 셀렉트를 조정하려면 본체의 셀렉터를 D에 놓아야 한다. 그러면 셀렉트를 버튼으로 조작할 때마다 본체의 셀렉터의 해당 위치에 박혀있는 녹색의 LED가 점등된다.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당황하게 되는 것이 맨 처음 제품을 켤 때다.
파워앰프가 켜져 있을 때 셀렉터 조정놉으로 PL-L을 켜면 탁하는 소리가 들린다. 그리고 전원이 안정화 되는 15초 동안 뮤트 상태에 있다가 첫신호가 공급되면 탁 하는 소리와 함께 파워앰프에서는 오버로드가 검출되었다고 자동으로 제품보호 모드에 들어가 버린다. 매뉴얼을 읽고 나서 프리앰프를 먼저 켜서 15초 이후가 되었을 때 파워앰프를 켜면 그런 문제가 발생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하게 되었다. 사실 프리앰프를 먼저 켜고 파워 앰프를 나중에 켜서 사용하다가 파워앰프를 먼저 끄고 프리앰프를 나중에 끄는 것이 일반적인 앰프의 기본 사용법이기 때문에 나그라에게 탓할 일이라고 볼 수는 없다.
들어보기
제품의 음질이란 면에서 보면 완성도가 높아서 특별히 어느 장르 재현에 큰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없으며 장기로 삼을 수 있는 부분은 보컬재생이라고 볼 수 있다. 이 부문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만큼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필자가 가지고 있는 애드컴 GFP750프리앰프의 패시브모드와 비교해 보면 음색은 담담하고 가감 없는 무미한 느낌에 투명성이 강조되는 스타일이라기 보다는 따뜻하며 온화한 기분이 드는 색깔을 가지고 있다. 아마도 진공관을 이용했을 때 얻을 수 있는 최대의 장점을 최대의 완성도로 끌어낸 것이 아닌가 싶다.
전 대역에 걸친 음색과 밸런스가 잘 맞으며 음상을 거대하게 부풀려 만들지는 않는다. 다만 다이나믹스에 장기가 있는 제품과 경쟁해서 이길 만큼의 다이나믹스 능력이 탁월하지는 않다.
방송에서 보면 특정일에 같이 시간을 보내고 싶은 연예인을 설문조사 하던데, 만일 오디오 애호가를 대상으로 연예인 대신 오디오를 고를 수 있다면 프리앰프 부문에서 많은 이들이 나그라 PL-L에 지지하는 표를 던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만큼 여러 사람들이 공감할만한 친근하고 예쁜 소리로 음악을 표현하고 있다. 비유하자면 거친 세파에 시달리지 않아 세상 물정에는 그다지 밝지 않으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고 재색을 겸비한 엘리트 규수 같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누구라도 싫다고 고개 젓게 하기 힘들게 만들 것 같으며, 내가 좋아할지 말지는 잘 모르겠지만 웬지 한번쯤은 만나봤으면 좋겠다 싶은 생각이 들만한 특성을 가졌다고 비유하고 싶다. 한번 들어보라고 권하더라도 적어도 비난을 받을 일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오디오 애호가라면 귀한 시간을 내서라도 한번 들어볼 만한 가치가 있다.
사족
이 제품을 사용하면서 유의해야 할 점은 XLR입력 사용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며 이의 연장선에서 싱글엔디드 RCA입력을 사용하는 경우라고 하더라도 와디아처럼 출력전압이 높은 CDP와는 매칭이 좋지 않을 수 있음을 암시한다. 만약 그럴 경우가 생긴다면 프리앰프를 탓하지 말고 CDP내부의 스위치를 조작하는 등 출력전압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앰프의 켜고 끔 순서를 잘 지켜는 것도 빼놓지 않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다.
필자는 웬만해서는 생김새 가지고 타박하는 일은 없지만, 몸체 좌우로 케이블이 치렁치렁 어지럽게 매달려 있는 모습을 보면 컬트적인 취향이 아니고서는 오래동안 데리고 있기 힘들겠다는 생각이 든다. 프로용 장비가 아닌 이상 통상적인 제품과 유사한 입출력 구성을 택했다면 좋겠다는 희망사항을 가져본다.
사용기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