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한주(raker@hifinet.co.kr) 2002-09-24 05:50:03
레가의 새로운 앰프군중 하나인 파워앰프 마이아는 레가의 제품계보상 최고급기인 모노블럭 앰프 엑손 다음에 위치하고 있지만 사실상 가장 최고급기의 노릇을 하고 있다.
제작회사는 미라, 루나 등의 레가 인티앰프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마이아 앰프를 추가로 투입하여 패시브 바이앰핑으로 연결할 수 있도록 레가의 인티앰프와 마이아 파워앰프의 게인을 서로 매칭시켜놓았다. 출력이 낮은 레가의 인티 앰프를 사용하는 사용자가 바이앰핑을 시도하면 전체 성능이 향상될 수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처음부터 레가 앰프를 구입할 때 커사와 마이아 분리형으로 시도하는 편이 시행착오를 줄이는 방법이 아닐까 싶다.
제품의 만듦새와 구조를 먼저 살펴보면 이 제품에는 레가의 고급기종에서 사용하는 특별주문 알루미늄 주물 케이스가 채용되었으며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채널당 하나씩 사용한 듀얼모노럴 구조를 가지고 있다. 각 트랜스포머에는 28200 마이크로 패러드 용량의 평활 캐패시터가 병렬로 사용되었다. 출력석은 200와트급 산켄을 사용해서 구동이 어려운 스피커에 대해서 최대한 처리할 수 있게 대비했다. 출력단에 DC 보호회로를 탑재하고 트랜스포머에 파워 모니터를 하고 있어 제품의 안정성에 만전을 기했다. 신호경로 전체에 고품질의 에복스 캐피시터를 채용했다. 회로는 레가의 “커먼베이스 드라이브 스테이지” 회로 설계를 고스란히 따른 것으로 신뢰성이 높고 음질이 뛰어나다고 회사측은 주장한다.
스피커 터미널은 두꺼운 스피커 케이블을 나선상태로 연결시킬수 있도록 큼직한 구멍을 제공해 주고 있다. 그대신 스피커 단자의 심지는 굵어져서 일반적인 말굽단자로 마무리된 스피커 케이블 사용자는 정상적으로 연결할 수 없게 되어서 손해보는 느낌이다. 그리고 일반적인 좌우 채널 스피커 터미널 부착위치와 달라서 당혹감이 생긴다. 게다가 스피커 터미널과 전원플러그 단자 사이가 지나치게 가깝게 연결되어 있어서 두꺼운 전원케이블을 사용하기에 불편하게 되어 있다. 레가 제품을 구입하는 사람은 두꺼운 전원케이블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고 말굽단자로 마무리된 스피커 케이블은 사용하지 않는 실용정신으로 투철하게 무장된 사람일 것이다 라는 전제로 제품을 만든 것 같아 사용자를 배려하기보다는 설계자의 주관적인 잣대가 강하게 투영된 듯한 느낌이 든다.
열방출 효율이 좋은지 한참동안 사용해도 미지근하지도 않을 정도로 느껴진다.
이제는 앰프가 스피커를 적절하게 구동하는지 알아볼 차례다. 강렬한 타악기군이 등장하는 대편성곡에서 음량을 올렸을 때에도 저역을 포기하지 않고 타이트하고 신속하게 다이내믹한 충격과 펀치를 계속 전달할 수 있었는데 레가의 35와트급 인티앰프인 브리오는 확실히 이런 능력이 부족했었고, 인티앰프에서 도달할 수 있는 상급 클래스에 도달한 능력을 갖췄던 크릭 5350R도 역시 마이아 파워앰프에 비하면 아쉬움이 남는 정도였다. 분리형 앰프에서의 상대적인 수준을 알아보기 위해서 레가의 커사 프리앰프를 사용하고 필자가 사용중인 뮤지컬피델리티 A3CR파워앰프와 비교해 보았다. 뮤지컬피델리티 A3CR 파워앰프를 연결하면 마이아 파워앰프를 연결했을 때보다 저역에 힘이 덜 실리는 듯이 들리지만 그대신 우아한 여유로움이 느껴지며 공간감이 확 늘어나며 깊이도 깊어지며 환해진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마이아는 베이스가 좀 더 타이트해지며 그로 인해 활기가 잘 느껴진다. 제조업체에서는 실제적인 구동력을 보강하여 다양한 스피커와 매칭이 가능하다고 홍보하고 있는데 충분히 납득이 갈만한 성능을 갖췄다.
그 다음에는 고역에서 어떤 느낌을 주는지 알아보기 위해 금관악기 소리가 잘 녹음된 코플랜드작 보통사람을 위한 팡파르를 들어본다. 피크에서 소리가 경직되지 않고 비교적 편안하게 들린다. 답답하지 않고 잘 뻗어주면서도 소리의 중심에 무게가 실린듯한 안정감이 느껴진다. 높은 음량에서도 딱딱하거나 날카롭게 들리지 않으며 그렇다고 해서 디테일을 희생시켜서 획일적으로 들리는 음색을 가지게 한 것은 아니었다.
이 앰프는 밝다거나 날카롭다거나 고역의 입자감이 두드러진다거나, 딱딱한 음색을 가진 비음악적 특성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고 볼 수 있다.
전체적인 원근은 앞으로 돌출되는 형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답답하게 뒤로 쑥 들어간 것은 아니다.
음장을 전개하는 능력에서 평면적이지는 않고 베일에 가려있지는 않지만 아쉽게도 최상의 앰프에서 느껴지는 깊고, 투명하며, 초점이 잡힌 음장재현 수준에 도달하지는 못한 것 같다.
탄탄하고 빠른 스피커의 제어능력을 바탕으로 인위적으로 손질하지 않은 솔직한 음색을 가지고 있어서 음악의 추진력과 리듬을 제대로 살릴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조 모렐로의 드럼곡을 나무랄 데 없이 불편한 기색을 느끼지 못한 채 오랫동안 음악을 신나게 몰입해서 들을 수 있게 해준다.
비욘디가 이끄는 비발디작 화성의 영감에서도 과도응답특성이 좋은 앰프의 특징인 사실적인 음색과 탄력있는 보우잉을 잘 묘사할수 있었다.
레가 쥬피터2000 CD플레이어를 생각하면 레가 마이아 파워앰프의 음색은 상대적으로 좀 더 밝은 편이지만 뮤지컬피델리티 A3CR파워앰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어둡게 느껴지는 편이다. 상대적으로 밝고 어둡고는 그다지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테고 그대신 다른 컴포넌트들과 매칭을 어떻게 해주는가가 중요한 일일 테다. 필자가 레가 쥬피터, 커사, 마이아의 순정 풀 시스템으로 운용한다고 가정하면 레가의 스피커나 트라이앵글의 셀리우스 같은 스피커를 같이 매칭하는 것이 좋아보인다. 셀리우스의 소리 자체가 환한 소리를 내주기 때문에 적절하게 어울릴 것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대신에 레가 순정 풀 시스템과 되도록이면 피하는 것이 좋아보이는 스피커로는 에포스를 꼽고싶다. 그 가격대에서는 정말로 환상적인 실력을 보유하고 있지만 약간 어두운 성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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