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트라이앵글 나이아 스피커

hifinet 2006. 8. 6. 15:59

김민영(odelay0818@hanmail.net) 2003-12-10 10:57:08

셀리우스라는 플로어스탠딩형 스피커가 스테레오 파일 A클래스에 오르면서 주목받기 전까진 트라이앵글의 브랜드가 오디오파일들에게 생소했을 것이다. 하지만 요즘 상황은 그렇지 않다. 트라이앵글은 입문용부터 하이엔드급까지 다양한 라인업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트라이앵글의 신제품 출시 소식 자체가 관심거리가 될 정도로 국내에서의 지명도가 높아졌다.

스트라토스 260 라인업은 트라이앵글의 플래그십 모델인 마젤란을 제작할 때 사용한 기술을 그대로 적용하고 있다. 실제로 마젤란은 어떤 라인업에 속하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상 트라이앵글의 최상급 라인업은 스트라토스 260 뿐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아는 스트라토스 라인업에 있는 플로어스탠딩형 스피커 제품 중에서 가장 아래의 솔리스 다음에 해당하는 기종이다. 최고급 라인업의 가장 저렴한 제품이란 점에서는 나이아에게 많은 이득이 주어졌다고 볼 수 있다. 대부분의 제조사는 자사의 최상급 라인업에 그에 상응하는 마감과 만듦새, 기술을 적용하는데, 나이아는 이런 혜택을 모두 받으면서도 그 라인업의 하위기종이라서 가격 경쟁력도 갖추고 있다.

실제로 나이아는 한눈에 보기에도 품위있고 고급스러운 모습이며, 만듦새도 상당히 좋다. 그림의 마감과 달리 국내에는 마호가니 마감 제품만 수입된다고 한다. 이 스피커는 함께 제공되는 받침대를 사용해서 설치하게 되어 있는데, 받침대 없이 사용하는 스피커보다는 한결 더 멋스러우며, 일단 외관에서는 가격만큼의 값어치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만든다. 뒷면의 단자 부분 역시 나무랄 데 없이 좋지만, 단자 크기가 커서 좁은 스페이드 단자는 연결이 불편했다.

감상

나이아는 음색이 상당히 풍성하고 좋은편으로, 이러한 특징은 감상을 위해 들어본 대부분의 곡에서 나타난다. 마리아 조아오 피레스와 오귀스땡 뒤메이가 연주한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 op.100 2악장에서는 피아노의 잔향과 바이올린의 울림이 훌륭한 조화를 이루었으며, 키스자렛의 questar에서도 음악이 온 방안을 가득 메웠다.

잔향이 좋다는 말은 그만큼 고음에서의 해상력이 뒷받침된다는 뜻이다. 브람스 바이올린 소나타의 중간에는 바이올린을 손으로 튕기면서 연주하는 부분이 있는데, 나이아는 이 부분을 상당히 섬세하고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팻 메스니의 Au Lait에서 나이아의 해상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심벌즈의 울림 표현이 단순히 정말로 전확하고 섬세해서 스틱이 심벌즈를 살짝 때리는 소리와 심벌즈가 내는 공명 등이 하나하나 다 들렸다. 가장 놀라웠던 것은 에릭 클랩턴의 believe in life에서였는데, 악기 소리와 섞여 나오는 아주 작은 퍼커션 소리도 선명하게 그려졌다. 사운드 가든의 Sleep Tight에서도, 앨범 녹음상에서는 의도하지 않은 보컬 잔향이 세세하게 잘 들렸으며, 나이아가 확실히 고급 제품임이 입증되는 부분이었다.

나이아의 음색은 맑고 투명하면서도 부드럽다. 팻 메스니나 키스 자렛의 음악을 들으면 이러한 음색적 특성을 금방 알 수 있다. 또한 나이아의 음색은 상당히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바렌보임 연주의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14번 3악장에서는 특유의 공기감이 잘 살아있었는데, 이러한 표현력은 스피커가 일정 수준 이상이어야만 가질 수 있다. 하지만, 음색이 너무 고급스럽고 부드러워서인지 일부 음악에서는 장점이 크게 부각되지는 않는다. 대체로 거칠고 호방한 사운드의 락음악에서는 나이아가 크게 돋보이지 못하는 것 같다. 하지만 오디오파일들 중 이러한 음악만을 즐기는 경우가 아니라면 음색에서 큰 불만을 갖지는 않을 것이며, 음색이 무르다는 평가도 상대적인 것이다. 이를테면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에서는 음색이 부드러우면서도 터치가 매우 경쾌했다.

이 스피커의 저역은 음색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나이아의 우퍼에서 나오는 소리는, 좋게 말하면 대체로 부드러운 경향이고 안 좋게 말하면 임팩트가 다소 부족하다. 사운드 가든의 boot camp를 들었을 때 저역은 상당히 정확했지만, 강력한 맛은 다소 떨어지는 편이었다. 바렌보임이 연주한 모짜르트 피아노 협주곡 14번 3악장에서도 낮은 음을 연주하는 손에 상대적으로 힘이 없는 듯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저역은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단점을 충분히 커버하고 남을만큼의 매력을 갖고 있다. 벵게로프와 바렌보임의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 3악장은 듣는 순간 스케일이 무척 크다는 것이 느껴진다. 그리고 웬만한 스피커에서는 들어볼 수 없었던 정도로 저음이 깊이 내려간다. 북소리도 매우 낮고 깊으면서 정확히 들려온다. 팻 메스니의 음악에서도 베이스 음이 깊고 풍성했으며, 키스 자렛 questar 에서는 베이스의 탄력이 잘 살아있었다. 여기에서 잘 알 수 있듯이 나이아의 저역은 단순히 깊이 내려가고 양이 많으면서 벙벙대는 종류가 아니다. 소니 롤린스의 블루노트 volume.2 앨범을 들어보면, 드럼 소리가 상당히 정확하고 빠르며 페이스도 좋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이내믹스 역시 매우 자연스럽고 좋다. 브람스의 바이올린소나타에서 이러한 점이 잘 나타났으며, 나이아는 재생해본 여러 음악 모두를 역동적이면서도 유연하게 들려주었다.

나이아는 청감상 특이한 특징도 갖고 있었다. 브람스 바이올린 협주곡을 들어보면 고역도 아름답고 저역도 스케일 크고 낮게 내려가서인지, 재생 대역 중 어딘가에 여백이 있는 듯한 느낌을 주었다. 에릭 클랩턴의 Believe in Life에서도 중역도 두툼하고 어디 한 군데 나무랄 데 없었지만, 무언가 빈 대역이 있는 듯한 인상이었다.

매칭상으로는, 다소 강력하고 꽉찬 소리를 내주는 좋은 앰프를 물려준다면 위에서 언급한 것들을 보강할 수 있을 것이다.

결론

나이아는 상당히 고급스럽고 훌륭한 소리를 내주며, 비슷한 가격의 다른 스피커들과 비교했을 때 상당히 경쟁력 있는 스피커다. 음질뿐만 아니라 외관이나 만듦새도 좋다는 면에서 점수를 조금 더 얻을 수 있다. 어느 스피커나 장단점이 있게 마련이고 나이아도 완벽한 스피커는 아니지만, 단점을 상쇄할 만한 장점이 있는 제품이다. 락음악이나 강력한 비트의 음악이 아니라면, 매력적인 소리를 들려주는 스피커다. 특히 시청 공간이 넓으면서 음색과 스케일, 공간감 등을 중시하는 분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스펙

  • 유닛 : 트위터 - 티타늄 돔 25mm TZ2600, 미드레인지 long-fiber 셀룰로스 펄프 진동판, 우퍼 - 셀룰로스 펄프 진동판
  • 감도 : 93dB/m/W
  • 주파수 대역 : 40Hz~20kHz(+/-3dB)
  • 허용입력 : 160W
  • 최대 입력 : 300W
  • 임피던스 : 8 옴 (최소 4옴)
  • 크로스오버 : 400 / 4000 (Hz)
  • 용적 : H x I x D (mm) 1180 x 230 x 310
  • 무게 30.5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