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소재의 징가리 스피커 회사는 설계자인 쥬세페 징가리가 타협을 하지 않은 하이파이와 스튜디오 모니터 스피커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 1986년에 공방을 연것으로 시작했다. 그는 온 정력을 다바쳐서 혼 드라이버가 다른 전통적인 스피커 유닛에 비해서 여러가지 장점이 있음을 밝히고 혼 드라이버 기반의 스피커 재생음을 최적화 하는 데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여왔다. 이런 수년간의 꾸준한 연구의 결과로 1995년에 통상적인 트위터와 5인치짜리 혼을 결합시킨 옴니레이 기술을 완성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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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 로딩은 착색이 많다는 식의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는데 이 징가리의 엔트리급 스피커는 혼을 사용했으되 착색이 잘 느껴지지 않을 만큼 현대적으로 튜닝한 스피커임을 확인하게 된다. 다만 전형적인 혼스피커처럼 감도가 높지는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할것이다. 감도는 그다지 높지 않지만 앰프에 애먹이지 않고 수월하게 소리가 나오는 편이라고 할수 있겠고 고역도 덮인 듯이 갑갑한 소리와는 거리가 멀며 올라가 줄만큼 막힘 없이 올라간다. 다른 2웨이 스피커에 비해서 트위터의 크로스 오버가 상당히 낮게 잡혀있는데 이점은 이전에 필자가 리뷰했던 앰피온사의 헬륨 스피커와 유사하다. 금속재질의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에 예민한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이 계신다고 한다. 또한 평탄한 대역발란스를 추구하는 현대스피커는 대체로 소리가 밝은듯한 느낌을 주곤 하는데 역시 이런 소리의 질감에 도 거부감을 가지시는 애호가분들도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스피커는 금속재질의 진동판을 일절 사용하고 있지 않으며 소리의 질감은 목재의 느낌이 살짝 섞인듯한 중역대의 소리를 가지고 있으며 고역에서 소란스런 듯한 거부감이 들지 않는다. 그리고 징가리 스피커는 밝거나 야윈 성향의 스피커는 아니며 그보다는 약간의 풍성함이 느껴지는 여유로운 스타일의 스피커 쪽이 더 가깝다고 볼 수 있다.
팝이나 락을 추구하는 사람들에게라면 이보다 더 시원시원하고 강렬한 소리를 뿜어줄 수 있는 조합이 더 잘 어울릴지 모르겠지만 고상하고 음악적인 감흥을 잘 전달해 주는 매력적인 중고역을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적합한 선택대상이 될만한 스피커라고 보여진다.
대역별로 혹시 어떤 착색이 있는지 확인해 보기 위해 몇 곡을 걸어 들어본다. <안티폰 블루스>에서의 색소폰 소리는 풍부하고 따뜻하며 꽉 찬 듯이 들린다. 갑갑하게 갇힌듯한 고역의 착색은 느껴지지 않았다. 여성성악가의 재생주파수 대역에서는 향기좋은 목질감이 느껴지는 도톰한 중역으로 인해 포실한 느낌이 들게되는데 낮고 굵은 소리를 내주는 바리톤인 흐브로스코프스키나 테너인 페터 슈라이어의 노래를 대음량으로 듣게되면 소리가 정상보다 넘치게 나오도록 왜곡된 것이 느껴진다. 그렇지만 이런 약간의 과장이 큰 문제를 내는 정도까지는 되지 않는다고 봐야겠다. 왜냐하면 존 루터 <레퀴엠>을 들을때 재생되는 사운드 스테이지의 원근을 묘사할 때 약간 뒤로 물러선 듯 느긋하고 풍부한 편인데, 중역대의 중역이 강조된 스피커의 경우 소리가 앞으로 튀어나와 저절로 긴장이 되고 볼륨을 줄이고 싶은 기분이 들게 마련이지만 그런정도에 도달하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고역은 투명한 소리를 잘 표현하 있고 공간감의 재생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다이나믹스의 재생에서도 큰 손색이 없으므로 음악에 몰입하는데 지장을 주는 일은 없다. 저역의 페이스와 타이밍에서는 다소 여유롭게 재생되고 있지만 맥 빠진 소리와는 거리가 멀고 불분명한 점이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았다.
존 루터의 곡의 피날레에서는 뭉쳐짐이 발견된다. 혼탁이라고 볼 수 있는 수준은 아니지만 스피커가 내줄수 있는 한계에 다다른 듯 했다. 이때의 음량은 적정수준보다 한참 높여서 들었을 때였다. 적정수준의 음량에서는 별다른 문제가 발견되지는 않았다. 규모가 큰 곡을 넓은 장소에서 큰 소리로 집이 떠나갈 정도로 크게 들어보려는 욕심을 만족시켜보려면 아무래도 해당시리즈의 형님뻘 제품에게 담당시키는 것이 적합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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