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한주(raker@hifinet.co.kr) 2003-03-26 20:17:19
제품정보
재생주파수대역 : 60Hz-55kHz
크로스오버 주파수 : 3kHz, 15kHz
권장 입력 : 15~120와트
감도: 89dB
최대음압:109dB
임피던스 : 8오옴 (최소 3.2오옴)
무게: 9.2kg
크기(WxHxD, 괄호는 스파이크 장착시) : 374(418)x231x302(308)mm
마감: Graphite, Silver, Pearlscent White, Maranello Red, Maple
권장가격: 256 만원
수입원: 성민음향
KEF XQ one 스피커는 KEF의 제품군인 XQ 시리즈의 북쉘프형 모델이다.
KEF XQ시리즈 스피커는 유니Q 드라이버와 하이퍼 트위터로 구성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언뜻 보기에 XQ one스피커는 2웨이 스피커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3웨이 구성이 된다.
일반 스피커의 우퍼처럼 생긴 유니Q 유닛에서는 60Hz에서 15kHz까지의 소리를 우퍼와 트위터에서 재생하고 일반 스피커의 트위터처럼 생긴 티타늄 재질의 하이퍼 트위터 유닛에서는 15~55kHz까지의 소리를 재생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유닛 하나에 우퍼와 트위터가 내장되어 있다니 이상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이런 구성은 이미 탄노이 스피커에서 듀얼 콘센트릭 유닛으로 수십년 동안 채용해오고 있었기 때문에 오디오계에는 잘 알려진 셈이라고 할 수 있다. 탄노이에 듀얼 콘센트릭이 있다면 KEF 스피커에는 유니Q 드라이버가 있다. 이는 KEF 스피커의 상징이자 보유 기술의 집결체다.
XQ one의 멋지고 세련되게 굴곡이 있는 인클로우저나 기품 있는 색상으로부터 도발적인 섹시함 까지도 연상되는 다양한 색상의 광택 마감을 제공하는 것으로 봤을 때 이 제품의 설계와 제조에는 전문적인 공업 디자인이 적용되었으며 고도의 제조기술이 사용된 흔적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방자형으로 처리해서 홈시어터용도로 사용하더라도 애먹지 않도록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다만 스피커의 바닥면이 평면이 아니고 굴곡이 져 있어서 박스에 동봉된 스파이크를 써서 3점 지지를 하도록 제안하고 있는데, 성능이나 디자인 면에서 그럴 수 밖에 없는 결과라고 좋은 방향으로 이해해줄 수 있을 수도 있겠으나 북쉘프형 스피커란 것이 반드시 스탠드를 사용해야 한다는 한계가 있다는 점을 경시한 점이 있다고 보여진다. 전용 스탠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스탠드 위에서 추락하는 것을 방지하는 방법이 마땅치 않다는 점은 구입시에 고려해 봐야 할 점이 아닌가 싶다.
들어보기
소리의 첫 느낌은 모든 것이 생생하고 쉽게 잘 들린다는 점이었다. 대역 밸런스라던가 음색 면에서 상당한 수준을 달성한 제품이라는 인상을 받았다.
그리고 특정 대역에서 뭉쳐진 듯한 느낌이 든다거나 인클로우저의 통울림이 섞여서 콧소리 같은 소리가 더해진다거나 저역의 양이 많게 느껴지도록 하기 위해서 특정 주파수를 둔중하게 강조하지는 않는다.
깊은 저음까지 내주는 제품은 아니지만 음악에서 나타나는 저역의 음정을 어렵지 않게 느낄 수 있다. 저역은 북쉘프 스피커 치고는 양적인 면에서 부족감을 크게 느끼지는 않을 정도인데, 가령 B&W의 노틸러스 805보다는 저역의 양감이나 대역 밸런스 면에서 한결 낫다고 할 수 있다.
글래디에이터 O.S.T에서 [The Battle]을 틀어보면 좁은 방에서는 부밍이 일어날 정도이다. 큰 소리를 꽤 오랫동안 틀었는데도 견디는 것도 그렇고 거칠게 뿜어지는 소리를 내지 않는 점은 칭찬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그러나 중역이 완전히 평탄한 것은 아닌 듯, 곡에 따라서 약간은 저돌적인 소리경향이 감지되기도 한다. 완전히 평탄한 소리를 내주는 스피커를 통해서는 재생음의 소리가 약간은 썰렁한 듯 하면서도 차분하고 곱다는 느낌이 드는 점에 비하면 XQ one에서는 좀 더 음악 재생시 굴곡이 좀 더 드러나게 들리며 극적인 효과가 상승되는 효과가 있다. 그래서 언뜻 들으면 다른 제품에 비해서 약간 더 다이나믹한 소리를 소화하는 능력이 있고 엔돌핀이 더 도는것처럼 느껴지게 된다. 그렇지만 이것은 약간의 착각을 유발시키는 것이 아닌가 싶다. 필자가 느끼기에는 실제로 더 다이나믹하게 재생하는 능력이 뛰어나서라기 보다는 비유하자면 같은 음량으로 서울말과 경상도말을 듣더라도 억양 때문에 경상도 말이 좀 더 귓가에 진하게 느껴지는 것과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필자도 설명하면서 말이 안되는 것 같으나 어쨌든 애매한 기술적 표현을 좀 더 동원해서 차이점을 좀 더 수식해 보려고 시도하자면 이 스피커 재생상 페이즈의 특성이거나 임펄스 특성에서의 특이한 차이에서 오는 것으로 보인다. 다시 부연하자면 특별히 더 다이나믹하게 들리는 것은 약간의 착각이라고 보인다는 것이다.
이런 제품의 특징으로 인해서 상승 효과를 보는 부분은 작은 음량에서 음악의 윤곽이 다른 기종의 스피커에 비해서 좀 더 잘 드러나는 부수적인 효과가 있다는 점이거나 일렉트릭 기타나 드럼세트가 사용된 장르의 음악에서인 듯 하다.
이글스의 Hell Freezes Over 앨범에 수록되어 있는 [Get over it]을 틀어보면 탄력감있고 파워풀한 저역이 돋보인다. 경직되었다거나 왜곡된 소리는 아니며 고역은 언제나 생생하다. 음량을 크게해서 저역이 좀 더 크고 빵빵하게 들릴때에도 고역이 저역에 파묻힌것처럼 줄어들지 않게 들린다는 점이 특이하다.
한편, 빠르고 거침없이 연주하는 비욘디의 연주와 지휘로 비발디 작 [조화의 영감]을 들어보면 애먹지 않고 시원시원 술술 소리가 나오는 편이나 아주 주의 깊게 들어보면 아티큘레이션이 약간 강조된 것임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런 약간의 효과는 지나친 것이 아니어서 남성 성악가의 곡을 틀었을 때 부자연스러운 점은 드러나지 않는다. 슈베르트 겨울나그네 연가곡의 2번째 곡인 [Die Wetterfahne]에서는 테너 페터 슈라이어가 내지르는 피크 음에서 딱딱해 지지 않으며 음악적이지 않다고 할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없었다. 한술 더 뜬다고 볼 수 있는 8번째 곡 [Rückblick]에서조차 찌그러짐이나 비음악적인 부분은 찾아볼 수 없을 뿐더러 공간의 음향까지도 재생하는 여유를 보여준다. 넓은 다이나믹스 재생폭을 가지고 있으며 그러면서도 왜곡이 생기지 않는 스태미너와 해상도를 가지고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동일 노래를 동급 혹은 좀더 상위의 다른 경쟁 스피커를 통해 들어보면 XQ one의 소리는 편하다는 느낌을 준다고 볼 수 없으며 웬지 좀 더 격식을 많이 차린듯한 일종의 엄격성이랄까 경직성 등이 감지된다.
여성 성악가의 곡으로는 소프라노 이네사 갈란테가 부르는 [Casta Diva]를 들어보는데 이 소프라노는 약간의 스핀토성이 잠재되어 있다고 판단되지만 XQ one으로 재생한 경우에는 이런 성향이 조금 더 강조되어 시원시원하게 들리게 되는 경향이 있었다.
프로피리우스 레비블에서 출시한 안티폰 블루스 앨범에서 [Almighty God]를 들어보면 악기의 특성상 중역대에 에너지가 강하게 몰려 있는 색소폰의 소리 재생에서 무게가 실리고 뜨겁고 호소력이 짙어지는 재생이 된다.
마무리
전체적으로 본 스피커의 밸런스나 음질 그리고 전체적인 완성도로 보면 북쉘프 스피커의 톱 클래스에 해당하는 훌륭한 북쉘프 스피커로 손꼽는데 주저함이 없다.
여러 곡들을 통해 재생음의 성향을 판단해 보건대 클래식 쪽의 재생에도 나쁘다고 볼 수 없지만 아무래도 주특기 부분은 재즈나 록 등등의 부문으로 손꼽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용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