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소개
실텍의 제품은 최고급에 해당하는 레퍼런스 시리즈와 중급에 해당하는 classic Mk2시리즈 그리고 보급형에 해당하는 MXT 프로페셔널 시리즈로 나뉘어 있다.
실텍 사운드의 근원은 순은 선재에 금을 소량 첨가하는 것인데 보급형 MXT 프로페셔널 시리즈에는 가격의 제약으로 인해 전도체로 은을 사용하지 못했고 구리를 채용했다. 그렇지만 실텍 연구소는 구리를 그대로 오디오 신호 전송 케이블에 사용하기에는 결함이 많다는 진단을 하고, 소량의 은과 극소량의 금을 첨가하여 구리의 결함을 개량했다고 한다. 그 결과로 MXT 프로페셔널 시리즈는 공진이 없고, 보다 넓은 대역의 주파수 반응이 가능하고 완전한 리니어리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한다.*
MXT 프로페셔널 시리즈는 저가형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이나 대만에서 제조된 것이 아니고 네덜란드에서 제조되었다.
MXT 프로페셔널 시리즈에는 급에 따라 런던, 파리, 뉴욕이 있는데 그 중에 뉴욕이 가장 큰 규모를 재생할 수 있는 모델이다. MXT 프로페셔널 시리즈의 객관적인 성능은 각 모델마다 차이가 있다. 하지만 앞서 스펙으로 기재한 바 있는 여러 가지 객관적인 성능은 수치를 보아도 선뜻 이해하기가 어렵다. 실텍에서는 그런 점을 감안했는지 모델별로 주관적인 성능에 대한 점수로도 함께 표기하고 있다. 뉴욕의 주관적인 성능치를 100이라고 했을 때 파리는 90~95, 런던은 85~90정도에 해당한다고 한다. 그리고 타사의 제품은 70이라고 한다.
MXT프로페셔널 시리즈의 스피커 케이블은 착탈 가능한 스크류로 단말 처리가 되어 있다. 그래서 연결할 장치의 단자 상황에 따라 손쉽게 교체하도록 고안되었다.
들어보기
넓은 음계를 오르락 내리락거리는 광대한 아르페지오(분산화음)가 포함되어 있는 쇼팽 피아노 연습곡(도이치그라모폰 413 794-2, CD)을 틀어보아서 넓은 주파수 대역에 걸친 에너지의 분포가 어떻게 되어 있는지 체크해 보았다. 뭉쳐있거나 움츠러든 음역이 없다. 저역에 인위적인 과장이 실려있지 않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아노의 사운드가 임팩트가 실려있고 무게를 잃지 않아서 차갑다거나 가늘다거나 유약하게 들리지 않는다. 저역의 인위적이지 않은 재생이 나머지 대역에도 영향을 미쳤는지 모르겠으나 실텍 뉴욕 MXT 스피커 케이블은 확 트여진 전망을 선사하고, 사운드 스테이지도 개방적이고 크게 드러난다.
이전에는 비인간적인 면모를 느껴왔던 폴리니의 피아노 연주도 실텍 뉴욕을 연결하게 된 이후에는 그가 악기를 섬세하게 다뤄서 다채로운 표현을 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게 해 줘서 그를 예술가로 재인식하게 되었다.
화사한 음향이 담겨있고 친근함을 주는 율리아 피셔 연주 모차르트 바이얼린 협주곡 3번(펜타톤, 5186 064, SACD) 음반을 틀어보면 음반에 수록된 오디오신호를 충실하고 왜곡이 없게 전송해서 현악기의 음색 재현이 잘 된다. 재생되는 음역도 넓게 틔여진 것처럼 들리고 재현되는 사운드 스테이지의 크기도 커졌다.
실텍 뉴욕 MXT 스피커 케이블을 연결하고 나서는 현악기의 화사함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 하지만 혹시나 그것이 스피커 케이블을 통과하면서 인위적인 광채를 덧붙인 것은 아닐까 하는 의문이 들 수도 있겠다. 그렇지만 그렇지는 않다. 피터 비스펄웨이가 연주한 베토벤 첼로 소나타 녹음(채널클래식스 CCS SA 22605, 2SACD)이 그런 의문에 대한 반례가 될 것이다. 이 녹음에 수록된 1760년제 과다니니 첼로의 음향 특성은 배음이 억제되어 있는 듯이 들릴 만큼 화려함이 억제되어 있다. 만약에 사용하고 있는 스피커 케이블에서 신호를 변조시켜서 화사하거나 번쩍거리게 하려는 경향이 있다면 이 악기의 음향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할 것이다. 하지만 실텍 뉴욕 MXT는 과다니니 첼로가 가진 음향 특성을 가감 없이 그대로 전달시키고 있다.
그리고 실텍 뉴욕 MXT의 좋은 점은 격렬해지는 부분을 잘 처리해 낼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점이다. 성악곡에서나 피아노곡이나 실내악곡에서도 불쑥 나타나는 격렬한 악구에서 안정감 있게 매끈하게 다루는 것은 기본이고 교향악의 작렬하는 금관의 포효에서도 주춤거리지 않고 악을 지르지 않고도 능숙하게 다룰 수 있다. 이런 능력은 음악을 들으면서 불필요하게 소리에 신경이 거슬리게 하지 않고 음악적 표현에 몰입할 수 있게 해준다.
마무리
실텍 뉴욕 MXT 프로페셔널 스피커 케이블은 인위적인 효과를 최대한 피하고 자연스러움을 추구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하이엔드 정신이 깃들었다고 할 수 있다. 악기의 음색이 잘 살아나서 환해지고 시야가 넓어지고 편해진다는 느낌을 준다. 그리고 규모가 큰 음악 재생도 너끈히 소화 할 수 있는 점도 매력적이다.
실텍의 스피커 케이블을 사용하기 전까지는 필자의 시스템에서 재생되는 소리에서 저역쪽 특정 주파수대역에 에너지가 뭉쳐져 있는 현상이 있었다. 그런데 그로 인한 영향이 어떤 것인지를 제대로 깨닫지 못했었다. 이런 저역에서의 왜곡은 실제 신호보다 리듬에서 좀 더 액센트가 있게 느껴지며, 더 깊은 음정이 떨어지는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거나, 더 힘차고 드라마틱하게 들리는 것처럼 인지되게 해준다. 하지만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음역 어딘가에 주름지듯이 몰린 것처럼 들리고 사운드 스테이지도 축소되어 들리게 했던 것임을 깨닿게 해준다. 또한 음악을 인위적으로 강압적으로 몰아 부치는 인상을 주게 되었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가령 소프라노 게오르규의 목소리에는 스핀토성이 덧붙여질 뿐만 아니라 사악함이 느껴지는 독한 카리스마가 덧입혀지게 되는 왜곡이 생긴다.
필자가 지난번 실텍 LS-110 classic MK2에 이어 이번에 실텍 뉴욕 MXT 프로페셔널 스피커 케이블까지 경험하게 되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다. 실텍은 보급형 제품이라고 해서 성능에 하자가 있는 시시한 제품을 설계하지 않았다. 실텍은 보급형 모델을 설계할 때 비록 이상적인 재료를 선택하지는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상급기에서 추구했던 소리의 순수함과 자연스러움을 비슷하게 성취해 낼 수 있게 할 정도로 금속관련 핵심역량을 보유하고 있음을 증명해냈다. 탄탄한 엔지니어링이 있는 회사는 보급형 제품에도 상급기가 가진 모습이 많이 실려있다는 것을 재확인하는 기회기도 했다.
그리고 실텍이 비싼 제품만을 선택하도록 강요하는 회사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이 점은 필자가 리뷰어이기도 하지만 오디오를 구입하는 소비자의 한사람이기도 해서 가슴이 설레는 부분이 아닐 수 없다. 보급형 제품에도 상급기에 못지않은 성능을 보유토록 결정한 실텍의 너그러움에 감사하지 않을 수 없다. 일부 하이엔드 케이블 업체의 경우는 보급형제품을 내놓기는 하지만 눈에 띄는 결함이 있어서 어쩔 수 없이 상급기를 구입할 수 밖에 없게 선량한 오디오애호가를 내몰기도 하기 때문이다.
필자의 경우는 이 제품을 접하고 나서 제품을 구입하기로 결정했고 요즘은 실텍 뉴욕 MXT 프로페셔널 스피커 케이블을 통해서 필자가 보유한 음반에서 지금껏 발견하지 못했던 매력을 찾아보는 일에 빠져있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옛날 추억이 깃든 장소를 시간이 지나서 다시 찾아보는 것에 비유할 수 있겠는데 어떤 음반에서는 생각보다 못한 것에 과거의 어리석음에 실망하기도 하고 또 다른 음반에서는 이전에 미처 찾아보지 못한 새로운 발견에 감격해 하기도 한다.
그래서일까 School of Rock 영화에서 주인공이 공연을 앞둔 아이들에게 "One great show can save the world!" 라고 외쳤던 것처럼, 필자도 여러 독자분들에게 외쳐보고 싶어졌다. "좋은 스피커 케이블은 당신의 오디오 시스템을 구원할 수 있다."
시청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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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텍에 의하면 통상적인 하이엔드 케이블은 150~180kHz 대역에서 공진이 있고 위상에러를 가지게 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