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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캄 알파 7, 알파 8 인티 앰프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7. 21. 2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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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캄 알파 7, 알파 8 인티 앰프

Posted by hifinet on 02/10 at 12:12 PM


박우진(acherna@hifinet.co.kr) 2002-06-19 14:11:27

서론

음악 애호가로서 오디오에 처음 관심을 갖게 되는 사람들은 처음부터 고가의 호화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야심보다는 그리 비싸지 않은 나만의 시스템을 조합하고 싶다는 소박한 마음에서부터 자신이 의도하지 않았던 고행의 길을 시작한다. 이러한 오디오 입문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것은 책상에 아무렇게나 올려놓아도 멋진 소리를 들려 줄 것 같은 귀엽고 작은 북셀프 스피커와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모습의 인티그레이티드 타입 앰프들이다.

알파 시리즈

영국의 오디오 메이커인 아캄은 그리 비싸지 않은 오디오 제품들을 내어놓고 꾸준한 평가를 받고 있는 회사이다. 동사의 제품 중에서는 델타 290 인티그레이티드 앰프가 잘 알려져 있는데 이번에 시청하게 된 제품은 알파7과 8이라는 비교적 저렴한 입문자용 앰프이다. 알파시리즈는 7, 8, 9 세 종류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와 이에 대응하는 7, 8, 9 역시 세 종류의 CD 플레이어로 구성되어 있다. 영국 시장에서 아캄의 알파 시리즈는 지난 5년간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 중에 하나였는데 이번에 안팎으로 많은 개선을 통하여 새롭게 라인업 되었다.

알파 7&8

알파7과 8은 형제이지만 거의 쌍둥이라고 부를 수 있을 정도로 동일한 모습을 하고 있다. 그리고 일반적인 영국제 인티앰프들과 달리 상당히 많은 기능을 구비하고 있다. 한 조의 스피커를 추가해서 연결할 수도 있고, 헤드폰 소켓, 여섯 개의 소스를 선택할 수 있는 셀렉터, 테이프/프리앰프 출력 스위치 등등 사용자에게 조작의 즐거움까지 주고자 노력한 모습을 읽을 수 있다. 음질적으로 더 우세하다고 소개된 알파 8의 경우 리모트 컨트롤 조작이 가능하고 뒷면의 단자들은 금도금이 되어 있다는 점이 눈에 뜨인다. 또한 알파 8의 경우에는 동사의 알파8P 또는 9P 파워 앰프를 연결하여 바이앰핑이 가능하며 이로써 저역을 개선하고 스피커에 대한 대응성을 높일 수 있다고 한다.

제품의 특성(알파7/8)

  • 출력: 40/ 50 W
  • 왜곡 (8 Ohm/ 1 KHz/ 80% 파워에서): 0.01 %
  • 최대 전류: ±12 A
  • 입력 감도: 1.7/ 1.9 mV
  • 입력 임피던스: 47 KOhms
  • 전력 소모: 320/ 400 VA
  • 사이즈: 430x330x85 mm
  • 총 무게: 4.4/ 4.5 Kg
  • 리모트 컨트롤: 없음/ 있음
  • 가격: 52만원/ 71만원

    시청 기기

    사정상 이번 리뷰는 필자의 개인 시스템을 레퍼런스로 활용하지 못하고 국내 모 잡지의 시청실에서 시청한 결과를 정리하였음을 미리 밝혀 둔다. 하이파이 넷 독자 분들께서는 그러한 부분을 감안하여 이 리뷰의 내용을 읽어주시기 바란다. 소스로는 마이크로 메가의 스테이지 6 그리고 스피커는 하베스 콤팩트7, 타노이 프로필 632, LS3/5A 세 가지를 사용하였다. 앰프의 특징을 비교할 수 있도록 아남 AA-CLASSICIII를 참고적으로 들어보기도 하였다. 스피커 케이블은 몬스터의 M1 그리고 연결 케이블로는 오디오 플러스의 것을 사용하였다.

    시청

    먼저 알파 7부터 들어보았다. 큰 기대는 하지 않았으나 기대보다는 조금 못했다는 것이 솔직한 평이 될 것이다. 알파7은 콤팩트7 스피커의 저역을 제대로 구동하지 못해서 전체적으로 느슨하고 무딘 소리를 들려주었다. 처음 들은 Kenny Drew의 “DUO2 (SteepleChase)"처럼 작은 편성의 음악에서는 나름대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무난한 재생음을 들려주었지만, Evgeny Kissin이 피아니스트로 등장한 Beethoven Concerto No 2&5(SONY CLASSICAL)에서는 첼로와 더블베이스가 섞여버리고 팀파니의 울림까지 합쳐져 웅웅거리는 이른바 “one-note bass” 현상이 나타났다. 앰프의 가격을 생각한다면 납득할 수도 있겠지만 이 앰프를 선택한 오디오 애호가에게 투자한 금액에 상당하는 만족을 주기에는 어려울 듯 하다.
    앰프를 알파 8로 교체하고 같은 음반들을 들어보았다. 그 결과 비로소 음상의 윤곽이 음장 공간과 구분되어 입체적으로 부각되었고 퍼져서 불분명하게 울리던 저역의 음표들이 정돈되었다. 음장은 전후 좌우로 넓게 형성되었고 현, 목관등 각 악기군의 위치가 비교적 정확하게 재현되었다. 알파 7에서 오케스트라와 뒤섞여 버렸던 피아노의 소리도 오케스트라와 조화롭게 연주되었다.

    이 가격대의 앰프에게 큰 요구는 할 수 없겠지만 그래도 아쉬웠던 부분은 고역 특성이다. 음색이라든지 섬세한 표현에서 부족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물론 알파7보다는 양호하지만 피아노의 고역이 여전히 무디게 표현되었고 윤기 없는 메마른 바이올린은 단순히 긁어대는 기분이었다. 긍정적인 부분은 특별히 음색을 예쁘게 만들려고 애쓰거나 또 귀에 거슬리는 부자연스러운 소리 예를 들면 모래알 같은 질감이나 철사줄 긁는 소리를 내어주는 일은 없다는 점이다. HDCD 방식으로 인코드된 Chadwick의 “Symphonic Sketch"(REFERENCE RECORDINGS)를 들어보면 예의 넓은 음장감 속에 악기들이 주르륵 늘어서고 총주시의 휘몰아치는 듯한 박력도 나름대로 전달해 주었다.

    만일 알파 8이 시청 후에 필자에게 좋은 인상으로 남게된 이유를 가장 먼저 들라고 한다면 바로 일체감(coherence)이라고 불리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오디오적인 특성 면에서의 아캄 알파8은 인상에 남을 만큼 돋보이는 부분은 없었지만 뒤집어서 이야기하면 특정 대역을 의식하게 하지 않고 저역에서 고역에 이르기까지 자연스럽게 울린다. 어쩌면 투명도라든지 디테일 재현 능력 같은 각론에서는 훨씬 비싼 앰프는 물론이고 역시 입문기로 불리는 Densen BEAT나, Musical Fidelity A2등에 앰프에 비해서도 손색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렇지만 어떤 음반을 재생하여도 듣기 싫은 인공적인 착색이나 왜곡은 배제되어 있었고 음상의 위치가 안정되어 감상자에게 편안한 기분을 준다.

    시청 도중 참고적으로 실 구입가 90만원 정도의 아남 AA-CLASSIC 3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를 연결하여 보았다. 스피커가 갑자기 활기를 되찾은 듯 우퍼가 적극적으로 움직이고 고역이 선명해졌으며 음량의 변화 폭과 저역의 무게가 아캄에 비길 바 아니었다. Eagles의 “Hell Freeze Over” (Geffen)를 들어보았더니 알파8에서 차분하게 억제되어 있었던 일렉트릭 기타의 요란한 질감과 라이브 무대의 어수선한 현장감이 잘 드러났다. 몰아가는 듯한 베이스 기타의 리듬감과 내려치는 듯한 드럼의 중량감은 인티앰프가 들려주는 소리임을 의심하게 할 정도로 대단히 뛰어났다.

    언뜻 이런 부분만 살펴본다면 아남의 앰프는 아캄 알파8보다 몇 배 뛰어난 앰프가 될 것이다. 하지만 더 차분히 들어본 결과 아캄이 더 제대로 된 음악을 재생해 준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아남 AA-CLASSIC 3 앰프가 들려주는 음장은 대단히 평면적이었고 그 결과 중역의 음상은 서로 혼잡하게 뒤섞여 버렸다. 고역이 선명하게 부각되는 대신에 음색이 일그러져서 듣기 불편했다. 저역의 힘과 뻗침이 강력하기는 했지만 어택이 과도하게 강조되어 부자연스러웠다. 좀 듣고 있니 볼륨을 내려버리고 싶은 생각이 자꾸 들었다. 결국 필자는 더 값싼 아캄 알파8의 손을 들어줄 수밖에 없었다.

    결론

    알파8도 다른 영국제 보급 기종의 앰프들과 마찬가지로 균형이 잘 잡힌 음악적인 분위기에 치중한 인상이다. 가격을 뛰어넘는 인상적인 소리는 들려주지 못했지만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오래 귀 기울여 들을 수 있게 해주었다. 필자는 아캄 알파8을 입문자에게 적합한 앰프중의 하나로서 추천한다. 리모트 컨트롤이나 톤 컨트롤 같은 여러 가지 편의성을 구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고려한다면 음악적으로 흠 잡을 데 없는 앰프이다. 그리고 가능하면 상위 기종인 알파9도 들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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