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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논DCD/PMA-2000AE SACD/인티앰프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7. 21.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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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on 01/17 at 10:38 AM

단품으로 충분히 추천할 수 있는 잘 만들어진 좋은 제품 - 노정현

데논의 스테레오 전용 제품은 매우 오래간만에 접해본다. 몇 년 전 DCD-1650이 엔트리 급에서 꽤 대단한 인기를 끌었고 PMA-1500도 보급형 인티 앰프로서는 대단히 인상적이었다. 곧바로 홈시어터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엔트리급의 스테레오 제품들은 시장에서 점점 밀려나는 바람에 데논의 하이파이 제품들이 크게 주목 받지 못했고 또 국내에 소개 되지도 않았다. 이번에 소개하는 DCD 2000AE과 PMA 2000AE는 AV 제품에만 익숙한 국내 소비자들에게 난데없이 나타난 것 같지만 전혀 새로운 제품이 아니라 데논의 하이파이 라인업이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되어 온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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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on DCD-2000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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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on DCD-2000AE(뒷면)

  • 재생 : SACD(stereo), CD
  • 아날로그 출력 : RCA(L/R) * 1조
  • 디지털 출력 : 동축/ 광 * 1조
  • 크기 : W434×H137×D335mm
  • 무게 : 13.3kg

이제는 소규모 하이엔드 업체 외에 고급 CD 전용 플레이어를 생산하는 곳은 없다. 또한 고가의 하이엔드 제품들도 이제는 SACD 대응 제품으로 라인업을 전환하는 추세다. 일본 업체들도 마찬가지여서 고급 2채널 제품들은 이제 거의 SACD 플레이어로 생산된다. DCD-2000AE도 데논의 인기모델 DCD-1650이 2채널 전용 SACD 플레이어로 진화한 것이다. 데논의 설계자들이 어떤 사람들인지 실제로 접해본 적은 당연히 없지만 지금까지 기획한 제품들을 보면 마니아적인 특성이 매우 강한 집단 같다. 데논의 유니버셜 플레이어 라인업을 보면 그런 느낌이 더 강하게 드는데 적용된 부품이나 새시 등에서 분명히 차별화 하지만 주어진 과제 내에서 어떻게든 최대의 성능을 뽑아보려는 의지가 강한 탓인지 성능의 차별화가 뚜렷하지 않다. DCD-2000AE 또한 가격대 질량비로 따질 때 동급의 어떤 제품도 따라오지 못할 수준이다. 주어진 예산 안에서 2채널 하이파이 제품을 생산한다면 최소한 이 정도는 투입해야 면이 선다는 느낌이다. 절삭 RCA 단자에서부터 2중, 3중으로 진동 방지에 신경 쓴 새시 그리고 안정적인 메커니즘까지 성능 이전에 일단 이 정도가 기본이라는 생각으로 만든 것 같다.

기본이 됐으면 그 다음은 맛이다. 만약 당신이 예전 데논 특유의 묵직했던 인상으로 이 제품에 대해 상상한다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꽤 놀랄 것이다. 탄탄하고 한 걸음 빨라진 것 같은 베이스 라인과 환해진 고역은 데논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깨기에 충분하다. Janet Seidel 의 ‘And the angels sing’을 들어보면 예전의 데논이었다면 분명히 어쿠스틱 베이스가 질감보다는 양감에 좀 더 치우쳐서 전체적으로 무거운 분위기를 주었을 텐데 이곡 특유의 발랄함을 살리는데 아무런 부족함이 없다. 전체적으로 약간 조여진 음색은(타이트한 음색의 데논이라니..) 또렷한 이미징을 만들어 주는데 한 몫 한다. 고역이 다소 밝은 느낌의 스피커를 연결하면 금관이나 심벌 셋의 광채가 지나치다고 느껴질 정도이다. Diana Krall의 ‘Christmas Songs’중에서 “Let it snow”를 들어보면 베이스의 퉁김이 매우 신난다는 것을 다시 느낄 수 있는데 발랄해진 중 고역 덕분에 공간감도 한층 생생하게 살아난다. 단점이라면 약간 긴장감 도는 음색 때문에 비욘디와 유로파 갈란테가 연주한 비발디 사계에서는 공격적인 면이 조금 더 부각된다. 취향의 차이지만 덕분에 White snake의 “Don’t break my heart again”과 같은 곡에서는 더 신나게 발을 구를 수 있다. CDP 시대의 DCD-1650이 어딘지 모르게 응답이 무디고 약간 안개 낀 전형적인 일본 색채를 지니고 있었다면 SACDP인 DCD-2000AE(DCD-1650)은 훨씬 힘차고 발랄하며 선명해졌다. 귄터 반트의 브루크너 교향곡을 SACD로 들어보면 CD에서 느껴지는 경직감이 거의 없어진다. CDP로서는 동급 경쟁자 사이에서 취향에 따라 좋고 나쁨이 틀려지겠지만 확실히 차별되는 SACD 재생 기능은 동급 경쟁자들을 한 발 뒤로 따돌리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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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on PMA-2000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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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on PMA-2000AE(뒷면)

  • 출력 : 80W/ch(8Ω) 160W/ch(4Ω)
  • THD : 0.01%
  • S/N : 108㏈
  • 톤 컨트롤 : 저역(100Hz ± 8㏈)/ 고역(10kHz ± 8㏈)
  • 크기(mm) : 434(W)× 181(H)× 480(D)
  • 무게 : 24kg

DCD-1650AE가 국내에서는 DCD-2000AE로 소개된 것과 달리 PMA-2000AE는 일본 모델명을 그대로 유지했다. 국내에서는 동급 라인업의 콤보 제품임을 강조하기 위해 SACDP의 제품명을 변경한 것 같다. 데논의 인티 앰프들은 질릴 정도로 모델명의 변경 없이 라인업을 유지하고 있다.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변경 되는 것은 모델 뒤의 알파벳 약어뿐이다. 이전 모델과 비교해서 모스펫 출력단과 T 코어 트랜스포머 중심의 듀얼 모노 구성 등 기본 설게는 크게 변경되지 않았지만 SACD 재생에 맞추어 주파수 응답을 100kHz까지 확대시켰다. 기능면에서 반길 부분은 프리앰프 출력 외에 파워 앰프 입력 단을 따로 설치해서 홈시어터 제품과 연동이 편리해졌다는 것.

DCD-2000AE와 마찬가지로 PMA-2000AE 역시 가격대 질량비에서는 동급 경쟁 제품들이 감히 명함을 내밀 수 없다. 덩치만큼 스피커 구동력도 확실한데 탄탄한 베이스라인은 속이 후련할 정도로 시원시원하다. 이 제품은 데논의 기함급 AV 리시버 A-1XV와 대단히 비슷한 소리를 들려준다. 아마도 PMA-2000AE 쪽에 더 칭찬일 것이다. 깨끗한 배경과 늘어짐 없는 박자 감각 그리고 또렷한 이미징 등이 일본 제품에 대한 이미지와 꽤 거리를 두고 있다. 오히려 로텔의 RA-1070같은 제품을 연상시킨다. 마란츠 PM-11과 비교해 보면 베이스라인은 오히려 더 선명하게 부각시켜서 흥겨운 리듬을 타는데 더 탁월한 능력을 보여준다. 단 가격의 차이만큼 음색에 있어서 고급 제품에 비해 중역대가 건조하게 들리며 음량이 아주 커질 경우 거친 입자감이 더 두드러진다. 귄터 반트와 베를린 필의 브루크너 교향곡 7번을 들어보면 마란츠 PM-11의 음색이 확실히 더 유려하면서 촉촉한 습기를 머금고 있다. 그리고 음량에 관계없이 마란츠는 변함없는 음색을 들려주는데 PMA-2000AE는 대 음량에서 약간 경직되고 거칠어진다. 그러나 일반적인 음량이라면 흥겨움에서 PMA-2000을 더 선호할 수도 있을 것 같다. White Snake의 “Steal of the night"과 같은 곡에서는 PMA-2000이 확실히 더 시원시원하다.

아마 시너지 혹은 단점의 보완을 위한 결합이라는 측면에서 둘의 조합은 확실히 효과가 있다. 가장 큰 부분은 둘의 조합에서 단품으로 다른 제품들과 조합했을 때 느껴지던 고역 끝 부분에서 약간씩 스치는 딱딱함이 없어지는 것이다. 사실 두 제품을 떼어 놓고 볼 때 둘이 완벽하게 단점을 보완할 것이라는 짐작할 정도의 특성은 없다. 또랑또랑한 플레이어와 힘차게 치고나가는 앰프를 합쳐 놓았을 때 긴장감이 더 높아지지 않을까 걱정되기도 하는데 둘의 조합은 단순 합보다는 더 많은 무엇인가를 준다. 특히 SACD를 재생할 때에는 대단히 근사해진다. 건조함도 사라지고 약간의 긴장감은 오히려 기분 좋은 발랄함으로 작용한다. 두 제품 모두 단품으로 충분히 추천할 수 있는 잘 만들어진 좋은 제품이다. 그러나 매장에서 둘의 조합으로 다른 제품들과 한 번 비교해 보기를 바란다. 확실히 또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사용할수록 진가가 드러날 만한 시스템 - 김민영

하이파이나 AV 기기를 마련할 때 갖게 되는 근원적인 고민은 가격과 성능의 균형이다.  고심을 거듭한 끝에 큰 맘 먹고 각자의 수준에서 큰돈을 들여 기기를 사도 곧 뭔가 부족하거나, 얼마 지나지 않아 더 좋아 보이고 귀가 솔깃해지는 제품들이 쏟아져 나온다.
그래서 하이엔드급 기기들을 제외한 나머지들에서는 특징과 성향, 성능을 막론하고 공통적으로 등장하는 말이 가격대 성능비일 것이다. 기기의 가격이 올라갈수록, 사용자나 리뷰, 판매자 모두 가격대 성능비에 대한 언급이 줄어들며 실제로 싼 기기일수록 가격대 성능비가 높아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성능에 대한 아주 약간의 아쉬움 때문에 자꾸 업그레이드를 하거나 기기를 바꾸게 되는 일도 많다.

데논의 DCD-2000AE SACD 플레이어와 PMA-2000AE 인티 앰프는 각각 소비자가 175만원으로 200만원대 이하의 시장에서 주목을 얻고 있는 하이파이 시스템이다. 데논 기기의 음질 특성에 대해서는 취향에 따라 평들이 엇갈려 왔지만 필자의 기억으로는 음악성이 두드러진 제품들이 많았다. 이 제품은 위에서 언급한 가격대 성능비 이야기가 크게 나오지 않을만한 가격표를 붙이고 있다. 하지만 시청을 해보면 이 가격대의 기기에서 가격대 성능비라는 말이 이렇게 크게 부각될 수도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그리고 SACD의 성능은 테스트하지 않았음을 미리 밝혀둔다.
처음 들어본 곡은 Eddie Higgins Trio의 If Dreams come True라는 앨범 중 “I will wait for you"라는 곡이다. 첫인상은 저역 재생이 충실하면서도 결코 과하지 않다는 것이었는데, 저역이 상당히 크고 풍부하면서도 그것이 전체적인 그림을 망쳐놓지 않았다. 드럼 소리 역시 충실하게 표현되었는데 타격감이나 양감 모두 좋았으며 힘이나 드럼의 종류의 차이를 아주 잘 드러내준다. 저역의 스피드 역시 아주 뛰어나다. Audioslave의 Out of Exile 중 “Man or Animal"을 들어보면 빠르게 드럼을 두드리는 부분이 있는데, 여기서 스피드가 유감없이 발휘된다.
Pat Metheny Group의 The Way Up 앨범에서는 노래의 분위기가 상승하는 순간들에서 특유의 시원한 느낌을 잘 살려주는데 이것은 다이내믹스 재현력이 뛰어나기 때문일 것이다. 미샤 마이스키의 “Concerto for Cello and Orchestra in A minor, po.129"에서도 다이내믹스 재생 능력에 거침이 없다. 단순히 막힘이 없이 잘 나오는 것이 아니라 유연하고 항상 여유로운 느낌을 준다. 공동주택에 사는 경우가 많은 우리나라에서는 음악을 들을 때 아무래도 제약이 있다. 오케스트라나 락 음악 등 소리가 크고 울림이 많은 음악을 조금만 제대로 들어보려 하면 주위 집들에서 연락이 오는 경우가 있는데 데논 시스템에서 나오는 음악이라면 항의 전화가 오지 않고 같이 가만히 음악을 들어줄 것만 같다.
이처럼 시원시원하면서도 거칠음이 느껴지지 않는 특성은 Audioslave의 Out of Exile 중 “Heaven’s Dead"를 재생해보면 모든 악기가 가장 큰 음량으로 합주되는 부분에서도 전혀 시끄럽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물론 소리는 시원하게 뿜어져 나오는 가운데, 전혀 거슬림도 없고 약간이라도 소리의 조화가 어긋날 때 생기는 불안감이 없다.
중역과 고역 역시 전혀 흠잡을 곳이 없다. Audioslave의 앨범에서는 보컬인 크리스 코넬의 목소리가 촉촉하고 섬세하다. 4인조 보컬 그룹인 Sweet Sorrow의 동명 타이틀곡을 들어보면 보컬의 결이 매끄럽다. 또한 목소리가 울리는 공간이 알차다. 넘치지도 않고 모자라지도 않게 알맞은 공간을 차지하며 꽉 차 있는 느낌이다.
디테일 역시 우수한데, Sweet Sorrow의 “Sunshine"에서는 어쿠스틱 기타의 피킹이 아주 잘 드러나 있다. 미샤 마이스키와 아르헤리히가 함께 연주한 슈만의 “3 Fantasiestucke(op.73 )"에서도 피아노와 첼로음 모두 디테일이 뛰어나서 음악에 더 잘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디테일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짜임새와 훌륭한 스테이지 재현력 덕분에 사운드가 매우 입체적이며 음악을 꿰뚫어볼 수 있게 만든다. Pat Metheny의 앨범에서도 스테이지가 아주 넓고 꽉 차 있다. 각 악기 소리가 나는 부분이 정확하고 안정적임은 말할 것도 없다. 미샤 마이스키의 슈만 첼로 협주곡에서도 오케스트라의 사운드가 매우 입체적인데, 현악기 배치의 좌우는 물론 높낮이까지도 잘 느껴져서 말그대로 스테이지가 눈앞에 쫙 펼쳐진다. 달리 말하면 입체감이 좋은 시스템에서 느끼게 되는 오디오적 쾌감을 얻게 된다. 이것은 오디오적 쾌감에서 끝나지 않고 음악속에 빠져들게 되는 매개가 된다. 

데논 DCD/PMA 2000AE 시스템은 이전에 볼 수 있었던 AV용 제품들과 마찬가지로 음악적이다. 공격적이지 않으며 편안한 음색이어서 테스트 중에도 트랙을 바꾸기 싫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이런 경우 보통 무르다거나 밋밋하다는 혐의를 받기 쉽지만 음질의 특성을 이루는 면면을 살펴보면 이렇게 말할 근거가 전혀 없다. 고역은 매끄럽고 결이 고우면서 디테일이 뛰어나고 중역 역시 풍성하고 탄력이 느껴진다. 저역의 양감과 어택이 좋기 때문에 전체적인 소리를 탄탄히 받쳐주고 있다. 이런 장점들이 짜임새 있고 안정적인 재생력과 어우러져 음악적이라는 인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테스트한 모든 음악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었던 중요한 특징은 존재감이라 할 수 있다. Denon 시스템은 공격적이지 않으면서도 존재감이 충만하다. 그래서 음악과 융화되어 감상을 하고 있는 것 같은 경험을 준다.
Denon의 앰프에 대해서는 기술적인 면에서의 단점이 하나 있는데, 음량의 최대치가 아주 크다는 특성 때문인지 볼륨 조절이 미세하지 않다는 것이다. 소리를 조금만 키워도 확 커질 수 있다. 하지만 큰 음량에서도 무너지거나 거센 소리가 나지 않는 것이 다행이다.

전체적으로 안정적인 소리에 고루 무난한 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비슷한 가격대에서 특성이 강한 기기들에 비해 첫인상이 약할 수는 있지만, 데논 시스템은 가격대 성능비라는 말을 제외하고 생각할 수 없다. 사용할수록 진가가 드러날 만한 시스템이며 물리거나 지겨워지지 않을만하다. 이런 특성들이 혹시나 밋밋하다고 느껴진다면 매칭 스피커를 취향에 맞게 잘 고르면 된다. 이 시스템은 전반적으로 탄탄하고 짜임새가 있는 가운데 스피커의 특성, 그 중에서도 특히 장점을 두드러지게 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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