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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블루레이 플레이어 BD-P1000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8. 2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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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블루레이 플레이어 BD-P1000

이미 보도를 통해 잘 알려진 것 처럼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의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 BD-P1000을 지난 6 25일에 북미시장에 출시했다. 과거 CD, DVD 시절을 돌이켜 보면 이런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은 보통 일본회사들의 몫이고, 한국기업들은 주로 대중화를 위한 보급기를 내놓는데 급급했었다. 그런데 세계 최초라니 변화된 한국 기업의 위상을 실감한다. 소니, 파나소닉도 빠른 출시를 위해 상당한 경쟁을 한 것으로 아는데, 그들은 계속 출시가 지연된 반면 삼성전자는 예정대로 제품이 나와준 것이다.



삼성은 세계 최초 출시를 위해, 일찌감치 헐리웃 영화사들과 디스크 제조업체, 오소링 업체와의 협력 체제를 구축했고, BDA의 승인을 얻은 블루레이 디스크(BD) 인증센터를 가장 먼저 설립했다고 한다. 리뷰 도중에 삼성의 BD 기획자, 개발자들과 대화를 나눌 기회가 있었는데, 세계 최초 출시를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음을 느낄 수 있었다. 게다가 관련 기술, 부품을 대부분 국산화하거나, 자체 기술력을 확보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삼성의 자랑거리다
.

삼성의 BD-P1000를 소개하기 전에 루머 한가지를 해명하고 넘어가야 겠다. 삼성의 BD-P1000이 듀얼레이어 BD를 재생하지 못한다는 소문이 AVS포럼을 중심으로 퍼져 있었다. 아직 듀얼레이어 디스크가 발매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무도 이를 실제 검증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소문이다. 필자의 추측으로는 이런 소문이 나온 것은 BDP-1000의 사용자 매뉴얼에 보면 재생 가능 디스크에 BD single sided 라고 표시되어 있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싱글 사이드라는 것을 싱글 레이어만 재생된다는 뜻으로 오해한 듯 한데, 사이드와 레이어는 분명 다른 개념이다. 삼성의 개발자들도 듀얼 레이어 디스크 재생이 된다고 확인해 주었고, 올 가을에 나올 듀얼레이어 타이틀에 대해서도 테스트를 마쳤다고 확언했으니, 삼성의 플레이어가 듀얼레이어를 재생하지 못해서 구입하자마자 구식으로 전락할 거라는 걱정은 접어두어도 되겠다.


삼성의 BD플레이어 BD-P1000은 북미 시장에는 6 25일 출시가 되었고, 한국에는 8월말, 호주와 유럽에는 10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최초 출시된 6월에 미국 소니픽쳐스의 BD타이틀과 함께 나왔는데, 한국에서도 역시 소니의 BD 타이틀 7(울트라 바이올렛, 블루스톰, 스텔스, 첫키스만 50번째, 트리플 엑스. 히치)과 함께 나오며 플레이어 구입 고객에게는 5장의 BD 타이틀이 무상 증정된다고 한다.


<소니 픽쳐스의 블루레이 출시 예정작>


일단 외관부터 보면 슬림하고, 검은 광택의 피아노 마감이 돋보이는 고급스런 디자인이다. 삼성의 PDP, LCD TV와 매칭이 되는 패밀리 룩을 느낄 수 있다. 최근 삼성의 디자인은 상당히 높은 수준인데, 이건 제품 본체 뿐 아니라 컬러 인쇄된 박스 포장까지도 과잉투자 아닌가 싶을 정도 상당하다. 다양한 브랜드의 제품을 접하는 리뷰어 입장에서 최근에 삼성만큼 박스까지 신경 쓰는 브랜드는 없는 것 같다. 아마도 애플의 아이팟 정도가 비슷한 수준일 것이다.


트레이에는 푸른 블루레이 로고가 표시되고, 역시 같은 푸른 색의 조작 버튼이 있다. 시각적으로 시원한 느낌인데, 항상 암흑 같은 어둠에서 영화를 즐기는 마니아를 위해서는 이런 조명도 아예 꺼버리는 기능도 들어갔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다. 그리고 리모컨에도 백라이트가 없어서 프로젝터로 시청할 때는 불편함이 있다. 물론 이건 아주 극소수의 요구일 것은 틀림없으나 일종의 얼리어댑터 제품이라는 점은 감안하면 마니아들의 요구에도 귀를 기울여 주길 바란다.


트레이 아래의 도어패널에는 메모리카드 슬롯이 마련되어 있어 10가지 메모리 카드에서 사진을 불러내 재생해준다. 요즘엔 TV에도 메모리 슬롯이 장착되는 추세인데, 필자처럼 구형 PDP CRT프로젝터를 쓰는 사용자에겐 요긴하게 쓰일 수 있는 기능이다. 아예 메모리 카드에 저장된 동영상도 재생해준다면 어떨까라는 생각도 해봤다. 삼성은 미니켓이라는 메모리 카드 기반의 비디오카메라도 있으니 말이다.


후면 출력단자는 HDMI를 포함해 기본적인 것은 다 갖추고 있다. HDMI로는 1080p까지 출력이 되고, 아날로그 컴포넌트는 1080i가 한계다. BD타이틀에 수록된 무압축 PCM멀티채널 오디오나, 돌비 디지털 플러스, 돌비 트루HD, DTS HD와 같은 새로운 포맷의 오디오를 재생하려면 반드시 HDMI로 출력해야 하는데, 이 경우 AV리시버나 프로세서에 장착된 HDMI도 버전이 1.1 이상이 되어야 한다. 기존의 동축이나 광디지털 단자로는 PCM 2채널, DTS DD같은 포맷만 출력할 수 있다.


셋업 메뉴 화면은 간결하고, 직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영상 메뉴에서 화면 밝기를 밝게, 어둡게로 선택할 수 있는데, 이것은 HDMI 출력에는 아무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 아날로그 영상 출력에만 해당하는 것인데, 사용자 매뉴얼에 이런 설명이 없어 자칫 혼동할 수도 있다.

일단 전원을 넣고, 동작에 들어가면 도시바 HD DVD가 보여주었던 느려터짐은 없다. 전원이 꺼진 상태에서 트레이가 나오는데 약 28, 디스크를 넣고 최초 로고가 나오는데 20여초가 걸린다.타이틀에 따라 시간이 약간씩 달라지는데, 보통 DVD보다는 느리지만, 이 정도를 가지고 불편하다 말할 정도는 아니다. 다만 재생 중에 메뉴를 이동하는데 조금 느리다는 느낌이다. 도시바가 처음 시동이 걸리는 건 느리지만, 이런 작동은 오히려 더 빨랐다.


시청은 BD-P1000 1080i HDMI출력을 아날로그RGB컨버터를 거쳐 바코 시네8프로젝터에 입력해 80인치 스튜어트 HD130스크린에 투사해서 보거나, 리뷰 도중에 제공된 삼성의 모젤 46인치 풀HD LCD TV 1080p HDMI 출력으로 시청했다. 모젤 LCD TV BD-P1000과 동시에 출시될 예정으로 공동 마케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제품과 함께 제공된 BD타이틀은 제5원소, 히치, 울트라바이올렛, 삼성 BD데모 디스크, 이렇게 4장으로 이번 시청에는 단 4장의 BD타이틀만 사용했기 때문에 타이틀 부족으로 인한 한계는 인정할 수 밖에 없다.

가장 관심이 가는 것은 역시 제5원소 BD의 화질. DVD 시절부터 대표적인 고화질 타이틀인데다, TP파일로 구할 수 있는 HDTV 방송 녹화물의 화질까지 뛰어나서 과연 BD가 얼마나 다른 화질을 보여줄 지 궁금했었다.

그렇다면 BD의 화질은? 좋다 그러나 충분히 좋은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장면에서 BD의 화질은 DVD를 능가했다. 높은 해상도다운 더 디테일한 화면을 보여준다. 그러나 HDTV 1080i 녹화물에 비하면 그리 나은 것도 아니었다. 일부 장면에서는 티빅스 HD로 재생한 tp파일이 더 샤프해 보이는 부분도 있다는게 문제다. 분명 DVD에 비해 향상된 화질이지만, BD의 장점을 드러내려면 더 압도적인 차이를 보여주어야 했다. HD DVD의 경우 DVD와 비교해 보면 악 소리 날 정도로 차이가 나는데, BD는 그 정도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건 단순히 플레이어의 문제가 아니라 타이틀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소니의 BD타이틀은 모두 싱글레이어(25G 용량)에 비디오가 엠펙2로 인코딩되어 있다. HD DVD 타이틀이 듀얼레이어(30G)에 엠펙4AVC, VC-1 등으로 인코딩되어 있는 것과는 대조가 된다. BD의 장점인 용량에서도 오히려 불리하고, 게다가 효율도 낮은 엠펙2로 인코딩한 것이 화질에도 악영향을 끼친게 아닌가 의심스럽다.

울트라 바이올렛은 전체적인 영상이 마치 포토샵으로 뽀시시한 효과를 준 것처럼 디테일이 뭉개져 있어서 이걸 가지고 화질이 어떻다라고 평가하긴 어려웠다. 히치는 이 타이틀을 DVD HDTV 파일로 본 적이 없어서 비교하긴 어려웠는데, 그래도 이른바 HD급에서 기대할 수 있는 수준은 아니었다.


DVD
를 시청해보면, 예전 삼성의 DVD플레이어에 비하면 확실히 향상된 모습이다. 가격도 역시 월등히 비싸졌지만, 기본 성능 역시 성숙한 모양이다. 디지털비디오엣센셜(DVE)의 테스트 패턴을 데논 A1XV, 도시바 HD-A1 HD DVD 플레이어와 비교해 보았다. 그레이 스케일 패턴을 보면 삼성이 도시바에 비해 더 평탄한 특성을 보여준다. IRE 대역에 따라 컬러가 알록달록하게 변하는 도시바에 비해서 상대적으로 더 일정한 회색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데모영상에서 카메라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패닝하며 고층빌딩을 촬영한 장면을 보면 도시바는 부드럽게 움직이지 못하고, 버벅거림을 보인다. 이부분을 삼성과 데논은 매끄럽게 통과해낸다. 삼성이 DVD 재생에서  예상외로 선전을 했는데, 특히 모젤 LCD TV와 매칭했을 때 더 나아보였다. 삼성이 점수를 까먹은 부분은 상대적으로 새추레이션이 부족해서 물빠진 듯한 컬러가 나왔다는 점과 소프트한 화면이었다.


전체적으로 BD, DVD를 통틀어 삼성 BD-P1000의 가장 큰 약점을 꼽으라면 소프트하다는 것이다. 비디오에서 소프트하다는 건 칭찬이 아니다. 나쁜 표현으로 바꾸면 멍청하다고들 하는 그런 화면이다. 특히 바코와 매칭하면 상당히 불만스런 화면이 나온다. (그래서 삼성이 리뷰 중에 모젤 LCD TV를 제공한 것은 매우 현명한 판단이었다) 데논, 도시바와 비교해서 이러한 약점 때문에 HD 특유의 샤프한 느낌이 잘 살아나지 않는 것이다. 소프트한 화면이 삼성 플레이어에 사용된 노이즈 리덕션 문제라는 주장이 있었는데, 삼성의 엔지니어도 노이즈 리덕션 기능을 오프시킨 펌웨어를 탑재한 제품을 출고시킨다고 확인해 주었다.(과거 생산분은 펌웨어 업데이트를 실시) 필자의 리뷰 샘플이 어디에 해당하는지는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인데, 다른 필자에게 전달된 최근 생산분과 비교해 보고 업데이트할 예정이다.


삼성의 BD-P1000은 재생기기로서 도시바에 비해 높은 완성도를 가진 것은 분명하다. (도시바는 재생 도중 화면이 멈칫거리거나 예기치 못한 동작을 보이곤 한다) 화질 면에서도 대체로 무난한 편이지만, 차세대  미디어 BD의 압도적인 성능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에서 매우 아쉽다. 결론적으로 기존 삼성의 DVDP나 작년에 시청했던 BD레코더의 화질 때문에 BD-P1000에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필자의 선입견을 어느 정도는 깰 수 있었지만, 적어도 BD라면 이보다는 더 나아야 한다는 기대는 충족시키지 못했다.

BD HD DVD의 포맷 전쟁은 이제 시작에 불과할 뿐이어서 아직 각 1대씩의 기기와 몇 안되는 타이틀을 가지고 포맷 자체의 우열을 가리거나 승부를 점치기엔 이르다. 다만 첫 번째 대결에서는 HD DVD가 더 좋은 점수를 받을 것 같다. BD는 앞으로 각 영화사에서 많은 타이틀이 쏟아져 나올 예정이고, 소니, 파나소닉, 파이오니어, 샤프 등 일본 기업들의 플레이어도 출시를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이 지금의 월드 퍼스트라는 프리미엄을 누릴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다. 몇가지 아쉬움은 있었지만, 지금까지 해온 것 이상으로 더 높은 화질에 대한 기준을 설정하고 분투한다면 화질에서도 월드 퍼스트가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은 확인했다.


* BD-P1000
의 오디오 부문은 아직 제대로 체크해 보지 못했다. 필자의 세타 카사블랑카 프로세서가 멀티채널 PCM 입력이 되지 않기 때문에 곧 HDMI 1.1 버전이 탑재된 AV리시버로 체크해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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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레이 vs HD DVD 차세대 광디스크의 이해 라는 자료를 올렸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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