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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F KHT2005.2 홈시어터 스피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7. 18.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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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on 10/20 at 01:09 PM

홈시어터 패키지의 명작

노정현(evaa@hitel.net) 2003-10-20 14:34:37

들어가면서

필자가 KEF의 KHT 시리즈를 처음 접해본 것은 수년전 한 오디오 쇼에서였다. 그리 넓은 공간은 아니었지만 PC용처럼 보이는 조그만 스피커가 만들어 주는 대단한 음장감에 상당히 놀랐었다. 이 제품에 대해 놀랐던 사람은 필자뿐만이 아닌 것은 확실한데 이 제품에 대한 각종 홈시어터 전문지의 평가는 찬사 일색이었고 상업적으로도 2005는 대단한 성공을 거두었다. 얼마나 성공적이었던지 누구든지 주먹만한 스피커에 액티브 서브우퍼를 붙이면 멋진 소리가 나오는 스피커 패키지를 만들 수 있다는 자신감을 주었던 것 같다. 수많은 업체들이 비슷한 형태의 위성 + 우퍼 홈시어터 패키지가 출시했지만 필자는 아직까지 KHT 2005만큼 매력적인 패키지를 본 적이 없다.  물론 KHT 이전에도 보스나 갈로 어쿠스틱스의 제품들이 출시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지만 성능면에서 KHT 2005는 위성+서브우퍼 시스템의 레퍼런스가 되는데 손색이 없었다.  그러나 KHT 2005는 다른 제품들의 끊임없는 도전을 받아왔다. KEF는 KHT의 명성을 과거의 것으로 남겨두는 것을 용납할 수 없었던지 KHT 2005의아쉬운 점을 보완한 개량형 모델 KHT 2005.2를 출시하였다. 명성은 얻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려운데 업그레이드 KHT가 과연 그 동안의 명성을 이번에도 지켜갈 수 있을지 매우 궁금해진다.

KHT 2005.2

<위성 스피커>

  • 주파수 응답 :  80Hz - 27kHz
  • 감도 : 88dB/m/2.83V
  • 임피던스 : 8Ω
  • 크기(mm) : 198(H)x130(W)x150(D)
  • 무게 : 2kg

<서브우퍼>

  • 주파수 응답 :  30Hz - 140Hz
  • 출력 : 250W
  • 크기(mm) : 360(H)x320(W)x320(D)
  • 무게 : 14.5kg

기능 및 디자인

KHT 2005.2는 유닛과 서브우퍼의 출력을 보강하여 그동안 아쉬움으로 지적된 부분을 깨끗하게 보완했다. 먼저 개량된 Uni-Q 유닛은 고역이 27kHz까지 확장되었다.  대부분의 하이파이 혹은 홈시어터 애호가들이 남성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실질적으로 들을 수 있는 소리는 20kHz까지 갈 필요도 없다. SACD나 DVD-A의 등장으로 디지털 미디어에 수록할 수 있는 대역폭이 넓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미디어의 우수성을 자랑하기 위한 마케팅의 전략적인 측면이라는 것도 부인하기 힘들다. 그러나 인간의 가청 대역을 넘어서까지 고역의 확장되면 높은 고역대의 응답 특성이 더 좋아져서 더 우수한 트랜지언트를 얻게되고 이는 전체적으로 좀 더 사실적인 소리 재생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물론 이 계란형 스피커는 유닛의 개량으로 고역이 더 확장되기 전에도 충분히 훌륭한 소리를 들려주었고 업그레이드 모델 역시 여전히 훌륭한 재생음을 들려준다.

2005.2가 2005에 비해 가장 크게 변화한 부분은 바로 서브우퍼이다.  2005의 서브우퍼는 위성 스피커와 이질감이 없는 매끈한 밸런스를 제공했지만 영화에서 요구되는 위압감을 주기에는 부족했다. 홈시어터 시스템에서 충격감이 모자란 서브우퍼는 사실 대단히 아쉬운 점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KHT 2005는 서브우퍼의 부족한 무게감에도 불구하고 대단히 매끄러운 밸런스를 제공했기 때문에 놀라운 제품이었다. 수많은 홈시어터 패키지 제품 중에서 서브우퍼와 위성 스피커간의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제품을 찾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를 아는 분이라면 KHT가 막강한 화력을 보여주지 못하는 서브우퍼에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칭찬을 받아 왔는지 잘 알 수 있을 것이다. KHT 2005의 경우 서브우퍼로 신호가 입력이 되고 있는 지 꼭 확인해 보게 될 정도로 우퍼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 제품이었다. 그러나 우퍼를 꺼 보면 얼마나 많은 부분을 이 조그만 우퍼가 맡고 있는지 알게되는데 우퍼를 꺼 봐야 우퍼의 존재를 느낄 만큼 이질감이 없는 위성 스피커와 우퍼의 이음새를 들려주었는데 2005.2에서는 이에 덧 붙여 우퍼의 파워 앰프 출력을 증강시켜 좀 더 풍부하고 펀치가 강한 저음을 제공하며 재생대역도 더 확장 시켰다. 서브우퍼는 스테레오 입출력 및 위상, 게인 그리고 크로스오버 포인트 조절이 가능한 놉을 장착하고 있으며 조절 범위가 정해진 것이 아니라 연속적으로 변화하기 때문에 좀 더 세밀한 조정이 가능하다. 단점이라면 눈금이 없어서 어느 정도 조절했는지는 귀로 듣고 판단해야 한다는 것이다. 리시버나 프로세서에서 크로스오버 포인트를 80Hz 정도로 설정해 두면 되는데 우퍼의 크로스오버 조정에서 좀 더 미세하게 최적화시키려면 귀로 열심히 들어 보는 수밖에 없다. 대단한 결함은 아니지만 적어도 50Hz 단위의 눈금을 넣는 것이 어려운 것도 아닌 일이기 때문에 제조사측의 성의가 좀 아쉽게 느껴진다. 이 부분이 유일한 단점이다.

성능

KHT의 위성 스피커가 다른 패키지들의 그것과 명확하게 차별되는 점은 음색이다. 홈시어터 패키지 제품들의 경우 일시적인 데몬스트레이션을 위해 파열음이나 효과음들이 선명하게 들리도록 특정대역을 과장하는 경우가 상당히 많은데 KHT의 경우 대단히 평탄하게 느껴지는 대역 밸런스를 들려준다. 오히려 이 때문에 처음에 들을 때는 너무 얌전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조금만 세심하게 들어본다면 잘만 숨겨 놓으면 어디 있는지 눈치 채기도 쉽지 않은 이 조그만 스피커가 얼마나 고급스럽고 매끄러운 음색을 들려주는 지 알 수 있다. 다이아나 크롤의 “파리 공연"중 “the look of love"를 재생해 보면 도입부에서 다이아나 크롤이 카운트 하는 부분부터 매우 사실적으로 묘사된다. 들릴 듯 말 듯 “one, tow, three, four"를 세며 피아노의 첫 음과 오케스트라 및 밴드가 연주를 시작하는데 미세한 잔향이 어색하지 않게 처리되며 각 악기들의 음색도 매우 매끈하면서 풍부하게 표현된다. 사실 보컬의 숨소리 등은 홈시어터 패키지들에서는 의외로 잘 들리는데 낮은 고역대를 강조한 제품들이 많기 때문이다. 이런 미세한 소리들이 굉장히 잘 들린다고 선명한 제품으로 오해해서 봉변당하는 경우도 많은데 KHT 2005.2는 대단히 자연스럽게 디테일한 부분들을 소화해내는 능력에 있어서 최고 수준이라고 할 수 있다. 만약 잘 만들어진 스피커를 사용해서 2채널로 음악만을 듣던 사람이 이 스피커를 접하게되면 저게 뭐 그렇게 대단한 건가 라고 의아해 할 수 있지만 시중에 판매되는 수많은 홈시어터 패키지 제품들을 조금이라도 들어본 사람이라면 KHT처럼 정상적으로 소리가 들리는 스피커를 만나기 매우 어렵다는 것을 알 것이고 그만큼 KHT가 대단한 가치를 가진 제품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KHT 2005가 2005.2로 진화하면서 가장 크게 바뀐 부분이 바로 서브우퍼의 출력 증강인데 이로 인해 KHT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어 주겠다고 벼르던 경쟁자들은 한동안은 맥이 풀려 있을 것 같다. 물리적인 한계로 어마어마한 규모를 재생할 수 없는 우퍼이기는 하지만 증강된 출력은 좀 더 풍부하고 규모감 있는 음장감과 함께 낮은 대역의 효과음들을 좀 더 여유있게 처리해준다. 진주만의 첫 번째 공습 장면을 재생해보면 전투기의 엔진음이 2005에 비해 훨씬 묵직하게 들려서 좀 더 사실적인 음장감을 느낄 수 있으며 어뢰가 폭발할 때의 효과가 주는 위압감도 훨씬 개선되었다. 와호장룡에서 양자경과 장지이의 야간 추격장면을 보면 출연자들의 거친 숨소리와 격투시의 호흡 그리고 각종 세밀한 효과들이 공간 속에서 깨끗하게 울려 퍼지며 배경 음악의 북소리도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지만 늘어짐 없어 정확한 박자를 유지해서 극의 긴장감을 고조시키는데 충분한 역할을 해준다. 이 타이틀에서 배경음악의 북소리는 시스템의 사이즈에 비례하므로 KHT같은 컴팩트한 제품에서 그실체감이 완벽하게 재현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물론 무리인데 극의 긴장감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효과와 음악을 깨끗하게 분리 시켜주고 공간감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은 당연히 칭찬해야할 부분이다. 특히 일반적인 홈시어터 패키지에서 이 장면의 북소리를 탄력적으로 재생해주는 제품들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을 고려하면 KHT 2005.2는 대단한 선전을 하고 있는 셈이다.

서브우퍼의 보강으로 영화를 감상할 때 규모감이나 효과음들의 입체감은 확실히 더 향상되었지만 2005에 비해 음악 재생에 있어서는 정확한 리듬의 재생에서 약간 손해를 본다. 다이아나 크롤의 파리 공연 실황 중 “I love being here with you"를 들어보면 베이스가 훨씬 풍부해 졌지만 흥겨운 리듬감을 타기에는 다소 쳐지는 느낌이다. 베이스가 약간씩 지연되서 저절로 발이 굴러질 정도의 리듬감을 살려 주지는 못한다. 그러나 이 부분이 항상 단점이 되는 것은 아니다. 상당히 많은 홈시어터 제품의 우퍼들이 붐박스 수준임을 감안하면 KHT 2005.2의 베이스는 대단히 정확한 편이며 이 패키지의 특징인 풍요롭게 부드러운 음색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the look of love"를 들어보면 풍부해진 저음이 부드럽게 온몸을 감싸주기 때문에 이 곡의 분위기를 잘 전달해 주며 특히 매끄럽고 촉촉한 오케스트라의 현은 다른 위성+서브우퍼 시스템에서는 느끼기 힘든 고급스럽고 세련된 연주를 들려준다. KHT 2005.2가 여전히 다른 경쟁자들의 추적을 따돌리 수 있는 이유는 여기에 있다.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스피커 패키지들 중에서 KHT 2005.2보다 훨씬 강력한 저음을 들려주는 제품도 있으며 훨씬 섬뜩한 파열음을 제공하는 제품들도 많다. 그렇지만 이처럼 균형 잡힌 음조와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음색 및 투명하게 펼쳐지는 음장을 만들어 주는 제품을 이 가격대에서 찾는 것이 매우 어려운 일이다. 수려한 디자인과 확실한 비교우위를 갖는 음질 그리고 공간의 활용도에서 이 제품은 여전히 무한한 가치를 지닌다. 당분간은 위성+우퍼 패키지의 명작으로써그 위치를 위협할 경쟁자들이 나타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글을 맺으며

오디오에 있어서 섬세함은 강렬함보다 소중하다. 홈시어터 시스템으로 전쟁영화만 보는 경우가 아니라면 폭탄 터지는 소리가 얼마나 그럴 듯한가 보다는 배우들의 연기와 그들을 둘러싼 앰비언스의 디테일 그리고 배경음악의 매끄러운 조화와 섬세한 표현이 극에 대한 몰입력을 더 높여주는 요소라는 데에 동의할 것이다. KHT 2005는 매우 섬세했다. 그리고 KHT 2005.2는 여기에 강렬함을 더했다. 이 제품의 가격으로 홈시어터 스피커를 조합한다면 훨씬 큰소리를 들려주거나 탱크나 비행기의 엔진음 그리고 폭발음들을 좀 더 규모있게 표현해 줄 수 있는 제품들을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이질감 없이 만들어지는 서라운드 음장 속에서 표현되는 섬세함과 10평 미만의 공간이라면 부피에 대한 고민 없이 다양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는 효율성은 KHT가 주는 특별한 선물이다. 다양한 가격대의 다양한 사양을 가진 홈시어터 스피커 패키지 중에서 가장 강력하게 추천한다. 특히 우리나라처럼 주거공간이 좁은 환경에서는 대단한 가격대 성능비를 보여주며 지금 수준급의 2채널 사용자가 영화 보는 재미를 위해 멀티채널로 확장하고 싶다면 특별히 고민하지 말고 KHT 2005.2에 적당한 리시버와 DVDP를 추가하여 2채널 스테레오시스템과 깨끗하게 분리시키기를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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