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야마하 DSP-AZ2 AV 리시버

hifinet 2006. 7. 18. 08:30

박우진(acherna@hanmail.net) 2003-04-09 22:21:58

야마하의 톱 모델인 DSP-AZ1이 나오고 나서 거의 1년 만에 차상급 모델의 지위를 차지하는 DSP-AZ2가 등장했다. AV 리시버의 세계에서는 1년이라도 결코 짧지 않았던 시간이지만 그 동안 인내하며 야마하의 DSP-AZ2가 출시되기를 기다려 온 분들이 꽤 많을 것이다. 이전 모델인 DSP-AX2의 경우 하이비의 베스트 바이 앰프로 오랫동안 군림해 왔고, 국내 시장에서는 오히려 상위 기종인 DSP-AX1보다도 더욱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물론 DSP-AZ1의 우수한 성능이야 널리 알려져 있지만, 가격적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질 분들은 비슷한 사양을 지닌 DSP-AZ2에 관심을 가져 볼 만하다.

DSP-AZ2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프런트 이펙트 채널을 채용했다는 것이다. 야마하의 AV 리시버는 6채널에다 프런트 이펙트 채널을 더한 8채널 구성을 최고급 사양으로 하는데, 이전까지는 DSP-AZ1에서만 이를 구현하고 있었다(다만 DSP에는 32비트 사양의 YSS938을 사용하여 RX-V2300과 동일하다). 그 밖에도 DTS96/24 디코딩 기능 탑재라든지, 메인 기판의 두께를 향상시킨 하이 커런트 설계처럼 상급 모델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8채널 앰프에 2채널 스피커를 연결할 분들은 거의 없으리라 생각되지만, 아날로그 다운 믹스, 프런트 2채널 만으로 입체 음향을 즐기게 해주는 버추얼 시네마 DSP나, 헤드폰에 의한 사일런트 시네마 등의 기능도 모두 포함되어 있다.

전면 디자인은 하위 기종인 RX-V2300등과 유사하지만, 기능 조작 버튼을 최소화함으로써 DSP-AZ1처럼 심플하고 중후한 분위기를 느끼도록 다듬어져 있다. DSP-AZ2의 조작감이라든지, 사용자 편의성은 역시 고급 AV리시버답다. 앰프를 설치하다 보면 아담한 섀시의 규격에 비해서는 생각보다 대단히 무거워서 놀라게 되는데, 실제 중량도 22kg로 15kg에 불과한 RX-V2300과는 큰 차이가 있다. 그리고 출력은 리어 센터를 포함한 6채널이 모두 130W이며, 프런트 이펙트 채널만 25W로 되어 있다. 출력 부분은 6채널에 110W 출력이라는 RX-V2300과 별다른 차이가 없지만, 스피커의 구동력에서는 DSP-AZ2 쪽이 한 수 위의 성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가 된다.

야마하 DSP-AZ2의 시청에는 데논 DVD-3800 DVD 플레이어와 타노이 아이리스2, C, R, 트라이앵글 셀리우스(프런트), 섹탄(센터), 티터스(리어)의 5.0 스피커 조합을 주로 사용했으며, 현재 필자가 사용 중인 DSP-AZ1과 비교 시청을 해보았다. 또 아캄의 CD23T CD 플레이어를 아날로그 입력 방식으로 연결하여 2채널 음악을 들어보기도 했다. 시청 결과 DSP-AZ1과의 유사성 뿐 만 아니라 튜닝 상에서의 차이점도 어느 정도 나타났다. 부드럽게 다듬어진 듯한 고음이라든지 매끄러운 중역은 야마하의 앰프들에게 일관된 특성이라고 볼 수 있다. 이번에 리뷰한 DSP-AZ2 역시 영화 사운드트랙에서의 대사는 약간 뒤로 떨어져서 이야기하는 듯한 차분함이 강화되며, 그 결과 오랫동안 들어도 피로하지 않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DSP 음장 모드를 작동시켰을 때의 즐거움은 야마하 리시버만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할 만하다. 개인적으로도 그렇고, 다른 애호가들도 야마하의 음장 모드 만큼은 고급 프로세서와 멀티 채널 파워의 조합을 능가한다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다. 영화 감상에서 전후 좌우로 펼쳐지는 넓고 편안한 음장은 과연 야마하의 제품이 왜 AV 애호가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지 잘 설명해주는 듯 하다. 게다가 라이브 음악 공연에서의 현장감과 입체감도 어느 앰프 이상으로 잘 살아난다. 만일 스피커 주위에만 좁게 음장이 형성되어서 충분한 임장감을 얻지 못해 고민하는 분이라면 반드시 야마하의 고급 리시버를 고려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한 단계 더 나아가 프런트 이펙트 채널을 구동하는 8채널 재생까지 시도해 보면 더 이상 대형 극장의 사운드가 부럽지 않을 것이다.

DSP-AZ2는 저음의 견고함과 펀치에서는 필자가 들어본 야마하의 제품 라인 업 중에서 가장 돋보이는 것 같다. 상급기인 DSP-AZ1의 경우에는 힘은 AV 리시버답지 않게 대단하지만 약간은 풍성하고 느슨한 경향이어서 좁은 공간에서는 저음의 울림이 다소 과도하게 느껴질 수 있다. 이에 비하면 DSP-AZ2는 절제되고 단정한 저음을 내주며, 보통 때에는 저음의 존재감이 두드러지지 않지만, 필요할 때에는 확실하게 스피커를 드라이브한다. 영화 배경 음악에서 튀어나오는 타악기의 연타 부분은 듣는 사람을 깜짝 놀라게 할 정도로 강력하고 위력적이다. 이렇게 집중력 있고 파워풀한 저음은 사실 야마하의 제품에서는 보기 드문 편이다. 물론 뛰어난 성능을 지닌 동생의 등장으로 DSP-AZ1의 위상이 낮아지거나 하지는 않을 것 같다. DSP-AZ1은 AV 리시버의 제왕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좀 더 매끄럽고 부드러운 음색을 들려주며, 전체적으로도 상당히 고급스러운 소리라는 느낌을 준다. DSP-AZ2는 모든 부분에서 DSP-AZ1을 무리하게 쫓아가려 하지 않고 제 2인자로서 주어진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는 타입인 것 같다.

아캄의 CD 플레이어를 연결해서 들어본 CD의 음질도 대단히 좋은 편이었다. 특히 다른 AV 제품들이 고전하는 복잡한 관현악 곡을 울려보면 해상도라든지, 밸런스 측면에서 감탄할 정도로 우수하다. 또 DVD 플레이어에서 동축 방식으로 연결해 앰프 내부의 디코더를 사용하더라도 충분히 들을 만한 소리를 들려준다. 하이엔드 제품과 비교하면 고역의 매끄러움이라든지 뻗침이 아주 약간 부족하기는 하지만, 8채널 앰프를 내장한 AV 리시버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혀 탓할 수 없는 음질이다. 사실 이 가격대의 AV 리시버 중에서는 꼭 사야 된다고 손 꼽을 만한 제품이 그리 많지 않은 편이었고 오히려 한 단계 저렴한 가격 대의 소니 STR-VA555ES 쪽이 월등한 성능을 보여주었었다. 그렇지만, 이번에 야마하 DSP-AZ2의 등장으로 애호가들의 고민이 더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개인적인 취향에는 사실 해상도가 높고 고음의 뻗침이 예리한 온쿄 TX-NR900 쪽이 좀 더 마음에 든다. DSP-AZ2는 저역의 박력과 시네마 DSP에서 점수를 받을 만 하고, 좀 더 예산을 확보할 수 있다면 야마하의 최상급 기종인 DSP-AZ1이 그야말로 최상의 선택이 되지 않을까 싶다. DSP-AZ2가 전작인 DSP-AX2때 보다 입지가 약화된 이유 중에 하나는 플래그십 모델인 DSP-AZ1이 너무 저렴한 가격에 출시되었기 때문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다.

DSP-AZ2는 전반적으로 상급 모델의 특징을 충분히 반영하면서 음질이나 구동력 등에서는 하위 기종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제품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 출시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린 만큼 많은 고민과 노력이 기울여졌음을 엿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