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매킨토시 MHT100 AV 리시버

hifinet 2006. 7. 18. 07:48

박우진(acherna@hanmail.net) 2002-11-21 10:42:51

컨트롤부와 파워앰프부가 하나의 새시에 내장된 일체형 A/V 리시버는 저렴하면서도 사용하기 쉬우며 또 적은 공간을 차지하므로 홈 시어터 애호가들에게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물론 넓은 공간에서 좀 더 우수한 품질의 사운드를 즐기고자 하는 애호가들에게는 궁극적으로 분리형 A/V 컨트롤러와 별도의 멀티 채널 파워앰프가 갈 길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제대로 구현된 분리형 시스템을 구입하려면 하이엔드 하이파이 시스템보다도 훨씬 더 많은 예산 투자가 필요하다는 장애물이 존재한다. 최근에는 각 앰프 제조 업체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인 최고급 A/V 리시버들을 잇달아 경쟁적으로 내어놓아고 좋은 반응을 얻고 있지만, 굳이 이들을 가장 저렴한 분리형 시스템과 비교하면 가운데 어떤 경계선이 그어져 있는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것은 최고급 A/V 리시버 역시 기본적으로는 일체형 A/V 리시버의 규모를 확장한 기기라는 제한적인 컨셉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만일 A/V 리시버가 아닌 고급 분리형 하이파이 시스템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매킨토시에서 A/V 리시버를 내어놓았다면 좀 이야기가 달라진다. 한 때 하이엔드 오디오의 대명사로까지 인식되던 매킨토시이지만 어느 메이커보다도 일찍 홈 시어터 시장에 눈을 돌려 여러 훌륭한 제품들을 내어놓았다는 사실도 다시 떠올려 볼 필요가 있다. 매킨토시의 몇몇 홈 시어터 제품들은 스테레오파일을 비롯해 해외의 여러 전문지에서 동사의 하이파이 제품 못지않은 평가를 받아왔던 것으로 기억된다.  물론 그 이유는 하이파이 기기에서 느껴지던 특유의 기품 있는 디자인과 다양한 기능을 고스란히 물려받았을 뿐 아니라 홈 시어터적인 성능에서도 단연 뛰어나다는 인정을 받았기 때문이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MHT-100 A/V 리시버는 앞서 말한 것처럼 매킨토시라는 명가의 혈통을 이어받았으면서도 저렴하고 실속 있는 A/V 리시버로 마무리되었다는 특징을 먼저 들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가격표를 보면 저렴하다는 표현에 이의가 있을 수 있지만 매킨토시의 라인업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손에 가깝게 닿을 수 있는 제품인 것은 분명하다. 동시에 우리 매킨토시 고급 모델의 품격과 성능을 그대로 물려 받고 있다는 장점이 분명히 어필할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매킨토시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도 그러했지만 MHT-100의 디자인이나 설계는 프리앰프를 기본으로 하고 여기에 파워앰프 섹션을 추가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기기 전면의 로고에도 ‘MHT-100 AV 시스템 컨트롤러’라고 쓰여 있어서 역시 파워앰프보다는 프리앰프 쪽에 좀 더 비중이 두어진 제품이란 사실을 확인하게 해 준다. 실제 이 제품의 베이스가 된 모델은 여러 저널로부터 격찬 받은 바 있는 플래그십 AV 프리앰프인 MX132 모델이다.

또 하나 눈 여겨 볼 것은 파워앰프의 출력이 단지 6x80W 정도로 매우 낮게 설정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는 거대한 제품의 규모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출력 수치인데, 그것은 MHT-100 모델이 멀티 룸 기능을 지원하는 데다가 다른 메이커들이 그렇듯이 출력 수치를 과장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한편으로는 차후에 이 제품의 프리 출력 단자를 활용하여 별도의 파워앰프를 추가하도록 유도하겠다는 의도도 있을 듯 하다. 물론 시청을 통해서도 드러났지만 대출력 하이파이 앰프에 비견될 만큼 충실한 전원부와 용량을 갖고 있는 MHT100의 출력 수치를 다른 회사의 A/V 리시버와 비교하는데 그대로 대입할 수는 없을 것 같다.

일반적인 A/V 리시버들이 자잘한 기능 스위치를 플립 패널 아래로 숨겨 놓고 있는 것과는 달리 매킨토시 MHT-100은 기능을 중시하는 자신들의 고유한 디자인 컨셉을 그대로 유지하면서도 복잡하게 보이지 않도록 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 전면의 디자인은 로고와 대형 디스플레이를 사이에 두고 소스 셀렉터와 트림 셀렉터가 볼륨 컨트롤과 서라운드 모드 조절 손잡이를 서로 마주보고 있는 좌우 대칭 구조를 갖고 있다. 앰프의 후면으로 눈을 돌려보면 일반적인 A/V 리시버보다 훨씬 큰 면적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입출력 단자로 가득 차있는 것을 보게 된다. 플래그십 모델인 MX132 AV 컨트롤러의 기능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만큼 이 제품의 사용자는 입출력 단자의 부족함에 대해 염려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7,1채널 오디오 입출력은 물론 컴포넌트 비디오 입출력 단자를 비롯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단자가 준비되어 있다.

일단 전원 스위치를 누르고 나면 수 초 이내에 작동 대기 상태로 들어간다. 다음에 ‘온(On)’ 스위치를 눌러 앰프를 작동시키는 순간, 녹색과 청색이 어우러진 매킨토시 특유의 일루미네이션이 검은색 새시를 배경으로 화려하게 펼쳐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매킨토시 앰프의 아름다운 디자인은 이미 일반인들에게까지 잘 알려져 있는 존재지만 A/V 리시버의 세계에서는 정말 흔하지 않은 감각이라고 할 수 있다.

앰프가 놓여진 실내 환경의 품위까지 격상시킬 정도로 모양새가 좋기 때문에 제품의 소유자에게 큰 만족감을 안겨줄 것이다.OSD 기능을 지원하는 설정 메뉴는 기본적인 기능을 위주로 매우 간단하게 구성되어 있어서 매뉴얼 없이도 쉽게 필요한 내용을 입력할 수 있다. 리모트 컨트롤은 본체의 화려한 인상과는 어울리지 않는 간소한 형태이지만 오히려 손에 가볍게 쥐어지고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또 때로는 본체의 전면에서 조작하는 것이 편하게 느껴지기도 한다. 특히 트림 컨트롤을 통해 기본적인 설정이 이루어진 다음에도 각 채널이나 소리의 밸런스를 편리하게 미세 조정할 수 있다. 전반적인 제품의 구성을 살펴본 결과 주어진 예산의 한계 내에서 매킨토시 제품이라는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확실하게 구현하려 했다는 느낌을 받았다. 

리뷰를 위해서는 파이오니어 DV-S5 DVD 플레이어 및 B&W의 노틸러스 803(프론트), HTM(센터), 그리고 레저 모니터(리어)로 구성된 스피커 시스템을 사용했다. 케이블로는 XLO와 킴버 일루미나티 등을 사용했다. 그리고 트림 컨트롤은 소스에 따라 약간씩 조절해보기는 했지만 가능한 디폴트 값에 맞추어서 시청했다.

첫 인상은 역시 대륙적 기질의 아메리칸 사운드라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저음에서 묵직하고 뒤로 물러선 안정된 음장을 추구하고 있었다. 따라서 음향 공간의 크기가 훨씬 확대되어 들렸으며 시각적 이미지 역시 좀 더 현장감 있게 느껴지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만일 A/V 리시버에만 한정해서 이야기한다면 의 폭뢰음이 이렇게 무겁게 들리는 경우는 달리 찾아 볼 수 없을 것이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 탱크가 이동하는 굉음 역시 실제 대형 극장에서 들을 수 있는 울림이 긴 저음의 특성을 그대로 갖고 있었다. <글래디에이터>에서는 배경 음악의 선율이 유난히 장엄하고 깊이 있게 들려왔다. 그리고 숲속 전투 장면에서 날아가는 화살에는 좀 더 강력한 에너지가 실려 있는 느낌이 든다. 결국 수치로 표시된 규격과 실제 시청에서 확인되는 음질 특성은 비례하지 않는 것이다. 일부 출력이 부족한 앰프가 그렇듯이 피크에서 소리가 거칠어지거나 밸런스가 변화하는 현상도 일어나지 않았다.

가장 좋게 들리는 부분은 역시 영화관에 앉아서 감상하는 듯한 스케일 큰 분위기이다.물론 분리형 시스템으로 가면 음질이 좋기로 정평이 난 A/V 앰프들이 다수 존재하기는 하지만 이처럼 실제 극장 소리에 가까운 분위기를 재생해 주는 경우는 달리 들어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단점이라면 투명도라든지 해상도에서 하이파이 앰프의 수준에까지는 이르지 못한 것을 들 수 있다. 사운드트랙 배경 음악의 바이올린 소리에서는 고음이 깨끗하게 뻗지 않고 약간 닫혀 있는 것처럼 들린다. 이 부분은 아마도 파워 앰프 섹션의 음질적 성능에 제한이 있는 탓으로 짐작된다.

좀 더 자세히 이 앰프의 음질 특성을 확인해보기 위해 몇몇 음악 DVD를 재생해 보았는데 전체적인 느낌은 비슷했다. 홀의 크기가 어떤 A/V 리시버에서 듣던 것보다도 넓직하게 들리며 저음 역시 한층 중후하게 들려왔다. 카라얀과 키신이 협연한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No.1>에서는 차분하면서도 진지한 음향을 들려주었으며 흥미로운 것은 이전에는 잘 들리지 않던 건반 터치 상의 작은 실수 등이 다른 앰프로 들었을 때보다 더 정확하게 감지되었다. 이는 MHT-100이 감상자를 음악의 내용에 집중하게 하는 능력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다. 예를 들어 해상도가 극히 높은 시스템의 경우에는 처음에는 귀에 여러 악기가 속속 들이 다 들리는 것 같지만 결국에는 산만하게 여겨져서 볼륨을 내리게 된다. MHT-100의 경우에는 그와 달리 핵심적으로 꼭 필요한 소리를 중점적으로 충실하게 전달해주는 것 같다. 음악적인 열기보다는 차분하게 관조하면서 음악적 내용을 꼼꼼하게 되씹는 느낌이다.

몇몇 드라마 타이틀을 시청했을 때에도 스케일 큰 공간감의 표현이 돋보였다.  특히 실외 장면에서의 현장감이 발군이었다. 일본 계열의 리시버로서는 대체적으로 실외 장면의 스케일이 대단히 작게 느껴지는 반면에, 매킨토시로 들으면, 정말 야외에서 장면이 진행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한 가지 재미있는 사실은 드라마 시청에서 배우들이 좀 더 나이가 들어버린 것처럼 목소리가 진지하고 엄숙하게 표현된다는 것이다. MHT-100은 매트릭스 방식으로 서라운드 EX 디코딩을 구현하고 있다. 리어 센터 채널을 추가해서 들어본 <스타워즈 : 에피소드 I>의 레이싱 장면에서는 공간의 규모가 감상자의 뒤로까지 확대되어 입체 공간을 실감하게 해준다. 여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후방의 음장이 매우 고르게 연결된다는 점이다. 비행체가 상당한 실체감을 느끼게 하면서도 이동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데에는 감탄할 만 했다. 이것은 일반적인 A/V 리시버의 규격을 넘어서고 있는 중량급의 파워부에서 각 채널에 충분한 전류를 적절한 타이밍으로 공급하기 때문으로 추측해 볼 수 있다. 

물론 MHT-100은 상급기인 분리형 제품 정도의 강력한 임팩트는 없다. 이전에 소개했던 MX134와 MC206의 경우에는 함께 시청한 다른 필자 분들도 감탄할 정도의 성능을 보여주었지만, 여기에서는 약간 약간 여유를 둔 인상이다. 물론 가격 차이를 생각하면 더 많은 분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가격인 MHT-100 쪽이 더 매력적이라고 느낄 분들이 많을 것이다. MHT-100은 매킨토시 제품이라는 명성에 걸맞게 중후한 저음과 다이내믹하고 스케일 큰 음장 표현을 장점으로 내세우는 고 품격 A/V 리시버임에는 분명하다. 디자인도 그렇지만 특히 음질에서 느껴지는 감각은 주위에 흔한 일체형 A/V 리시버와는 크게 다르다. 겉으로 표시된 출력으로는 차이가 없지만 실제 내용은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꼭 기억해 두셔야 할 것 같다. 일반적인 일본제 리시버로는 부족감을 느끼면서 별도의 공간과 인터커넥트등 분리형 앰프의 요구 사항에 부담을 느끼는 분들이라면 충분히 관심을 가져볼 만한 제품이다. 대 저택의 거실에 어울릴만한 압도적인 풍모는 물론이고 A/V 컨트롤러 위주로 설계되어 있어서 차후에 별도의 멀티 채널 파워앰프를 추가하여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배려된 점에도 주목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