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데논 PMA-1500R 인티앰프

hifinet 2006. 7. 21. 22:55

데논 PMA-1500R 인티앰프

문한주(raker@hifinet.co.kr) 2002-07-20 10:21:28

필자의 주요관심사중 하나는 비교적 비용부담이 적으면서도 음악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제품들을 찾아보는 것이다.  다행히도 CD플레이어나 스피커의 경우에는 성능과 비용이 적절하게 타협된 제품을 찾을 수 있었는데 안타깝게도 앰프의 경우 100만원 미만에서는 마땅한 해당제품을 찾을 수 없었다. 

사실 필자가 들어본 100만원 미만의 앰프 모두는 음악을 재생하는데 크고 작은 약점들을 가지고 있었다. 가령, 팽팽하고 과도특성이 좋은 소리를 내주는 반면에 딱딱하고 신경질적인 소리를 내지른다거나, 예쁜 소리를 내주지만 저역에 힘이 현저하게 부실하다거나, 힘이 좋은 듯이 들리지만 실상은 댐핑된 듯한 소리라서 장막에 덮인 듯이 답답해진다던가, 다이나믹한 듯 하지만 알고 보면 중역에 심한 왜곡이 있어 뻣뻣한 소리가 나오는 것이었거나, 전체적으로 풍성함과 부드러움 위주로 튜닝해서 원음을 훼손하고 해상력이 형편없이 떨어진다던가 하는 식이다. 

또는 이와는 달리 음질상의 치명적인 약점은 없지만 안타깝게도 출력이 너무 낮아 스피커를 고르는데 제약이 많이 생기는 앰프도 있는데, 이런 경우는 속시원하게 추천을 하기 꺼려진다. 

그건 그렇다 치고 이번에 리뷰하는 데논 PMA 1500R은 어떤 앰프로 봐야 하는가? 결론만 먼저 말하자면 앰프에 70만원대의 예산을 분배할 것을 고려하는 회원분들에게 안심하고 추천할만한 자격을 갖추고 있는 앰프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나중에 알고보니 이 제품은 일본 STEREO 지 선정 BEST BUY COMPONENT “98 WINTER에 뽑힌바 있었고 영국 HI-FI CHOICE 지 추천기기로 선정된 경력이 있었다. 

Power Output

70W + 70W (8 Ohm, 20-20,00Hz, 0.07% THD)
140W + 140W (4 Ohm, 1 kHz, 0.7% THD)

Input Sensitivity / Impedance

Line: 150mV/47k Ohm (Source Direct OFF), 150/13k Ohm (Source Direct On)
MM:2.5mV/47K ohms
MC: 0.2mV/100 ohms

Frequency Response

4Hz-100,000Hz (0,-3dB)

RIAA deviation

PHONO : 20Hz-20kHz ± 0.5dB(MM), 30Hz-20kHz ± 0.5dB(MC)

Tone Control

100Hz ± 8dB (BASS), 10kHz ± 8dB (TREBLE)

Loudness

50Hz + 10dB, 10kHz + 6dB

S/N Ratio

Line:110dB (Input Terminals Shorted/Source Direct On)
MM: 91dB
MC: 76dB

Power Supply

AC 230V, 50 Hz

Power Consumption

305W

Dimensions

Width 434mm
Height 134mm
Depth 407mm

Weight

14 kg

 

만듦새

데논 PMA-1500R은 포장박스 크기부터 보통이 아니었다. 박스에서 꺼내보니 무게 역시 만만치 않았다. 씨름선수처럼 덩치가 큰 앰프를 보고 있노라니 든든한 느낌이 든다. 이 제품을 보자마자 딱 연상되는 제품은 데논 CD플레이어 DCD 1650AR 였다.  두 기기를 짝 지워주면 딱 이겠다 싶은 생각이 들었다.

상판의 구멍 사이로 언뜻 비치는 내부를 살펴보니 큼지막한 트랜스포머 두개가 보인다. 이 제품은 듀얼 모노럴 구성의 좌/우 독립적인 전원 구성부를 갖췄다고 한다.

데논 PMA-1500R은 최근의 인티그레이티드 앰프의 추세와는 달리 라우드니스, 소스 다이렉트, 톤 (트레블/베이스) 콘트롤 등의 푸짐한 조절회로를 갖추고 있다. 다행인 점은 소스 다이렉트 (신호가 톤 콘트롤 회로를 거치면서 열화되는 것을 막기 위해 톤 콘트롤 회로를 건너뛰도록 하는 기능)를 사용했을 때와 톤 콘트롤 회로를 사용했을 때 음질 열화 차이가 잘 느껴지지 않다는 점이다. 그래서 밤늦은 시간에 조용하게 음악을 들을 때는 소스 다이렉트를 포기하고 대신에 음량 밸런스가 잡힌 소리를 감상할 수 있도록 라우드니스 기능을 사용하면 된다. 그리고 많은 버튼이 있지만 정리가 잘 되어 있어 어수선한 느낌이 들지 않는다.

앰프의 후면을 보면 프리아웃 단자가 달려져 있는데 정작 파워앰프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단자는 아쉽게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다. 차라리 바이패스가 지원되도록 설계했더라면 확장성 면에서 좀더 나은 점수를 딸수 있지 않았을까 싶었다.

리모컨은 뮤트와 볼륨이 지원되고 있으나 투박한 모양을 가지고 있다.

필자는 이 가격대의 앰프에서 이만한 만듦새를 가진 제품이 있을수 있다는 것을 상상도 못했기에 뜻밖이었다. 그리고 앞으로도 이 이하의 가격대에서 이보다 나은 만듦새를 갖춘 제품이 나오리라고 상상하기 힘들 것 같다.

 

음질

이 앰프의 첫 인상은 쉽게 소리가 잘 나와준다는 것이다.  그리고 딱히 뭐가 불만인지 짚어내기 쉽지 않을 것 같은 재생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느껴졌다. 그리고 전체적으로는 부드럽고 온화한 느낌을 준다. 아마도 이런 특색 때문에 무덤덤한 소리라고 할 사람들도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지만 마란츠 등의 일본 앰프에서 느껴지는 바와 같은 멍하고 답답한 소리를 내는 앰프들의 부류에서 탈피하려는 노력이 엿보인다. 그런 제품에 비하면 이 제품은 가능한 한 음색을 충실하고 중립적으로 유지하려고 노력한 제품에 해당한다. 혹시 데논 DCD 1650AR CD플레이어를 들어본 적이 있는 분이라면 그 소리와 상당히 유사한 느낌을 가지는 재생음이라고 하면 쉽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필립 헤레베헤가 지휘하는 바하의 부활절 오라토리오에서는 중역의 순도를 잘 들어볼 수 있는 목관악기의 울림에 중점을 두고 들어봤다. 중역대를 예쁘게 착색해서 소리를 내려는 편은 아니고 정직하고 중립적인 소리로 재생하는 편이다. 과도특성은 일정수준 이상이어서 음색을 망그러뜨린다거나 하는 일은 없으며 투명함을 가리지도 않는다. 그래도 중역대의 소리는 찬듯한 느낌이라기 보다는 따뜻한 느낌이 드는 쪽에 속한다.

미샤 마이스키와 마르타 아르헤리치가 연주하는 바하의 첼로 소나타에서는 과장되거나 왜곡된 흔적들을 감지해 낼 수 없었다. 피아노의 터치에 중량감과 두께감이 있으며, 스케일감도 충분히 나온다. 활에 힘을 주고 빼고하는 것들이 왜곡 없이 제대로 표현되고 리듬이나 페이스에 있어서도 원활하게 재생되고 있어서 연주의 대화가 물 흐르는 듯이 자연스럽게 표현되는 듯이 들렸다. 이런 정직한 재생특성으로 인해서 소리에 귀를 쫑긋 세우고 무엇이 틀렸나 하고 듣게하기 보다는 음악에 집중하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비교적 투명한 음장재현능력을 갖추고 있다.

레퍼런스 레코딩에서 녹음한 보통사람을 위한 팡파르를 들어보면 울림에는 일정 수준의 투명감이 있으며, 여운이 공간에 깨끗하게 사라져 간다. 그렇지만 일급의 앰프만큼 압도적인 해상력과 정보량을 소화해 내지는 않는 편이다.  금관악기의 펼쳐지는 소리는 하이엔드 앰프만큼 꼼꼼하게 재생되지는 않는데 그 영향인지 모르겠으나 금관악기 재생음에 대한 이미지는 반짝이는 황금색에 가깝다기 보다는 고운 사포질을 해서 광택을 살짝 죽인 은색에 가깝다고 느껴진다.

하이팅크가 지휘하는 쇼스타코비치 교향곡 11번 2악장에서는 앰프가 무게 값을 한다는 것을 잘 증명해 줬다. 타악기군과 금관악기의 합동 난타에도 흔들림 없이 스피커를 흔들어주고 있다. 이런 면을 보자면 인티앰프라고 보기보다는 잘 만들어진 분리형 앰프처럼 착각하게 만들 정도다. 스펙상에 표기된 출력과 상관없는 뛰어난 스피커 장악능력을 가져서 스피커 선택의 폭이 클 것이 예상된다.  그렇지만 조금 더 무리해서 볼륨을 올려서 자세히 들어보면 소리가 커진 만큼 저역의 임팩트가 더 커진다든지 잘 울려진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그리고 커진 만큼 쉽게 거칠어지는 점이 나타난다. 이런 점은 약점이라면 약점이 되겠지만 스피커의 음압이 아주 낮거나 하지 않는다면 실용적으로 큰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또 한가지 지적한다면 저역이 아주 팽팽한 느낌을 주지 않기 때문에 적당히 너그러운 저역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겠다.  팽팽한 저역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런 소리를 싫어할 테지만 소리를 망가뜨릴 정도로 엉망으로 풀어진 저역이라고 볼 수는 없다.
어쨌든 저역의 이런 소리는 도입부에서 촌평했던 것처럼 이 제품의 전체 소리가 차분한 스타일의 재생음을 갖게 되는데 절대적인 역할을 담당하게 되는 것 같다.

페터 슈라이어가 부른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나 실비아 맥네어가 부른 제롬컨의 성악곡은 부드럽고 포근한 느낌이 든다. 실비아 맥네어의 Nobody else but me를 들어보면 촉촉한 듯이 들린다기 보다는 약간 드라이한 느낌을 주게 되는데 이것 역시 촉촉한 것을 나타내주는 광채가 한꺼풀 벗겨진 듯이 들린다고 보면 이해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다.

맺음말

이 제품은 절대적인 성능이 모두 뛰어난 제품은 아니지만 100만원 미만 가격대에서 예상하기 힘든 만듦새와 고품질의 음질 재현능력을 갖췄다고 본다.
사실상 이 가격대의 앰프에서라면 진공관 앰프인 오로라 미니 인티앰프와 함께 추천할 수 있는 보기 드문 제품에 속한다. 공격적이지 않고 파워도 충분해서 어느 스피커와 함께 사용해도 무방하고 일정수준 이상의 투명성을 갖추는 등 앰프로서의 역할에 대해서 뚜렷하게 불만족스러운 점이 없지만 욕심같아서는 홈시어터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 금상첨화였을 것 같다. 이 가격대의 앰프를 구하시는 분께 적극 추천한다.

 

사용기기

CD Player : Arcam FMJ CD 23
Interconnect : Transparent Musik Link
accessory : 금강 blue diamond 전원케이블

Amplifier :Musical Fidelity A3 CR Pre + Power, “Lurora Mini (15W/ch)
Interconnect : NBS dragon fly
accessory : 금강 diamond blue 전원케이블, Riverman Audio Fence

speaker : PMC LB-1
cable : Kimber 4TC + 8TC bi-wire
accessory : 삼일 마천석 스탠드, RPG 어퓨저 2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