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트랜스페어런트 뮤직웨이브 수퍼 스피커 케이블

hifinet 2009. 4. 22. 14:54

Posted by 박우진

사용자 삽입 이미지

케이블을 선택할 때에는 시스템과의 매칭이 상당히 중요하다. 필자의 경험으로는 트랜스페어런트의 케이블, 특히 스피커 케이블들은 많은 경우에 여러 시스템과 무리 없이 어울리기 때문에 널리 추천할 수 있는 제품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정체 불명의 네트워크 박스와 높은 가격 때문에 사용자들이 쉽게 다가서기 어려운 브랜드이기도 하다. 뭔가 소리에 착색을 더할 것 같은 느낌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국내에선 은을 소재로 사용한 킴버나 실텍등이 좀 더 많은 팬 들을 갖고 있는 것 같다.
케이블에선 자신의 시스템에 맞는 제품이 따로 있기 마련이니 브랜드나 평판에 신경을 쓸 필요는 없다. 누가 뭐라고 하던 자기가 오래 듣기에 좋은 케이블을 사용하는 게 정답이다.
필자가 처음 트랜스페어런트 케이블의 이름을 접한 것은 90년대 초반에 국내 잡지 기사를 읽던 중이었는데, 그 때 마침 비슷한 네트워크 박스가 부착된 MIT의 보급형 스피커 케이블을 바이와이어링으로 사용하고 나름대로 만족하던 터라 흥미를 느꼈다. 당시의 MIT의 스피커 케이블은 고음의 음색에 윤기가 감돌고 화사한 편이었지만, 대신에 저역이 무르고 부드러운 편이었다.  트랜스페어런트 스피커 케이블을 구입하고 대단히 만족해서 그 후에 뮤직 웨이브 울트라 케이블까지 구해서 들어봤던 기억이 난다.
트랜스페어런트 케이블은 인터커넥트에 뮤직 링크, 스피커 케이블에는 뮤직웨이브라는 이름이 붙어 있고, 이 부분은 1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계속되고 있다.
트랜스페어런트의 스피커 케이블은 외관이 독특하고 인상적인 편이다. 외피는 평범한 그물망으로 덮여 있지만, 워낙에 굵은 선재의 부피감 덕분에 누가 봐도 멋지게 느껴진다.  네트워크 박스 부분의 디자인은 몇 차례 변화가 있었는데, 모서리를 부드러운 곡선으로 처리해서 보다 세련되어졌다.
그리고 금도금된 스페이드 단자는 굉장히 두껍고 견고해 보인다. 굉장히 두껍게 납으로 견고하게 연결되었다.
하지만 이 단단한 단자는 바인딩 포스트에 견고하게 접촉이 되지 않는 경향이 있고 조금 시간이 지나면 풀려서 느슨해져버리는 문제가 있다. 단자를 WBT 등으로 과감하게 교체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다. 만일 단자를 다른 제품으로 교체하는 경우에는 물론 음질에서도 적지 않은 변화를 느낄 수 있다.
뮤직 웨이브 수퍼 케이블의 경우 케이블이 갈라지는 부분이 간단한 고무 튜브로 처리되어 있다. 튜브 부분은 견고하게 부착되어 있지 않고 위 아래로 움직일 수 있다. 상위 제품인 뮤직웨이브 울트라 모델부터는 플라스틱 덮개로 보다 깔끔하게 처리되어 있다.  
선재의 구조는 간단한 편이다. 각각의 신호 선은 피복처리된 세 가닥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폴리프로필렌 재질로 생각되는 절연재로 덮여 있으며, 각각의 가닥은 비교적 굵은 동선으로 이루어졌다. 이 부분에서 트랜스페어런트 케이블의 소리가 어느 정도 결정되는 것 같다.
트랜스페어런트라는 브랜드의 이름에서는 선이 가늘고 투명하고 밝은 이미지를 연상할 수 있는 데 실제 소리는 그와는 조금 다르다.  전체적인 소리 특성은 케이블의 검은 색상처럼 이미지의  배경이 어둡고 조용하게 느껴지는 경향이다. 중고음이 4B 연필을 연상시키는 듯이 부드럽고 소리가 진하게 느껴지는 인상이다.
가장 좋은 부분은 저음이 두텁고 상당히 강력하다는 것이다. 다른 케이블에 비해 재즈 음악에서 베이스의 소리가 보다 많은 에너지를 갖고 강조되는 인상이다. 그렇다고 해서 중 고역 대를 마스킹하거나 부밍을 만드는 일이 없어서 좋다. 큰 음량에서도 저음이 부풀지 않고 정확하게 통제되기 때문에 스피커가 보다 안정된 느낌을 갖게 된다.
그리고 은선처럼 깨끗하고 맑은 고음을 내주지는 않지만, 바이올린이나 심벌즈의 소리를 들어보면 소리가 깨끗하게 빠져 나온다. 다시 말해서 고음이 닫혀져 있지 않다. 홀 톤이라든지, 라이브 공연장의 공간감도 잘 나와준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트랜스페어런트에서만 가능한 독특한 이미징을 만들어내는 점이 흥미롭다. 연결 선 하나가 앰프나 소스 기기에서도 채워주지 못하는 부분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그 부분에선 수퍼나 울트라나 레퍼런스 모델 모두가 비슷한 경향이다.
또 다른 장점은 저역을 정확하게 통제한다는 점이다. 처음 필자가 트랜스페어런트 뮤직 웨이브 수퍼 케이블을 사용했을 때에 연결했던 스피커는 B&W의 매트릭스 802 모델이었는데, 이 더블 우퍼의 스피커는 크렐 KSA-100S와의 연결에서 저음이 타이트하지 못하고 흐릿한 느낌을 주어서 상당히 고민스러움을 주었다. 그 문제를 해결하는데 아주 큰 도움을 준 것이 바로 트랜스페어런트 뮤직 웨이브 수퍼 케이블이었다. 저역이 정확하게 컨트롤되면 저역이 마스킹할 수 있는 중역대의 혼잡함이 사라지게 된다. 그래서 마치 복잡하게 얽힌 머리카락을 고운 빗으로 걸러낸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 같은 네트워크 종족이라고 할 수 있는 MIT의 케이블에 비해서 더 장점으로 내세울 수 있는 부분인 것 같다. 물론 MIT 케이블의 경우엔 중고음의 하모닉스를 잘 살려내는 매력이 있었다. 따라서 어떤 부분을 취하고 어떤 부분을 내줄 것인가가 케이블 선택의 묘미가 되겠다.
그리고 여유가 되면 당연히 울트라나 레퍼런스 같은 고급 모델을 선택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런데 300만원대에선 트랜스페어런트 뿐 아니라 다른 브랜드의 좋은 케이블도 많다. 좀 더 세련되고 고급스러운 소리를 얻을 수 있지만, 그 경우에도 왠만한 중급 CD 플레이어나 인티앰프 가격에 맞먹는 예산을 지출해야 한다. 필자도 여러 좋은 케이블을 사용해 봤지만, 고급 케이블이 모든 것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생각을 떨치기 어렵다. 항상 더 좋은 것만을 찾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케이블로 해결하려고 할 것이 아니라 스피커나 앰프처럼 기본적인 구조를 단단히 하고 나서 나머지 부분을 보완한다는 생각을 가져야 할 것 같다. 오디오의 평가 분야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밸런스다.  트랜스페어런트 뮤직웨이브 수퍼 케이블은 밸런스 측면에서 가장 돋보이는 제품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문의처 : 코포사운드(02-424-2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