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B&W DM604 S3스피커

hifinet 2006. 8. 6. 16:35

산뜻하고 밝은 울림새에 풍부한 저역까지

박우진(ksy@hanmail.net) 2002-09-30 20:01:02

B&W DM604S3
랫동안 베스트 셀링 기종이었던 B&W DM600 스피커의 업 버전 시리즈3가 드디어 국내에도 소개되었다. B&W DM600 시리즈라면 입문자를 위한 멀티 채널 스피커로 가장 많이 추천되던 제품이었으며 최신 시리즈3에 이르러서는 플로포트, 테이퍼드 튜브, 케블러 미드레인지, 알루미늄 우퍼 등 노틸러스와 시그너처 시리즈의 개발에서 얻어진 기술을 총 집합시킨 알찬 제품으로 출시 전부터 많은 기대를 모았다. 

이번에 리뷰한 DM604 S3 스피커는 같은 시리즈 제품 중에서도 가장 상위에 자리하는 제품으로 3웨이 4스피커 구성이다. 높이는 1미터, 폭은 24cm 남짓이지만 깊이가 40cm나 되므로 충분한 설치 공간을 필요로 한다. 무게도 혼자서 이동하기에는 다소 부담스러운 30kg이나 된다.

B&W 스피커는 성능의 높이 뿐 아니라 외관의 마감이나 디자인에서도 모범적인 지위를 놓치지 않고 있다. DM600 시리즈 S3 스피커의 마감은 “소렌토(sorrento)"라 부르는 라이트 오크(light oak)와 기존 스피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블랙 애시(black ash)두 종류가 있다. 시청 제품의 소렌토 마감은 비닐 재질로 물론 동사의 노틸러스 시리즈 만큼 고급스러운 느낌은 아니지만 금속성으로 은은하게 빛나는 알루미늄 재질의 우퍼와 진한 노란색의 케블라 유닛의 조화가 돋보이며 산뜻하고 현대적인 인테리어 환경에서 잘 어울릴 듯 하다.

알루미늄 우퍼는 이전에 필자가 리뷰했던 시그너처30에 쓰여진 것이 시초였던 듯 한데 CM 시리즈를 거쳐 이번 DM600 시리즈의 싱글 우퍼 모델 DM604과 DM604S3에서 사용되고 있다. 하이파이넷에서 호의적으로 리뷰된 바 있던 DM602.5의 경우에는 별도의 우퍼를 채용하지 않고 인클로저의 용적을 키운 스피커인데 비해서 DM603과 DM604 스피커는 본격적인 플로어 스탠딩 스피커라고 부를 수 있다. 

DM602.5 스피커도 마찬가지였지만 DM604S3 스피커 역시 전반적으로 외관에는 가능한 돈을 들이지 않은 대신에 음질에 관계된 부분에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예를 들어 배플의 표면은 울퉁불퉁하게 되어 있어서 미적으로는 그리 환영 받을 수 없지만 반사 현상을 억제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스피커 단자는 보이지도 않아서 메이커에서 가능한 신경을 쓰지 않았으면 하는 부분이지만 직접 손이 닿고 성능에도 영향을 주는 만큼 가공 정도가 높은 고급 부품을 사용하고 있다. 내부 크로스오버의 경우도 공심 코일과 글래시 에폭시 기판, 필름 콘덴서등 상급 기와 별 다른 차이가 없는 구성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스피커에서 단 한 가지 멋을 부린 부분이 있다면 미드레인지의 페이즈 플러그 부분이다. 대체적으로 페이즈 플러그의 경우에는 금속 재질로 구성되어 있는데 여기서는 그렇지 않고 진동판과 이어진 폴리머 재질로 만들어져 있다. 은색이기 때문에 역시 금속제라고 생각했던 필자는 페이즈 플러그에 손을 대보고 깜짝 놀랐다. 진동판과 함께 진동하기 때문에 음향적으로 역할을 하기에는 다소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되지만 단순한 장식인지 음질적으로 도움이 되도록 만들었는지에 대해서는 B&W 만이 알것이다.

DM600S3 스피커는 7인치 우퍼를 두개 채용한 대형 제품인 만큼 저역 주파수의 재생한계도 39Hz 이하까지 내려가므로 앰프의 출력만 충분하면 굳이 서브우퍼를 사용하지 않아도 강력한 저음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유닛 구성으로만 따지면 B&W 노틸러스 803 스피커에 해당된다. 크로스우버 주파수가 450Hz와 4kHz에 설정되어 있으므로 대부분의 대역은 노란색의 케블라 미드레인지가 담당하며 그 위와 아래를 광대역의 트위터와 강력한 더블 우퍼로 보강한 형태로 생각할 수 있다. 좁은 공간에서 사용할 때에는 저음이 넘치지 않도록 포트를 채울 수 있는 별도의 스펀지도 부속되어 있다. 스폰지로 포트를 막으면 깊은 저역의 증폭도가 떨어지므로 부밍 없는 음을 들을 수 있다.

이 스피커의 시청에는 소니의 NS-900V DVD 플레이어, STR-VA555ES AV 리시버, 크릭의 5350SE 인티그레이티드 앰프, 코드 DAC64 DA 컨버터 등을 사용했다. 멀티채널 셋업에서는 B&W HTM1 센터 스피커와 B&W DM602.5 스피커를 리어로 사용했다.

제작사에서 이전에 나온 상급기들의 기술을 적용했다고 자신하는 스피커이기 때문에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깜짝 놀랄 정도로 상급 모델들과 소리가 닮아 있었다. 가장 내세울 수 있는 장점이라면 역시 고성능 알루미늄 트위터와 테이퍼드 튜브가 제공하는 막힘없이 시원하며 깨끗한 고역이다.  투명하면서도 매끄럽고 나긋한 음색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노틸러스 시리즈 스피커에서 물려 받았다고 생각되는 맑고 넓은 사운드 스테이지도 스피커 배플 약간 뒤에서 자연스럽게 형성되었으며 소리 하나하나가 잘 구분될 정도로 해상도 역시 뛰어났다.

DM600의 3번째 시리즈에서 얻어진 가장 큰 변화는 이처럼 고역의 음색이 훨씬 더 투명해지고 섬세해졌다는 점이다. 또 저역 구동에 채용된 2개의 더블 우퍼 유닛은 약간 가녀린 듯한 중 고역 대와 유사한 성격의 터치로 리듬을 가볍게 그려 나간다. 만약 제동이 어렵고 둔중한 울림의 폴리머 재질의 우퍼를 채택했다면 이처럼 중고역대의 산뜻하고 깨끗한 느낌을 저역대까지 유지할 수 없었으리라 보여진다. 이전 모델들의 경우 음악적인 에너지와 감정을 전달하는 표현력에서 약간 손색이 있다는 평가도 있었지만 DM604S3 스피커에 이르러서는 좀 더 치밀하고 정교한 재생 성능을 통해 이런 문제를 분석적으로 극복해 나가고 있다.

예를 들어서 코바체비치가 연주하는 베토벤의 No.23 열정 소나타를 들어보면 시간이 지날수록 고조되어 가는 악상과 연주자의 호흡 소리가 점차 일치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포르티시모에서 감지되는 터치의 맹렬함과 팽팽한 피아노 선의 울림으로 열정 그 자체를 구현해 내고 있다. 절대적인 측면에서 보면 DM604S3의 저음은 39Hz라는 재생 한계가 보여 주듯이 그다지 깊이 내려가지 않는 편이고 실제로 중량감이나 박력도 상급기인 노틸러스 803처럼 훨씬 비싼 스피커에 비교한다면 크게 두드러지지 않지만 이 스피커는 그런 외형적인 규모가 음악적 표현 능력을 이루는 데에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웅변해 주는 듯 하다. 굳이 감상자를 압도하지 않으면서도 음악적인 정수를 족집게처럼 집어내어 펼쳐주는 능력에는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 상급기인 CDM 시리즈는 좀 더 중립적이고 차분한 소리를 들려주지만 매력 만큼은 DM600 시리즈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다.

물론 이 스피커의 저역은 소형 북셀프 스피커와는 비교할 바가 아니다. 멀티 채널 SACD로 들어본 텔락의 “대 서곡 1812"에서는 고요한 배경감과 강력한 다이내믹스, 넓은 대역 폭 등 고해상도 포맷의 장점을 유감없이 들려준다. 게다가 첼로나 더블 베이스의 풍부하면서도 섬세한 느낌도 잘 살려주고 있다. 다만 캐논 포가 작렬하는 부분에서는 역시 어느 정도의 한계도 보여주지만 스피커의 규모나 제반 특성으로 봐서는 최선을 다했다고 볼 수 있다. 만일 더 깊은 저역을 얻고자 했다면 이 스피커의 감도를 희생해야 하므로 적절하지 못한 선택이 되었을 것이다. DM604S3 스피커는 구동하기 용이한 특성과 산뜻하고 밝은 울림을 갖고 있으므로 사용자도 제품 구입이나 매칭에서 이런 부분을 고려하면 좋을 것이다.


<규격>

  • 형식 : 3웨이 프리웨이 베이스 리플렉스 스피커 시스템
  • 구동 유닛 : 25 mm (1인치) 메탈돔, 180mm(7인치) 케블라 콘(Kevlar® cone) 미드레인지, 2 x 180mm(7인치) 알루미늄 콘 베이스
  • 주파수 응답 : 39Hz~22kHz ( ±3dB)
  • 감도 : 90dB SPL(2.83V, 1m)
  • 임피던스 : 8Ω (최소 3.0Ω)
  • 크로스 오버 주파수 : 450Hz, 4kHz
  • 권장 앰프출력 : 25W~200W
  • 치수 : W236 x H994 x D398(mm)
  • 중량 : 29.2kg
  • 마감 : Light Oak Sorrento Vinyl
  • 가격 : 소비자 가격 240만원
  • 문의처 : 로이코 : (02-335-00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