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트라이앵글 자이스(Zays) 222 스피커

hifinet 2006. 8. 6. 15:32

노정현(evaa@hitel.net) 2002-08-07 22:19:44

필자는 우연찮게도 트라이앵글의 제품을 자주 접하게 되었는데 이번에 살펴볼 제품은 트라이앵글의 최상급 Univers라인의 첫 번째 모델 자이스(Zays)이다.  트라이앵글의 라인업은 트위터를 기준으로 구분되는데 Univers라인은 공통적으로 TZ 222 트위터를 탑재하고 있다.(셀리우스가 속한 Espace라인은 TZ 202 트위터) Univers라인 또한 리어 서라운드 및 서브우퍼 그리고 센터 스피커를 포함하고 있어 다양한 조합으로 멀티채널 시스템을 구성할 수 있다.

ZAYS 222

  • 형식 : 3웨이 저음 반사형
  • 감도 : 93 dB/W/m
  • 주파수 응답 : 40Hz-20kHz(+-3dB)
  • 허용입력 : 150W(RMS)/ 250W(최대)
  • 임피던스 : 8옴(nominal)/ 4옴(최저)
  • 크로스오버 : 300Hz/ 6kHz
  • 크기(HxWxD/mm) : 1160x255x316
  • 무게 : 30kg/개

사양 및 디자인

Zays는 트라이앵글의 다른 제품들처럼 감도가 높다. 대신에 매우 커다란 인클로우져에 비해 저역의 확장성은 떨어진다. 미드레인지가 담당하는 영역또한 매우 넓은데 Zays의 경우 미드레인지 유닛 하나가 무려 300Hz에서 6kHz까지 재생한다. 트라이앵글의 제품들이 크로스오버 영역을 인간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대역 위 아래로 밀어내어 구성하는 특징을 가졌지만 Zays의 경우 특히 미드레인지의 영역이 넓은 편이다. 이 정도면 미드레인지 유닛 하나만 재생해도 어지간한 소리는 다 들을 수 있을 정도이다. 6kHz 이상을 담당하는 TZ 222 트위터는 특이하게도 미드레인지 유닛 아래 장착되어 있다. 트라이앵글의 모든 제품이 트위터, 미드레인지, 우퍼 순으로 유닛을 정렬하는데 반해 유일하게 Zays만 미드레인지, 트위터 그리고 2개의 우퍼로 유닛이 정렬되어 있다. 그 이유는 자세한 자료를 찾을 수 없어서 알 수가 없다. 마감은 밝은 체리색상의 amber(사진)와 black이 제공되는데 필자가 받은 샘플은 amber 마감이었다.  아마 우리나라 사람들의 취향을 고려할 때 black 마감은 국내에서 구경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트라이앵글의 제품들 중 베니어 마감은 espace EX 시리즈부터 제공되는데 unvers 시리즈는 색상만 다를 뿐 모두 베니어로 인클로우져가 마감되어 있다. 아주 고급스럽게 보이지는 않지만 깔끔하게 마무리되어 있었다. 바인딩 포스트는 후면 하단에 장착되어 있고 바이와이어링을 지원한다. 함께 제공되는 스파이크는 스피커 크기에 비하면 이쑤시개처럼 보이지만 장착한 것과 하지 않은 것 사이에는 꽤 차이가 있으므로 장착하여 사용할 것을 권한다. 무게는 개당 30kg으로 상당히 무거운 편인데 크기를 고려한다면 매우 무거운 편은 아니다.

설치 및 길들이기

종이재질의 트라이앵글 유닛은 길들이기가 오래 걸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넓은 대역을 담당하는 미드레인지 유닛들이 길이 들기 전에는 무척 괴로운 소리를 듣기 쉽기 때문에 한동안 인내심을 발휘해야 하는데 자이스의 경우도 처음 들었을 때 중역대는 혼탁하고 고역 위부분은 다소 공격적이며 저역의 반응은 둔하게 느껴졌다. 그래도 풍부하게 나오는 저역 탓에 셀리우스나 제리우스처럼 괴로운 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은 다행이었다. 기기 대여기간은 대략 3주정도 였는데 처음 1주일간은 스파이크를 설치하지 않고 위치를 이리저리 바꾸어보며 길을 들였다.  그 다음 2주동안은 스파이크를 설치하고 B&W 노틸러스 804 스피커와 번갈아 가면서 들어보았다. 필자가 예전에 리뷰했던 셀리우스나 제리우스의 경우 집을 비우는 시간동안에도 음악을 계속 틀면서 길을 들였는데 자이스의 경우 그렇게 하지 못했다. 따라서 실제 사용시간은 100여시간도 채 되지 않기 때문에 다음의 평가는 길이 덜 든 상태에서 이루어진 것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참고로 이 제품은 광대역의 미드레인지 유닛이 가장 윗부분에 있기 때문에 귀 높이를 어디에 맞추어야 할지 난감했는데 실험해 본 결과 트위터를 기준으로 청취위치를 잡는 것이 적절하였다. 트위터의 방사각은 수직으로는 매우 좁은데 트위터와 평행한 축을 기준으로 조금만 벗어나도 고역 윗부분이 급격하게 감쇄하고 전체적으로 소리가 탁해졌다. 필자의 노틸러스 804가 수직방향으로 10°정도 벌어지는 것을 고려하면 이보다 더 좁은 것 같은데 더 넓은 스윗 스팟을 얻고 싶다면 꽤 거리를 두어야 할 것 같다. 수평으로 이동해보면 응답특성이 수직으로 이동하는 것보다는 크게 변하지 않기 때문에 트위터를 기준으로 적절히 높낮이를 조정하여 최적의 청취점을 찾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또한 옆벽을 적절하게 처리하는 것도 필수일 것이다. 앰프는 Cairn의 4808NF와 유니슨 리서치의 유니코 I를 사용하였고 소스 기기로는 Cairn의 FOG 2.0 CDP와 필립스의 DVD 962SA를 SACDP로 사용하였다.

음질

특별하게 섬세한 중고역을 가진 셀리우스에서 빈약한 저역이 다소 불만이라고 느낀 사람이라면 상급인 유니버스 라인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유니버스 라인의 엔트리 모델인 자이스는 매우 풍성하고 상대적으로 더 강력한 저역을 선사한다. 고역은 더 매끄럽게 들리며 중역대는 확실이 더 풍성하다. Al Kooper의 “reKOOPERation"(Music Masters)중 “how M"y gonna get over you"를 들어보면 더 풍부하게 펼쳐지는 음색을 가진 좀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색스폰 소리를 들을 수가 있다. 그러나 셀리우스가 머리에서 발끝까지 매우 통일된 음색을 들려주었던 것을 상기해 보면 자이스는 각 대역의 이어짐이 자연스럽지가 않다. 이 부분은 위에서 언급했듯이 스피커 자체가 길이 완전히 들지 않은 탓으로 보이지만 필자의 방에서 상대적으로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저역의 양 때문이기도 하다. 비욘디와 유로파 갈란테의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집(J.S.  Bach : concertos/Fabio Biondi, Europa Galante/Virgin-Veritas)에 수록된 협주곡 G minor(BWV 1056)의 2악장을 들어보면 독주 바이올린과 콘티누오 파트의 피치카토가 일치된 악단의 연주로 들리기에는 피치카토 현은 너무 무겁게 들리고 바이올린은 상대적으로 두드러지게 느껴진다. 더군다나 시각적으로 청취자를 압도하는 큰 덩치는 스피커 선상에서 자연스럽게 펼쳐져야 할 음장이 스피커에 가려지는 것처럼 느껴질 정도로 부담스럽다. 확실히 필자의 5평짜리 공간에서는 운용하기 힘들다고 느껴졌다.  그렇지만 넓은 공간으로 끌어내면 상황은 많이 달라지는데 이정도 크기의 다른 하이엔드 스피커들처럼 끝까지 깊은 저역은 들을 수 없지만 시원하고 넓게 펼쳐지는 음장과 풍부한 음색은 대형 스피커의 그것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이 제품은 길이 덜 들었다는 것을 전제로 하지 않아도 몇 가지 특별한 장점이 돋보였다. 일단 트라이앵글 스피커들의 장점인 핀포인트 이미징의 표현이 매우 좋다. 이러한 음상의 재현 방식이 사실적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각 음원이 손에 잡힐 듯이 청취자의 반대편에 그려질 때 느낄 수 있는 쾌감은 확실히 색다른 것이다. 또 다른 장점은 매우 섬세하고 세밀한 다이내믹스등 낮은 레벨의 디테일들이 잘 살아난다는 것이다. 트라이앵글의 제품들이 전체적으로 밝다고 느껴지지만 심벌을 재생해보면 타격음의 시작과 마무리가 얼버무림 없이 잘 표현되며 불필요한 늘어짐도 생기지 않는다. 자이스도 이런 세밀한 표현과 타격음의 미세한 터짐과 사라짐이 잘 표현되는데 키스 재릿의 ‘Standards in Norway’(Keith Jarrett Trio : Standards in Norway/ECM)중 ‘Little Girl Blue” 초반부의 미세한 심벌의 움직임을 수준급으로 포착해 주었다. 확실히 이런 면은 비슷한 가격대의 다른 제품들이 흉내내기 어려운 부분이다.

그럼 이 제품이 같은 가격대의 다른 스피커 들에 비해서 모든 면이 뛰어날까를 생각해 보면 자신있게 그렇다라고 하기는 힘들다. 이 제품은 200만원 후반대의 가격을 가지고 있다. 이 정도 금액을 스피커에 투자한다면 매우 다양한 선택을 할 수가 있다. 만약 사용자의 공간이 매우 넓고 위력적이고 강력한 저음과 매우 커다란 음장을 만들고 싶다면 패러다임의 스튜디오 100같은 제품을 선택할 수 있다. 만약 사용자의 취향이 매우 곱고 아름다운 음색을 선호하는 쪽이라면 프로악같은 제품이 매우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이다. 좀 더 좁은 공간에서 깊지는 않지만 매우 깨끗한 저역과 투명하고 자연스러운 음장을 만들고 싶다면 B&W 노틸러스 805같은 출중한 북쉘프 스피커를 선택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자이스는? 805만큼 섬세한 표현을 해주며 저역은 더 풍부하다. 패러다임의 스케일은 절대 따라갈 수 없겠지만 훨씬 잘 다듬어진 고역과 투명한 중역 그리고 세밀함을 들을 수 있다. 모든 면에서 이 가격대에서 견줄 수 있는 상대가 없다고 할 수 없지만 사용자의 조건에 따라 거의 최상에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리뷰기간동안 몇 가지 단점으로 지적할 만한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첫째 크기에 비해 대단히 폭넓은 단계의 다이내믹스를 표현해 주지는 못했다.  다음으로는 각 대역별로 음색의 이어짐이 매끄럽지 못했는데 이 부분은 확실히 길이 덜 들어서 그런 것 같다. 셀리우스가 꽤 긴 시간이 지나서야 음색의 일치감이 느껴지고 순간적인 타격음의 표현이 좋아졌다는 기억을 되살려 보면 이 제품도 조금 더 오래 사용했더라면 아마 더 만족스러웠을 것 같다. 중역대에서 또 한가지 이상했던 점은 보컬 재생시 콧소리가 이 가격대의 스피커 치고 꽤 많이 묻어나온다는 것인데 트라이앵글의 다른제품들과 비교해 볼 때 인클로져에 의한 착색이라기 보다는 역시 길이 덜 든 탓이 더 큰 것 같았다. 실로 제리우스나 셀리우스를 리뷰할 때에도 한동안 미드레인지가 꽉 막혀서 코맹맹이 소리가 나는 듯한 경험을 했었기 때문이다. 제리우스나 셀리우스보다 더 넓은 대역을 담당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낀 것 같다. 마지막으로 이 제품은 감도가 매우 높고 최저 임피던스도 그렇게 낮게 내려가지 않지만 셀리우스처럼 낮은 출력의 앰프로도 손쉽게 제어할 수 있는 제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리뷰 기간동안 같이 사용했던 Cairn 4808NF와 유니슨 리서치의 유니코 I중에서는 유니코 I가 더 풍부한 음색과 더 강력한 순간적인 임팩트를 들려주었지만 매우 만족스럽지는 않았다.  스피커가 길이 더 들면 쉽게 제어될지 아니면 더 강력한 앰프가 필요한지 확실하게 단언할 수 없지만 이 정도의 크기로 자연스러운 음장을 만들고 싶다면 꽤 넓은 공간이 필요하고 그런 공간에서 충분한 음량으로 풍부한 저역을 듣고 싶다면 확실히 더 강력한 앰프가 필요할 것이다. 다만 이렇게 해보지 못했다는 것이 가장 큰 아쉬움이다.

글을 맺으며

필자는 이 제품을 반납하면서 유니버스 라인의 다른 제품인 리르(Lyrr)와 벤티스(Ventis)를 잠시 들어볼 수 있었는데 전체적인 인상은 셀리우스부터 시작해서 저역을 대략 5Hz정도 낮출 때마다 한 $1000씩 더 지불해야 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만큼 전체적인 느낌은 비슷한데 상급기로 갈수록 좀 더 다듬어지고 풍부한 음색을 들려주었다. 자이스는 셀리우스보다 확실히 더 큰 스케일을 느끼게 해주는 제품이다.  그렇지만 가격이 높아질수록 더 다양한 선택을 할 수가 있다. 자이스는 200만원 후반의 가격으로 가능한 다양한 선택중에 좀 넓은 공간에서 사용할 스피커를 찾는다면 눈여겨볼 제품이다. 다만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의 의문점 때문에 충분히 길이 잘 든 제품을 주의 깊게 청취해 볼 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