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틸 CS2.3 스피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8. 6. 15:31

본문

박우진(acherna@hifinet.co.kr) 2002-06-20 17:42:16

  • 형식: 3-way system with 1” metal dome short coil/long gap tweeter; 3.5” short coil/long gap aluminum diaphragm midrange; 8” aluminum diaphragm, short coil/long gap woofer with cast aluminum diaphragm; 9” passive radiator
  • 대역폭: 35Hz-23kHz
  • 감도: 87dB
  • 임피던스: 4옴
  • 권장 앰프 출력: 100-400와트
  • 크기: 11x15x41.5 inch
  • 무게: 70파운드
  • 가격: 3600달러
  • 문의처: 케이원(02-761-6697)

    틸 오디오 프로덕트(Thiel Audio Product)는 미국 켄터키주 렉싱턴에 위치한 스피커 전문 메이커로 1977년 짐 틸(Jim Thiel)과 케이시 고닉(Cathy Gornick)에 의해서 창립되었다. 현재 틸 오디오 프로덕트는 35명의 직원이 SCS3, MCS1, PowerPoint, PowerPlane, PCS, CS.5, CS1.5, CS2.3, CS3.6, CS6, 그리고 CS7.2까지 모두 11개의 스피커 모델을 유닛에서 인클로저까지 모두 생산하고 있다. 현대 스피커들이 모두 하이테크를 내세우고 있지만 틸 스피커만큼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회사는 달리 없는 것 같다. 틸에서는 자신들의 스피커를 코히어런트 소스(coherent source)라 표현하고 있는데 1차 크로스 오버 네트워크를 사용하고 배플을 비스듬히 뒤로 눕혀 놓는 식으로 위상 문제에 진지하게 접근하고 있다.

    이러한 제작 컨셉은 78년에 모델 03을 출시한 이후 약 20년간 일관되게 추구되어왔지만 특히 1997년 회사 창립 20주년을 맞이하여 개발된 CS6에 이르러서는 트위터와 미드레인지를 동축형태로 구성한 자체 개발 유닛을 사용하여 이러한 목표에 좀 더 다가갈 수 있게 되었다고 틸 측에서는 설명하고 있다. Thiel CS2.3는 CS2 2(Bose 2.2 스피커와의 상표권 문제 때문에 숫자 사이에 점이 빠져 있다)의 후속 모델로 소개되고 있지만 CS6 개발 과정에서 얻은 기술들을 절반 가격으로 실현한 주니어 모델이라 할 수 있을 만큼 많은 부분이 CS6와 닮아있다. 트위터와 미드레인지가 각각 별도의 보이스 코일을 가진 CS6와는 구조적으로 차이가 있으나 역시 동축형의 트위터/미드레인지 유닛을 사용하고 있으며 우퍼도 CS6와 마찬가지로 알루미늄 재질의 진동판을 갖고 있다.

    CS2.3이 틸 스피커 라인업 중에는 분명히 중간 그레이드에 속하는 모델이지만 실제로 보면 고급 스피커의 풍모가 확연히 느껴진다. 디자인이라든지 만듦새에 있어서는 모양만 이쁘게 만든 몇몇 가짜 하이엔드 브랜드 제품들이 도달할 수 없는 경지가 바로 이런 것이 아닌가 할 정도이다. 이전 CS 2 2나 3.6에서는 단단하게 보이기는 했지만 고급스러운 느낌하고는 거리가 있었다. 솔직히 말해서 오히려 투박한 쪽이었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시청 도중에 오디오를 잘 모르는 분들이 몇 분 방문했었는데 은 빛으로 반짝거리는 유닛과 인클로저의 장미목 마감이 참 잘 어울린다고 감탄하는 것을 볼 수 있었다. (참고로 인클로저 마감은 무려 11종류나 된다고 한다.) 음향적으로 타당성을 갖추면서도 또 겉모습도 그럴듯하게 느껴지니 성공적인 디자인임에 틀림 없어 보인다. 다만, 단자가 스피커 밑에 붙어 있어서 스피커 선을 연결하기 힘든 것은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더운 여름에 앰프와 연결하려면 진땀 흘릴 각오를 해야 될 것 같다. 높이가 좀 높고 전체적인 크기도 다소 부담스러울 정도이지만 바닥에 비해 윗 깊이가 적어서 위압감은 덜하다. 또 무게가 CS6의 절반밖에 되지 않아서 스피커 위치를 옮긴다든지 할 때에도 혼자서 어떻게든 해 볼 만은 한 스피커라고 생각되었다.

    틸 스피커는 흔히 울리기 어렵다는 이야기를 한다. 그 이유는 낮은 임피던스 때문이다. 틸 CS2.3은 울리기 어려운 것으로 악명 높던 CS5만큼은 아니지만 스테레오파일에서 발표한 측정치를 보면 중고역대에서 거의 5옴 이하이며 450Hz에서 2옴까지 임피던스가 떨어지므로 역시 만만한 스피커는 아님을 알 수 있다. 전에 일본 스테레오사운드에 인티앰프로도 잘 울릴 수 있다는 내용을 읽은 적이 있어서 보급기에 해당하는 인티 앰프를 물려 보았는데 확실히 이 스피커를 어려워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저역의 확장감이 떨어지고 또 응답이 둔해지는 것을 경험할 수 있었다. 시청 기기로는 Hegel의 System2를 주로 사용했으며 Denon의 AVC-A1D에 연결하여 AV 소프트를 시청해보았다. 또 인티 앰프로 Audio Refinement의 Complete와 Primare A20 앰프를 연결해보기도 했다. 시도해보지는 못햇으나 필자의 생각으로는 마크레빈슨 No.332처럼 다소 어두우면서도 묵직한 밸런스를 갖춘 앰프가 적당한 매칭이 아닐까 한다.

    틸 스피커에 대한 이미지는 뛰어난 디테일 재현 능력과 사운드 스테이징, 다이내믹스 정도가 될 듯한데, CS 2.3도 현재 다른 어떤 최신 모델과 비교해도 이전 제품들의 평판을 이어받을만한 실력을 갖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Leila Josefowicz의 Medelssohn Viloin Concerto(Philips 464 059-2)를 들어보면 전후 좌우로 넓게 펼쳐지는 시원스러운 음장과 악기 하나하나를 자세하게 그려주는 이미징 능력에 감탄하게 된다. 약간의 통 울림이 가미되어 푸근한 소리를 내어주는 영제 스피커에 귀가 익숙해져 있던 분이라면 깜짝 놀랄 정도로 애매함이 없는 예리하고 선명한 소리를 들을 수 있다. 특히 첼로와 더블 베이스등 저역 악기의 합주시에 웅웅대지 않고 음표를 명확히 들을 수 있다는 것은 틸 스피커의 커다란 장점으로 느껴졌다. 또 어떤 스피커의 경우 낮은음을 연주할 때 바이올린의 크기가 확대되는 현상이 일어나는데 CS2.3은 그렇지 않고 이미지의 위치도 깨끗하게 유지되었다. 이러한 장점은 CS 2.3의 캐비넷이 매우 견고하게 설계되어 중저역대의 원하지 않는 공진으로 인한 착색을 배제해준 결과로 보인다. 과거 일부 오디오 잡지에서 스피커는 악기와 유사하다고 주장했었고 또 지금도 여기에 동조하는 분들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 분들은 틸 CS2.3 스피커와 같이 통울림을 가능한 배제시킨 현대 스피커와 그렇지 않은 스피커를 비교하여 들어보면 스피커의 착색이 얼마나 문제가 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통울림이 심한 스피커의 경우 독주곡이나 실내악까지는 그럴듯하게 들릴 수 있지만 편성이 큰 음악으로 가면 절대로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없다. 벙벙대는 통 소리는 작곡자가 악보에 그려 넣은 적도 없고 연주자도 의도하지 않은 “사이비 악기"의 제 멋대로인 창작물일 뿐이다.

    물론 틸 CS2.3 역시 모든 면에서 완벽한 스피커는 아니다. 우선 지적해야 될 부분은 트위터/미드레인지 유닛 특유의 금속성 울림이 초고역대의 응답 상승과 맞물려서 바이올린같은 고역 악기의 음색이 지나치게 밝아지고 또 때로는 쇳소리(metallic sound)로 들린다는 점이다.스캔스픽이나 다인 오디오 유닛을 사용한 스피커들이 들려주는 화려하면서도 달콤한 바이올린의 음색을 기억하는 필자로서는 CS2.3에서 밝고 약간 딱딱하면서 금속성 느낌을 주는 점이 매우 아쉬웠다. 알루미늄이나 티타늄으로 만든 유닛의 경우 재질 자체의 공진 특성 때문에 초고역대에서 응답이 급격히 상승한다. 따라서 음악적으로 가장 중요한 중역대에는 금속 재질의 유닛을 가능하면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된다. 이것은 네트워크로 짜른다고 해도 유닛 자체가 공진하기 때문에 어쩔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번에 리뷰하였던 B&W의 Signature30 스피커에서도 트위터와 서브우퍼에는 메탈 재질의 유닛을 사용하였지만, 실제적으로 주요한 대역의 소리를 재생하는 우퍼/미드레인지 유닛에만은 케블라 유닛을 사용하고 있다). 이외에 초고역대의 응답이 올라가는 것과는 반대로 중역 윗쪽과 고역 아랫쪽에서는 응답이 떨어져서 소리가 전체적으로 가늘고 여위게 들리는 것도 지적할 수 있을 것 같다. 때문에 Chick Corea의 Works(ECM825 426-2) 9번 트랙 La Fiesta에서 색스폰 소리는 피리에 가깝게 가늘어 졌으며 심벌은 에너지를 잃어 탈색된 백색잡음에 가까운 소리를 들려주었다. 그렇다면 CS2.3은 우수한 저역 성능과 다이내믹스를 갖추었음에도 락이나 재즈 음악에서는 그다지 어울리지 않는 스피커라 봐야 될 것이다. 이러한 장르의 음악에서 저역 못지 않게 많은 에너지를 가져야 하는 중역대의 응답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이번에는 방향을 바꾸어서 다이내믹스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다이내믹스에 대한 이야기를 따로하는 이유는 틸 스피커의 다이내믹스 성능이 최고급의 홈 시어터 시스템 구축에 매우 적합하기 때문이다. 더 좋은 앰프를 연결하지 못한 아쉬움은 있지만 Denon A1D를 CS2.3에 연결해서 돌비 디지털 또는 DTS 녹음의 DVD를 재생해 보았을 때에도 틸 스피커의 탁월한 홈 시어터 대응 능력을 실감할 수 있었다. 음량을 높였을 때에도 끝까지 깨끗한 음장과 정위감을 유지했으며 저역의 무게감이나 어택의 강력함에 있어서도 일급이었다. 대사 전달의 명료함은 두말할 필요가 없는 수준이었고 과거 필자가 들어본 하이엔드 홈 시어터 스피커들과 비교해서도 좀 더 넓고 투명하며 전망이 좋은 음장을 들려주었다. 효과음에 있어서도 날카로운 총 소리나 묵직한 폭발음등을 모두 완벽하게 재생해 주었다. 매트릭스나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같은 액션 타이틀에서는 그야말로 스피커에서 불을 뿜는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대단한 화력(?)이었다. 틸에서는 센터 채널과 서라운드 용 스피커로 SCS3와 MCS1을 갖춰 놓고 있고 SCS3는 CS6와 그리고 MCS1은 CS7.2와 각각 매칭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들 스피커가 모두 상당히 고가이기 때문에 구입할 수 있는 분은 몇 되지 않으리라 보지만 CS2.3을 프론트로하고 SCS3를 센터로 또 최근 출시된 Powerplane이나 Powerpoint를 리어 스피커로 활용한다면 비교적 현실적인 예산으로 어느 최신 시설의 극장에서보다 훨씬 더 선명하고 실감나는 음향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리고 당장은 갖출 수 없는 시스템이라 하더라도 이런 상상을 해보는 것이 바로 오디오의 즐거움이 아닌가 한다.

    CS2.3은 밝고 투명한 소리를 들려주며 디테일과 다이내믹스, 사운드스테이징같은 오디오적 즐거움을 추구하는 분들에게는 분명 열광할만한 성능을 갖춘 스피커이다. 다만 음색이라든지 밸런스 등에 있어서는 더 저렴한 가격에서도 우수한 스피커들이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또 매칭의 까다로움과 구동의 어려움등도 계산에 충분히 넣고 구입하기 전에 다양한 앰프들과 매칭하여 여러번 들어 보시기를 권하고 싶다. 

  •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