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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발론 아이돌론 스피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8. 6. 1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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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식(khs548@freechal.com) 2002-07-20 10:42:29

아발론사의 대표 선수

아발론(Avalon)사의 아이돌론(Eidolon) 스피커는 동사를 대표하는 기함급 모델이다. 아발론사의 현 라인업 중에서 두번째로 비싼 모델이지만 최상급기인 센티널(Sentinel)의 무지막지한 크기와 가격을 고려해 본다면 일반적인 주거공간에서 울릴 수 있는 스피커로서는 아이돌론이 아발론사의 실질적인 대표 모델이라 할 수 있다. 현 앱솔루트 사운드(The Absolute Sound)지의 편집장인 로버트 할리(Robert Harley)씨가 몇 년 전 방한 중 사석에서 자신이 이제까지 들어본 조합중에서 가장 좋았던 조합이 에이돌론과 오디오리서치사 앰프의 조합이었다고 언급하여 하이파이넷 필자진 사이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참고로 할리씨는 아이돌론을 99년 Golden Year Award 수상 제품에 포함시키도 했다.

  • Driver Complement :
    1” concave ceramic dome tweeter
    3 1/2” concave ceramic dome midrange
    11” Nomex-Kevlar composite cone woofer
  • Sensitivity : 87dB(2.83V, 1 meter)
  • Impedance : 4 ohms nominal (3.6 ohms minimum)
  • Frequency Response : 26Hz to 34kHz(+/- 1.5 dB, anechoic)
  • Dimension : 43 2/1” high
    12” wide
    17” deep
  • Retail Price : $21,520

    아발론사는 틸(Thiel)사와 함께 미국을 대표하는 음장 중시의 현대적인 하이엔드 스피커 메이커 중의 하나이다. 전작인 라디안(Radian)이 스테레오파일 A class에 오르면서 명실상부한 중견 스피커 업체로 부상했고 후속 모델인 아이돌론(Eidolon) 및 아커스(Arcus)도 계속해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사실 아발론은 특유의 비스듬한 배플 모양과 기하학적인 아름다운 외관으로 오디오 애호가라면 누구나 아는 브랜드가 되었지만, 울리기가 어렵고 비교적 넓은 공간을 필수적으로 요한다는 점에서 그리 성공적으로 한국시장에 진입하지는 못했다. 특히 저음의 양적 질적인 수준을 중요시하는 당시의 한국 애호가들의 일반적인 성향에 그리 크게 어필하지 못했던 것으로 사료된다.  저음의 중립성과 해상력은 수준 이상이었으나 분명히 양적으로는 만족할 만한 수준이 아니었고 세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이런 문제가 더욱 심각히 나타났었다.  아이돌론을 비롯한 신모델들은 이런 부분에 있어 크게 개선이 이루어졌다고 하고, 동사의 전통적인 밀폐형 설계가 아닌 덕트형으로 바뀌어서 과연 어떻한 소리를 만들어 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게 하였다.(신모델이라고 칭했지만 아이돌론이 출시된 지는 벌써 거의 5년 가까이 되간다.)

    견고한 캐비닛

    먼저 외관을 살펴보면 역시 전통적인 비스듬한 배플 모양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크기는 작은 편은 아니지만 위압감을 줄 정도로 큰 크기는 아니다.  라디안보다 오히려 크기와 무게는 줄어들었다. 역시 매우 아름다운 외관을 뽐낸다.  개인적 취향이 많이 작용하는 부분이지만 정말 보면 볼수록 멋지다. 일반 마감도 무척 아름답지만 3천불의 추가비용으로 소위 프레미엄급 마감을 주문할 수도 있다고 한다. 캐비닛을 두들겨보면 역시 돌처럼 단단한 느낌을 받는다. 통울림은 전혀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 하다.

    세라믹제 트위터,미드레인지

    유닛과 관련한 특징은 세라믹 재질의 유닛이 쓰였다는 점과 전작에 비해 미드레인지 유닛과 저역 우퍼간의 위치가 더욱 벌어졌다는 점일 것이다. 세라믹유닛은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드라이버에 사용되었는데 유명한 아큐톤(Accuton)사의 제품으로 매우 훌륭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스피커 제조업체인 Kharma사는 세라믹 유닛을 사용하는 스피커를 개발하고 아예 제품명을 세라믹 시리즈로 명명한 바 있다.

    투명한 고역, 우수한 밸런스…그리고 놀라운 디테일

    아이돌론을 처음 들으면 무엇보다 그 투명한 고역에 감탄하게 된다. 내심 하급기인 아발론 아커스(Arcus)에 비해 압도적인 저음에 전율할(?) 것으로 기대했으나 그보다는 명징하게 울려대는 고역에 역시 돈값은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필자가 약 1년간 사용했던 아커스 스피커의 고역이 디테일을 희생하면서 대신 어느 정도 듣기 좋게, 풍성하게 튜닝되었다는 사실을 금방 깨닫게 해 준다. 특히 성악곡들이 좋았다. 베르디 오페라곡들에서 소프라노가 질러대는 목소리가 자극 없이 끝없이 끝없이 올라간다.
    그러나 필자의 옛날 레퍼런스 스피커였던 B&W Silver Signature 25가 들려주었던 청아하고 직진성이 좋은 고역과는 좀 다른 소리이다. 두 스피커 모두 고역이 밝다거나 그레인이 있다거나 하는 나쁜 특성과는 거리가 있는 좋은 고역 특성을 가지지만, 실버가 조금 예쁘게 튜닝된 감이 있다면 아이돌론은 좀 더 거칠 것 없는 소리를 내준다. 투명함이나 디테일 면에서 물론 아이돌론이 앞선다. 리그(league) 자체가 틀리다. 또한, 실버는 매칭 앰프나 소스를 바꾸더라도 어느 정도 자기 소리를 유지하는 것으로 기억되는데 이 아이돌론이란 스피커는 좀 다르다. 앰프 및 주변기기의 변화에 대한 소리변화의 진폭이 훨씬 크다고 할까…가끔씩 주변기기가 좀 바뀌면서 이상하게도 유독 원전 현악기 음색이 쏘아대는 경험을 한 적이 있다. 조금이라도 고역이 밝거나 포워드한 주변기기를 사용할 경우 딱딱하거나 피곤함을 느낄 소지가 있다.

    저역과 관련해서는, 아이돌론은 필자가 지금까지 들어보았던 스피커 중에서는 가장 저역 특성이 우수한 스피커이다. 첼로의 아주 낮은 포지션이라든지 더블베이스의 소리가 디테일을 잃지 않으면서 잘 재생된다. 다만 아주 약간 저역의 펀치가 부족하다는 느낌은 있다.  Led Zeppelin의 “Dazed and Confused"을 들어보면 존 보냄의 드러밍이 매우 스피드하고 명료하게 재생이 되는 반면 육중한 느낌은 조금 덜하다. 아이돌론의 크기나 가격을 고려한다면, 조금만 더 “쿵쾅"거렸으면…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다만 파워앰프가 진공관을 사용한 Audio Research VT200이라는 점을 감안해 주기를 바란다. 필자가 전에 실버 시그너쳐와 함께 사용했던 첼로 듀엣350에 비한다면 아무래도 저역의 펀치는 조금 떨어질 수 밖에는 없다. 반면 트랜지언트 특성은 아주 좋다. 드럼의 “띠기띠기띠기 둥둥"같은 부류의 소리가 명확히 구분되면서 신명나게 재생된다.

    전체적인 대역 밸런스는 아주 훌륭하다. 어느 특정 대역이 튀어나온다거나 하는 느낌이 없이 중립적인 음색을 들려주면서, 조금 우려했었던 유닛 간의 이음새도 문제가 없다. 관현악에서 현파트와 관파트 사이의 음량 밸런스도 좋다.

    시청시 셋팅 모습

    음장은 역시 명불허전. 넓고 깊은 무대를 만들어 준다. Full Orchestration에서의 장대한 스케일은 역시 대형기를 듣는 느낌을 충분히 만끽하게 해 준다. 그러나 좀 과장한다고 해도 옆벽과 뒷벽을 뚫는다던지 하는 정도는 아니다.  그러나 아이돌론의 한계가 여기까지라고 결론짓기는 힘들다. 주변 기기의 선택과 좀더 넓은 공간에서라면 더욱 광대한 스테이지를 많들 수 있었을 지도 모른다. 여하튼 필자의 시스템에서의 느낌은 그랬다. 음상은 정교한 핀포인트를 만들어 낸다기 보다는 매우 자연스럽게 존재감이 느껴지는 스타일이다. 이상했던 점은 매칭에 따라서는 대음량시 음상 자체가 약간 앞으로 쏟아져 나오는 경우가 있었다. 아이돌론은 비교적 너그러운 스윗 스팟을 제공한다. 스윗 스팟에서 조금 벗어난다고 해서 바로 스피커에서 직접 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느껴지지는 않는다.

    다이내믹과 디테일은 가히 수준급이다. 필자의 주거 여건이 허락하지 않아 볼륨을 마음껏 올려보지는 못했으나 실연의 오케스트라를 듣는 느낌을 어느 정도까지는 비슷하게나마 가질 수 있을 만큼 다이내믹은 훌륭하다. 말러나 스트라빈스키의 교항곡에서 포르테를 폭발력 있게 들려주면서도 피아니시모의 고요한 움직임을 놓치지 않는다. 디테일이 매우 좋지만 고역이 밝다거나 지나치게 엣지가 서고 분석적으로 들린다거나 하지 않는다.

    그리고, 아이돌론은 음악적인 스피커이다. 필자가 가장 중요시하는 음악성의 요소 중 하나는, 전 곡 중에서 단 한마디지만(불과 2-3초에 불과할 수도 있다) 음악적인 감동을 주는 부분을 놓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베버의 마탄의 사수 서곡의 중간 부분에 오보에가 잠깐 번개같이 나오는 부분이 있는데 그 부분을 놓치면 마탄의 사수 서곡을 들었다고 할 수 없다. 적어도 필자에겐. 아이돌론은 많은 곡들에서 필자가 듣고 느끼고 싶어하는 부분을 상당히 만족스럽게 재생해 주었다. 

    과연 좋은 스피커인가?

    물론 대답은 예스다. 오디오 애호가들의 체크리스트의 많은 항목들 중 대부분을 높은 점수로 통과할 수 있는 스피커이고 운용 여하에 따른 잠재력이 엄청나다. 필자도 개인적으로 디지털기기 및 전원장치 업그레이드를 거치면서 많은 음질 향상을 경험했다.

    아이돌론 최고의 장점은 역시 밸런스를 겸비한 디테일이라고 생각한다. 고역이 매우 투명해서 처음엔 좀 밝은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지만 전 대역에 걸친 디테일의 우수함을 깨닫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하지만, 아이돌론이 만들어내는 소리는 특정 악기의 질감을 매력적으로 뽑아내거나 잔향이 풍부하고 듣기에 편한 풍성한 소리와는 거리가 있다. 뭐랄까…세련된 음색으로 사람을 혹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 스피커는 아니다. 다른 단점으로는 가격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점이다. 요즘 어느 정도 접근 가능한 가격대에서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는 스피커들이 많이 출시되고 있다. 한계효용 체감의 기울기는 자꾸만 가팔라지기만 하는데 2만불의 가격표는 오디오라는 취미를 때려 치고 싶은 울화를 치밀게 한다. 

    누구를 위한 스피커인가?

    첫째, 클래식 음악에 편중된 취향을 가지면서 풍성한 스타일의 음을 선호하는 애호가에게는 추천하고 싶지 않다. 아이돌론은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클래식만 듣는 애호가라면 좀더 많은 잔향과 고급스런 분위기를 내는 스피커가 적당할 것이다.
    둘째, 어느 정도의 투자를 감내할 오디오파일에게 권한다. 여기서 투자란 단지 물질적인 것만을 의미하지 않음을 다들 잘 아실 것이다. 대강 위치 잡고 현 시스템에 그냥 물려서 쓸 생각이면 다른 스피커를 찾아보길 권한다. 조금은 고통스럽지만 스피커의 잠재력을 쥐어 짜내는 과정을 즐기는 애호가라면 아주 즐거운 경험이 될 것이다. 또 하나, 넓은 공간을 요한다는 것도 큰 제약 요인이 될 수 있다.

    결론

    사람은 망각의 동물이고 특히 바깥 세상과의 교감을 담당하는 오감은 그야말로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특성을 지닌다. 그 숫하게 많은 공연장을 다니고 오디오파일의 길로 들어선 이후에는 현장음의 “그 느낌 그 색깔"을 기억하고자 무진 애를 써도 과연 어떤 오디오 시스템이 정확히 얼마나 현장음과 괴리되어 있는지 가늠하기란 여전히 불가능하다. 현재 시스템에 어느 정도 만족하는 애호가라고 하더라도 더욱 잘 만들어지고 정교히 세팅된 시스템을 들으면 다시금 갈 길이 멀었음을 확인하고는 잠시나마 절망감을 맛보기도 한다.  필자가 경험해본 여타 다른 스피커에 비한다면 아이돌론은 현장음의 바로 그 느낌을 많은 부분 애호가에게 되돌려줄 수 있는 우월한 능력을 가졌다. 우수한 디테일과 대역밸런스, 그리고 투명함 등 하이엔드 오디오의 덕목을 고루 갖추면서 치명적인 단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 진정으로 심각한 오디오 애호가에게 일청을 권한다.

    시청기기:

    • Audio Research VT200 power amplifier
    • Wadia 27ix V3.0 D/A converter
    • Wadia 270 CD transport
    • Great Northern Sound PASI(Passive Audio Signal Isolator)
    • Exactpower power conditioner
    • FIM Gold speaker cable
    • NBS Monitor 0 XLR interconnector
    • Translite glass optical digital cable
    • Aural Symphonics Optimism V 2.0 glass optical digital cable
    • Aural Symphonics Missing Link Cubed V3 power cabl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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