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JBL Ti600,Ti200,Ti2K 스피커

hifinet 2006. 8. 6. 14:26

최윤욱(mc7270@hitel.net) 2002-06-19 15:09:32

JBL 스피커 하면 떠오르는 것이 두가지다.패러건,4344,에베레스트에 대한 좋은 기억이 하나고 나머지 하나는 80년대 후반부터 출시된 중가형 정크 제품에 대한 안좋은 기억이 나머지 하나다.

이번에 시청한 Ti600과 Ti200은 중가형 제품이고 Ti2K는 새로운 시도로 만들어진 제품이다.

Ti200, Ti2K, Ti600

Ti600 Speaker

Ti600은 3웨이 4스피커로 이루어져 있다. 1"티타늄 트위터와 4.5"미드 레인지 그리고 6.5"더블 우퍼로 구성되어 있다. 실제 구성은 3웨이에 서브우퍼 처럼 우퍼가 하나 더 붙어있는 형태다. 맨 아래 우퍼는 인클로져도 독립되어 있고 포트도 별도로 되어 있다. 콘재질은 펄프에 코팅을 입힌 것으로 내구성에 역점을 두는 PA장비를 주로 생산해온 JBL다운 만듦새다.

아바도 지휘의 “말러 5번” 1악장을 들으면 저역의 양이 엄청나고 고역은 JBL특유의 강렬함이 느껴진다. 소음량시에는 스피커 연결선상에 있던 고음 악기의 음상이 대음량이 되면 창처럼 필자의 정수리로 다가오는 것 같다. 음장은 포워드한데 홍수때 둑이 무너져 물이 쏟아져 나오는 것 같은 느낌이다.저역은 원없이 뱃속까지 시원할 만큼 충분한 양이 나온다.물론 타이트하고 단정한 저음은 아니다. 쏟아져 나온 음장과 엄청난 양의 저음이 필자의 몸을 완전히 포위해서 휘감는 느낌이다.

비교를 위해 들어본 저음이 많다는 AE120도 Ti600에는 저음의 양이 있어서 만큼은 상대가 되질 못한다. 음상은 큰 편으로 총주시에는 악기들이 앞으로 나오면서 서로 섞인다. 음장이 크고 아주 포워드 해서 필자가 마치 베를린필 교향악단 중간에 휩싸여 있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레베카 피죤의 “스패니쉬 할램"을 들어보면 가수의 입이 빅 마우스로 표현된다.앞으로 세걸음정도 나와서 내 눈앞에서 노래 부르는것 같다. 레베카의 입술이 필자의 몸을 삼킬듯이 농염하게 노래를 부른다. 기타의 울림은 선이 굵어지고 아주 풍성하게 묘사된다. 캐롤 키드의 “오우텀 인 뉴욕"을 들어봐도 앞으로 나오고 캐롤키드의 입이 아주 크게 묘사된다. 목소리의 톤이 굵어져서 예쁘기 보다는 구수해진 느낌이다.

Ti200 Speaker

Ti200은 600의 아래 모델로 미드를 빼고 6.5"우퍼와 1” 티타늄 트위터를 사용한 2웨이 북셀프형 스피커다. 형식은 Ti600과 같이 베이스 리플렉스형이다.

아바도 지휘의 “말러 5번” 1악장을 들어보면 어떻게 저런 작은 크기의 인클로져에서 엄청난 양의 저음이 나올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저음의 양은 충분한 편이다.Ti600보다는 저음의 양이 약간 적지만 사이즈를 감안 하면 엄청난 양의 저음이 나오는 것은 분명하다. 저음의 질은 풍성한 편으로 타이트하게 조여지는 스타일은 아니다. Ti600보다는 덜하지만 앞으로 나오는 포워드한 음장을 형성한다. 총주시엔 악기 간에 섞이고 음상이 앞으로 나온다.

레베카 피죤의 “스패니쉬 할램"을 들어보면 레베카의 입이 빅마우스로 표현된다.베이스도 선이 굵어 지면서 번지는 듯한 인상을 준다.레베카의 허스키한 목소리의 매력도 디테일이 부족해서 충분히 느껴지지는 않았다. 피아노 반주의 경우도 고역 건반에서는 다소 튀는 듯한 인상을 주었다. 캐롤 키드의 “오우텀 인 뉴욕"을 들어보면 기타줄이 쇠줄 인듯한 느낌을 갖게 한다.달콤하게 느껴져야할 캐롤키드의 목소리가 화가 잔뜩 나있는 상태서 억지로 참고 노래 부르는 듯한 인상을 준다.음량이 커지는 부분에선 역시 산만함과 음상이 앞으로 나오는 현상을 보여준다.

Ti2K Speaker

Ti2K는 앞서 언급한 Ti600이나 Ti200과는 다른 목표로 만들어진 스피커라고 할 수 있다. 인클로져가 유선형으로 서양배 모양을 띠고 있다. 만듦새도 하이엔드라고 해도 될만큼 매끄러우면서 세련되게 마감이 처리되었다. 상위 모델인 Ti6K처럼 전면배플이 사다리꼴로 되어 있다. 2웨이로 25mm의 티타늄 돔 트위터에 우퍼는 170mm로 구성되어 있다. 덕트가 바닥에 있는데 보통의 스탠드를 사용하면 덕트가 막히는 꼴이 되어버린다.덕트가 최대한 개방되게 해서 시청을 했는데 장기간 사용을 위해서는 덕트가 개방될수 있는 스탠드를 마련해서 시청을 해야 할 것 같다.

JBL Ti2K

JBL하면 튀어나오는 음상과 고역의 강렬한 자극 그리고 풍성한 저역을 특징으로 들수 있는데 이 Ti2K는 이러한 JBL의 속성들에서 어느 정도 벗어나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우선 저음의 양이 눈에 띄게 줄어들면서 질이 좋아졌다. 풍성하면서 번지는 듯한 느낌이 줄고 타이트 해지면서 속도도 조금 빨라졌다. 고역도 특유의 강렬함이 줄어들고 얌전해졌다.

아바도 지휘의 “말러 5번"1악장을 들어보면 무대가 앞으로 쏟아져 나오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스피커 연결선 바로 앞 정도에서 무대가 형성된다. 조용한 음량에서는 얌전하게 있던 고역도 금관악기 총주시에는 약간의 시끄러움이 느껴졌다. 얌전하게 교육시킬려고 해도 JBL특유의 끓는 피는 어쩔수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Ti600이나 Ti200보다는 덜하지만 금관악기 음상이 총주시에는 약간 앞으로 나온다.

캐롤 키드의 “오우텀 인 뉴욕"을 들어보면 기타의 울림이 단정해지면서 타이트 해졌음을 느낄 수 있다. 기타의 줄도 좀 더 가늘어진 느낌이 든다. 캐롤키드의 목소리도 얌전해지고 정숙해져서 보통의 시스템에서 듣는 소리에 가까워졌다. 가수의 위치도 앞으로 많이 나오지 않고 빅마우스 현상도 약간 줄어들었다.

레베카 피죤의"스패니쉬 할램"을 들어보면 베이스 소리가 단정해지고 좀더 사실적으로 표현된다. 가수의 위치도 스피커 연결선에서 아주 약간 앞에 위치한다. 레베카의 목소리도 특유의 허스키한 매력이 느껴진다. 다만 요즘의 고성능 소형 스피커에 견줄 만큼은 아니지만 말이다.음악적 매력에서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다. 고역의 톤이 약간 올라가 있고 저역은 약간 박진감이 부족한 느낌이다. 실제로 오디오파일지의 8월호 기사에서도 이 스피커의 주파수 특성분석에서 트위터의 음압이 우퍼에 비해 2-3 dB정도 높게 되어 있음을 밝히고 있다.

전체적으로 살펴 보면 Ti600과 200은 전통적인 JBL특유의 사운드를 들려 주었다. Ti2K는 JBL특유의 사운드에서 요즘의 하이엔드의 흐름에 부합하기 위한 시도로 만들어진 스피커라고 할수 있다. 특유의 쏘는 듯한 강렬한 고역도 순화 시키고 저역의 풍성한도 타이트하게 조여놓고 음장도 앞으로 돌출되지 않게 만들었다. 그러나 끓는 피는 어쩔수 없듯이 대음량이나 총주시에는 JBL특유의 냄새가 남아 있음을 느끼게 해주었다.

사실 Ti600이나 200을 클래식용 기준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만들어진 목적 자체가 락이나 팝을 염두에 두고 만들었기 때문이다. 음악 쟝르마다 감상의 포인트가 달라지듯이 클래식에서는 앞으로 쏟아지는 음장이 부담스럽지만 락에서는 더 없이 좋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아주 풍성한 저역도 클래식에선 단점이지만 락이나 헤비메탈에서는 아주 강한 매력이 될수도 있다. 흔히 얘기하는 빵빵한 저역을 내주는 스피커가 바로 JBL의 스피커 들이다.락 매니아 에게는 무대가 뒤로 들어가는 소극적인 소리보다는 앞으로 쏟아져 나와서 무대 속에 청취자가 휩싸이는 듯한 음장이 감동을 줄수 있을 것이다. 다소 풀어지더라도 뱃속까지 시원하게 해주는 풍성하고 많은 양의 저음은 락 콘서트 장의 열기를 어느정도 전달해 줄것이다. 현장에 가지 않고 오디오 시스템으로 락이나 헤비메탈을 듣는 애호가라면 저음의 갈증을 해소시켜 줄 수 있을 것으로 생각 된다. 클래식을 듣는 오디오 애호가라면 애초부터 Ti600이나 Ti200에 관심을 가지지 않을 것이다. 원래부터 락이나 메탈을 듣기위한 용도로 만들어진 스피커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Ti2K라는 스피커인데 이 스피커는 락이나 메탈 애호가에게는 너무 밋밋하고 소극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것이다. 저음도 조여져서 시원스럽게 내뱉어 주지 않고 고역도 강렬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클래식 애호가나 여러장르를 듣는 애호가들에게는 어떨까 하고 생각을 해보면 그렇게 긍정적으로 평가 받지는 못할 것 같다. 가격도 200만원대인만큼 그 가격대의 소형 북셀프 스피커들과 경쟁을 해서 이겨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Ti600이나 Ti200은 락이나 헤비메탈을 주로 듣는 사람에게는 나름대로 매력을 가질수 있는 스피커라고 생각한다. 고급형이라고 할수 있는 Ti2K는 소리의 성향이 이것도 아니고 저것도 아니어서 찾는 애호가 층이 상대적으로 적을 것 같다.

CDP는 마이크로메가 스테이지3에 크렐 300i 인티 앰프로 연결해서 시청하였다. 인터커넥트는 킴버 KC-1,스피커 케이블은 레가를 사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