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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M Lab Grand Utopia Be 스피커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8. 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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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립자 자크 마울이 이끄는 프랑스의 스피커 메이커 Focal-JM Lab은 첨단 기술 지향의 고급 스피커를 연이어 출시하면서 건재를 과시하고 있다. 최근 JM Lab은 최고급 모델인 유토피아 라인업을 베릴륨 트위터를 적용한 새로운 Be 시리즈로 개편했다. 또 회사 창립 25주년을 맞아서는 차상급 모델인 엘렉트라 라인업에도 베릴륨 트위터를 적용한 스피커를 한정 생산하여 화제가 되고 있다.

새로운 유토피아 Be 라인업은 Grande, Nova, Alto, Diva, Micro의 5개 메인 스피커와 홈 시어터 용도의 Micro, Center 2개 제품으로 구성되었다. 이전의 Mezzo가 Alto로, Utopia는 Nova로 바뀐 것이다.  플래그십 모델인 Grande Utopia에는 베릴륨 트위터를 상징하는 Be라는 새 이름만 붙었다. 어마어마한 높이, 유닛 구성과 배치 방식, 둥글게 휘어진 프런트 배플 등, 기존 제품과 거의 차이가 없는 모양새를 하고 있지만, 실제 내용에선 상당히 많은 부분이 달라졌다고 한다.

유토피아의 오리지널 디자인은 상당한 시간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그 매력을 잃지 않았다. 하지만 그 형태는 미적인 부분보다는 기술적인 측면이 고려된 인상이 강하다. 이를테면 전면 배플이 우아한 곡면으로 휘어진 모양은 드라이버에서 발생되는 음파가 유사한 타이밍으로 감상자의 귀에 도달하게 하기 위한 것이다. 또 각 드라이버가 부착된 배플에 홈이 있는 것도 유닛 사이의 간섭을 억제하려는 노력다. 높이는 웬만한 성인 남자 키와 맞먹는 174cm에 달하며 무게도 210kg이나 되는 진정한 거인이다. 캐비닛의 마감은 클래식, 시그너처, 아방 가르드로 나뉘어져 있는데, 색상 만 다소 다를 뿐 모두 버드 아이 무늬가 새겨진 점에서는 동일하다. 그리고 전면 배플의 색상은 마감에 관계 없이 메탈릭 그레이로 되어있다.

JM Lab의 트레이드 마크가 되어버린 인버티드 돔 트위터는 앞서 말한 것처럼 베릴륨 진동판을 사용했다. 베릴륨은 매우 비싼 금속 재질로서 티타늄이나 알루미늄보다 중량 대비 강도가 높을 뿐 아니라 자체 댐핑 특성이 우수하여 불필요한 공진이 적은 장점을 갖고 있다. 과거에도 JBL, 야마하 등 일부 업체에서 베릴륨 진동판 유닛을 사용한 적은 있지만, JM Lab에서는 진동판의 두께를 기존 스피커의 절반인 25마이크로 미터로 줄임으로써 40kHz에 달하는 고역 응답을 얻었다고 자랑한다. 따라서 별도의 수퍼 트위터 없이도 SACD나 DVD-A 같은 고해상도 오디오 포맷에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흥미롭게도 JM Lab에서는 수퍼 트위터의 존재에 대해서 상당히 회의적인데, 이것은 초 고역대의 짧은 파장을 고려했을 때 별도의 드라이버를 탑재함으로써 소리가 잘 일치되지 못하는 문제가 생긴다고 보기 때문이다.

트위터의 자석은 가장 강력하다는 네오디뮴 대신에 사마륨-코발트의 합금 재질을 사용하고 있다. 그 이유는 코일에서 발생하는 높은 온도에서도 자기력을 유지하는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대신에 자기력을 강화하기 위해서 네오디뮴 링을 추가로 장착했으며, 자기력이 요구되는 부위에 정확하게 집중시킬 수 있는 포커스 구조를 적용했다고 한다. 

JM Lab은 1995년 이후 유토피아 라인업의 미드레인지와 우퍼에 대해 W 샌드위치 콘을 적용했다. 이 유닛은 글래스 파이버와 폼을 접합한 것이며 높은 강도와 적절한 내부 손실을 얻는 방법이다. W라는 말은 유리를 의미하는 프랑스 어인 Verre에서 샌드위치 모양으로 합쳐진 것을 상징하여 붙여진 것이다. 6.5인치 직경의 미드레인지에는 W 샌드위치 콘 외에도 JM Lab이 자랑하는 파워 플라워 기술이 적용되었다. 정밀도를 향상시키기 위해 큰 자석 대신에 작은 자석을 7개 사용한 것인데 그 모습은 마치 꽃잎처럼 보인다. 한편 가장 상부에 위치한 콘 우퍼는 11인치 직경을 갖고, 50~250Hz의 재생을 담당한다. 마지막으로 하단에 부착된 직경 15인치의 대형 드라이버는 50Hz 이하를 재생하는 서브우퍼로만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저역의 재생 한계는 –6dB에서 16kHz에 달하므로 진정한 풀 레인지 스피커라고 볼 수 있다. 서브우퍼에는 캐비닛 하단에 가늘고 긴 포트가 부착되었고, 상부 우퍼의 포트는 뒤에서 볼 수 있다.

크로스오버 네트워크는 폴리프로필렌 커패시터와 공심 코일등의 고급 부품으로 만들었다. 내부 배선재에도 은도금 동선을 사용한다. 스피커 단자는 WBT제이며, 서브우퍼를 다른 앰프로 구동할 수 있도록 단자를 분리시켜 놓았다.

이 스피커를 제대로 움직이려면 적어도 다섯 사람 정도가 필요할 듯 하다. 때문에 실제 시청은 아이어 쇼에서 전시되었을 때 MBL의 앰프로 울리는 소리를 감상할 수 밖에 없었다. 낯선 환경 때문에 자세한 시청은 곤란한 상황이었지만, 이전에 같은 라인업의 Alto 스피커의 소리를 여러 곳에서 접한 적이 있었기 때문에 그리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첫 인상이라면 대형 스피커임에도 무겁거나 둔한 느낌이 전혀 없이 티없이 맑고 산뜻하고 세련된 음색을 들려준다는 점이었다.

과거의 JM Lab 스피커는 재즈라든지 팝에 어울리는 스피커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고음의 섬세함이 월등히 개선된 지금 시점에서는 또 다른 접근이 필요할 듯 싶다. 새로운 트위터는 기존 스피커에서 듣던 고음에 비해 월등히 투명하면서도 매끄러운 소리를 들려주었으며, 어떤 대역에서도 귀를 자극하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평소에는 존재 감이 없던 유리창마저 활짝 열린 듯한 느낌이라고 하면 어떨까 모르겠다. 아마 이런 완벽한 고음의 재생은 현재로서는 JM Lab 유토피아 라인업에서만 가능한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저음 역시 깊고 풍부하며 선명하게 재생되었다. 피아노의 왼손 건반은 물론이고 더블 베이스 같은 저음 현악기의 울림 역시 대단히 실제 소리에 가깝게 표현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다이내믹스에서는 초대형 스피커에서 가능한 스케일과 중량감을 체험할 수 있었다. 대편성 오케스트라의 밀어 붙이는 듯한 파워는 압도당할 만큼 대단했다. 타악기의 순간적인 응답은 대단히 기민하면서도 명료하게 재생되었고, 연타에서의 타이밍 역시정교하기 이를 데 없었다. 잠깐 동안의 시청에서도 세계 최 정상의 스피커에 걸 맞는 성능과 잠재력을 가진 스피커였음은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그 진정한 실력은 이 스피커를 손에 넣을 수 있는 분만이 향유할 수 있겠지만, 보다 현실적인 Diva나 Alto 모델로도 그 느낌에는 충분히 접근할 수 있으리라고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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