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KEF Q1 스피커

hifinet 2006. 8. 6. 14:23

한준희(karl1976@hananet.net) 2002-08-10 23:53:25

Q1은 모델명에서 짐작되듯이 KEF 특유의 동축형 Uni-Q 드라이브 유닛을 채용한 제품이다.  라인업상으로는 New Q시리즈의 베이비 모델이며, 위로는 슈퍼 트위터가 추가된 레퍼런스 시리즈, 아래로는 잘 알려진 크레스타, 코다 시리즈가 있다.  하급 기종에는 Uni-Q가 채용되어 있지 않으며 이 유닛을 채용한 가장 저렴한 제품이 Q1이다. 

Uni-Q 드라이브 유닛은 간단히 설명해서 트위터와 미드레인지 유닛이 축으로 배열되어있는 이른바 동축형 유닛이다.  이렇게 해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음계에 따라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스테레오 이미징일 것이다.  제작사의 설명에 의하면 Uni-Q 유닛은 단순화된 크로스오버 디자인을 통해 “no crossover effects”의 일체화된 사운드를 제공한다고 한다.  다시 말해 중고역의 이음새가 느껴지지 않는 매끄러운 소리를 낸다는 설명이다.  일반적인 동축형 유닛보다는 한걸음 더 나아간 형태로 여겨진다.  실제 시청결과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Uni-Q 유닛의 장점을 입증해주었다.  견고한 스테이지 이미징, 매끄러운 중고역의 음색이 무척 인상적이다.  하나 추가하면 넓은 스윗 스팟도 있다.  음악을 함께 듣는 파트너가 있다면 즐거운 장점이다.  또 그만큼 설치도 용이한 편이다. 

기술적인 특성보다도 소비자의 입장에서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목은 아마도 KEF사의 간판인 Uni-Q가 비교적 저렴한 모델에 채용되었다는 점일 것이다.  실제 음질은 제껴 두더라도 최소한 공들여 만든 야심작일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다. 인클로져 디자인은 이러한 기대에 확신을 더해준다.  후면으로 갈수록 폭이 좁아지는 유선형 형태를 취하고 있어 내부 반사음의 상호간섭을 억제하고 음의 회절을 막아주는 기능적 디자인이다.  사실 인클로져 디자인을 라운드 처리하는 기법 자체는 별로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상당한 단가상승 요인이 되기 때문에 이 가격대에선 이례적인 것이다.  필자는 Q1을 대하면서 동축형 유닛보다도 인클로져 디자인이 더욱 흥미롭게 느껴졌는데 손으로 두들겨봐도 매우 단단하다.  통울림이 느껴지지 않으며 충분히 튼튼하게 만들어진 것을 알 수 있다.  이 제품의 깨끗한 음색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고 여겨진다.

미적인 면에서 보면 좀 특이해 보인다.  동축 유닛에 포트가 바로 이어져 있는데, 필자의 여자친구는 대뜸 Q자 모양이라고 했다.  재밌는 통찰이다.  심플한 디자인을 선호하는 필자의 취향에는 그다지 내키지 않는 편이지만, 적어도 공들여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는 모습이다.  외지의 리뷰를 보면 디자인에 대한 찬사를 자주 접하게 되는데, 아무래도 독특한 디자인이니만큼 취향 나름일 것이다.  오디오 기기를 다루면서 느끼는 점인데 기기 자체의 디자인보다는 다른 기기나 주변 환경과의 조화가 미적으로 더 중요한 것 같다.  Q1을 돋보이게 하려면 스탠드 선택을 잘 해야할 듯 싶은데 미션의 스탠스처럼 원통형의 기둥을 가진 스탠드 위에 올려놓으면 잘 어울릴 것 같다.  외지의 리뷰를 참고하면 성능도 만족스러운 편이라고 한다.  필자는 삼일 스탠드의 SM650과 SCM650 위에 세팅했는데 무뚝뚝한 느낌의 사각형 기둥과도 어색한 인상이고, 스피커의 후면이 좁아지는 탓에 스탠드 상판의 후면이 튀어나오는 것도 거슬려 보였다.  색상은 모두 세가지로 필자가 받은 리뷰용 샘플은 Maple색이었고 시중에 나와 있는 것은 Dark Apple마감이다.  모두 필자의 눈에는 성에 차지 않는다.  마지막 하나, Black Ash 마감만큼은 필자의 눈에도 더없이 멋져보이는데 과연 수입이 될지 모르겠다.  그릴에 대해 지나칠 수 없는데, 그릴을 씌우면 소리가 잘 빠지지 않아 마치 이불을 씌우고 듣는듯한 느낌이다.  덮개라고 불러야 적당할 듯 싶었다.  특별한 이유가 아니라면 그릴을 벗기고 감상하기 바란다.  다행히 미관상으로도 그릴이 없는 편이 보기 좋다.  그 외 스펙에서 지적할 점이라면, 감도가 무척 높은 편이어서 소출력의 진공관 앰프와도 문제 없을 것 같다.  그리고 바이와이어링이 지원되는데, 그 이득이 무척 큰 편이다.  염가의 케이블이라도 바이와이어링해 볼 것을 권한다.  고역의 투명도와 확장성에서 많이 개선될 것이다.

KEF 홈페이지 - http://www.kef.com
수입원 - 성민음향
쇼핑몰 가격 - 5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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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입원으로부터 제품을 대여받아 3주간 시청기간을 가졌다.  처음 2주 동안은 필자의 저가형 AV시스템에서 aad C-200 스피커와 비교 시청했으며, 나머지 1주일은 전용 룸으로 옮겨 정밀 시청했다.  여러번 사용된 리뷰용 샘플로 별도의 브레이크인은 필요치 않았다.

첫 인상에 정직하고 깨끗한 소리이다.  야마하 RX-V620에 연결하여 제니퍼 원스의 더헌터 앨범을 재생해보면, 보컬이 매우 나긋나긋하고 섬세하며 그리고 달콤하게 표현된다.  아쉬운 점이 있다면 고역이 조금만 더 뻗어주었으면 하는 것이었다.  정확히 RX-V620의 음색이다.  그리고 둘의 조합은 무척 만족스러웠다.  (필자의 C-200 스피커는 자기 소리를 내는 경향이 있어 이 앰프의 음색이 이만큼 정확히 포착되지 않았었다.) 앰프를 사이러스2로 바꾸어보면 저역의 반응이 느려지면서 두터운 소리가 된다.  역시 정확했으며 조합결과는 다소 불만족스러웠다.  (두달여 동안 함께 사용했던 CDM1NT에서보다 이 앰프의 저역 특성을 좀더 정확히 보여준다.) 한가지 첨언할 점은 앰프의 음색 차이를 정확하게 묘사하지만 revealing한 느낌은 아니며 비교적 고운 느낌이 드는 고역을 가졌다.  또한 매칭이 성가시거나 다루기 어려운 스피커가 아니다.  필자는 얼마 전 앰프에 따라 드라마틱하게 소리 특성이 변하는 스피커를 사용한 적이 있다.  매칭 결과를 쉽게 예측할 수 없는 이런 방식의 스피커와 앰프의 매칭을 화학작용이라고 표현한다면 Q1의 경우는 물리작용이라고 표현하고 싶다.  이렇게 정직하게 반응이 나오는 것은 대략 세 가지 특성에 기인한다고 할 수 있는데 첫째, 음색이 깨끗하고 착색이 없다.  둘째로 과도응답특성이 뛰어난 편이다.  단, 트라이앵글 티터스처럼 총알같은 빠르기는 아니다.  셋째, 댐핑이 좋기 때문에 박자가 매우 정확하게 느껴진다.  따라서 매칭되는 기기에 따라 소리가 극적으로 변하지는 않았지만 정확히 예측 가능한 방향으로 표현해주었다.  또한 반응이 빠르면서도 앰프에 따라 춤을 추는 일은 없었고, Q1이다 싶은 특성을 일정하게 유지했다.  하지만 그런 만큼 고급 소스기기나 앰프를 통해 향상시킬 수 있는 한계도 제한되어 있다. 

일정하게 유지되는 면은 다음과 같다.  앞서 언급한대로 댐핑이 잘된 소리이다.  첫 음이 둘째 음을 방해하는 일 없이 잘 제어되어 세세한 디테일이 쉽고 명료하게 전달된다.  제니퍼 원스의 앨범으로 돌아오면 보컬의 바이브레이션이 다이내믹스의 세세한 변화와 함께 낱낱이 표현되는 것을 들을 수 있다.  필자의 C-200에선 이런 변화를 잘 들을 수 없다.  이점은 Q1과 동급의 스피커들에서도 마찬가지로 보이는데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Q1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보컬이나 현악, 타악기 독주에서 세세한 다이내믹스 표현과 박자를 따라잡는 디테일의 표현은 무척 중요하다.  음악에 빠져들게 하느냐 또는 그저 밋밋하게 흘러가게 두느냐의 차이라고 본다.  메인 시스템에서 U2의 ‘When I Look at the World"를 들어보면 더욱 감동적이다.  개인적으로 이 곡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는 디엣지의 기타 플레이를 무척 좋아한다.  Q1으로 이 곡을 재생하자 이펙트의 밀고 당김과 핑거링이 깨끗이 구분되고 다시 중첩되어 마치 서너명이 연주하는 듯이 들렸다.(실제로는 두명이 연주한다.) 이 곡이 수록된 All that you can"t leave behind 앨범의 다른 곡들도 대체로 만족스러웠지만 이 곡은 정말 특별했다. 

댐핑이 잘되었다는 점에서 또 다른 측면을 지적할 수 있는데, 각 악기가 서로를 방해하거나 울림이 뒤섞이는 일이 없다.  따라서 여백이 깨끗하게 처리되며 음악이 쉽고 명료하게 들린다.  조지 마이클의 Jesus to a child 싱글 앨범에 수록된 freedom90 live를 들어보면 이런 특성이 잘 드러난다.  보컬과 각 파트의 악기, 그리고 청중의 환호소리가 하나하나 또렷하게 구분되어 속이 다 시원할 정도다.  이러한 특성은 영화 감상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  대사와 배경의 효과음들이 하나하나 명료하게 구분되며 뒤섞이거나 혼란스럽게 되지 않아 차분하게 영화에 몰입할 수 있었다.  그리고 매끄럽고 명료한 중고역 덕에 배우의 대사를 정확하고 듣기 좋게 전달받을 수 있었다.  음악, 영화 모두 발음이 정확한 느낌이며 목소리의 높낮이에 따라 이질감이 느껴지는 경우가 없었다.  Uni-Q 유닛의 장점일 것이다. 

Uni-Q 유닛에 대해 얘기하면서 빠뜨릴 수 없는 것 또 하나는 글의 첫머리에서 밝힌대로 견고한 사운드 스테이지다.  각 음상이 바닥에 단단히 고정되기나 한 듯이 흔들림 없이 유지되어 음악이 복잡하게 진행될 때나 대편성 교향곡의 총주시에도 혼란스럽지 않았다.  또한 스윗 스팟이 넓어서 무척 흡족스러웠다.  시청의자 옆은 물론이고 스피커 옆쪽 벽에 기대서도 (물론 비틀린 형태지만)스테이지가 느껴질 정도여서 몸이 자유로웠고 손님이 있어도 함께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필자의 작은 전용룸에서는 항상 중요한 문제다. 

단, 스테이지 이미징이 평면적인 느낌이 든다는 점에서는 아쉬움을 남겼다.  대체로 넓이의 재생에서는 만족스러운 편이나 원근감이 충분히 구현되지 않는다.  동급의 라이벌들과 비교해서 가장 아쉬운 점이라고 할 수 있는데, 트라이앵글 티터스의 예리한 3D 이미징이나 B&W DM600S3시리즈의 자연스럽게 층(layer)을 형성하는 방식이 생각나는 대목이다.  대편성 교향곡이나 합창곡을 재생해보면 이런 아쉬움이 더욱 크다.  물론 기술한대로 각 음상은 잘 구분되어 들린다.  하지만 음악의 얼개를 한눈에 미니어쳐적으로 조망하는 느낌, 또는 공연장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들지는 않는 편이다.  또한 합창의 각 성부가 경쟁하거나 화답하는 대신, 명료하게 구분되는 정도로 그쳐야 했다.  한 등급 아래의 C-200과 비교하면 역시 맨 앞과 맨 뒤의 폭이 좁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필자는 폭이 좁은 대신 여백이 깨끗하고 음상이 명료하게 구분되는 Q1의 이미징을 더 좋게 느꼈다.  사용자가 요구하는 바에 따라서 Q1의 스테이지 이미징은 장점일 수도 단점일 수도 있을 것이다.  잘 구분되는 소리, 또는 입체적인 소리.  물론 Q1이 C-200이나 B&W DM600S3 시리즈 정도의 레이어링을 보여줬다면 정말 환상적이었을 것이다. 

저역과 다이내믹에 대해 얘기해보자.  비교적 낮은 음까지 평탄하게 내려가고 적당한 두께와 빠른 반응을 가진 저역은 시청하는 내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필자의 에포스 스피커만큼이나 깨끗한 저역이다.  저역의 약점을 묘사하는 표현들, “야윈 풀어진, 지저분한, 중저역이 부풀어 있는” 등의 수사는 Q1과는 관계없는 것이었다.  어떤 장르의 음악을 재생하건 Q1의 저역은 동급에서 돋보이는 것처럼 느껴졌다.  그런데 다소 이상한 말처럼 들릴지 모르지만, Q1으로 듣는 음악과 영화는 다소 무게가 부족하다.  몇가지 이유를 들 수 있는데 일단 저가격대의 북셰프이니만큼 저역의 절대량이 부족하기도 하지만, 그보다는 그것을 감추기 위한 요령을 전혀 부리지 않았다.  저역이 늘어지거나 중저역이 부풀거나 고역이 롤오프되거나 하지 않는다.  또한 중역대 이상으로 중점이 잡힌 듯한 음색 때문이기도 하다.필자의 에포스 스피커와 비교해보아도 저역의 양감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별로 들지 않지만, 다소 밝은 톤의 음색과 빠르고 깨끗한 응답특성이 무게의 부족을 의식하게 만드는 편이다.  참고로 What Hifi지의 AV 스피커 세트 평가를 보면, Q1에 서브우퍼를 추가해도 무게가 부족한 것은 여전하며, 미드레인지가 슬램하지 않아서라고 나와 있다.  필자 생각에 Q1에서 이 점이 마음에 들지 않는 분이라면 다른 스피커로 눈을 돌리는 게 좋을 것 같다.  Q1은 매칭으로 만들어가는 스피커가 아니라, 마음에 드는 기기들을 연결해서 즐기기만 하면 되는 스피커이기 때문이다.  매칭 결과도 저역이 두툼하게 나오는 편인 응답이 둔한 앰프 보다는 매끄러운 음색을 가진 앰프와 더 잘 어울렸다.  부족한 점은 부족한대로 인정하고 매력은 매력대로 즐기는 것이 저가격대의 스피커를 즐기는 요령이라고 생각한다.

U2의 New York을 들어본다.(비슷한 곡으로 Joshua Tree 앨범의 EXIT도 있다.) 충분한 다이내믹스 소화 능력을 가진 스피커로 이 곡을 들으면 도입부에서는 볼륨을 조금 올리게 될 것이고, 잠시 후에 가슴이 철렁하여 볼륨을 줄이게 된다.  아쉽게도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곡을 듣는 느낌은 만족스러웠다.  리듬, 해상력 모두 훌륭했고, 비록 깜짝 놀랄만한 다이내믹스의 진폭을 보이진 않았지만 셈여림의 변화는 만족스러운 편이었고 저역은 힘차고 탄탄하게 느껴졌다.  내친김에 게르기예프의 베르디 레퀴엠을 틀어봤다.  예상대로 시원하리만치 볼륨을 올리면 소란스러워졌다.  다만 소음량에서도 해상력이 유지되었기 때문에 적은 음량으로도 그런대로 들을 수는 있었다.  필자가 들어온 경험으로는 동급 및 아랫 가격대의 스피커들 중에는 이 곡을 아예 못 들어주는 제품도 꽤 있었다.  이만하면 선전했다고 본다.  사실 시험삼아 걸어본 것이지만, U2의 New York을 만족스럽게 들으려면 가격대를 올려서 다인오디오의 오디언스52같은 제품을 선택해야하고, 게르기예프의 베르디 레퀴엠을 여유있게 소화하려면 적어도 B&W의 CDM1NT가 필요하다.  비슷한 가격대에서 대안을 찾는다면 커다란 용적을 가진 B&W DM602S3 정도가 유력한 후보가 될 것 같다.  충분한 저역과 뛰어난 다이내믹스를 가졌다는 평을 받고 있는 제품이다.

지적해 둘 점, 대체로 방이 떠나갈 만큼 큰 음량을 재생하면 소리가 상당히 소란스러워지는 경향이 있다.  소음량에서도 세세한 소리를 잘 들려준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큰 음량을 여유있게 소화해내는 데는 분명 약점이 있다.  게르기예프를 듣지 않는다는 전제하에 대음량파만 아니라면 괜찮을 것이다.  영화도 물론이다. 

머레이 페라이어가 연주한 골드베르그 변주곡을 들어보면 앞서 열거한 여러 특성들이 잘 드러난다.  피아노의 울림을 들어보면 악기의 음색을 리얼하게 재현하고 있다.  비록 저가격대지만 듣기 편하도록 적당히 변조시킨 제품이 아니란걸 알 수 있다.  페달을 밟고 치는 느낌이라든지 박자가 늘어진다든지 하는 느낌이 드는 스피커와는 한 차원 다른 소리를 들려준다.  타건 하나 하나가 또렷하게 들리는 성격이며 디테일한 변화나 세밀한 다이내믹스 변화도 잘 짚어낸다.  하지만 무게가 다소 부족한 편이며 곡의 감미로운 느낌에서 다소 벗어난 느낌도 든다.  글렌 굴드라면 더 잘 어울렸을테지만 마찬가지 아쉬움이 있었을 것이다.  파비오 비욘디의 바이올린을 들으면 다시 점수를 만회한다.  곡의 박자와 다이내믹스 변화를 쉽게 따라잡고 있으며 현의 두께와 질감 모두 적당하고 듣기 좋다.  좀더 차분한 스타일의 현악을 듣게되면 때로 음의 여운이 좀더 끌렸으면 하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또한 홀톤이 스러지는 미묘한 순간을 잘 표현하지만 홀톤으로 충만한 느낌을 받을 수는 없다.  하지만 금새 하나를 얻고 하나를 버린다는 어귀가 떠오르는 느낌이다.

제언

앞서 지적한 바와 같이 Q1에서 느꼈던 가장 큰 아쉬움은 원근감의 표현이었다.  그리고 댐핑이 좋은 대신, 부드럽고 풍성한 느낌이나 홀톤이 가득 밴 소리를 듣기는 어려웠다.  이런 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필자는 이렇게 세팅했다.  에포스 스피커가 놓였던 자리보다 스피커를 안쪽으로, 또 약간 앞쪽에 놓고 토인을 많이 줬다.  다음으로는 불필요해보이는 흡음재 몇가지를 방 밖으로 내보냈고, CD랙을 시청 위치 뒤쪽인 디프랙탈 양옆으로 옮겼다.  그리고 디프랙탈에 가깝게 붙어 앉아서 시청했다.  이런 조치들을 취하자 앞서 지적한 사항들이 조금씩 보완되어 만족스럽게 음악을 들을 수 있었다.  Q1을 사용한다면 지나친 흡음보다는 효과적인 분산이 이뤄지도록 룸튜닝해볼 것을 권한다.  그외 구체적인 세팅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을 것이다.

글 첫머리에 Q1을 정직하다고 표현한 바 있다.  앰프의 특성을 곧이곧대로 표현해주는 경향이 있으니 경질의 음을 내는 앰프는 피하는게 좋겠다.  스피커 고유의 음으로 덮어주지 않는다.  하지만 revealing하지도 않으니 걱정할 필요도 없다.  마음에 드는 앰프라면 자신있게 연결하기 바란다.  앰프의 매력을 잘 표현해줄 것이다.  저렴한 가격의 야마하 AV리시버도 그중 하나였다.

얼마를 투자해야 할까?  필자 생각에는 Q1을 포함하여 200만원 정도면 완성도 높은 시스템을 꾸미기에 적당하다고 본다.  전체적인 균형도 그렇고 이 금액이면 음색이 좋은 앰프와 기본기가 충실한 CDP를 구입할 수 있다.  그보다 적은 금액으로도 음악을 즐길 수 있지만 대신 장르가 제한될 것이다.  그리고 더 많은 투자를 한다면 한 등급 높은 스피커를 선택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 같다.  AV시스템에서라면 서브우퍼를 추가하거나 플로어스탠딩형의 상급기종을 고려하는 것도 좋을듯 하다.  명료하고 깨끗한 Q1의 장점과 저음을 동시에 얻는 두가지 방법이다.

Q1을 한마디로 묘사한다면, 박자와 음정이 모두 정확한 100점짜리 학생과도 같다.  단, 큰 대회에 나가서 상을 타 올 것 같지는 않다.  뭔가 보여주는 소리는 아니지만 지불한 값을 곧이곧대로 보상해주는 스피커다.  또한 깨끗한 음색, 모나지 않으면서도 또박또박한 성질을 갖고 있어서 다루기도 쉬우며 여러 장르의 음악을 고루 잘 소화한다.  소리가 좋은 것 같기는 한데 성가시게 구는 스피커가 얼마나 많은가.  사용 중인 앰프가 또는 소스기기가 마음에 든다면 Q1과 함께 들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안전한 선택이 될 것이다.


사용기기

CDP : 에이프릴 스텔로200SE
DVDP : 아남 ADVD-6000
튜너 : 크릭 T43
앰프 : 크릭 5350SE, 미션 Cyrus2+PSX, 레가 Mira
AV리시버 : 야마하 RX-V620
스피커 : 에포스 M15, aad C-200
스피커 케이블 : 리버맨 바로크 2SE / 3SE, 샤크 플랫타입 벌크
인터커넥트 : 리버맨 고딕 , 킴버 KCAG, PBJ, QED Quenex2, HMS Quartetto, 동광사 제품
파워코드 : 카다스 골든 파워코드, 리버맨 바로크3, 고딕, HMS Energia SL
멀티탭 : 세신 EMC SEISE-2406, 리버맨 바로크2 6구
룸튜닝 : RPG 어퓨저, 어퓨저 스탠드, 디프랙탈, 스카이라인, OMNIFR16
오디오랙 : 해송, 가우
받침대 : 심포지움 롤러블럭/Grade3 수퍼볼, BDR 3#
스피커 스탠드 : 삼일 SM650, SCM6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