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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DAC64 DA컨버터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2. 9. 2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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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에 희망을 잃지 않게 하는 WTA필터

문한주(raker@hifinet.co.kr) 2002-09-28 23:33:59

코드는 영국에 기반을 두고 마스터링 스튜디오 등에 납품하는 프로용 오디오 제품을 개발, 생산하는 회사다. 프로용 제품 제작에서 얻어진 기술을 기반으로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제품도 발매하여 사운드 엔지니어 뿐만 아니라 안목 높은 고급 일반인 소비자들로부터도 지지를 받고 있는 중이다. 현재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의 대부분은 홈씨어터의 기세에 눌려서 활동이 축소되거나 문을 닫을 위기에 처해있는 등 활로를 개척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코드와 더불어 코드와 유사한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있는 dCS나 나그라 같은 회사만 현재 시점에서 우리가 겨우 손꼽아 발견할 수 있는 진정한 하이엔드 브랜드라고 할 수 있을 터이다.

스펙

  • Harmonic Distortion : < -98 dB (1kHz, 24-Bit @ 44.1KHz Sample Frequency)
  • Signal to Noise Ratio : > 110dB
  • Channel Separation : > 110dB @ 1KHz (> 100dB @ 22KHz)
  • Dynamic Range : 120dB
  • Switchable Digital Inputs :  1 x 75W SP/DIF BNC Coax
    x AES Balanced XLR Input
    1 x Plastic fibre optic
  • Analogue Outputs : 2 X RCA Phono, 2 X BALANCED XLR
  • Ram Buffer Switch
    Position 1 - No Buffering
    Position 2 - Maximum Buffering
    Position 3 - Minimum Buffering
  • Sample Frequencies : 32KHz - 192KHz
  • Output Max : 5V rms. Balanced.  2.5V rms. unbalanced
  • Output Impedance 75W (short circuit protected)
  • Dimensions 338 x 60 x 145mm (Width x Height x Depth)
  • Weight 7 Kg
  • 수입원 케이원 에이브이
  • 권장소비자가격 390만원

살펴보기와 설치

코드 DAC64의 외관은 굉장히 독특하고 미래지향적이어서 만일 영화 [제 5원소]같은 데서 등장하는 소품으로 사용했더라도 잘 어울렸을 것 같다. 그리고 이런 외형에서의 느낌은 소리에서 느낄 수 있는 느낌과 서로 부대끼지 않아서 제품의 외관은 소리의 일부를 표현할 수 있다고 보아도 무방할 정도였다. 소리를 연상시킬 수 있는 외관을 가졌으므로 외관에 대한 완성도는 무척 높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오라클을 제외하고는 아무 업체나 이런 대담한 외형 디자인을 생각해 내지는 못할 것이다.

일반적인 RCA단자로 된 코액셜 인풋이 없지만 BNC단자에다 변환소켓을 달아 RCA단자를 사용할 수 있다. 가능하다면 디지털케이블의 양쪽의 터미네이션이 각각 BNC단자와 RCA단자로 된 짝짝이를 구입하는 것이 좋겠다.

전원을 연결하고 계속 놔두면 스테인레스 도시락통에 방금 밥을 담은 것처럼 몸체 전체가 뜨뜻해진다. 전원소비는 꽤 많은 편인 것 같다.

DAC64의 디지털 입력 램 버퍼를 최고로 놓고 앰프의 셀렉터를 CD플레이어의 아날로그 출력과 DAC 64를 번갈아서 조작해 보면 CD플레이어에서 나오는 소리보다 2초 정도 늦게 소리가 나온다. 램 버퍼에 저장된 신호는 트랜스포트의 클럭신호와 아이솔레이션 되어 있는 것으로 보여지므로 트랜스포트의 성능이 일정수준만 되어도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 외지의 평가를 보면 마란츠 CD 6000같은 저가형 CD플레이어만으로도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한다.

필자는 가혹한 조건으로 아예 컴퓨터용 외장형 CD-ROM 드라이브를 사용하여 디지털출력을 카나레 75옴 동축형 케이블을 사용하여 코드 DAC64와 연결시켜봤다. 소리가 들리다 안들리다 했다. 이런 결과는 예전에 dCS 딜리어스 DAC에 연결했을 때에도 PLL회로가 lock이 되지 않았던 적이 있었으므로 놀랄만한 결과는 아니고 어느정도 예견된 것이었다.  그렇지만 아쉬웠던 점은 램버퍼를 사용하면 트랜스포트의 퀄리티에 무관하겠다는 희망사항이 실현되지 않았다는 것일 것이다. 그다음으로 필립스의 Q50 DVD플레이어를 트랜스포트로 삼아서 코드 DAC64에 연결해 보았지만 지직거리는 잡음이 계속해서 들리는 것으로 보아 Q50의 트랜스포트로서의 성능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캄 FMJ CD23의 경우에는 아무런 문제 없이 깨끗한 재생이 이뤄졌다.

WTA필터의 개념

코드에서 개발한 전혀 새로운 디지털 필터를 사용한 최초의 모델이 DAC 64이다.  이 새롭게 개발한 디지털 필터는 WTA(Watt Transient Aligned) 필터로 불리며 알고리듬은 완성에 20년이 소요되었다고 한다.

코드사가 개발 컨셉을 설명한 것을 읽다 보면 어째서 높은 샘플링 레이트의 소리가 더 좋은지에 대한 질문을 풀어준다. 물론 어렵기만 하고 길기만 하다고 생각되신다면 건너뛰셔도 상관없다.

96kHz 레코딩 소리는 44.1kHz 레코딩보다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서는 업샘플링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레코딩 시점에서 하이 샘플링으로 녹음된 것을 뜻한다.) 많은 사람들은 이런 현상이 초음파 영역의 정보가 존재하기 때문으로 믿고 있다.  그렇지만 잘 모르고 있는 것이 있는데 768kHz의 샘플링 레이트로 녹음된 것이 384kHz로 녹음된 것보다 더 좋다는 점이다. 그런데 이경우 양자화로 수록된 주파수 영역은 메가 헤르쯔 영역에 육박하게 된다. (1.536MHz까지의 소리를 수록할 수 있다는 얘기) 768kHz로 샘플링된 레코딩은 소리가 더 좋을 수가 없다. 그 이유는 200kHz 이상의 주파수는 악기, 마이크로폰, 앰프 그리고 스피커들 모두 이 영역의 주파수에서 동작할 수 없을 뿐더러 우리는 들을 수도 없다. 그래서 이 현상을 살펴보면 결국 하이 샘플링 녹음은 주파수 재현 폭이 늘어나서 좋은 것이 아니라는 얘기로 해석할 수 있다. 주파수 재현 폭을 증가시키는 것이 중요하지 않다면 도데체 높은 샘플링 레이트가 더 좋은 소리를 내주는 이유는 무얼까 하는 의문이 생기게 된다.

그에 대한 코드사의 대답은 사람은 비록 초음파의 정보를 들을 수는 없지만 그대신 과도응답 타이밍을 보다 명확하게 감지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람의 귀와 두뇌는 소리의 위상차이를 마이크로세컨드(0.000001초) 단위로 감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좌우 귀 사이의 타이밍 차이를 인지하는 능력으로 높은 주파수의 소리에 대해서 방향을 인지할 수 있다. 이처럼 사람이 인지하는 타이밍의 단위가 마이크로세컨드이므로 레코딩 시스템 역시 그에 상응하는 샘플링 레이트를 만족시켜줘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1MHz의 샘플링 레이트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이런 어마어마한 정보량을 다 수록하기란 곤란하다. 그리고 또 이미 16비트/44.1kHz로 샘플링된 CD로는 사실적인 소리를 듣는 것은 전혀 불가능한 것일까? 다행히도 코드사는 44.1kHz의 샘플링을 가지고도 디지털 필터링을 통해서 하이 샘플링 레이트 없이도 정확하게 과도응답특성을 해결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귀가 솔깃하니 설명을 좀 더 들어보도록 하자.

이렇게 하기 위해서는 필터는 무한히 긴 탭 길이를 가져야 한다고 한다. 현재 모든 재현 필터는 비교적 짧은 길이의 탭을 가지고 있다. (탭은 오버샘플링으로 생각하시면 될 것 같음.) 상용 장치는 기껏해야 256탭을 가지고 있다. 이같이 짧은 탭 길이와 이에 사용된 필터 알고리듬 때문에 과도특성 타이밍에 오류가 생기게 된다. 이런 에러는 귀에 잘 감지된다고 한다.

만일 256탭을 1024탭으로 바꾼다면 매우 큰 음질 향상이 있게 된다. 보다 스무스하고, 보다 포커스를 가진 음질에다 믿기지 않을 정도로 깊고 정밀한 사운드 스테이지를 얻게 된다고 한다.

최초의 실험은 기존의 필터 알고리듬을 변형시킨 것이었다. 1024 탭에서 2048 탭으로 가면 매우 큰 음질의 향상이 생겼다. 이것은 곧 궁극의 음질을 위해서라면 거의 무한의 탭 길이를 가져야 하고 이를 처리하는 필터가 필요하다는 얘기가 된다. 

그래서 새로운 형태의 알고리듬이 개발되었는데 이것을 WTA필터라고 한다. 이 필터는 무한정 긴 길이의 탭을 실용적으로 줄이는 대신에 과도응답의 타이밍 에러를 최소화시키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런 WTA 알고리듬은 성공적이어서 단지 256 탭을 가진 WTA 필터만으로도 기존의 다른 필터보다 좋고 심지어는 WTA필터가 적용되지 않은 일반 1024 탭 필터보다 낫다고 한다.

코드의 제품에는 1024 탭을 가진 WTA필터가 사용되었다. 이 필터는 특별히 설계된 64비트 DSP코어로 프로그램 되어 주문형 반도체인 FPGA로 구현되었다. (Field Programmable Gate Arrays)

사용자는 윗면의 넓은 렌즈를 통해서 Xilinx Virtex로 씌여져 있는 QFP형 FPGA반도체를 구경하실 수 있다.

음질

필자가 청취한 기간 내내 닥치는 대로 CD를 꺼내서 음악을 걸어서 들었다. 갖고 싶다는 생각이 굴뚝같았다. 아마도 세련되게 제품의 특성을 얘기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솔직한 감정을 토로하지 않을 수 없다.

SACD로 수록된 소리를 들어보면 공간의 재현이 매우 깊고 넓고 자연스럽다는 느낌을 받게 되는데 코드 DAC64로 들어보면 CD로도 그런 소리가 나올 수 있다는 것에 놀라게 될 따름이다. 흔히들 과장된 표현으로 벽을 뚫고 그 뒤로 이미지가 재현된다는데 그런 표현은 그렇게 함부로 남발해서 사용해서는 곤란하겠고 바로 이럴 때 아니면 써먹을 수 없게 하고 싶은 생각이 든다.

이런 홀로그래픽한 진정한 3차원 이미징 재현능력은 정말 대단해서 심지어는 음반레이블이 가지고 있는 실력과 밑천을 엿볼 수 있을 정도다. 가령 하모니아 문디에서 나온 헤레베헤 지휘 모차르트 레퀴엠을 듣다보면 연주면에서는 뛰어날지 모르지만 녹음면에서는 레퍼런스급이 될 수 없겠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근래 들어 필립스는 뛰어난 녹음으로 오디오파일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만 바리톤 흐브로스토프스키가 키로프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발레리 기르기예프의 서포트로 무소르그스키의 죽음의 노래와 춤을 노래부르는 음반(Philips 438 872-2, 1993년도 마린스키 극장에서 녹음)에서는 사운드스테이지의 높이에 어딘가 제한이 있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필자는 마린스키 극장에 가본적도 없고 사진으로 구경한 적도 없고 녹음한 조건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녹음된 음반을 통해서 뭔가를 알아차릴 수 있었다는 것이 신기하게 느껴진다. 그 후 다른 레퍼런스급 시스템에서 들어보면 그런 일이 있었는지 전혀 알아차릴 수 없었기 때문에 적잖이 당황스러웠다. 다른 시스템에서는 들리지 않았고 물론 필자의 CD플레이어서도 들을 수 없었던 것이라 누가 믿어줄지 난감한 기분이다.

그런데 그렇다고 레코딩이 안좋은 경우에 들어줄 수 없는 소리를 내주면 어떡하나 걱정할 필요는 없으니 안심 바란다. DG발매 CD중 최악의 실패작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에밀 길렐스의 연주로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8번 [비창], 13번, 14번 [월광]이 수록된 음반 (DG 400 036-2)을 코드DAC64로 연결해서 들으면 충분히 음악을 즐길 수 있었다. 물론 다른 어떤 CD플레이어에 걸어놓는 경우라면 10초면 끄고 싶은 생각이 절로 들게 하는 점이 공통적인 현상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이처럼 소리에 대한 완전한 재생으로 귀에 거슬리고 혼잡한 레코딩도 깨끗하고 포커스가 있는 소리로 들린다 게다가 소리가 짜부러진 경우에도 열려진 소리로 들린다.

음색은 코드사의 제품이 그렇듯이 담백하고 투명하다. 찐득거림이라던가 노리끼리한 느끼한 점은 일체 느껴지지 않는다. 그렇다고 예쁜 티를 내려고 애쓰는 타입도 아니다.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을 주는 느낌과도 거리가 먼 편이다. 평론가 황문규씨는 이 제품의 음색을 쿨 앤드 클리어 타입의 소리라고 묘사했는데 필자도 어느정도 공감이 가는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코드DAC64의 특징중 하나는 섬세함을 가지고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파워풀하고 다이나믹하고 저역이 매우 풍성하다는 느낌이다. 그래서 파워앰프에 힘이 배가된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음량을 많이 올리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음악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참 괜찮은 경험이었다. 그렇지만 저역의 풍성함이 과하게 느껴질 때가 있어서 한편으로는 이제껏 들어온 CD플레이어들과 너무나 다른 면이어서 걱정이 들기도 한다.  지금까지 다듬어져 온 오디오시스템의 판도에 코드라는 회사에서 제시한 대안제품이 저역이 풍성하고 저역의 선명성이 덜해서 기존의 기기들로 이뤄온 패러다임에서 봤을 때 잘 정의되지 않은 저역이라고 몰아부침을 당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런 점은 스테레오파일에서 코드 DAC64를 리뷰한 존 앳킨스가 저역 부분에서 불만을 표시한 점에서 잘 드러난다.  물론 문제의 그 리뷰 이후에 오디오 어쉴럼에서 스테레오파일의 음모론까지 등장시켜서 코드 DAC64를 지지하는 사람들과 존 앳킨스의 리뷰를 지지하는 사람간에 실랑이가 있기도 했다. 스테레오파일 말고 코드 DAC64에 대한 외지의 리뷰는 한군데 더 있는데 여기서는 호의적인 평가에다 올해의 제품에 올려놓고 있다는 점은 참고로 언급하고자 한다.

맺음말

코드의 DAC64를 듣고 안심이 되는 것은 현재의 CD포맷으로도 음악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는 점이고 지금까지 컬렉션한 CD들이 SACD나 DVD-A타이틀이 나오더라도 어깨를 나란히 할 뿐이지 결코 대체되는 폐물이 되지는 않겠다는 낙관적인 전망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렇다. 코드 DAC64는 CD가 CD의 대안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준다.

그리고 설령 (포맷의 음질이 약간 의심되는) DVD-A포맷이 SACD포맷을 쫓아내고 차세대 디지털 오디오 포맷으로 자리잡게 되더라도 우리 곁에는 코드가 있어 WTA필터의 덕으로 완전한 음질을 즐길 수 있으리라고 예상해 볼 수 있다.

만일 오디오 경험이 많으신 분이라면 호불호가 갈릴 것이 예상되므로 구입하기 전에 반드시 청취하신 후 결정하시는 것이 좋을 듯 하다.

만일 진정 음악을 사랑하시는 분이라면 코드 DAC64를 권하기에 걱정된다. 음악을 덜 좋아하는 사람도 음악에 몰입해서 듣게 만드는데, 음악을 진짜 좋아하시는 분이라면 잠잘 시간도 죄다 뺏아갈 것 같아서다. 중요한 일들을 하셔야 할 분들이 근무하다 수면부족으로 졸거나 양호실 신세를 져야 한다면 국가 경쟁력이 떨어지지 않겠는가 하는 쓸데 없는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사용기기

  • CDP : 아캄 FMJ CD23
  • DVDP : 필립스 Q50
  • CD-ROM : NEC 6배속 SCSI방식 Multispin 6Xe (CDR-602)
  • 앰프 : 뮤지컬 피델리티 A3 CR 프리, 파워
  • 스피커 : B&W 노틸러스 805 (+전용스탠드)
  • 케이블 : 카나레 75옴 동축형 디지털 케이블 L-5CFB, 킴버 4TC, 8TC바이와이어링, 트랜스패런트 뮤직링크 인터커넥터, NBS 드래곤플라이 인터커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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