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퍼페츄얼 테크 P-1A, P-3A (1부)

hifinet 2002. 2. 21. 06:06

문한주(raker@hifinet.co.kr)

퍼페츄얼 테크놀로지 (Perpetual Technologies) P-1A 디지털 보정엔진 & P-3A D/A컨버터

퍼페츄얼 테크놀로지라는 회사 이름은 대부분의 사람들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것이다. 그렇지만 오디오알케미를 운영했던 사람들이 다시 뭉쳐 설립한 회사라고 하면 아시는 분이 많을줄로 안다. 퍼페츄얼 테크놀로지 라는 회사의 성격을 설명하기 위해서 가장 적절한 방법은 오디오알케미 회사에 대한 설명을 하는 것이라 생각되어 오디오 알케미사에 대해 먼저 언급하기로 한다.
오디오알케미는 최상급의 최고가 디지털 오디오 기기들에서나 구사하는 DSP기술을 저렴한 가격대로 제공한다는 제품신조를 가지고 있다. 여러분은 혹시 이 회사의 대표적인 제품이라 할 수 있는 DTI-Pro 32라는 탁월한 지터제거장치가 있었음을 기억하실지 모르겠다.
오디오알케미사의 사장은 로버트 할리 (미국의 영향력 있는 오디오평론가이며 일반인들을 위한 오디오 관련서적의 바이블이라고 할 수 있는The Complete Guide to High-End Audio의 저자이기도 함) 와의 대담기사를 통해서 회사의 제품정책을 밝힌바 있다. 자신의 회사는 원래 소스의 음을 가지고 얼마나 충실하게 다루느냐 하는 정통적인 접근방식을 택하지는 않았다고 한다. (다른회사에서 다들 그렇게 하고 있기 때문에) 그보다는 그들이 보유한 디지털 오디오 특히 DSP관련기술에 축적된 연구력과 개발역량을 사용하여 소프트웨어적인 가공을 통해 녹음 시 빠져있는 정보를 추론하여 덧입힘으로써 보다 자연스러운 소리를 매우 싼 가격에 만들어 내는데 있다고 한다. 그 당시에도 DSP기술을 사용하여 VHS비디오 해상도 향상장치의 출시를 계획하고 있었고, DSP칩의 연산능력이 더 향상되고 가격도 저렴해지기만 한다면 시청공간의 음향을 보정하는 솔루션 시스템을 출시하겠다고 밝혔었는데, 오디오알케미사가 없어지는 바람에 그당시 계획중이던 일들은 백지화되는듯 했다.

몇 년간 그들이 다른 회사에서 몸담은 동안 DSP칩의 연산능력도 계속 향상되었고 가격도 저렴해져서 그들이 세웠던 계획을 집행할 수 있는 환경이 성숙되자 다시 퍼페츄얼 테크놀로지를 세우고 미완성 상태의 비전을 다듬어 P-1A라는 디지털 장치에 구현시켰다. 이번에 소개하는 P-1A디지털 장치와 P-3A D/A컨버터는 DTI-Pro32와 AudioAlchemy DDE3.0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 생각해도 좋다. 이들의 원대한 계획은 어떻게 새모습으로 담겨졌는지 살펴보기로 하자.  

퍼페츄얼 테크놀로지 P-1A (위), P-3A (아래)
P-1A 디지털 보정엔진 : 130만원
P-3A D/A 컨버터 : 100만원

수입원 : 오디오 갤러리 (02-764-6468)

기존의 탁월한 (1) 지터제거기능은 그대로 두고, (지터에 대해 궁금하다면 관련기사를 참조하기 바란다.) 덧붙여서 디지털 소스기기에 대해 일대 변혁 (SACD나 DVD-Audio)이 예상되는 입장에서 (2) 현재로서는 차선의 방법인 업샘플링 지원 (업샘플링에 대해 궁금하다면 관련기사를 참조하기 바란다.), 그리고, (3) 차기 디지털 오디오 변혁에 정면으로 대응하는 기능 지원 (SACD나 DVD-Audio지원)계획을 가지고 있다. 뿐만아니라 기존 오디오의 근본적인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4) 스피커의 보정 지원계획 (기존의 거의 모든 스피커는 phase shifting, time alignment, amplitude alignment등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오디오 자체에 의한 왜곡보다도 크고 고치기도 힘든 (5) 시청환경의 음향적인 콘트롤을 보정해 주는 지원계획을 갖추고 있다.
물론 해 아래 새로운 것이 없다는 전도서의 한 구절처럼 이런 디지털 기술들은 사실 이미 여러 해에 걸쳐 다른 선도적인 업체들에 의해 꾸준히 개발되어왔던 기술이다. 스피커 보정을 해주는 디지털 기술은 이미 셀레스쳔 스피커 회사에서 시험적으로 SL-600 / SL-600 Si 모델을 위한 DLP 600 digital processor를 선보였었고 (패시브 방식), 메리디안 회사에서도 DSP스피커 시리즈 (DSP방식)를 통하여 동일한 개념의 통합제품을 내놓았다. 시청환경의 음향보정 장치는 SigTech이나 Millenium디지털 앰프로 유명한 TACT사에서 제품화한 것이 있다.
다만 DSP를 채용한 제품의 경우 누가 먼저 개발했느냐 가격이 어떻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가 더 완성도 있게 구현했느냐로써 판정해야 할 것이다. 이것은 마치 워드프로세서를 판정하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아래아한글97이냐 MS워드97이냐에 따라 소비자의 평가가 갈리듯이 어느 업체에서 좋은 DSP 로직과 모델링을 했는지, 사용 편리성은 어떤지, 업그레이드 용의성이 있는지 사후지원의 여부, 시스템 통합화 여부 등에 따라 완성도가 달라지게 된다.
아쉽게도 현재로서는 P-1A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지터제거능력과 업샘플러 기능뿐이다. 지터제거능력에 대해서는 이미 수년간에 걸쳐서 세계적으로 입증이 되어 있기 때문에 이부분 보다는 업샘플러 기능쪽에 중점을 두어 설명하기로 한다. P-1A의 능력을 100% 뽑아줄 수 있는 어울릴만한 짝으로는 현재로서는P-3A외에 마땅한 대안이 없으므로 같이 물려서 리뷰를 진행하기로 한다.

P-1A의 해상도 향상 처리과정

P-1A를 통해 기존의 CD포맷 16bit/44.1kHz 정보를 24bit/96kHz로 바꿔줄 수 있다. 16비트의 정보로부터 추출한 가상의 정보를 덧입혀서 24비트 정보로 해주는 과정을 퍼페츄얼 테크놀로지에서는 해상도 향상 (Resolution Enhancement)이라고 지칭한다. 경쟁 제품인 메리디안 518이 단순히 무신호를 첨가하거나 와디아 제품이 랜덤한 노이즈를 얹는 방식 (디더링, dithering) 을 사용하는 데 비해 이 제품은 그와는 차별화 된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자세한 부분에 대해서는 정보를 입수 할 수 없었다. 다만 퍼페츄얼 테크놀로지에서 밝힌 바에 의하면 디더링 방식을 사용한 경우는 17비트의 정보량을 가지는 데서 그치는데 비해 자신들의 방식은 24비트의 정보량을 가지게 된다고 하고, 따라서 자신의 제품은 경쟁회사의 단순한 업샘플러와는 다르다고 주장한다. 어쨌든 이 과정을 처리하는 데는 아날로그 디바이스사의 SHARC DSP칩을 사용하게 된다.
그에 비해 샘플링 레이트를 변환시키는 것은 크리스탈 세미콘덕터의 원칩 솔루션인 CS8420칩 하나만으로 덜렁 구현시켜 상대적으로 방만하게 처리한 것 같은데 어쨌든 업샘플링을 지원하는 비슷한 가격대의 경쟁제품 (CDP, DAC)들도 마찬가지로 CS8420을 사용하고 있기는 하다.

24비트로 바꿔주는 것이 청감상으로 어떤 변화를 주는가

P-1A에는 토글형의 skip버튼이 달려있어 해상도 향상작업의 효과를 비교해 볼 수 있게 지원해 주고 있다. 해상도 향상기능이 켜져 있을 때 달라진 느낌은 사운드스테이지가 달라졌다는 것과 소리가 달콤하게 된다는 점이다.
우선 사운드 스테이지의 중앙부 쪽으로 에너지가 쏠린듯한 느낌이 들며 그 대신 사운드 스테이지의 가장자리가 뒤로 말려져서 전체적으로는 폭이 조금 줄어든 듯이 들린다. 그대신 깊이감이 늘어나 입체감이 향상되는 것처럼 들린다. 시각적으로 비유하면 필자가 느꼈던 느낌의 전달이 쉽게 될 것 같다. 해상도 향상기능이 꺼져있을 때에는 스피커 선상에 빽빽히 그림이 그려져 있는 병풍이 2차원적으로 놓여져 있었다면, 해상도 향상기능을 켜 놓았을 때에는 병풍에 그려져 있는 그림의 테두리에 음영이 살포시 들어가 엠보싱이 일어난 듯한 착각이 들게 되어 결국 부조이미지로 변해지는 것처럼 보이는데 전체적으로는 그림의 뒤로 약간 들어간 것 처럼 보인다. 그런데 그 정도는 중앙부는 조금 적고 가장자리부분의 그림이 더 깊이 들어간 것처럼 보인다 이런 어안(魚眼)렌즈를 투과한 것 같은 사운드스테이지 외곽부의 축소된 느낌으로 인해 중앙부의 입체감이 상대적으로 더 돋보이는 효과가 있다.
그다음으로는 소리가 좀 더 따뜻하게 들리고 스무스하고 긴장감이 해소된 편안한 소리가 재생된다. 전혀 소리가 튀어나온다거나 공격적이지 않게 되는데 이것이 P-3A의 저역 재생상의 문제점과 덧붙여져서 느리게 들리는 것처럼 들린다는 점에서 좀 불만스러운 점이 있다. 마치 고급 자동차의 뒷좌석에 탔을 때의 안락감 같은 것이라고 할까 이게 좀 심해지면 나른하고 졸음이 올 수 있을 것 같다.

필자가 업샘플러에 대한 기사를 작성해보긴 했지만 실제로 업샘플된 24bit/96kHz의 소리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그래서 일주일간의 시청을 마친 후 기기를 돌려보내기 전에 개인적인 호기심이 발동하여 블라인드 테스트를 시도해 봤다. 오디오 평론에서는 블라인드테스트를 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 경우와 같이 어떤 장치를 거쳤을 때의 처리 결과의 차이가 명백했는가를 객관적으로 검증해 보고 싶은 욕심이 생겼기 때문이다. 원래는 두 명이서 해야 정확한 것이지만 혼자서 하는 것이다 보니 데이터의 신빙성은 떨어진다고 봐야겠다. 블라인드 테스트는 음반을 틀어 음악을 계속 재생시키면서 P-1A의 토글식 조작버튼을 수회 무작위로 눌러서 몇 초간 듣고 나서 24/96으로 업샘플된 소리인지 원래의 16/44.1의 소리인지를 노트에 받아 적고 난 후 그때마다 맞았는지 틀렸는지를 스코어링 했다. 물론 이 방식은 매번 할 때마다 본인이 맞았는지 틀렸는지 결과를 알 수 있기 때문에 많이 치루다 보면 학습효과가 생겨서 나중에 갈수록 오답률이 줄어들 수 있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따라서 필자의 테스트 결과가 그다지 신빙성이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독자여러분께서 주지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다.
(LinkDAC III에 upsampling kit를 장착한 경우에 16/44.1과 24/96결과를 AB테스트 해보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조자가 있는 AB테스트를 실시해야 한다. 왜냐하면 스위치 때문이다. 스위치를 조작한 사람은 스위치의 위치를 통해서 듣지 않고도 미리 결과를 알 수 있다.)

다음리뷰에 계속

사용기기

CD Player : Arcam FMJ 23CD
Interconnect : Transparent Musik Link
accessory : 금강 diamond blue 전원케이블, Black Diamond Racing Cone - Type3

Amplifier : Goldmund SRI integrated
accessory : 금강 diamond blue 전원케이블, Black Diamond Racing Corn - Type3

speaker cable : Kimber 4TC + 8TC bi-wire
Loudspeaker : Celestion SL600si
accessory : 삼일 마천석 스탠드, RPG 어퓨저 2개, 금성전선 비디오 케이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