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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바나 S-X 밸런스드 인터커넥터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2. 8. 8. 0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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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한주(raker@hifinet.co.kr) 2002-08-08 02:19:27

너바나는 뉴욕의 롱 아일랜드에 기반을 둔 오디오 케이블 전문업체로, 추구하는 목표는 가능한 한 케이블 자체의 소리특성을 가지지 않는 이른바 ‘투명한’ 특성을 가진 케이블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한다. 국내에는 이미 수년 전부터 너바나 S-L시리즈의 스피커 케이블과 인터커넥트 케이블이 소개된 바 있는데 S-L 스피커의 케이블의 경우에는 많은 애호가들로부터 폭넓은 지지를 받은바 있었던 반면, S-L 인터커넥터는 “케이블의 300B”라는 닉네임에서 알 수 있을 법한 특이한 재생특성을 갖추고 있었는데 그로 인해 호불호가 극명하게 드러나는 제품이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너바나 SX-LTD는 기존의 S-L시리즈의 상위 라인이다.

권장소비자가격 240만원
수입원 DST Korea

대부분의 케이블들은 heavy grounded shield를 이용하여 노이즈를 최소화하는데 너바나에서는 이런 방법이 고역의 디테일을 가리게 된다고 주장하며 이러한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그 대신 self-canceling strand geometry를 개발했다. 개별적으로 절연된 95 가닥의 가느다란 고순도 구리심선을 가지고 전선의 굵기와 감긴 패턴에 변화를 주어 적용시킨 스트랜드 구성은 노이즈를 제거하고 표면효과와 전류가 역류하는 것을 완화시킨다고 한다.
부드러운 폴리우레탄 절연재와 가느다란 심선을 사용한 이 케이블은 잘 휘며 힘들이지 않고 쉽게 설치해서 사용이 가능하다.
S-L에 적용되었던 뉴트릭 XLR단자와 달리 S-X LTD는 미국산 스위치 크래프트라는 XLR단자를 사용하고 있다.

필자의 기기는 XRL단자를 사용할 수 없어 리버맨오디오의 시청실에서 청취했다.  LP로는 야신타가 부른 <문리버>를 사용했고 그밖의 곡은 CD를 사용하여 청취하였다. 
<문 리버>와 다이아나 크랄이 부른 을 들어본다. 
음악에 묻어나오는 인위적인 요소들을 발견하기 힘들었다. 너바나는 동선을 재질로 했지만 실텍처럼 뛰어나게 만들어진 은선에서 느껴지는 장점이라고 볼 수 있는 자연스런 음의 흐름과 피어남을 가지고 있다. 음악이 까실까실하거나 엣지감을 느끼게 해서 피로하게 만들지도 않았고 고역이 롤오프가 심하게 되거나 더 부드럽게 만들어진 것도 아니다. 고역 확장은 웬만한 정도까지는 문제가 없는 듯 하고 중역은 매우 편안하다.  저역은 따뜻하고 풍만한 편이다.
인위적인 면이 심하다고까지 애기할 수 없지만 다른 케이블에 비해 비교적 촉촉하면서 고역에서 약간의 자기 색깔이 느껴지며 그로 인해 목소리가 살짝 요염하게 들리는 스타일이다. 그래서 음악적인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특이한 충만함이 느껴지게 한다.

NBS Monitor2 케이블로 바꿔서 들어보면 일본여성가수인 야신타가 마치 서양 여자로 바뀐듯한 호흡과 힘을 갖게 되는 것처럼 들린다. 그리고 반주로 등장하는 피아노의 소리가 자신이 반주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망각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강하고 커서 상대적으로 음성을 듣기 힘들게 해서 혹시 녹음과 믹싱이 잘못된 것은 아닐까 의심하게 한다. (다른 케이블에서 들어보면 피아노의 크기나 음량이 반주에 적합하게 믹싱된 것임을 확인할 수 있다.) NBS Monitor2 인터커넥터로 인해 불필요한 힘이 실렸으므로 이 오디오시스템의 조합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부적절한 매칭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관현악 곡을 재생해 보기 위해 레스피기의 <쉬바의 여왕, 벨키스> 조곡을 사용했는데, 디테일이 좋으며 스테이지 재생도 널찍하게 제대로 드러내 보인다. 다이나믹스는 일정수준을 만족하며 전작인 S-L 인터커넥터에 비하면 많은 향상이 일어났음을 알게 해준다. 다만 저역의 타악기는 반응이 약간 느린듯이 들려서 전체적인 소리를 사진에 비유하자면 배경은 아웃포커스를 주고 전경은 정상포커스로 잡은듯이 묘사해 놓고 있다.

이런 재생패턴은 여러 곡에 걸쳐 동일하게 적용되는 경향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일부러 그런식으로 만들었다는 느낌이 든다. 정리하자면 전체적으로는 인위적인 긴장감이 없으며 흔히들 표현하는 아날로그풍의 소리가 연상된다. 이런 특징은 독주악기라던가 노래에서는 강한 매력이 있을 것 같으며 대편성은 이보다 더 좋은 성능을 내주는 케이블이 있을 것 같다. 그렇지만 그대신 그 케이블은 이만큼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소리를 내주지는 못할 것이다.

고가의 케이블을 접해보지 않은 오디오애호가라면 가격이 숨을 멎게 할만큼 호되지만 완전하지 않은 케이블이 있다고 한다면 놀랄지도 모른다. (완전하지 않다는 것은 기대수준이 높아서 그런것이지 기본도 못한다는 뜻은 절대 아니다.) 게다가 한술 더 떠서 이보다 더 고가의 케이블 역시 완전하지는 않다고 한다면 믿으려 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다만 회사에서 주특기가 있는 사람을 채용하느냐 두루 무난한 사람을 뽑느냐는 전적으로 회사의 문화와 운영방침에 달려있듯이 주특기가 있는 케이블을 구입하는 것도 역시 전적으로 구매자의 안목과 경험과 관련있다고 본다.

너바나의 목표가 투명한 케이블을 만든다고 하지만 S-X인터커넥터는 중립적이라기 보다는 듣기 좋은 쪽으로 치우친 소리를 내주는 경향이 있으므로 아직까지 이 회사는 목표를 완수하지 못한 것 같으며 앞으로도 목표를 만족시키기 위해 여러 제품을 더 출시하게 될 것 같다.

사용기기

  • 턴테이블 : SME-10
  • 카트리지 : 헬리콘
  • CD트랜스포트 : MBL 1621
  • DAC/Digital Pre : Boulder
  • 파워 앰프 : Chord SPM 6000 모노블럭
  • 스피커 : 토템 윈드
  • 인터커넥터 : 실텍 SQ-88B G3 (250만원), NBS Monitor 2 (350만원), Riverman Gothic (35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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