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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어스 MIB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2. 5. 18.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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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현(evaa@hitel.net)

Aurios Media Isolation Bearing

오디오 액세서리

오디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오디오 관련 액세서리에도 관심이 가기 마련이다. 오디오 관련 액세서리는 흔히 tweak(꽁수?)이라 불리는 여러 가지 기발한 오디오 기기 세팅법에 필요한 도구이기도 하다. 이런 tweak중 가장 보편적으로 시도되는 것 중의 하나가 진동억제 방법이다. 오디오 기기로부터 발생하는 혹은 외부로부터 유입되는 진동을 억제하기 위한 엽기적인(?) 방법들이 가끔씩 소개되기도 한다. 오디오 기기에 진동이 미치는 영향이나 억제 방법 혹은 관련제품 소개는 하이파이넷의 필자이신 문한주님이 별도로 준비하고 있기 때문에 관심 있으신 분들은 문한주님의 기사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필자 개인적으로는 음질의 향상보다는 쾌적한 환경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상하게 생긴 액세서리나 거주공간의 미관유지에 방해가 되는 음질 향상 방법은 효과가 있다하더라도 전혀 신경쓰지 않는다. 필자가 사용하는 액세서리는 블랙 다이아몬드 레이싱 콘 type 4 정도가 있는데 이 제품도 음색을 너무 조이는 듯해서 최근에는 사용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는 어디까지나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취향일 뿐이고 오디오 관련 액세서리, 폭을 넓혀서 룸 튜닝 장비를 포함한 오디오 세팅 관련 제품들은 자신의 용도에 맞추어 잘 선택하면 분명히 쓸데없는 기기 바꿈질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기회를 주기도 한다. 매칭이 안좋다고 불평하기 전에 주위환경을 곰곰이 살펴보면 매칭보다 중요한 세팅의 허술한 점이 많이 드러나고 오디오 액세서리 중에는 이러한 허술한 세팅을 보완해 줄 수 있는 제품들이 있기 때문이다.

MIB

MIB? Man in Black? MIB는 Media Isolation Bearing의 약자인데 Vistek technology라는 회사의 각종 아이솔레이션 제품 중에서 오디오용으로 사용할 만한 것을 미디어 엑세스라는 곳에서 판매하는 것이다.

  • 제조 : Vistek, Inc., Tempe, AZ
  • 판매 : Media Access
  • $299.00 /set
  • 문의: 태인기기(02-542-3575)

    이 제품은 load plate라고 불리는 원형 상하판 사이에 3개의 금속구가 들어가 있으며 3개 1조로 구성되어 있다. 상하판은 약간 벌어진 상태로 중앙이 볼트를 사용하여 고정되어 있고 사이의 금속구에 의해 균일한 간격을 유지한다. 그리고 이 금속구에 의해 상하판은 어떤 방식으로든 수평을 유지하게 되어 있다. 제조사측에 따르면 상하판 안쪽면은 콘형으로 패여 있으며 이 홈 사이에 금속구가 놓여 있다. 따라서 어느 일정 지점까지는 판이 외부의 힘에 의해서 밀리면 금속구를 따라서 상판이 올라가다가 다시 중력에 의해서 콘형 홈의 정점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때문에 상판은 일정 범위내의 흔들림이라면 어떻게 흔들리더라도 항상 수평을 유지하면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된다.  이 베어링은 미국 특허청에 발명특허를 가지고 있는데 이곳에 소개된 발명 개요를 보면 상판과 상판에 놓인 기기는 볼과 홈이 만나는 딱 세개의 지점에 항상 수평을 유지하는 상태로 놓여 있으며 외부로부터 전달되는 힘(진동)은 복원력으로 전달되기 때문에 볼과 홈사이에 항상 일정 비율로 작용하는 수직-수평 부하에는 아무런 변화가 없는 셈이며 따라서 상판위의 기계는 외부로부터의 힘으로부터 격리된다는 설명이다. 더 자세한 내용은 관련 홈페이지나 미 특허청 관련 자료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세팅 및 사용법

    매뉴얼에 보면 세팅은 딱딱하고 정확한 수평면위에 베어링을 삼각형 모양으로 늘어놓고 그 위에 기기를 받치도록 되어 있다. 그런데 바닥의 수평을 정확히 유지하려면 수평계를 이용해서 정확한 수평을 맞춰야 하는데 필자가 예전에 사용하던 수평계를 아무리 뒤져도 찾을 수가 없어서 눈으로 대충 상하판이 어긋나지 않는 지점을 찾아서 설치했다. 따라서 이 글을 읽는 독자중 필자의 세팅이 한치의 오차도 없는 수평을 유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리뷰내용을 신뢰할 수 없다는 이의를 충분히 제기할 수 있다고 본다.

    세팅 하면서 문제는 기계를 올려 놓으면 잠시 흔들리다가 수평이 맞는 지점을 찾는데 이럴 경우 필자의 집에서는 기계가 항상 비스듬이 놓이게 되었다. 기기를 모양좋게 놓고 싶으면 랙의 수평부터 맞추어야 하는데 필자의 경우 50kg이 넘는 TV가 놓여진 랙을 움직일 엄두가 안나서 그냥 이런 상태로 세팅했다. 아마도 이 제품의 사용자는 바닥의 수평을 맞추기 위해 무척 고생해야 할 것으로 보여진다. 세팅에 있어서 바닥의 수평을 맞추는 것 이외에는 그다지 특별하게 주의를 기울일 일은 없다. 이 조그만 베어링 세 개가 견딜 수 있는 하중은 1000파운드정도라고 하니 가정용 오디오 기기에는 아무런 걱정없이 사용할 수 있다.

    무엇이 변했을까?

    이런 종류의 액세서리를 대할 때는 “이것을 사용하면 소리가 어떻게 변하겠구나"하는 짐작을 미리 하지 않는 것이 좋다.  그리고 대단히 집중해야 알아차릴까 말까하는 변화에는 의미를 두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결과는 신뢰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신경을 곤두세워야 알아차릴 수가 있는 변화는 신뢰하지 않는다.

    ◆ CDP의 경우
    스텔로 CDP에 받쳐 놓았을 때 가장 큰 변화는 소위 말하는 음상과 음상 사이의 배경이 무척 깔끔해졌다는 것이다. 이 정도의 변화면 적어도 정방향이든 역방향이든 효과는 크다고 말할 수 있었다. 배경 자체가 깔끔해져서 얻은 효과는 다이내믹스의 표현이 미세한 변화를 더 세밀하게 보여주며 다소 산만하게 표현되던 각종 정보들이 가지런하게 정리되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러면서도 고역이 뭉툭해졌다든지 혹은 커다란 다이내믹스의 변화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손해를 본다든지 하는 느낌은 들지 않았다. 다만 이전 스텔로 리뷰에서 밝혔듯이 긴장된 음색이 유연해진다든지 하는 변화는 없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깔끔해지고 정돈된 느낌 때문에 더 듣기 좋은 소리가 나왔다. 그래서 스텔로의 시청 기간동안은 음색을 조여주는 BDR type4 대신에 MIB를 주로 받쳐놓고 시청하게 되었다.

    ◆ DVDP의 경우
    이 제품의 가격은 필자가 사용하는 파이오니어 DV-525와 비슷하다. 이정도 그레이드의 제품에 이런 고가의 액세서리를 사용하는 것 자체가 의미는 없지만 매뉴얼에 DVDP등에 받쳐두면 성능의 향상이 있다고 해서 시험해 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어떤 효과가 있었다고 말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일단 화질의 변화를 보기위해 오디오는 뮤트시키고 화질의 변화만을 관찰해 보았다. MIB를 사용하면 광량의 변화의 다이내믹스가 더 향상된 것처럼 느껴졌다. 예를 들어 “The Rock"에서 험멜 일당이 미사일 훔치러 침투하는 장면에서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는 부분들을 유심히 보면 어두운 부분의 디테일이 더 살아나고 갑자기 밝아지는 부분은 더 밝게 표현되는 것처럼 느껴졌는데 그 정도라는 것이 MIB를 제거했을 때와 비교해 보면 웬지 그런 것 같다는 정도였다. 이정도의 효과라면 플래시보일 가능성도 높고 차이가 있다고 해도 여러번의 시도에 따른 학습에 의한 강화일 수도 있기 때문에 별다른 변별력을 가지지 못한다고 결론 지었다.

    음질의 변화는 소리의 크기에 따라서 차이가 있었는데 밤에 작은 음량으로 음악을 들을 때는 아무런 차이도 발견하지 못했다. 며칠동안 밤마다 MIB를 받쳤다 뺐다 하면서 음악을 들어 보았는데 정신이 몽롱해질 정도로 신경을 집중해도 아무런 차이를 발견할 수 없었다. 결국 주말 조용한 아침을 택해서 큰 음량으로 들어 보았는데 이 때는 다소간의 차이를 발견 할 수 있었는데 스텔로의 경우와 다르게 다이내믹스가 변화할 때 음색이 안정적으로 표현된다는 것을 느꼈다. 예를 들어 유로파 갈란테의 “비발디 화성의 영감"같은 앨범의 경우 필자의 DVDP로 재생하면 다이내믹스가 갑자기 크게 변할 때 악기의 음색이 불분명하게 표현되어서 음색은 없어지고 음정만 남는 경우가 생기는데 MIB를 사용하면 음색이 어느정도 일정하게 유지되는 것 같았다. 그러나 스텔로의 경우처럼 배경이 정돈된다든지 디테일이 더 잘살아난다든지 하는 변화는 없었다. DV-525가 진동에 취약하면 취약했지 결코 진동대책이 잘되었다고 보기는 힘든 제품이기 때문에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는 잘 모르겠다. 결국 필자는 혹시 자체 진동이 있는 트랜스를 두 개나 사용한 스텔로와 스위칭 전원을 사용한 525의 전원부 진동의 차이가 아닐까 하는 별 근거도 없는 막연한 상상을 하면서 커다란 토로이덜 트랜스가 두 개나 사용된 필자의 NAD-S300 인티 앰프에 받쳐보기로 했다.

    ◆ 앰프의 경우
    나드 S300 인티의 경우도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런 변화가 없었다. 실은 이 부분은 세팅에 걸리는 시간 때문이기도 했는데 일단 MIB를 받쳐 놓고 듣다가 음악을 끄고 30kg 가까이 나가는 앰프 밑에서 MIB를 꺼내서 다시 들어보고 다시 수평을 맞춰서 설치하다보면 그 시간동안 앞에 들은 소리에 대한 기억이 히미해졌다. 그러면 이 부분에서 필자의 단기기억 능력을 탓할 수도 있겠는데 실은 세팅시간이 좀 있었다 하더라도 그 시간동안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의 변화라면 의미가 없다는 것이 필자의 결론이었다. 이부분은 필자의 단기기억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확신 할 수 있는데 BDR의 경우 나드 앰프에서는 그 변화를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나드 앰프에서도 의미있는 변화는 없다고 결론 지었다. 그러나 스텔로 CDP의 경우 BDR보다 MIB가 더 효과적이었다.

    글을 맺으며

    이 제품에 대해서만큼은 필자 개인적으로 특별히 뭐라고 할 말이 없다. 필자가 해 본 몇가지 실험상 경우에 따라 효과 혹은 변화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필자의 임상실험(?)으로 그 어떤 일반화를 도출한다는 것은 택도없는 일이다. 이럴 때 가장 편한 표현은 바로 “case by case"이다. 이런 제품의 경우 미국의 경우처럼 money-back guarantee 판매 방식을 취했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이 든다. 어떤 사람은 사용해보고 투자한 금액에 상응하는 큰 만족을 얻을 수도 있고 어떤 사람은 무척 실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할 수 있는 말은 관심있는 분들의 경우 요령껏 구해서 실험해 보라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그 효과에 반해서 어떻게든 펀딩을 하여 제품을 구매할 수도 있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벌거벗은 임금님의 보이지 않는 옷일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기기

  • CDP : 에이프릴 뮤직 Stello CDA-100
  • DVDP : Pioneer DV-525
  • Inte Amp: NAD S300
  • Speakers: Focusaudio FS-78
  • Interconnects: 자작 실드선 (RCA), Discovery Signature (XLR)
  • Digital Cable : Gepco VPM2000 (BNC-RCA 어댑터 사용)
  • Video Cable : 김치호님 제작 컴퍼넌트 케이블
  • Speaker cables: Discovery Signature
  • Power cable: XLO ref.10a
  • etc.: BDR Type 4 , Aurios MI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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