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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어 AX-7 인티앰프

하드웨어리뷰

by hifinet 2006. 7. 21. 2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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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hifinet on 03/26 at 02:53 PM

놀랍도록 투명한 입체감의 진수

노정현(evaa@hitel.net) 2003-03-26 10:32:19

에어 어쿠스틱스 (Ayre Acoustics)는 미국 콜로라도의 산악지대에 있는 소규모 하이엔드 오디오 제조사이다. 찰스 한센이 경영도 하면서 제품 개발도 같이 하는 이회사는 앰프뿐만 아니라 동사 최초의 디지털 소스기기인 D-1 DVD 트랜스포트는 해외에서 이미 현존하는 최고의 DVD중 하나로 꼽힐 정도로 제품력을 인정받고 있다. 하이파이넷에서도 CX-7 일체형 CDP가 리뷰되어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우리나라에는 수년전 수입이 됐었지만 그다지 성공하지 못하고 물러갔다가 최근 다른 수입원을 통해 다시 출시되었다. 몇몇 인지도 높은 브랜드 외에는 살아남기 힘든 국내 오디오 시장의 성격때문인 것 같다. 이번에 살펴볼 제품은 에어에서 가장 저렴한 엔트리급 제품인 AX-7 인티앰프이다. 가장 저렴하다지만 미국내 권장 소비자 가격은 $3,000(정확하게 $2950)이므로 저렴한 제품은 아니다. 하이엔드 오디오 제품들이 일정가격 이상이면 가격대 성능비는 별 의미 없는 것인데 인티앰프가 $3,000정도 되면 소비자로서는 꽤나 많은 것을 기대하게 된다. 이정도 가격대에 호평 받는 인티앰프로 크렐 KAV-300iL과 플리니어스의 8200등이 있는데 에어의 AX-7은 어느 정도 성능을 보여줄지 필자는 리뷰제품을 받아오면서 꽤나 궁금했다. 오래 전부터 꼭 에어의 제품을 사용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는데 필자가 오랫동안 사용했던 포커스 오디오의 스피커가 레퍼런스 제품으로 에어의 앰프를 사용하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 에어에서 인티앰프가 출시되었다는데 덩치 큰 분리형 앰프를 싫어하는 필자로서는 여간 궁금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AX-7

  • 전기능 리모트 콘트롤 조작
  • 풀 밸런스 입출력
  • 제로 피드백 (Zero-Feedback) 회로
  • 66단계 볼륨 컨트롤 (FET 스위치 및 필름 리지스터)
  • 입력 : XLR 2계통/ RCA 2계통
  • 조작시외 컨트롤 마이크로 프로세서 꺼짐
  • 모든 입력단 외부 프로세서 바이패스단으로 전환 가능
  • 출력 : 60W/ch (into 8ohms), 120W/ch (into 4 ohms)
  • 입력 임피던스 : 20kohm
  • 주파수 응답 : 2Hz~200kHz
  • 소비전력 : 20W(대기)/ 70W(무신호 입력 작동시)
  • 크기(mm) : 440(W) × 350(D) × 120(H)
  • 무게 : 11.5kg

디자인 및 사양

사진에서 보듯이 디자인은 정말 간소하다. 스테인레스 스틸로 만든 섀시와 두꺼운 전면패널에는 가운데 큼직한 표시창과 오른쪽 옆으로 두 줄 맞춘 버튼들이 늘어 있을뿐이다. AX-7 인티는 동사의 CX-7 CDP와 똑 같은 섀시를 공유한다. 틀린 점이 있다면 뒷면 단자의 위치 및 종류 그리고 CDP는 전면 표시창 아래 트레이가 있는데 인티는 전면 표시창 위에 볼륨조정 버튼이 있다는 것 뿐이다. 사실 이 버튼은 트레이 부분에 해당하는 빈공간을 채워 넣은 것인데 그나마 위치를 바꾸어서 CDP와 구분이 가는 정도이다. 필자는 이 제품 리뷰를 위해 CX-7 CDP도 같이 대여를 했는데 두 제품을포개어 놓고 보고 있으면 무엇에 쓰는 물건인지 매우 궁금할만한 디자인이었다. CDP에는 그 흔한 compact disc 라이센스 로고도 없으며 앰프에는 볼륨놉도 없고 또 각 버튼에 친숙한 레터링이 있는 것이 아니라 별, 달과 같은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그림이 새겨져 있어서 오디오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면 이 제품의 정체성을 파악하기 쉽지 않을 것 같았다. 부속 리모콘에 별, 달 표시가 없는 것이 그나마 다행이었다. 참고로 별 표시 버튼은 밸런스 1번 입력 선택 버튼이다.

기능면에서는 인티앰프에서 기대할 수 있는 모든 기능을 지원한다. 모든 기능이 리모트 컨트롤 되며 모든 입력단을 바이패스단으로 활용할 수가 있어서 홈시어터 제품과 연동하여 사용하기 편하게 되어 있다. 커다란 표시창에 볼륨 레벨 또한 매우 크게 표시되기 때문에 표시창의 숫자가 보이네 안보이네 하는 시비의 소지는 없다. 하나의 입력단을 선택하면 다른 입력단의 그라운드가 완전히 차단되어 입력단간의 신호누설을 배제했다고 하며 비록 볼륨놉은 없지만 신형 프리앰프인 K-5X 와 동일한 메커니즘의 볼륨을 사용하고 있다. 또한 각종 기능키들을 조작할 때 외에는 마이크로 프로세서가 완전히 꺼지도록 하여 디지털 회로에 의한 노이즈 간섭도 배제하고 있다. 입력단부터 출력단까지 풀밸런스 회로로 설계되었고 에어 고유의 제로 피드백 회로를 채용하고 있다. 상급기들과 다른 점이라면 ‘Ayre Conditioner’라는 재미있는 명칭의 특허 출원중인 동사 고유의 전원부 RFI 필터가 사용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출력은 가격에 비해 낮은 편인데 8옴에서 60와트 그리고 4옴에서 120와트를 내준다고 한다. 의미없는 계산이지만 1와트를 얻는데 $50이 드는 셈이다. 채널당 150와트의 출력을 가지는 동사의 V-5X 파워앰프가 1와트당 $33정도의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AX-7이 프리앰프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고려하면 나름대로 비용면에서 합리적인(?) 출력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다소 투박하다고 할 수 있는 디자인이지만 매우 높은 사용자 편의성을 가지고 있으며 다소 낮은 출력을 가지지만 4옴 부하까지 정확하게 더블되기 때문에 넓은 공간만 아니라면 사양면에서 흠잡을만한 곳은 없는 제품이다.

음질

일단 무척 깨끗한 재생음을 들려준다. 중역대의 투명함은 놀라운 수준인데 $3,000이 채 되지 않는 오디오 기기에서 이정도로 깨끗한 미드레인지를 얻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필자가 접했던 $2-3,000대 인티 앰프들과 비교시 중역대의 투명함은 대적할만한 상대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단순히 장막이 거두어진 듯한 느낌이 아니라 모든 것이 거기 있는 듯한 느낌을 받았는데 전대역에 걸쳐서 이런 깨끗함이 유지되기 때문에 매우 입체적인 이미징과 무대를 만들어 주었다. 대개 일렉트로닉스 제품들이 비슷한 가격대에서 특별히 잘못 만들지 않는 이상 고만고만한 성능을 갖기 마련인데 AX-7의 깨끗함과 생생함은 특별한 부분이다.

비욘디와 유로파 갈란테가 연주한 비발디의 Il cimento dell"armonia e dell"inventione (Virgin Veritas)를 들어보면 현란한 비욘디의 보잉과 유로파 갈란테의 앙상블을 매우 정확하고 생생하게 그려냈으며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리듬과 강약의 변화 및 순간순간의 맺고 끊어주는 비욘디 특유의 엽기성(?)을 정확하게 들려주었다. 안느 소피 폰 오터와 엘비스 코스텔로의 퓨전 앨범인 ‘For the Stars’(For the Stars Anne Sofie von Otter meets Elvis Costello/Deutsche Grammophon)나 장혜진의 3집 ‘before the party’를 들어보면 콘솔을 들고 녹음 부스 안에 들어가 앉은 듯한 느낌이 들 정도였다. 필자가 사용하는 유니코 I 인티앰프로도 특별하게 디테일이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는데 AX-7정도의 투명함이라면 더 큰 비용을 지불할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스펙상으로 낮은 출력이지만 5평짜리 공간에서 노틸러스 804로 필자가 참을 수 있는 한계까지 왜곡없는 대음량과 슬램하고 정확하게 제어되는 저역을 들려주었다. 제니퍼 원즈의 ‘The Hunter’ 중 ‘Way down deep을 들어보면 필자가 그동안 여러 인티앰프를 경험하면서 ‘이정도면 됐지’하는 수준을 훌쩍 뛰어 넘어서 정확하고 강렬한 어택의 북소리를 들려주었다. 강렬한 어택 뿐만이 아니라 베이스 라인의 리듬감 또한 매우 정확한 타이밍으로 들려주었다.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정확한 리듬감과 타이밍은 좋은데 아주 약간 오버 댐핑이 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이 부분은 이 제품의 전체적인 아쉬움과 관련이 있는데 매우 깨끗하고 선명하면서 생생한 소리이지만 전체적으로 약간 조여진 듯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촉촉하다 혹은 달콤하다라는 음색에 관련된 형용사하고는 거리감을 주는 제품이다. 또한 중고역대 부분이 약간 두드러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들었는데 비욘디와 유로파 갈란테의 바흐 바이올린 협주곡집(J.S. Bach : concertos/Fabio Biondi, Europa Galante/Virgin-Veritas)의 빠른 악장들을 들어보면 높은 음의 센 박자에서 현악기들이 아슬아슬하게 거슬리지 않을 정도로 돌출되었다. 만약 스피커가 필자의 노틸러스 804보다 더 밝은 성향이라면 귀에 거슬릴지도 모를 것 같았다.

이 제품에 대한 인상이 너무 강렬해서 하이파이넷 시청실에 있는 B&W 시그너쳐 805와 같이 들어보았는데 공간이 넓어지자 어느 정도 출력의 한계가 나타났다. 4m가 좀 넘는 거리에 스피커를 설치하고 불레즈와 시카고 심포니가 연주한 스트라빈스키의 “불새"(IGOR STRAVINSKY/The Firebird/Chicago Symphony Orchestra/Pierre Boulez/Deutsche Grammophon)를 들어보았는데 클라이맥스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만한 음량으로 올리자 음색이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필자의 공간에서 출력에 대한 아쉬움이 없었지만 더 넓은 공간에서 더 힘든 부하를 가진 스피커라면 출력의 문제도 좀 고려해봐야 할 것이다. 이정도 가격대의 인티앰프라면 진공관이 아닌 이상 어지간한 공간과 어려운 부하도 감당할만한 능력이 기대되기 때문에 다소 아쉽게 느껴지는 부분이었다. 그러나 적절한 공간과 스피커를 선택한다면 부하에 대해 매우 직선적으로 반응하는 출력과 정확한 댐핑으로 특별하게 아쉬운 점은 없을 것 같다. 오히려 출력보다 약간은 더 달콤하고 촉촉한 음색을 선호하는 우리나라 오디오 애호가들의 입장에서 볼 때 다소 심심(?)하게 느껴지는 음색이 아쉽다면 아쉬운 부분일 것이다.

글을 맺으며

깨끗함, 선명함, 입체감 그리고 정확함이 이 제품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단어일 것이다. 매력적인 음색이나 풍부한 하모닉스로 듣는 이를 사로잡는 면은 없지만 티끌하나 없이 깨끗한 전망으로 모든 것을 들여다보고 있는 듯한 느낌은 이 제품이 가지는 최대의 미덕이다. 이 제품 때문에 필자는 평소에 가지고 있던 생각 한가지를 바꾸게 되었다. 일렉트로닉스 제품의 경우 $2,000대의 가격이면 충분히 훌륭한 제품을 만날 수 있고 음악적으로도 특별한 하자 없는 시스템을 꾸밀 수 있다고 생각해 왔는데 이 기준을 $3,000대까지 올리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다. $3,000이면 에어의 AX-7을 소유할 수 있으며 이하의 가격에서 만나기 힘든 깨끗하고 입체적인 음악을 들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시청기기

  • CDP : Ayre CX-7
  • SACDP/DVDP : Philips DVD 963SA
  • Inte amp : Unison Research Unico I, Ayre AX-7
  • loudspeakers : B&W Nautilus 804, Signature 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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