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드웨어리뷰

헤겔 P2 프리 / H2 파워 앰프

hifinet 2006. 7. 21. 22:18

노정현(evaa@hitel.net) 2002-06-20 17:09:18

들어가면서

헤겔(Hegel, http://www.hegel.com)은 노르웨이의 신생 하이엔드 오디오 브랜드이다. 필자에게는 헤겔이라는 이름과 오디오 제품과는 어딘지 맞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철학자의 이름을 회사명으로 쓰다니.. 유럽 철학사의 흐름을 바꾸어 놓은 헤겔처럼 오디오 시스템의 새로운 개념을 설립하고자 붙여진 이름이라 하는데 들어서 외우기는 쉬워도 친숙감을 주는 브랜드 네임은 아니라는 느낌이 들었다. 제작자인 Bent Holter는 30代 중반의 반도체 설계 석사학위자이며 Studio Engineer출신이라고 한다.

이번에 필자에게 전달된 기기는 동사의 레퍼런스 시스템인 헤겔 시스템 4의 염가형인 헤겔 시스템 2의 P2(프리)/H2(파워)앰프이다. 실구매가가 프리/파워 1조에 500만원대라고 하는데 신품으로 시스템을 구성할 경우 좀 애매한 가격대이다. 대체로 이런 종류의 분리형은 프리/파워를 구분하기 보다 하나의 컴퍼넌트로 취급하는 것이 편하고 실제로 제작사도 제품 컨셉트를 씨디피를 포함하여 헤겔 시스템 4/헤겔 시스템 2로 컴퍼넌트화하고 있다. 이럴 경우 제품의 구매가치는 비슷한 가격대의 컴퍼넌트 모델이나 앰프의 경우 일체형과 비교하는 것이 낳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 그레이드의 앰프로는 제프 롤랜드 디자인 그룹의 컨센트라나 크렐의 KAV500i가 가장 먼저 떠오르게 된다. 리뷰동안 컨센트라와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자주 비교하게 되었다. 그리고 필자의 크렐 KAV300i와의 비교는 두말할 필요도 없다.


Hegel P2

  • 크기: W43xH6xD30cm
  • 무게: 8kg
    Hegel H2
  • 출력: 150W +150W
  • 댐핑팩터: 1000 이상
  • 크기: W43xH12xD37 cm
  • 무게: 20kg
    문의처: 태영교역(02-588-3960)

    기능 및 디자인

    프리는 6조의 라인 및 밸런스 입력과 2조의 출력단자(언밸런스/밸런스)를 지니고 있으며 두 개의 놉으로 소스 선택 및 볼륨 조정을 할 수 있다. 좌우 밸런스 조정은 없다. 좌우 밸런스 조정 기능을 일반 사용자들이 얼마나 사용하는지는 모르겠는데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사용할 일이 없으므로 생략한다고 해서 문제될 일은 별로 없다. 공간의 문제로 좌우 밸런스가 틀어진다면 스피커의 위치를 조정하여 맞추는 것이 음질적으로 더 유리하며, 그 외의 이유로 밸런스가 틀어진다면 수리나 점검을 받는 것이 더 현명한 일이므로 실제로 밸런스 조정을 할 일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프리와 파워 모두 전면 중앙에 동그란 전원 스위치가 있는데 프리의 경우 가볍기 때문에 레이싱 콘등으로 지지할 경우 스위치를 누르면 밀려 버린다.

    프리는 리모트 컨트롤이 지원되는데 필자에겐 전달되지 않아서 사용해보지 못했다. 매뉴얼에 보면 P2 프리의 경우 리모컨으로 볼륨만을 조정할 수 있다. 나머지는 씨디피를 컨트롤하는 기능이며 상급인 P4 프리의 경우 입력 선택도 리모컨으로 조정할 수 있다고 한다. 기능면에서 볼 때 매우 단순한 프리앰프이다.

    파워 앰프는 8옴 부하시 채널당 150와트의 출력을 가진다고 표시되어 있으며 언밸런스/밸런스 입력단을 갖고 있다. 후면 패널엔 언밸런스/밸런스 입력절환 스위치가 있고 바이 와이어링이 용이하도록 채널당 두 조의 스피커 단자가 붙어 있는데 단자의 간격이 좁아서 의도만큼 용이한 연결이 될 것 같지는 않다. 전면에는 푸른색 LED 인디케이터와 전원 스위치만 있다. 그 외에 또 볼 수 있는 것은 HEGEL이라는 로고이다.

    디자인은 이 앰프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이다. 디자인이야 개인의 취향이 가장 강한 부분 중 하나이지만 깔끔하고 세련된 디자인은 높이 살만하다. 위에서 보면 전면이 볼록하게 라운드 처리되어 있으며 파워 앰프의 경우 방열판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아서 몬스터급의 대형 파워앰프에서 느껴지는 래디에이터 같다는 느낌이 없다. 필자 개인적으로 가장 못생긴 앰프를 꼽으라면 패스 랩의 알레프 시리즈를 꼽는다. 필자의 지인중 한 명이 알레프 0 모노블럭 앰프를 사용하는데 그분의 부인은 추울 때 앰프를 켠다고 한다. 그래도 어색하지 않은 것이 디자인만 본다면 이것이 파워앰프라는 것을 알지 못하는 이상 래디에이터 이외의 것을 상상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이와 비교해면 헤겔의 제품들은 매우 현대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단 아쉬운 점이라면 전면패널에 비해 상판은 함석판 붙여놓은 것같이 생겨서 전면패널에서 받은 감동이 상쇄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만듦새는 매우 튼튼하다. 파워의 경우 상판을 통해서 내부를 어느정도 볼 수 있는데 커다란 트랜스와 깔끔한 내부가 신뢰감을 준다.

    음 질

    대부분의 오디오 애호가라면 새로운 기기를 맞이했을 때 빨리 연결해서 들어보고 싶어질 것이다. 필자가 이 기기를 처음 대여 받았을 때 상자에서 꺼내자마자 한 일은 기기 연결이 아니고 디자인 감상이었다. 디자인만 본다면 참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 정도로 잘 만들었다. 소제목을 음질이라고 붙여놓고 왜 자꾸 디자인을 언급하는가하면 이 기기의 경우 소리가 생긴대로 나기 때문이다.

    1) 뛰어난 저역의 표현

    앰프를 300i에서 P2/H2 조합으로 바꾸자마자 느껴지는 차이는 저역 표현의 뛰어남이다. 스펙상으로 300i와 H2의 출력은 150W로 동일하다. 더군다나 크렐의 경우 4옴 부하시 300W라고 자랑스럽게 표기해놓고 있다. 그러나 H2의 경우 트랜스 크기만 해도 300i의 3배정도 된다. 그랜져와 티코가 동시에 120km/h로 달리고 있다 해도 주행품질은 매우 다르다. 마찬가지로 스펙상 동일한 출력의 두 앰프지만 스피커를 구동하는 능력과 베이스를 표현하는 능력은 안타깝지만 너무 차이가 난다. 헤겔의 경우 저역의 양은 많지 않지만 단단함과 명확함이 정말 뛰어나다. 이 앰프의 장점을 세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세련된 디자인과 작고 명확하고 안정적인 이미징(이런 오디오를 좋아한다면), 그리고 고 품질의 저역을 주저하지 않고 말할 수 있다.

    에릭 클랩턴의 “Change the World"를 들어보면 단단한 베이스 음이 흔들림 없이 이어진다. 이 곡은 베이스가 매우 낮게 나와서 소형 스피커의 경우 베이스가 대충 들리다 말고 시스템이 좋지 않을 경우 퍼진 듯이 들리는데 저역을 매우 명확하게 표현해주는 시스템으로 들을 경우 정말 멋진 일렉트릭 베이스 음을 느낄 수 있다 - 베이스 연주가 좋다는 뜻은 아니다 - 필자의 포커스 오디오 FS 78 스피커는 앰프가 제대로 구동해주지 못하면 저역이 안나오든지 벙벙대기만 하는데 헤겔 앰프의 경우 무거운 에톤 우퍼를 적절하게 제어해주었다.

    유로파 갈란테가 연주한 비발디의 사계(OPUS 111/지휘 : 파비오 비욘디) 여름 3악장을 들어보면 바이올린 독주 들어가기 직전의 투티에서 콘티누오 파트의 저음 현들이 퍼지거나 늘어지지 않고 깔끔하고 명확하게 연주를 멈춘다. 필자는 이 곡을 저역을 판단할 때 자주 듣는데 그 이유는 연주 자체가 매우 빨라서 저역을 제대로 제어해주지 못하는 시스템일 경우 저음 현들이 엉키기 때문이다. 구동력이 좋더라도 반응이 느린 앰프들의 경우 매우 머디(muddy)한 저역을 들려주는데 H2 파워의 경우 저음 현들의 맺고 끊는 박자를 잘 표현해 주었다. 특히 위에서 언급한 투티부분의 경우 단순히 “벙"하는 소리로 끝나지 않고 현의 음색을 살리면서 재빠른 끝맺음을 잘 표현해 주었다. 저역 표현이 안 좋은 시스템의 경우 대부분 이 지점에서 무슨 악기로 연주하는 지 모르는 “벙” 소리만이 나온다.

    다이아나 크롤의 “Only Trust Your Heart"(GRP)앨범에서 1번트랙 “Is you is or is you ain"t my baby"의 도입부를 들어보면 탄력있는 베이스와 드럼의 무게감이 잘 표현된다. 보컬이 시작하기 직전 베이스의 엇박이 있는데 저역의 표현이 좋은 경우 베이스의 퉁김이 매우 잘살아 나는 곡이다.

    헤겔의 P2/H2 조합에서 이 부분의 표현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다소 아쉬웠던 점은 소스의 취약함이었다. 파이오니아 DV525와 데논의 DCD1650AR을 번갈아 사용했는데 두 기기 모두 슬램한 저역을 들려주지는 못하기 때문에 더 좋은 소리를 들을 수 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많이 남았다. 클라세 CDP 1정도의 씨디피를 연결하면 아주 훌륭한 베이스를 들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클라세 CDP 1의 경우 양이 많으면서도 매우 슬램(slam)하고 반응이 빠른 저역을 들려준다.

    Globe의 “Cruise Record 1995-2000"(avex) 앨범에서 “Run away from the nihgt"이나 “Is this love"같은 곡을 들어보면 베이스가 아주 슬램하면서 깊게 표현되었다. 이 녹음의 경우 원래 저역이 강조되어서 소위 말하는 “빵빵한” 소리를 들을 수 있는데 주의 깊게 들어보면 저역 윗부분만 부풀어 오른 소리를 듣기 쉬운데 헤겔의 경우 저역의 양이 풍성함을 느낄 정도로 많지는 않아도 깊게 내려가는 정도나 음색의 표현이 매우 정확했다. 필자의 미니 크렐의 경우 이만큼 베이스를 깊게 표현해주지 못했다.

    정리하자면 매우 단단하고 명확하며 반응이 정확한 저역을 표현해 주는 앰프다.

    2) 해상도

    해상도가 좋아 보이는 시스템의 경우 오래 들으면 피곤한 경우가 많다. 고역을 밝게 해서 해상도가 향상된 것처럼 느끼게 만들기 때문인데 이런 경우 잘 들어보면 중역대가 뒤로 빠진다든지 전체적인 밸런스가 틀어져 있다든지 하는 경우가 많다.

    헤겔의 경우 해상도가 매우 좋게 들렸는데 역시 중역대가 뒤로 좀 물러나게 들렸다. 그러나 크렐 300i와 비교해보면 대역간의 밸런스가 훨씬 좋았다. 전체적으로 중역대가 약간 뒤로 빠진 듯이 들렸는데 밸런스가 이상하다 싶을 정도는 아니었다.

    헤레베헤가 지휘한 바흐 B단조 미사(Harmonia Mundi)의 Sanctus를 들어보면 합창단의 각 성부가 잘 구분되어서 들리며 각 성부의 주고 받음이 섞이지 않고 신경쓰지 않아도 될만큼 편하게 잘 들렸다. 이 음반의 경우 해상도가 좋지 못할 경우 각 성부가 뒤섞여서 대단히 짜증이 난다. 특히 이 음반은 보컬의 치찰음이 유난히 강조되어 있어서 각 성부가 구분이 잘 되지 않을 경우 혼탁한 합창을 배경으로 치찰음 들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오면서 떠다니는데 헤겔은 이 치찰음들이 어느 성부에서 나오는 지를 잘 구분해 주었다.

    매트릭스를 DV-525를 통해 재생해 보았는데 네오와 트리니티가 모피어스를 구하기 위해 건물에 잠입하는 장면에서 효과와 배경음악이 잘 구분되었다. 크렐의 경우 효과음 때문에 배경음악이 불명확하게 들렸다.

    3) 이미징

    사실 소위 말하는 핀포인트 이미징만큼 오디오적인 것이 없는데 실제 우리 주위의 소리를 자세히 들어보면 오디오가 들려주는 핀포인트 이미징은 매우 가상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핀포인트 이미징은 오디오적인 쾌감을 주는데 매우 유용한 팩터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점 음원으로 존재하는 각 음상들을 조망하는 것이 사실적인 표현과 거리가 멀다고 해도 오디오에서만 느낄 수 있는 쾌감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헤겔 앰프를 매우 좋아하게 될 것같다. 이 앰프는 음상이 매우 작게 표현되는 동시에 대단히 안정적이기 때문이다. 대편성에서 각 음상들이 겹쳐지지 않고 다이내믹스가 급작스럽게 커진다든지 혹은 총주의 빠른 패시지들이 엉키지 않고 미니어쳐적으로 잘 표현된다. 블롬슈테트가 지휘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Denon)를 들어보면 체스판위에 정렬되어 있는 말들을 보는 것처럼 각 악기의 모습들이 정교하게 그려진다.

    비욘디가 지휘한 비발디의 화성의 영감(virgin) 7번 3악장의 경우 4대의 바이올린이 어느 부분을 연주하는지를 선을 긋듯이 구분해서 들려주었다.

    핀포인트 이미징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매우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제품이다.단, 블루밍하고 풍성한 소리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이 앰프에서 별로 좋은 소득을 얻을 것 같진 않다. 그러나 이런 가상의 이미지를 즐기는 애호가라면 상당히 만족스럼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제품이다.

    이 제품의 또다른 특징중 하나는 스테이지가 매우 넓고 깊다. 블룸슈테트가 지휘한 “짜라투스트라는..."을 들어보면 스테이지 자체가 뒤로 쑥 들어가진 않지만 제1 바이올린에서 팀파니에 이르는 레이어가 대단히 입체적으로 표현되었다. 팀파니의 경우 뒷벽보다 더 깊은 곳에서 나오는 듯이 들렸고 그 앞줄의 관악기들이 거의 옆벽면까지 펼쳐지는 듯이 들렸다. 넓고 깊은 스테이지에서 작고 명확하게 그려지는 이미지들은 잘 만들어진 미니어쳐 세트를 연상시켰다.

    그러나 풍성하지 않고 전체적으로 조여진 소리라서 각 악기간의 공간은 깨끗하게 잘 표현되었지만 앰비언스 자체는 그다지 훌륭하게 표현하지 못했다. 사발이 지위한 바흐 브란덴부르크 협주곡(Astree)을 들어보면 홀의 공간감이 잘 표현되지 못했다. 이 녹음은 앰비언스가 뛰어난 시스템으로 들을 경우 홀의 공간감이 매우 깨끗하게 표현되는데 헤겔의 경우 소리가 조여져 있어서 그런지 홀톤 자체가 답답하고 부자연스럽게 느껴졌다.

    4) 다이내믹스

    필자가 다이내믹스를 살펴볼 때 자주 듣는 앨범이 Al Kooper의 “reKOPPERation” (Music Masters) 이다. 이 앨범의 3번 트랙 “When the spell is broken"을 들어보면 도입부에서 베이스, 드럼, 키보드들의 악기들이 들릴 듯 말 듯한 여린 소리로 시작해서 깜짝 놀랄정도의 크기로 마지막 비트를 연주하는데 다이내믹스가 좋은 시스템의 경우 이 부분에서 볼륨 조정하기 당혹스러울 정도로 정밀한 다이내믹스의 그라데이션을 보여준다. 헤겔의 경우 이 곡에서는 그렇게 만족스럽지 못했다. 그런데 다이내믹스의 표현이 부족한 부분은 소스기기의 탓도 큰 것으로 보여져서 단순히 의문점으로 남기는데 그치겠다. 시청에 사용한 두 소스기기 모두 다이내믹스의 변화 폭이 그다지 큰 편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크렐 300i의 경우 다이내믹스 표현은 아주 좋은 편인데 헤겔의 경우 해상도가 크렐보다 좋아서 각 악기의 미세한 셈여림 표현은 더 뛰어났지만 전체적인 변화의 폭이 크렐보다 월등히 뛰어나지는 않았다.

    페이스의 경우 첫날 같이 듣던 와이프가 무의식적으로 발을 두드리며 박자를 맞추는 것으로 보아 흡족한 편이라고 판단되었다.

    5) 음 색

    이 기기에서 가장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 바로 음색이다. 한마디로 찬바람이 쌩쌩 부는 싸늘한 음색을 지녔다. 모 잡지의 리뷰를 읽어보면 헤겔 프리/파워의 근저에는 늘 따스한 온기가 있다고 표현되어 있는데 영하 40도에 비하면 영하 20도는 따뜻한 편이다라고 이해하면 모를까 매우 차가운 소리를 지녔다.

    보컬의 경우 특별히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소리를 들려주었다. 유로파 갈란테의 헨델 아리아 모음집(OPUS 111)을 들어보면 소프라노의 목소리가 힘겹지 않게 잘 올라가지만 그다지 매력적으로 들리진 않았다. 다이아나 크롤의 경우도 중역대가 다소 뒤로 빠져서 인지 배에서 끌어 올려내는 소리가 밋밋하게 들렸고 캐롤 키드의 경우도 딱히 흠잡을 데 없는 소리였다.

    단 고역이 다소 딱딱하게 들리는 것이 리뷰 내내 거슬렸는데 필자의 스피커가 고역이 다소 딱딱한데다 소스 기기들 또한 오픈되어 있는 고역을 들려주는 기기가 아니라서 고역이 확실히 딱딱하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소위 말하는 에어리(airy)한 고역은 아니었다. 이 점은 라인하르트 괴벨과 안네 소피 폰 오토가 함께 연주한 헨델의 “Marian Cantatas & Arias"(Archiv)앨범의 12번 트랙을 들어보면 알 수 있는데 독창자와 여성성부의 목소리 끝 부분이 청량감을 느끼기에는 다소 딱딱하고 고역 끝 부분이 다소 막혔다는 느낌을 주었다.
    피아노의 경우도 건반의 무게나 텐션은 정확하게 표현되지만 다소 딱딱한 음을 들려주었다.

    사발이 지휘한 베토벤 교향곡 3번(Auvidis) 4악장을 들어보면 각 악기군의 위치나 다이내믹스, 페이스등은 만족스러웠지만 음색 자체는 그레인은 없어도 현이 차갑고 밋밋했으며 목관악기의 경우 울림의 깊이 등이 부족하게 느껴졌다.

    글을 맺으며

    이 기기의 특징은 뛰어난 베이스의 표현, 세련된 디자인, 충실하고 신뢰감 있는 만듦새, 명확하고 안정적이며 미니어쳐적인 이미징과 스테이징, 차갑고 밋밋한 음색, 그레인은 없지만 다소 딱딱한 고역으로 요약할 수 있을 것같다.

    이 제품을 가격 대 성능비 면에서 본다면 투자한 비용만큼에 대한 기대감은 충분히 만족시킬만 하지만 실제 구매에 있어서 500만원정도의 금액을 선뜻 지불하기에는 브랜드의 인지도와 연속성이 걸림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이 정도의 예산으로 앰프 구입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구매목록에 올려놓고 꼭 한번 들어보기를 권하고 싶은 제품이다.

    시청기기

  • CDP : DENON DCD 1650AR
  • DVDP : Pioneer DV-525
  • AMP : HEGEL P2/H2
  • Krell KAV-300i
  • Speakers : Focusaudio FS-78
  • Interconnects : Super Conductor (RCA)
  • 자작 실드선(RCA)
  • Speaker cables : Discovery Signature
  • Power cable : XLO ref.10a
  • etc. : BDR Type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