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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07 참관기(2) - LG 전자

hifinet 2007. 1. 10. 10:17
posted by 박우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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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전자는 이번 CES에서 야심차게 준비한 Bluray / HD-DVD 플레이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행사 전의 보도자료에서는 듀얼 플레이어라는 이름이었는데, 단품 플레이어로 슈퍼 멀티 블루 플레이어라는 이름으로 발표가 되었습니다. 슈퍼, 멀티, 블루라는 이름이 모두 흔하게 사용되는 편이라 오히려 기억하기 힘든 이름이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만 곧 익숙해지겠지요. 제품은 거치형 단품 플레이어와 컴퓨터에 적용되는 내장형 두 가지로 출시되었습니다. 내장형 제품의 이름도 역시 슈퍼 멀티 블루입니다. 자주 쓰다 보면 익숙해지겠네요.^^ 블루레이는 녹화가 가능하고, HD-DVD는 그냥 재생만 가능합니다. 이 내장형 제품은 투명 아크릴 케이스에 적용해서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겉보기로는 CD나 DVD 라이터와 동일한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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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가 다양한 분야의 제품을 차분하게 살펴보고 조작해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데 비해, LG 전자는 듀얼 플레이어와 풀 HD라는 두 가지 테마로 집중도 높은 전시를 하였습니다. LG 전자의 다른 전시 제품들이 조금 덜 부각되는 것을 감수하고서라도 슈퍼 멀티 블루 플레이어의 런칭에 힘을 실어주려는 모습이었습니다. LG 전자 부스의 위치가 센트럴 홀 전체에서는 가장 자리에 위치하였기 때문에, 많은 관람객이 접근하기가 다소 어려운 편이었습니다. 저도 그랬지만, 다른 대부분의 업체를 방문하고 나서 들리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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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문인지 일본 가전 업체들처럼 이벤트와 프리젠테이션을 진행해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으려 애썼습니다. 미국인 남녀가 나와서 진행하는 프리젠테이션은 오히려 약간 지루할 만큼 기술적인 내용에 치중하고 형식도 진지했습니다. 그리고 중간 중간엔 위 사진에 보시듯이 블루스 브라더스처럼 생긴 두 사람이 나와서 홍보 노래를 주고 받는 재미있는 쇼를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제품에 대한 관람객들의 반응도 상당히 긍정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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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사진을 보시면, 왼쪽이 블루레이고 오른쪽이 HD-DVD 시연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가장 흥미로웠던 부분은 블루레이와 HD-DVD를 함께 재생하면서 보여주던 시연입니다. 물론 재생되는 소스는 다르지만, 화면이 어떻게 다른가 유심히 살펴봤습니다. 그 결과 왠지 블루레이 쪽이 소프트하여 조금 덜 선명해 보이는 반면에 HD-DVD는 일관성 있게 또렷한 그림을 보여주더군요. 흥미롭게도 각 미디어의 최초 재생기들에서 나타났던 특징이 복합기의 출력에서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이 부분은 블루레이가 MPEG-2를, 그리고 HD-DVD가 H.264를 주로 사용하는데 따른 차이일 수도 있습니다. 아직도 판단하기엔 자료가 부족해서 여러모로 단정하기가 곤란하긴 합니다. 그 전까진 다른 플레이어로 봤을 때의 두 미디어 포맷의 차이점이었습니다만... 이번엔 동일한 플레이어로 본 결과이기 때문에 더 흥미로운 시연이 되었습니다. 복합기들이 아무래도 단품 플레이어보다 화질이 떨어질 것을 염려하는데, 제가 짧은 시간 화면만 봐서는 문제점은 나타나지 않았구요. 물론 향후 그 부분도 시간을 두고 테스트가 이루어져야 되겠습니다. 또 단품 플레이어와 가격적인 면에서 어떻게 경쟁이 가능할 지도 궁금한 부분입니다. 하지만 성능과 관계 없이 두 개의 플레이어를 두고 싶지 않은 소비자 입장에선 반드시 필요한 제품이었고, 이를 우리나라 가전 업체가 해냈다는 점은 분명히 높이 평가를 할 사안입니다. 블루레이나 HD-DVD나 이제 겨우 각 메이커들에서 2세대 제품이 나오거나 아직 1세대 제품에 머물러 있는 상황인 만큼 LG전자의 슈퍼 멀티 블루 플레이어가 갖는 의미는 중요합니다.

전시회를 다녀온 이후에 LG 전자의 슈퍼 멀티 블루 플레이어가 HD-DVD의 인터액티브 메뉴인 HDi를 지원하지 못한다는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그 때문에 이 제품을 HD-DVD 포럼의 인증을 받아 HD-DVD 플레이어 로고를 넣어 판매할 수 없다고 합니다.  이에 대해 제품 발매 시기를 무리하게 앞당기려고 하였거나, 아니면 독자 개발에 따른 보안 문제 때문에, HDi 탑재를 고의적으로 누락했다는 추측이 있습니다. CES 현지 분위기로 봤을 때 HD-DVD는 블루레이에 거의 밀려버리는 느낌이었고, 도시바의 HD-DVD 플레이어보다는 LG 제품이 훨씬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습니다. HD-DVD 진영, 특히 소프트웨어 제작사에선 LG 전자의 제품이 오히려 반길 일이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문제는 LG 전자의 제품이 블루레이에 보다 치중되고, HD-DVD는 부가적으로 지원하는 모양새를 취한 것이 HD-DVD 진영에게 달갑지 않은 것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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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CD TV를 주력으로 전시한 점은 LG 전자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대신에 전체 모델이나 전시 제품의 숫자가 비교적 적게 되어 있었습니다. 워낙에 큰 전시장인데다가, 다른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마치 백남준 비디오 아트 보여주듯이 한 탓도 있을 겁니다. LG 전자의 LCD TV들도 역시 테마는 풀 HD였습니다. 이번 쇼의 가장 큰 주제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전시 제품의 화질은 하이파이넷에서 테스트할 때도 익히 느낀 것처럼 역시 좋은 편입니다. 화면의 고해상도화/대형화와 함께 진행되는 것은 바로 컬러의 확장입니다. 단순히 컬러가 확장된다고 해서 좋은 화면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현재 모든 제품들이 지향하고 있는 방향이 그렇습니다. LG에서는 True Color TruC라는 이름을 붙여 놓았는데, 이 것이 어떤 내용을 지니고 있는 지 설명이 잘 되어 있지 않았습니다. 아래 XCC 테크놀로지의 비교 시연도 마찬가지고요. 집요할 정도로 구현된 기술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는 일본계 업체들과는 조금 다른 부분입니다. LED 광원을 사용한 제품 같지는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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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풀 HD100인치 LCD TV입니다. 샤프가 이번 전시회에 108인치 제품을 내놓는 바람에 빛이 바래기는 했지만, 여전히 관람객들의 시선을 붙잡을 만큼 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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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거한 디스플레이를 비교시연하고 있었습니다. 이 기술은 모든 부스의 LCD 제품들에서 살펴볼 수 있었습니다. 단순히 120Hz로 구동하는 것이 아니라 픽셀을 인터폴레이션하는 보다 진보된 기술들도 다수 적용되고 있었고요. 올해에 등장할 새로운 제품들에는 아마 주요한 포인트가 될 듯 합니다.

추가로 설명을 드리면, 단순한 120Hz 구동 방식은 사실 모션 블러보다는 저더(judder) 제거에 효과적인 방식입니다. 저더라고 하면, 화면이 횡으로 패닝할 때 덜컹거리면서 움직이는 것입니다. 초당 24프레임의 화면을 60Hz로 재생하면, 모든 프레임이 동등하게 들어갈 수 없으므로, 횡으로 스크롤되는 화면에선 덜컹거림을 피할 수 없게 됩니다. 하지만, 정수배인 120Hz로 구동하면,  그런 일이 없게 됩니다. 반면에 모션블러는 빠르게 움직이는 이미지가 흐려지는 걸 말합니다. 인터폴레이션 방식으로, 이미지가 빠르게 움직일 때 그 사이에 프레임을 하나 더 만들어 넣는 것처럼 하여, 화면이 흐려지지 않습니다.

LG 부스에서 가장 재미 있는 제품 중 하나가 3D 화면을 보여주는 입체 디스플레이였습니다. 관람객들이 굉장히 신기해하고, 또 관심있어 하더군요, 생각보다도 실제로 보면 더 흥미롭습니다. 물론 가운데에서 정확히 봐야 하고, 조금 어지러운 편입니다. 게임 분야 등에 활용이 가능할 것 같은데, 어떻게 발전하게 될 지 기대가 되는 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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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그림들에서 보시듯이 스탠드 타입의 제품을 선반에 올려 놓는 것이 아니라 일일이 벽에 붙여서 손이 많이 가는 작업을 했습니다. 70인치 제품으로 준비된 PDP가 전시되었습니다. 과거보다는 화질 면에서 많이 개선된 듯 하지만, 70인치의 제품이라면 가격이나 설치성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나중에 다시 언급되겠지만, 일본 업체들은 이미 50인치나 그 이하에서 풀 HD 구현이 가능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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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드 포맷의 LCD 모니터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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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홈 시어터 시스템도 전시되었습니다. 아주 깔끔하게 세팅을 해놓았죠. 제품이 적은 대신에 세팅에 보다 신경을 많이 쓴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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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엔 홈 시어터 인어 박스 제품들도 큰 다이내믹스를 제공하도록 대형화되던 때가 있었는데요. 최근엔 소형화된 제품이 주로 전시되고 특히 서라운드 스피커는 흔히 버추얼이라는 음장 처리 방식으로 다루는 경우도 많이 보입니다. 미국에서 열리는 가전 전시회의 경우도 예외가 아닌 모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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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때는 홈시어터 제품들이 크기, 출력 경쟁을 벌였는데, 지금은 이렇게 컴팩트한 모델들만 전시회에 출품되고 있습니다. 마치 과거에 오디오들이 크기 경쟁을 벌이다가 결국 매스 마켓 제품으론 미니콤포만 살아남은 것도 같은 현상이라고 하겠습니다.

세계 최초의 벽걸이 방식의 홈 시어터 프로젝터와 다양한 데이터 프로젝터들도 함께 전시되었습니다. 어두운 곳에서 찍다보니 플래쉬를 쓰지 않을 수 없고, 그러다보니 빛 반사가 심해서 사진이 이상하게 나왔습니다. 그리고 생각보다 LG 전자의 데이터 프로젝터 모델들이 많이 출시되어 있더군요. 여기서 보고 처음 알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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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전자의 카 네비게이션 제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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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컬릿 폰의 인기를  이어갈 샤인도 전시되고 있었습니다. 전시된 제품은 스테인레스 케이스에 한글을 사용한 디자인으로 독특한 모양을 지닙니다.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자극할 지는 몰라도, 아무래도 낯선 디자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도 관람객들이 한 번 쯤 서서 살펴보고 지나가는 모습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LG 전자는 슈퍼 멀티 드라이브와 풀 HD에 집중하고, 이 두 분야에 대해서는 효과적으로 디스플레이했습니다. 정기적인 이벤트나 프리젠테이션을 시도한 점도 좋았구요. 다만 자리가 조금 외진 곳이라 관람객들을 모으는 데 조금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또 경쟁 업체에 비해 그다지 많은 제품을 보여주진 않았습니다. 대신에 제품을 정선해서 깔끔하게 레이아웃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